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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12년째 투병중,관리로 편하게 산다!

germanwings 파일럿 알프스 계곡을 150명 무덤 만들다!

이래권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5/03/27 [16:55]

우울증은 조증(燥症)과 우울(憂鬱) 증세로 크게 나뉜다.

 

◆조증은 80년대 민주화 과정에서 젊은 혈기로 현실의 불의에 항거하여 자신의 분노를 억제하지 못해 거리에서 무수한 운동권 학생과 시민들이 분신을 감행했다. 또한 요새 묻지마 이웃이나 길거리 칼부림은 자신의 처지 원인을 이웃에게 돌리는 이른바 광폭한 증세를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는데서 나온다.

 

나는 열일곱에 어께에 도끼를 메고 매일 산으로 가 폐타이어를 500번씩 내려찍으며 절망스런 상황을 사회의 불평등에서 온다고 생각하며 분을 삭였다. 편모인 어머님은 당숙들과 상의하여 군산 개정에 있는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켰었다. 병원에선 알수 없는 알약을 하루 세 번씩 먹였고, 삼키는 것을 간호사가 보고나서야 자리를 떴다. 나는 스스로 정상이라고 알약 삼키기를 거부했다. 덩치 큰 남자 관리인들이 침대에 큰대자로 묶었고 약과 밥을 강제로 주입시켰다. 약량이 늘어가자 침대에서 풀려났고 나는 축 쳐진 어께로 병원복도를 무던히도 왕래하는 게 일상의 전부였다. 비상구 열쇠를 볼펜 심지로 쑤셔대며 탈출을 기도했다. 그때마다 침대에 묶였고, 때론 관자노리에 전기충격을 가하기도 했다. 탈출의 불가함을 알고 나는 병원 의사와 간호사 관리인들의 말에 고분고분 다 들어주는 척했다. 작전은 성공이었다. 두 달 만에 퇴원했다. 나는 도끼와 타이어를 마을에서 다소 떨어진 외진 곳에 숨겨두고, 초막을 지어 달을 보고 허공에 도끼질을 군대 가기 전까지 해댔다.

 

▲ 이래권 작가     ©김상문 기자


밤에 집을 나가 새벽에 돌아오는 나를 어머니와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이웃들은 귀신이 들렸다며 무당을 불렀다. 무당은 37세에 졸망한 선친의 음성을 빙의하여 대나무가지로 온몸을 후려대며 “이놈아! 청상과부로 힘들게 너희를 먹여 살리는 애미가 불쌍하지도 않냐? 제발 철들어라. 서해 용왕 모악산 산신령님 이름으로 말하니 얼른 악귀야 이씨 문중 장손 몸에서 빠져나가라!” 새벽녘까지 주절댔다. 법사와 무당은 옆에 바카스 한박스를 놓고 힘들 때마다 마시면서 조상임 용왕님 산신령님에 정성이 부족하다며 돈을 돼지머리 앞에다 놓게 했다. 그 당시 보릿고개 시절에 무당은 우리집에서 소 한 마리 값을 굿비로 챙겨갔고, 그걸 갚느라 어머니와 나는 밤을 새워 새끼 꼬고 가마니를 만들었다. 거의 두해는 빚을 갚느라 허덕이며 살았다. 정신병원에 강제입원 할 때나 굿을 하고나서도 나는 생각이 바뀌지 않았다. 그 생각으로 특전사에 지원했고 중사로 전역할 때까지 사회적 활동에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나의 경우는 조증에서 자학적이며 타인이나 사회에 해를 가하지 않는 비교적 우수(?)한 조증 환자에 불과했다. 그런데 조증의 증세가 외부로 빠져나와 불특정다수에게 자신의 분노를 폭발시키면 큰일이다.

