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새누리당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
필자는 오늘 절박한 심정으로 야권의 금기를 건드리고자 한다. 그리고 정체성을 상실한 새정련와 결별하고 선명 야당, 즉 신당 창당을 주장할 것이다.
지난 10년 넘는 기간 동안 새정련은 DJ의 선명한 비전과 품위 있는 태도를 잃고, 우경화, 보수화, 선민의식, 싹수없는 태도로 국리민복을 외면하고 권력 투쟁에 몰두하였다. 명분은 “지역감정 극복”이요, 수단은 “정당 혁신”이요, 레토릭은 “사람이 먼저다”요, 상징조작 도구는 “인터넷”이었다. 그러나 국민들은 보수를 자임하는 새누리당과 진보개혁을 자임하는 새정치연합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른다. 이들 모두 정쟁(政爭)을 제외한 굵직한 정책 현안에 대해 입장을 같이 한다. 새정련 내의 친노와 상당수의 비노는 정체성에서는 한 치의 차이도 없으면서, 단지 스타일의 차이를 용서하지 못하고 서로를 배척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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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들 모두 ▲중차대한 시기에 남북 관계를 결정적으로 파탄낸 대북송금 특검에 찬성했고 ▲역사의식 없는 민주당 분당 및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에 찬성했고 ▲비정규직 합법화 및 신자유주의 적극 수용에 찬성했으며(부자감세, 영리병원 도입, 월스트리트 자통법 시행, 돈스쿨이라 불리는 로스쿨 도입, 보편적 복지 반대, 중소기업 고유업종 폐지, 삼성 공화국 등) ▲한미 FTA를 전두환식으로 체결했으며 ▲한미일 3각 동맹을 적극 수용하였다(제2의 거문도 점령인 강정마을 해군기지 착공, 전략적 유연성 수용, MD 수용, 소리 없는 4대강 사업인 용산기지 이전 비용 덤터기).
이처럼 지난 10년 간 진보개혁을 자임하는 세력은 철저하게 무능했고, 국가의 운명을 가를 중대 사안에 대해 정견(定見)조차 없었다. 매 사안마다 좌고우면, 오락가락, 갈팡질팡했다. 비정규직이 문제라면서도 노동유연성은 필요하다고 한다. 서민과 중산층을 강조하면서도 도덕적 해이는 안 된다고 한다.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도 문제지만 햇볕정책도 문제라고 한다. 한미 FTA가 그리는 장밋빛 미래도 설득력 없지만 그렇다고 주권이 유린된다는 주장도 과장이라고 한다. 신자유주의도 문제지만 시장만능주의는 안 된다며 시장원리를 부정하는 태도도 문제라고 한다. 대체 어쩌자는 말인가? 그 결과 새정련에 남은 건 “정체성 없는 대합실 정당”, “우왕좌왕 오합지졸 정당”, “계파부족연맹 간 당쟁 정당”이라는 오명뿐이다.
결국 새누리당이든 새정련이든 누가 정권을 잡아도 달라지는 것이 없으니 국민의 정치 외면은 당연한 것이고, 이는 투표율 하락으로 연결되어 오늘날 대의제의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고 말았다.
새정련의 가장 큰 문제는 지도자 부재와 정체성 상실
오늘날 새정련의 근본 문제점은 두 가지다. 즉 △지도자가 없고 △정체성을 상실했다는 점이다. 정체성 상실은 비전 부재, 노선 부재, 희망 부재로 직결된다. 그 결과 새정련의 주류세력은 개혁세력도 아니면서 SNS를 활용한 상징조작을 통해 개혁세력 행세를 하는 데에 급급한 게 냉정한 현실이다. 이것이 오늘날 제1야당의 결정적 문제점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벼락출세하면서 서민 대중을 철저하게 배신했고, 비정규직도 참여정부가 가장 많이 양산하였다. 이들은 앞서 보았듯, 정체성에서 새누리당과 크게 다를 바 없으면서도 “사람이 먼저다” “유신 독재 부활” 등의 알맹이 없는 레토릭으로 대중들의 즉자적인 원한 감정만을 동원하고 있을 뿐, 도대체 지지자를 위해 ‘무릅쓰는 법’이 없다.
