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 그믐날 눈 내리는 어두운 밤
365일의 맨 끝 자락에서
허기진 늑대 한마리가 어느 골짜기에서
피가 흐르는 상처를 혀로 핥고 있었다.
지나가던 검은 곰이 물었다
너는 여기에서 왜 혼자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야
백번을 물어도 네가 알바 아니야.
내년 한해를 또
이 험한 벌판에서 헤매야 하니까
그 벅찬 꿈 때문에
다른 생각이 전혀 없다.
너는 참으로 괴짜다
바로 그게 내가 사는 재미야
네 이름이나 알아두자
내가 여기 있는 것 아무에게도 알리지 마라.
빨리 이름이나 대라니까
쉬, 쉬, 귀좀 가까이
그것이 그렇게도 궁금한가 이 멍청이야
나, 이명산 이야. pswoodson@yahoo.com
<시작 메모>나는 때때로 나 자신을 세상과 동떨어져 사는 외로운 늑대라고 생각해 본다. 나는 어차피 이 세상에 살면서도 무엇인가 세상과 타협이 잘 안 되는 이상한 기질을 품고 태어났다. 아무리 힘들어도 세상을 원망하고 싶지 않고 나의 처지를 비관하지도 않으며 내가 태어나고 살아가는 환경을 오직 나만을 위하여 주어진 특별한 축복이요, 나이 고독은 내가 세상의 모든 어려움을 버티고 이겨내는 에너지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또 무슨 일이 닥쳐올지 모르는 한해를 앞에 두고 힘들었던 한해를 보내는 마지막 날에 아직도 기가 죽지 않고 자기의 상처를 혀로 핥는 야수 한 마리를 그림으로 그리면서 이 시를 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