 

◆쌍용자동차가 중국에 합병되어 경영정상화란 이유로 무차별적이고 일방적인 정리해고에 수십 명의 가장들이 사랑하는 가족을 남겨두고 억울함과 분노를 사회에 외치며 생을 마감했다. 이는 회사와 기득권에겐 분노, 가족에겐 죄스러움의 우울과 고독이란 양극단 정서에서 선하고 억울하게 택한 죽음이다. 이것은 자본과 기득권이 저지른 학살이자, 자살의 명분을 심리적으로 문제 있는 우울증 환자들로 몰고가려는 어용 의사나 언론들이 무던히도 애쓴다.

 

◆파시즘이나 가미카제는 집단적 광기를 부추겨 충성이나 명예로 포장하여 죽음을 강요한다. 미국에서 로드니킹 사건으로 백인들의 치부를 덮고자 시위대의 방향을 한인상가로 틀어 수억 달러의 재산을 잃은 선례가 있다. 이는 대중의 히스테리 조증을 국가가 관리하여 백인은 살리고, 흑인의 분노를 한인에게 돌리는 정교하고 사악한 미국 티파티 세력들의 사회통제 기술이다. 조증을 국가가 이용하여 사회를 안정시키는 미국의 추악한 대중 선전선동 기술이다. 조증이 대중으로 확산되어 이념화되고 세뇌되면 얼마나 억울하고 참담한 결과를 제삼자가 입는지를 잘 보여주는 결과이다. 킬링필드 르완다 학살 코소보 사태 등에서 보듯이 대중의 조증확산은 시위를 통해 여론을 업으면 토네이도가 되어 역내 사회안전망을 뒤흔들고 인종청소라는 잔악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를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젠 종북 친일친미 타령을 넘어서 진보와 보수의 건전한 세력으로 성장하여 상호 견제와 비판세력으로 공존의 합의와 협력이 필요하다.

 

◆조증이 외부로 표출되는 폭력적 자상이라면, 우울증은 조용하게 퍼지는 암 덩어리와도 같이 숨겨진 폭탄이다.

 

연봉 20만 불을 상회하고 신분이 노블한 독일 파일럿의 우울증으로 150명의 승객전원이 알프스의 원귀가 되었다. 이는 해와 가십거리로 다루기보다는 우리사회 곳곳에 암재돼 있는 암덩어리 시한폭탄으로 성장하는 정신병력자 국가관리가 시급함을 문제로 던져졌다.

 

비행기 원전 지하철 KTX 화학공장 등 국가 기간시설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이고 지속적이며 정기적인 정신감정을 데이터베이스화해야 이번 저먼윙스 알프스산악지역 추락 같은 참사를 막을 수 있다.

 

가슴 밖으로 터져 나오는 불규칙하고 변형된 표출이 조증이요, 수면 아래로 잠복하여 내시경으로 봐도 잘 판단하지 못하는 것이 우울증이다. 조증은 수명에게 해를 입히는 증세라면, 우울증은 자신 스스로 죽거나 가족과 소속집단에게 광범위하게 피해를 입히는 계획적 살인형태로 많이 나타난다. 옛말에 “소리 없는 놈이 사람죽이다.”란 말이 있다. 평상시엔 평범한 사람으로 보이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지속적이고 구체적인 여러 형태의 자살이나 일방적 동반자살로 몰아갈 개연성이 크다.

 

◆나는 12년째 우울증 약을 하루에 여섯 알씩 복용하며 일상을 꾸리는데 별 불편함이 없다.

약을 통하지 않고 종교적 기도나 비타민제 복용, 많은 대화 햇볕 많이 쬐기 귀농해서 고쳤다는 등등의 속설을 믿었다간 우울증을 절대로 고칠 수 없다.

 

원시시대 수렵이나 채집으로 먹고살기에 급급했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면 우울증이 사회문제가 됐던 기록은 거의 없다. 산업사회와 되고 인간이 협력의 대상이 아닌 경쟁과 서열싸움으로 몰리는 자본주의의 발전에 따라서 조울증 환자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있다.