이들이 지난 10년 간 한 일이라고는 온건중도, 중도우파, 실용, 중도실용, 실용중도, 실용우파 등 국리민복과 무관한 ‘우경화’ 노선투쟁 뿐이다. 그 외에 대중정당이냐 원내정당이냐, SNS 정당이냐 아니냐, 기간당원제냐 아니냐, 상향식 공천이냐 아니냐, 우클릭이냐 아니냐, 네트워크 정당이냐 국민정당이냐, 오픈프라이머리냐 아니냐 등 당권 장악을 위한 권력투쟁 뿐이었다. 이러한 모습은 지금도 달라진 게 없다.
사정이 이러하니, 박근혜 정권이 아무리 죽을 쒀도 새정련의 지지로 연결되지 않는다. 실제 2006년 제4회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의 수도권 패배는 4.19혁명에 의해 몰락한 자유당보다도 더한 패배였다. 4.19 혁명에 의해 자유당 정권이 몰락하고 치른 5대 총선(1960.7.29)에서 당시 자유당은 국회의원 233석 중 2석을 얻었으나, 2006년 열린우리당은 서울(96석), 경기(108석), 인천(30석) 둥 수도권 광역의원 지역구 총 234명 중 단 한 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했다. 현재 새정련도 큰 틀에서 2006년 열린우리당의 연장선에서 지속되고 있는 정당이다. 희망 없는 정당이라는 뜻이다.
급변하는 국제정세, 파탄난 남북관계, 심화되는 양극화...아무런 비전 제시도 못하는 제1야당
지금 우리나라는 세 가지 엄중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소용돌이치며 국제 질서의 거대 균열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첫째요, 성장 동력으로 시급하게 활용해야 할 남북관계 복원이 더욱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 둘째요, 신자유주의 양극화가 총알이 되어 국민의 심장에 박히고 있다는 것이 셋째이다.
국제정세를 보자. 한반도는 지정학적 요충지인 이유로 강대국의 패권 교체기마다 필설로 형용할 수 없는 전란의 고통을 겪어야 했다, 원명 패권 교체기에 홍건적이 수도 개성을 점령 약탈했고 왜구들이 해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명청 패권 교체기에는 임진왜란, 정유재란, 정묘호란, 병자호란 등 50여 년 간 네 차례의 대형 전란을 겪었다. 청일 패권 교체기에는 동학전쟁과 청일전쟁, 러일 패권 교체기에는 러일전쟁, 미일 패권 교체기에는 태평양 전쟁과 한국전쟁에 전쟁터를 제공하였다.
지금 우리는 미중 패권 교체기의 한 복판에 있는 중대한 시기다. 일본의 집단자위권 인정 및 미일 군사동맹 강화, 중일 영토 분쟁 격화, ‘중국판 먼로선언’이라 할 수 있는 방공식별구역 선포, 미국의 한국에 대한 FTA 철저이행 요구 및 MD 압력(美국방수권법 통과), RCEP과 TPP 경쟁, 중국의 AIIB 설립 선언 등 중차대한 이벤트가 잇따르고 있다.
남북관계를 보자. 박근혜 정권은 상호주의보다 더한 냉전적 사고에 절어 남북관계 개선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제2차 남북관계발전 기본계획은 과거 정권이 열정적으로 이룩한 화해와 협력의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남북통일을 향한 미래 비전마저 폐기하고 말았다. 그 결과 천혜유일의 성장 동력인 ‘남북관계 개선’은 까마득한 상태다. 오히려 각 분야에서 냉전적 사고를 부추겨 수세 정국을 돌파하고 지지자를 결집하는 등 남북관계를 국내 정치에 한껏 활용하고 있다. 이 얼마나 미련한 민족이란 말인가. 게다가 근래 냉전 세력의 준동이 도를 넘고 있는 데도, 제1야당이 오합지졸이다 보니 별다른 대응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극화를 보자. 테러와의 전쟁 이후 10년 간 이라크, 아프간, 파키스탄 3국에서 사망한 군경(미군, 테러세력 포함), 민간인이 약 25만 명이다. 10년에 25만 명이니 1년에 2만 5천명 꼴이고, 한 국가당 8,500명 꼴이다. 그런데 우리는 총질만 없을 뿐 1년에 1만 5천명이 스스로 세상과 등을 지는 ‘신자유주의 내전국가’이다. 참여정부, MB정부, 박근혜 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한 초강대국과의 FTA에 의해 세계가 대한민국의 경제 영토가 됐다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저성장, 저투자, 저고용’은 고착화되었고 양극화는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심화되고 있다. 성장률과 설비투자 증가율은 군사정권의 1/3토막 수준이고, 출산율은 내전국가 수준이고, 30대 후반(만 35세~39세) 남성의 50.2%는 미혼이며, 전체 개인소득자 3,122만 명의 중위소득은 연간 1,074만원에 불과하다. 또한 노인빈곤율과 노인자살률은 OECD 회원국 중 독보적인 1위이며(전체 자살률도 1위다), 산재 사망률도 OECD 회원국 중 1위이며, 연평균 노동시간도 OECD 회원국 중 1위이다. 반면 한국의 공공의료비 비중은 OECD 35개국 중 최하위 수준이며(32위), ‘노동권리지수’도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비정규직이 850만여 명이고(비정규직의 2013년 월평균 임금은 142만 8000원에 불과하다), 2030세대 40%는 사회진출 전부터 채무자이며, 가계 빚은 1000조를 넘었다.
