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국무총리와 청와대조직 소폭개편을 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어땠을까? 많은 국민들이 긴 한숨을 쉬었을 것이다. 비서실장은 당분간 유임시키고, 문고리 3인방은 자리만 바꾸어 그대로 청와대에 머무는 것으로 일단 개편을 했다. 이번 인사를 보는 국민들의 반응은 '혹시나 했으나 역시나'로 끝났다. 많은 국민들이 원했던 청와인사 개편과 대통령의 소통을 원했건만 그것은 국민의 희망사항일 뿐이었다.
역시 국민의 소리를 듣지 않고, 마이웨이를 외치는 대통령의 지지도는 30%에서 더 떨어질 것이라 한다. 김종필 자민련 전 총재는 한 인터뷰에서 ‘국민은 호랑이라고 했다. 사육사가 아무리 잘해줘도 한두 번 실수를 하면 사육사를 물어 죽일 수도 있다,’고 했다. 모래위에 지은 집은 파도 한방이면 무너지고 만다고 한다. 유유히 흐르는 물은 배를 순항시킬 수도 있고, 배를 뒤집어엎을 수도 있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아버지의 카리스마도, 어머니의 후덕(厚德)함도 찾아볼 수가 없다.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은 유신독재는 했을망정 국민과 소통을 했다. 어느 농촌에서 보릿짚 모자를 눌러쓰고 논두렁에 앉아 농부와 막걸리를 마시며 민심을 들었고, 그들과 소통을 했다. 어머니 육영수 여사는 소록도 한센병 환자들과 손을 맞잡고 그들을 위로 했으며 많은 어린이집을 찾아 어린이는 이 나라의 보배라고 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아버지의 소통도, 어머니의 후덕함도 찾아 볼 수가 없다. 그저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을 지키기 위해 5천만 국민을 버리는 정치를 하고 있다. 무서우리만치 소신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그것도 다수의 국민이 아닌 소수의 청와대 인사들을 위해서 말이다. 마치 “나를 따르라, 나밖에 길이 없다”라고 말하는 어느 종교단체의 교주 같은 짓을 서슴지 않는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대통령에 당선된 후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건강보험 개혁에 나섰다. 오래 전 다른 대통령이 내걸었던 건강보험 개혁을 대선공약으로 내놓았으나 야당의 반대에 막혀 번번이 좌절되었다. 그러나 오바마는 2012년 전 국민의 건강보험이 입법화됐다. 오바마는 이 제도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다시피 했다. 법안을 반대하는 야당 의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했다.
반대하는 야당 의원들이 모이는 곳까지 찾아다니며 설득했다. 개별적으로 대통령 전용기에 태워 지역에 내려가면서도 설득하기도 했다. 그의 설득 중에서 대통령 중임제인 미국에서 ‘자신이 단임 대통령이 돼도 건보 개혁은 포기할 수 없다.’는 배수진까지 치면서 반대하는 야당의원들을 설득해 갔다. 우리나라와 문화는 다르지만, 우리나라 대통령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박 대통령도 개혁에 반대하는 야당 의원들이나 시민단체들을 불러 청와대에서 밥 한 끼 한다면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을 텐데, 대통령의 성격상 어려운 것인지, 아니면 대통령권위에 금이 가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소통의 부족함을 나타내고 있어 안타깝다. 여당 대표들과 만나 예산통과와 공무원연금법을 주문해서는 안 된다. 야당도 참석하고 국민의 소리도 귀를 기우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지 2년이 지나고 있다. 이제 국민들은 중간성적표를 낼 시간이 된 것으로 생각한다. 대선공약 중 아직도 진행형인 것이 수두룩하다. 담배 값 인상으로 애연가들에게 불편을 주었고, 13월의 월급이라는 것도 알고 보니 세금을 올리는 방법이었다. 번번히 실패한 인사 문제도 소통을 하지 않고 자신의 수첩에 있는 인사만 고르다보니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구중궁궐 속의 공주와 같다. 궂은일은 남에게 시키고, 고고히 구중궁궐에서 성문을 지키는 심복들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정권출범과 더불어 계속적인 발목잡기와 세월호 참사 등 외부적인 요인도 있지만, 결정적으로는 잇단 인사(人事)참사와 정책 추진력 부재 등 ‘골든타임’을 다 놓친 것이 안타깝다. 최근 시행하려고 하는 공무원연금 개혁은 후대에 엄청난 재난이 닥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전 정부에서도 상당한 공을 들였지만, 공무원들의 조직적인 반발과 표를 의식한 정치권의 때문에 개혁을 포기했다. 이런 중대 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총대를 메고 전 역량을 쏟아 부어야 하지만, 청와대는 당에게 미루고, 당은 대통령 눈치나 본다면 또 한 번 흐지부지할 공산이 크다. 오바마 미국대통령을 벤치마킹 하지 않더라도 대통령이 정치생명을 걸고 대차게 밀고 나가야 하는데 시작은 요란한데 결과는 흐지부지하다면 안 한만 못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집권 3년차 박차를 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승만 대통령의 농지개혁,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개발 계획과 한일협정, 김영삼 대통령의 금융실명제 등 무언가 하나는 반드시 남기고 넘어가야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무엇을 개혁하고 갈 것인지, 남은 3년을 기대해 본다. 대선 경쟁에 복지공약만으로 국민세금만 올리고 마치는 대통령이 아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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