 

◆내가 겪은 우울증 극복기는 다음과 같은 여러 심리적 상황들과 싸웠다. 살인 방화 대인기피 죽는 방법 연구하기 가슴의 답답함과 벌렁거림 편두통 하늘이 내려앉아 짓누르는 답답함 금새 다리가 폭삭 주저앉고 길바닥의 출렁거림 가족과 같이 생활해도 절대적 고독감의 엄습 우호적인 주변인들마저 싹쓸이로 죽이는데 최선의 방책 찾기 무력감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이유없는 광기 등등이다.  이 모든 것을 99% 해결하는데 걸린 시간은 두당 정도 걸렸다. 우선 전문의와 상담하고 하루씩 약을 조정한다. 일주일 단위로 다시 약을 심리상태에 맞게 조정한다. 다음엔 보름 한 달분으로 병세 호전과 함께 들려간다. 작년까지만 해도 두달분을 한번에 처방했는데, 올해부턴 법령이 바뀌어 한달에 한번은 반드시 병원에 방문하여 심리상태를 전문의에게 보고하고 처방을 받는다. 나는 12년째 우울증 약을 먹으며 정상생활을 하고 있다. 이젠 약이 없으면 오히려 두려워진다. 따라서 조울증을 갖고 계신 분들은 전문의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자신의 심리상태가 변화되면 즉시 병원에 찾아가 세로토닌계와 신경안정제 등의 적합한 처방을 문의하면 된다.

 

내가 아는 강남의 회계법인 회장님은 43년째 공황장애를 겪으면서도 회계사 시험에 패스했고, 결혼했으며 명문대 교수 딸과 국제변호사 아들을 키워냈으며, 이제 손주 다섯을 두고도 매일 약으로 공황장애를 극복했다.

 

◆조울증 환자 200만 시대에 국가가 나서야 될 시점이다.

 

흔히 “마음의 감기”라는 둥으로 부르는 정상인들은 그 위험성을 깨닫지 못하는 실언이다. 저먼윙스의 28세 파일럿 엘리트가 왜 150명을 알프스에 공동묘지화 했을까?

 

원자력발전소가 많고 도심지역 위주로 생활권이 축약된 우리나라에선 참사가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다. 체르노빌 원전사태를 겪은 소련은 광활한 땅을 가져서 주민들을 이주시킬 공간과 국가역량이 있다. 후쿠시마에서 생산되는 수입 수산물은 허용량의 수십 수 백배의 방사능을 함유하고 있어 요새 초밥집은 울상이란다. 일본은 태평양으로 방사성물질을 희석시킬 수 있지만, 우리나라 동남해안에 세워진 원전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세세토록 재앙적 피해가 우려된다. 그 원전의 부품을 빼먹는 자들 또한 정신병자들이다. 또한 근무자의 정신병력이 은폐되어 근무하다가 극단적인 반사회적 버튼을 누른다면 그야말로 큰일이다. 경영합리화란 명분으로 지하철 운전사마저 감축하여 일인 근무시키는 서울메트로는 시민안전을 위해 견습 부운전수를 채용해야 한다.

 

저먼윙스의 우울증 파일럿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150명의 무고한 생명이 희생됐다. 감추는데 급급한 우리의 사회적 인식 또한 시급히 바뀌어져야 한다. 환자로서 볼 것이 아니라 나의 생명을 지키는 소중한 이웃으로서 조울증환자를 따스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위로해줘야 한다. 부지불식간에 선량한 이웃이 정신적 악귀가 되어 내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서 치료의 동반자가 되어주는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공공시설이나 국가 기간시설 중에 위험요소인 교통 화학 원자력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심리상태의 점검과 안전 직업 분야로 재배치시켜주는 관용 또한 필요하다. 조울증은 악마의 선물이지만 전문의와 국가가 정하는 지속적 점검으로 막을 수 있다.

 

조울증 환자 200만 시대, 우리도 결코 저먼윙스의 파일럿이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불특정 다수에게 가하는 테러 보다 더 위험한 것이다. 국가가 나서서 법령으로 점검하고 관리하는 선제적 사회안전망 구축에 적극 나서야 될 시점이다. samsohun@hanmail.net


*필자/삼소헌 이래권. 작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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