세상에 이런 나라가 어디 있나? 국민의 삶은 도탄에 빠진 지 오래고, 빚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급변하고, 남북관계는 악화 일로에 있으며, 신자유주의 양극화는 하루가 다르게 심화되고 있는데, 새누리당과 함께 새정련은 참으로 한가하였다. 참여정부 핵심세력들은 꼭짓점 댄스나 추고 몰려다니면서 킥킥거렸다. 새누리당과 냉전세력들이 지지자를 위해 권력을 휘두를 줄 알았다면, 이들은 권력을 시장으로 넘기고 대안 없는 ‘조롱 정치’로 허송하였다. 아무런 정치적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방약무도한 태도로 막말을 쏟아내는 것을 민주주의로 혹세무민했다. 그러나 그건 민주주의도 아니고, 선명한 것도 아니며, 그냥 싹수없는 것일 뿐이다. 양식과 교양을 갖춘 국민들은 이들의 폐쇄성, 공격성, 수구 보수성, 싹수없는 태도에 질려 기대를 접은 지 오래다. 사정이 이러한데 이들은 자신들의 과오를 반성하기는커녕 기울어진 운동장이니, 언론 환경이 어떻느니 하면서 변명으로 일관한다.
더 이상 새정치연합에 기대할 것은 없다
이미 4.19세대가 팔순에 가깝다. 따지고 보면 지금 2~30대 빼고, 40대 이상은 전 국민이 ‘운동권 세대’인 셈이다. 보기에 따라선 선거 환경이 야권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할 수도 있다. 서슬 퍼렇던 50년대에도 진보당 조봉암 후보에게 무려 30%를 던진 역동적 국민이 우리 국민이다. 우리 언론이라고는 《한겨레》 밖에 없던 시절에도 고작 80여석도 안 되는 의석으로도 정권을 창출했다. 그런데 지금은 130석이라는 거대 의석을 갖고도 도무지 질 수 없는 선거에서 판판이 깨지는 게 새정치연합이다.
급기야 올 7.30 보궐 선거에서 순천에 출마한 참여정부 핵심 인사가 새누리당 후보에게 압도적 차이로 패배하는 ‘국민발 쿠데타’가 발생하였는데도, 새정련은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다. 비대위는 꾸려졌지만, 7.30 이전의 새정련과 7.30 이후의 새정련이 어떻게 다른지 아무도 모른다. 도대체 언제까지 사람은 그대로인 채 당 간판만 바꾸거나 비대위를 운영하는 꼴을 봐야 하나? 새정련은 여전히 권역별 최고위원제이니, 대의원, 권리당원, 여론조사 비율을 얼마로 할지 등 국민과 무관한 몰입식 권력투쟁에 일로매진 하고 있다.
정명(正名)해야 정행(正行)을 할 수 있다. 단언컨대, 새정련은 개혁 세력이 아닌 개혁 참칭 세력일 뿐이며, 그들로는 희망이 없다. 지난 10년 이상 새정련 핵심 세력의 정치는 정체성도 없고, 철학도 없고, 비전도 없고, 노선도 없고, 원칙도 없고, 소신도 없고, 결기도 없었다. 이들을 야권의 주류에서 걷어 내야 한다.
