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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우리가 곧 잘 얘기하는 대중교통은 지하철과 시내버스, 그리고 택시 등의 주된 교통수단을 일컫는다. 도시국가에서 살아가는 민초의 일상을 영위하기 위한 교통편의 연장선상에서의 대상물이다. 여기에 도시투어용 이층 관광버스를 추가시켜도 그 개념은 마찬가지 범주를 이루기 마련이다.
그러나 중동지역 도시국가 180만 아부다비의 대중교통편에서 시내버스가 주는 의미는 각별하다. 아부다비에는 대강 30개 노선이 있다. 흔히 뉴욕의 해안도로를 연상시키는 8km의 코니치 도로(Corniche Road)를 관통하는 6번 버스를 비롯하여 도심에서 아부다비 랜드 마크가 되고 있는 대형 국기 게양대를 바라볼 수 있는 마리나몰(Marina Mall)로 대려다 주는 5번 버스를 연상할 수 있다. 여기에 이용 빈도수에서 내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버스 노선은 뭐니 해도 54번 버스다. 아부다비 에미리트처럼 오래 동안 상주하는 사람이 아닌 매년 서너 차례 아부다비를 방문하는 이방인 처지에서 그렇다는 얘기다. 하긴 여름철 기후가 섭씨 45도를 오르내리는 염천지하 도시에서 버스를 등장시킨 화두는 우선 매우 촌스럽다. 자가용 개념의 자동차 이용은 일상의 운영에서 생활의 도구로 존재하고 있어 결코 버스 이용은 화두가 될 수 없을 터다. 자동차가 없는 아부다비 생활은 생각할 수 없다는 데 따른 상식수준이 엄연하게 존재하고 있어서다. 그렇다고 해도 아부다비를 모처럼 찾는 여행객이나 나처럼 시장 조사차 나들이 하는 이방인에게는 자동차 운영은 사치에 속하는 희망사항이라 비싼 택시와 다른 값싼 버스 이용은 곧 유행은 없지만 입고 다니기 편한 청바지차림에 속해 더 정답다. 우선 요금이 싸다. 동전 두 개, 2드람(약 600원)만 내면 곧 내가 주인이 된다. 30개에 달하는 버스노선표만 가지면 어느 곳이나 갈 수 있다는 매력은 더없는 축복일 수 있다. 다만 서울처럼 한 번 승차해도 다른 노선을 탈 수 있는 환승객의 편익(便益)은 없지만. 대신 아부다비에서 살아가는 외국인이거나 용병대 개념의 숱한 이국인 출신의 노동자들, 그리고 흔하지는 않지만 나와 같은 이방인의 냄새와 옷차림이 주는 인상은 곧 아부다비 풍물을 다채롭게 가꾸기 마련이다. 바로 아라비아 걸프만(灣)에서 느끼는 훈풍으로서 도시를 더욱 알차게 가꾸고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아부다비는 다른 도시국가 두바이처럼 지하철 운행은 아직 없어 시내버스 이용으로 대신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들의 일상에 더 가깝게 접근하는 매력도 없지 않다. 그렇다면 왜 촌스럽게 그 많은 아부다비 자랑을 배제하고 시내버스를 화두로 삼아야 하는 속내는 무엇일까. 스스로 가난한 주머니 사정까지 간접 중언하는 흑심은 무슨 심보일까. 여기에 따른 대답을 대신해 아부다비를 가꾸고 있는 야스 섬의 페라리 테마파크라든가 아부다비 정체성 상징물인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 등을 소개하기 위해서는 54번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값싸고 편하게 당신을 데려다 준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어서다. 덤으로는 아랍 시장을 제대로 소개한 비제이 마하잔(Mahajan 미국 텍사스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쓴 <아랍 파워(The Arab World Un-bound)>에서 읽혔던 내용을 직접 접하는 창(window)까지 손쉽게 체험하는 효과는 매력을 넘어 가히 아부다비 실체의 결정판이 되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또 다른 덤을 요구받는다면 이를 위해 이미 모범답안(?)을 준비해주고 있다. 이를테면 사람이 사는 세상은 우리의 일상과 별로 차이가 없는 민초의 생활영위와 생활패턴이 그대로 전개되듯 하등 차이가 없게끔 사실 확인까지 가능하다는 점이다. 확인의 실체를 그러보아도 내용과 주제어는 변화가 없다. 70억 지구촌 인구가 살고 현대는 이미 SNS시대의 인물답게 하루를 스마트폰으로 시작해 스마트폰을 들고 잠자리에 임한다는 데서 결론은 이미 나와 있다. 즐겨 찾는 외식문화도 맥도널드와 KFC를 비롯하여 코카콜라와 애비앙 생수는 이미 길들어진 메뉴가 되었다. 그러나 국가와 피부, 언어와 종교가 다른 지구촌 개념에서 개인의 생각과 철학의 언저리에는 분명 다른 차별병성과 틈새는 있기 마련이다. 이런 점을 실증시키기 위해 나의 모법답안을 지금부터 초대한다. 내가 아부다비를 방문할 때마다 숙소가 되고 있는 곳은 밀레니엄호텔 지근의 거리인 함단도로(Hamdan Street) 5번가의 KFC 가게 근처다. 아무리 무덥다고 해도 서울의 일상처럼 새벽 산책에 나선다. 도보로 5분이면 코니치 도로에 접해서 그 길을 따라 무작정 걷는다. 대강 5km 걸으면 하루 운동량이 되자 귀가는 하루 20시간 운행하는 54번 버스를 신세진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일정이 허락하면 54번 버스를 타고 아부다비 도심 쇼핑가 루루(LuLu)에 다녀오곤 한다. 두바이를 가기 위해서도 시외버스 터미널에 가는 길도 54번 버스만 타면 해결된다. 물론 셰이크 그랜드 모스크 순례까지. 하루는 내 산책길에서 54번 버스를 타고 다른 종점까지 두 시간 반을 투자하는 열성을 보탰다. 그 결과 <아부다비 통신>의 걸작선(傑作選)에 해당하는 ‘편견, 오해, 진화, 그리고 아부다비 사랑(2013,9,12일자)’의 모티브도 여기에서 얻었다. 엊그제 이를 그대로 게재한 계간잡지 <아랍문화>는 나에게 이런 모티브에 관한 인터뷰 자리가 있었다. 앞에서 소개한 대로, 이미 준비한 모법대안대로 이를 ‘아부다비 54번 버스의 편익’으로 정리했지만 그리 믿어주는 모습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게 사실이라는 점을 다시 강조하기 위해 한 꼭지만 그대로 옮겨놓은 것으로 확인사살로서 증명한다. “..... 지금의 16억 무슬림은 이슬람의 정체성(政體性)을 뿌리로 삼아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물론 화석연료 석유와 천연가스로 오일머니를 만드는 과정에서 얻은 부에 따라 생긴 우월감의 기세는 당당하다. 그러나 신은 공평하게도 중동지역을 세계의 화약고로 만들어서 시리아와 같은 비극이 이집트까지 확대일로다.” 여기에 다시 추가한다면 아마도 “화석연료 석유의 저주는 지금의 이라크처럼 3등분 국가로서 불행한 초대”만은 없어야 된다는 점은 아부다비 54번 버스의 짝사랑처럼 화해와 관용, 그리고 민초의 고통이 사라지길 기도하는 마음과 오십보백보일 수 있다. adimo@hanmail.net *필자/임은모. 교수. 글로벌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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