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과 아시안게임과 같은 국제대회가 있을 때마다 선수 본인과 팬들의 관심사는 메달획득에 의한 병역 혜택 제도다. 이 제도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획득에 성공한 선수들에게 병역을 ‘면제’해 주는 것이 아닌, 메달 획득 후 3년간 동종 업계에 지속 근무하는 조건으로 복무 ‘혜택’을 받는 것이다.
특히 야구, 축구, 농구, 배구와 같은 프로스포츠 종목의 선수들은 매년 연봉으로만 수억 원의 수입을 올린다. 이들의 경우 병역 문제로 2년간의 연봉에서 손해를 보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한국의 경우 국민 모두가 국방의 의무가 있고 운동선수 또한 그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선수들의 경우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해 군생활과 운동을 병행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프로 스포츠 선수들의 경우 체육부대와 일상생활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이유로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따기 위한 우리나라의 노력은 일본과 비교했을 때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일본은 사회인 야구팀에서 선수를 선발해 아시안 게임에 내보내며 메달 획득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또한 일본의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은 앞으로 있을 2016 리우 올림픽에 대비해 선발 기준 나이 23세가 아닌 21세 이하 선수들을 위주로 선발해 아시안 게임을 그들의 연습무대로 활용한다.
하지만 한국은 아시안 게임에서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오직 ‘금메달’만을 바라보고 달린다. 선수단 선발에 있어서도 프로리그에서 뛰고 있는 슈퍼스타들을 뽑는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선수선발 과정에서 관계자와 팬들 사이에서 ‘군 미필 선수 선발’을 놓고 논란이 많았다. 금메달 획득을 위한 확실한 기량을 가진 선수와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군 미필 선수선발을 놓고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고민을 거듭했다. 야구는 다른 종목과 달리 지난 대회들에서 꾸준히 금메달을 목에 걸어 왔기 때문에 새로운 선수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과 최고의 경기력을 위해 정예 선수를 선발해야 한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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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야구 대표팀이 금메달을 획득 시 병역 혜택 대상자는 이재학, 나성범, 오재원을 비롯해 김민성(25. 넥센), 나지완(29. 기아), 손아섭(26. 롯데), 유원상(27. LG), 이재원(26. SK), 이태양(24. 한화), 차우찬(27. 삼성), 한현희(21. 넥센), 홍성무(21. 동의대), 황재균(27. 롯데) 등 13명으로 전체 절반이 넘는다. 특히 오재원은 "국가대표 발탁에 가족들이 모두 울었다“며 ”금메달을 따는데 모든 걸 쏟아 붓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올해 만 29세로 더 이상 병영 문제를 미룰 수 없어 상무 야구단은 입단 나이 제한을 넘어선 상태에서 경찰청체육단의 야구단으로 가야하는 상황이었다.
선수들은 아시안게임이 있는 해에 국가대표에 선발되기 위해 폭발적 활약을 펼쳐 팬들로부터 ‘AG로이드’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다. AG로이드란 아시안게임과 금지약물인 스테로이드의 합성어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을 앞두고 강한 동기부여로 선수들의 성적이 급격히 올라가는 현상을 말한다. 오재원은 올 시즌 AG로이드급 활약을 펼쳐 국가대표에 선발 될 수 있었다.
지난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류현진(27. LA다저스)의 경우 병역 혜택이 없었다면 현재와 같은 메이저리그에서의 활약을 볼 수 없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또한 지난 2010 광저우 대회에서는 추신수(32. 텍사스 레인저스)가 참가해 지금까지 활약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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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대회규정에 23세 이하 선수만 뛰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20인 선수단 전원이 군 미필 선수다. 23세 이상인 3명의 와일드카드 또한 군 미필 선수로 선발됐다. 와일드카드 인 김승규(23. 울산), 김신욱(26. 울산), 박주호(27. 마인츠)에 ‘병역 혜택 기회 주기용’ 선발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기도 했다. 이에 박주호는 “뽑아주셔서 감사하다”며 “좋은 경기력으로 금메달을 꼭 따겠다”며 비판을 잠재웠다.
축구는 종목 특성상 특히 해외진출이 빈번하기 때문에 군 문제로 인해 해외 이적이 가로막히는 일이 있었다.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지시로 참가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받게 됐다. 이후 박지성(33. 은퇴), 이영표(37. 은퇴), 송종국(36. 은퇴), 김남일(37. 전북) 등 선수들의 해외진출 러시가 이어졌고 이들이 한국 축구의 한 시대를 이끌었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획득했던 김영권(24. 광저우), 구자철(25. 마인츠), 기성용(25. 스완지) 등의 선수들 또한 해외에서 선수생활을 지속하며 현 국가대표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 축구 대표팀 선수단 20명 중 7명이 독일, 일본 등 해외 팀에서 뛰고 있는 이들은 27세 이전에 한국으로 복귀해 상무에서 뛰거나 이른 은퇴 후 현역병으로 입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3인을 포함한 20명의 축구 대표팀 선수들에게 지난 2012 런던올림픽에서 축구 대표팀이 동메달을 획득해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장면은 아직 생생하다. 선수들은 자신의 선배들의 뒤를 잇기 위해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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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대표팀은 지난 2002 부산 대회와 2006 도하 대회에서 금메달로 많은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받아왔지만 지난 2010 광저우 대회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지난 2002년 대회에서는 삼성화재 소속 선수단이 대거 병역 혜택의 수혜자가 돼 ‘삼성 왕조’를 이루는 토대가 되기도 했다.
현재 배구 대표팀의 박상하(28. 상무 배구단), 신영석(27. 상무 배구단)은 상무에 있어서 금메달 획득 시 조기 전역의 혜택이 주어지고 나머지 10명은 군 미필 선수들이다. 팀의 최고참이자 군 미필인 박철우(29. 삼성화재)는 “나도 올 연말에 입대해야하는 상황이다”라며 “병역 혜택과 같은 바람이 아예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라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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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의 경우 국제대회에서의 상위권 입상이 힘들기 때문에 선수들이 혜택을 받는 경우가 드물다. 농구 대표팀의 유재학 감독은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이후 12년만의 남자농구 금메달 획득을 위해 최상의 전력으로 선수진을 꾸렸다. 이번 대회에 선발된 12명의 선수 중 군 미필 선수는 김선형(26. SK), 김종규(23. LG), 이종현(20. 고려대) 등 3명이며 현재 상무에 일병으로 복무중인 오세근(27. 상무 농구단)은 금메달 획득 시 배구의 박상하, 신영석과 함께 조기 전역을 하게 된다.
헌법 제 39조 제 1항을 살펴보면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고 규정돼 있다. 물론 메달획득의 의미가 병역 혜택만을 위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국가를 대표해 좋은 성적을 올려 자부심을 가지는 동시에 합법적 병역 혜택까지 받게 된다면 금상첨화인 것이다. 과연 4대 프로스포츠의 선수들이 12년 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병역 혜택’이라는 강력한 동기부여로 금메달을 획득해 부와 명예 모두를 누리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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