새정련 주류세력의 “완장 정치”, “자영업자 정치”, “지지자 배신의 정치”, “기회주의 정치”, “천수답 정치”, “생계로서의 정치”, “운동권 경력 파는 정치”, “입신출세로서의 정치”, “선민주의 정치”, “분식(粉飾 ) 정치”, “남탓 정치”, “무책임 정치”, “무능력 정치”, “알박기 정치”, “호남 앵벌이 정치”, “아전 정치”를 끝장내는 것이 정치쇄신이다.
“소신으로서의 정치”, “뚝심으로서의 정치”, “농부가 밭을 탓하지 않는 정치”, “신념으로서의 정치”, “FTA 반대하며 낙선을 각오하는 정치”, “전문가로서의 정치”, “철학 있는 정치”, “공익으로서의 정치”, “정의감으로서의 정치”, “서민대중의 피눈물을 닦아주는 정치”, “대통령 당선 前의 노무현 정치”, “카리스마 있는 정치”, “결기로서의 정치”, “지지자에 대한 의리 있는 정치”, “책임지는 정치”, “무릅쓰는 정치”, “결과 있는 정치”로 거듭나야 한다.
‘민주 對 反민주’ 구도만으로 국민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시대 지났다
박근혜 정권의 냉전적 사고와 학정(虐政)도 임계점에 이르렀다. 그러나 과연 지금의 새정련 틀로 박근혜 정권을 효과적으로 견제하고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을까? 국민 누구를 붙잡고 물어도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100보 양보하여 그것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이제 더 이상 “맹목적 정권 교체”는 아무 의미가 없다. 정권 교체 자체가 목적인 시대는 이미 지났다. 참여정부처럼 한나라당과 대연정을 하는 정권교체라면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 이는 지지기반만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고 우경화만 재촉할 뿐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새정련이 새누리당과 ‘차별성 있는’ 정권을 창출할 수 있을까? 햇볕정책이라는 민족사에 길이 남을 정책을 “이적행위”라고 주장한 분을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자는 새정련 주류세력의 인식 수준으로 냉전을 종식시키고, 양극화를 청산하고, 유럽식 복지 자본주의 시대를 열 수 있을까? 원시 불능이다.
민주화만 외치면 대접받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민주 對 反민주 구도만으로 정치 상황을 단순화하여 국민의 마음을 날로 얻을 수 있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 새정련은 여전히 자신들이 20~30대였던 70~80년대에 머물러 있다. 박근혜 정부는 탐욕스럽고 무능한 불통 냉전 정권이지만 ‘독재정권’으로 규정하는 것은 과도한 지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쿠데타로 집권했는가? 좋든 싫든 우리 국민 51.6%가 지지해서 집권한 사람이다. 헌법 교과서 표현대로 박근혜 정부는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한 정권이다.
야당은 여당의 실정(失政)이나 우연적 사고(事故)에 편승하는 “반사적 이익 정치”, “소극 정치”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 지난 대형 선거를 통해 수없이 실증되었다. 따라서 소극 정치를 넘어서 적극적으로 우리의 선명한 비전과 가치를 제시하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지금처럼 우리의 선명한 비전과 가치를 적극적으로 제시하지 못한 채, “사람이 먼저다”는 식의 알맹이 없는 쌍팔년도 운동권 레토릭에 “反MB, 反박근혜”라는 소극적 단일화 정치공학을 얹어서는 절대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국민에게는 선명한 비전을! 당원에게는 보통선거권을!
물론 정권에 따라 민주주의가 다소 위축되고 후퇴되는 경우는 있겠지만, 본질적으로 우리나라는 이제 《정치적 민주주의》는 완성됐다고 봐야 한다. 지나가는 국민에게 물어 보라. “독재 때문에 못살겠다”든지, “민주주의가 안돼 못살겠다”든지, “지역감정 때문에 못살겠다”는 국민은 없다. 지금 우리 국민은 “장사 안돼 못살겠다, 취직 안돼 못살겠다, 비정규직 때문에 못살겠다”고 절규한다. “여당도 무능, 야당도 무능해서 희망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지금 대한민국의 당면 과제는 새정련 주류세력이 주장하는 “네트워크 정당” 아니라 ▲냉전 종식 ▲양극화 청산 ▲유럽식 복지 자본주의 건설이다. 이것이야 말로 “제2의 민주화 운동”이라고 확신한다. 이것이 신당이 국민에게 제시하여야 할 선명한 비전이다.
안으로는 양극화를 청산하여 보편적 복지 자본주의를 건설하고, 밖으로는 냉전종식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를 수립하여 북한 및 동북3성을 우리의 경제 영토로 만들어야 한다. 美中 대결이라는 외교안보적 중대 국면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냉전적 사고를 종식시키고 거침없이 대륙으로 향하여 우리의 사이즈를 키워야 한다. 목포와 두만강을 이어 TSR과 연결하고, 부산과 압록강을 이어 TCR과 연결하는 ‘X-프로젝트’를 가동하여야 한다. 이것만이 한국이 국제정세의 거대한 변동을 예리하게 이용하여 ‘복지 G1’으로 가는 첩경이다. 일제 강점기 시절 부산을 출발해 평양, 모스크바, 베를린을 거쳐 파리까지 갈 수 있었다. 식민지 시절에도 갈 수 있었던 그 길을 해방 70년이 다 되도록 못 간다는 게 말이 되는가?
한편 신당 지도부는 전 당원의 보통, 평등, 비밀, 직접 투표로 단순 명쾌하게 선출하자. 그렇게 하면 선거나 전당대회 때마다 대의원, 권리당원, 일반당원, 모바일, 여론조사, 지역 세대별 가중치 등등의 반영비율을 놓고 벌이는 계파 간 권력투쟁은 사라질 것이다.
지금 새정련을 우리가 주장하는 선명야당으로 개조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겠으나, 그것은 불가능하다. 지난 10년 이상을 봐왔지만, 그들은 애초 선명한 비전을 제시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 그들은 정책에서는 새누리당과 다를 바 없으면서, 태도 면에서는 선명하게 싹수없었다. 우리는 정책 면에서는 새누리당과 선명하게 대비되면서, 태도 면에서는 품위있는 선명 야당을 추구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국민에게는 선명한 비전을! 당원에게는 보통선거권을!”이라는 쾌도난마와 같은 깃발을 들고《선명 야당》창당에 나서야 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2016년 4월 총선 이전까지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2016년 총선은 물론 2017년 대선도 무망하다. 고작 17개월도 안 남았고, 사실상 내년 12월까지 성공하지 못하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2017년 정권교체에 성공하지 못하면, 향후 20년은 정권 교체가 힘들 것이다. 따라서 지금 결단하지 못한다면 “국민에 의한 사실상 새누리 일당 독재 시대”가 열릴 것이다. 지금처럼 한반도 주변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또다시 냉전과 양극화를 부추기는 세력이 정권을 지속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구한말(舊韓末)과 다를 게 없는 운명에 처해질 것이다.
냉전 종식·양극화 청산·유럽식 복지 자본주의 건설...신당 창당 나서자
새정련의 주류 세력들은 자신들이 당권을 쥐었을 때는 ‘닥치고 통합’을 주장하고, 자신들이 주류에서 밀려날 때면 탈당을 반복해왔다. 그러나 이들의 닥치고 통합론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 대형 선거를 통해 여러 번 실증되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닥치고 통합이 아니라 ‘닥치고 정체성’이다. 정체성은 정당 유지의 근간이요, 정권 교체의 동력이다.
다당제는 새누리당을 돕는 길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정반대다. 오히려 양당제로 갔을 경우 ‘진보적 군소정당’ 하나만 출현해도 제1야당에게는 치명적이다. 어느 사회든 진보세력보다는 보수세력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동안 제1야당은 진보정당과 선거연대를 해야만 했다. 그러나 더 이상 이런 선거공학적 단일화로 국민에게 어필할 수 없음은 명백해졌다. 반면 다당제로 가는 경우에는 흥미진진한 정책 및 인물 대결이 펼쳐질 수 있다. 차별성 없는 새누리와 새정련 후보로는 흥행이 안 된다. 실제 역대 총선 중 다당제로 치러진 선거의 경우 서울에서는 야당이 늘 여당을 압도하였다.
대파대립(大破大立). 크게 부숴야 크게 세울 수 있다. 이제 더 이상 백약이 무효인 제1 야당의 상황에 절망하며 냉전과 양극화의 고통 속에 신음하고 있는 국민들을 무기력하게 바라보고 있을 수 없다. 이 거대한 사기극을 끝내야 한다. 새정련과 쿨하게 결별하여야 한다.
네트워크 정당, 초강대국과 FTA를 통한 선진통상국가, 한나라당과 대연정, 부자감세, 한미일 3각 동맹, 영리병원 도입, 로스쿨(돈스쿨) 도입, 모바일 투표, 오픈프라이머리, 스마트폰 정당은 새정련에게 맡기고, 우리는 우리 갈 길을 가자.
우선 참여정부 5대 실정(대북송금특검/민주당 분당 및 한나라당과 대연정/신자유주의 적극 수용/전두환식 한미 FTA 체결/한미일 3각 동맹 올인)을 국민 앞에 성실하게 공개사과하자. 그리고 ▲냉전 종식 ▲양극화 청산 ▲유럽식 보편적 복지국가 건설이라는 선명한 비전을 제시하고 선명 야당 창당에 나서자.
어떻게 냉전을 종식할 것인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찬란한 햇볕정책 계승 발전, 9.19 공동성명에 따른 한반도 평화 체제 수립, 즉 북미 평화협정 체결과 북핵 폐기 동시 일괄 타결, 4대 강국 선린 조화외교, 3단계 통일 방안(평화협력 단계→남북연합 단계(一國兩制)→독일· 미국·스위스 같은 연방제 통일 단계) 추진, 개성공단을 해주·남포·신의주·원산·나진선봉으로 확대, X-프로젝트 추진, 주한미군 철수 반대 등으로 가능하다.
양극화 청산은 국가 주도의 강력한 산업정책, 재벌해체 반대하되 시장과 재벌에 대한 강력한 민주공화적 통제, 재벌과 ‘경영권-노동복지 교환 모델’의 사회적 대타협, 노사정 합동 미래투자결정위원회 신설, 비자발적 비정규직 및 간접고용 폐지, 노조조직률 제고(10년 내 40%) 및 산별노조의 법제화, 대부업법 폐지하고 이자제한법으로 일원화하되 연리 20% 이하로 규제,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및 가압류 제도 남용 제한, 상가임대차 보호법 보호범위 대폭 확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산재보험 제도, 최저임금, 근로시간 정립 등으로 풀어가야 한다.
유럽식 보편적 복지국가 건설은 독일식 혼합 선거제(독일식 소선거구제+전국 정당명부 비례 대표제) 도입, 독일식 선거제 도입을 전제로 한 기초자치단체 폐지,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 책임부총리제 도입으로 권력 분산 및 책임 강화, 각종 망(network) 산업과 의료·교육·주거(醫敎住)의 공공성 강화, 사회복지세 신설, 부자증세를 넘어선 보편증세, 건강보험 하나로 도입, 암·치매 환자 100% 국가 책임제 실시 등의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함으로써 가능하다.
이렇게 ▲냉전 종식 ▲양극화 청산 ▲유럽식 보편적 복지국가 건설을 통해 통일, 노동개혁, 복지를 성장동력화해야 한다. 그러나 냉전적 사고에 찌든 박근혜 정권 수준으로는, 그리고 철학없이 시의에 뇌동하는 무능한 새정련 수준으로는 불가능하다. ‘냉전 무능’ 박근혜 정권을 철저하게 견제하고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서는 ‘야권 재편’이 선결되어야 한다. 위와 같은 확고한 국가 비전을 제시하고, 이에 동의하는 제(諸) 정치세력을 결집할 수 있는 선명 야당을 창당해야 한다.
비상한 시기에는 비상한 결단이 필요하다. 선명 야당 창당만이 현 야권의 근본 문제인 지도자 부재와 정체성 상실을 일거에 해결하고 정권교체의 주춧돌을 놓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새누리당 못지않게 뿌리 깊은 특권 정당 새정치연합을 갈아엎을 ‘대체 정당’이 필요하다. 비록 소수이지만, 새정련 내에 서민과 중산층을 위해 일관되게 헌신해온 선명한 정치인들이 있다. 이제 결단하여야 한다. 품위 있는 선명 야당의 출현을 꿈꾸는 양식 있는 국민과 행동하는 지식인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간절히 호소하는 바이다. smartguy68@naver.com
*필자/김병로. 한반도 정치연구소장, 선야재(선명야당 재건본부) 대표,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