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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총수들의 반려동물 사랑

“우리는 동물애호가”회장님들의 유별난 개사랑

김유림 기자 | 기사입력 2015/04/06 [11:15]
정상에서 느끼는 고독…반려동물에 위로받는 회장님들
세상의 빛 ‘안내견’ 사업부터 애견 이름 딴 ‘펫숍’까지


‘반려동물’이라는 표현은 최근 애완동물이라는 말보다 많이 쓰이고 있을 만큼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가 되었다. 남편·아내 등 배우자를 뜻하는 반려자와 마찬가지로 늘 곁에서 힘이 돼주고 위로가 돼주는 동물. 한마디로 가족이라는 의미다.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등 핵가족화 시대와 맞물려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관련 시장은 불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4조원 규모에 이른다. 심지어 해외에서는 종종 자신의 반려동물에게 유산을 물려주는 재벌들을 볼 수 있다. 그들만의 독특한 반려동물 사랑방법이다. 유산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에도 반려동물 사랑이 유별난 재벌 총수들이 있다. 그들이 사랑하는 방식은 우리와 어떻게 다를까? 어릴 적 키웠던 강아지부터 재벌 총수 애견인으로서 사회공헌 사업까지 재벌 총수들의 반려동물 사랑을 따라가 봤다.<편집자주>



[주간현대=김유림 기자] 수들에게는 남들이 가지지 못한 부와 권력을 누리고 있기에 피할 수 없는 짐과 부담감이 있다. 그들의 외로움과 고독을 위로해주는 반려동물. 조건 없는 사랑을 주는 반려동물과 회장님들의 특별한 사랑은 어떨까?

회장님들의 유별난 반려견 사랑

재벌 총수들 중 반려동물 사랑의 대표적인 인물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다. 이 회장은 일본에서 혼자 지내던 어린 시절, 외로움에 강아지를 기르기 시작했다. 그는 ‘개를 기르는 마음’ 에세이를 통해 “개가 좋은 친구가 되었고, 사람과 동물 간에 심적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며 “나의 첫사랑은 페키니즈”라고 말했다.

▲ 이건희(왼쪽) 삼성전자 회장은 “나의 첫사랑은 페키니즈”라고 했으며,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닉네임은 ‘푸들계의 대부’다.     © 주간현대
이 회장은 지난 1975년 ‘진돗개 애호협회’를 만들어 회장직을 지내기도 했으며 한때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진돗개 100여 마리를 포함해 200마리의 개를 키웠다. 또 취임한 뒤, 삼성 비서팀의 책상에는 주석으로 만든 개 형상이 놓여 있을 정도로 그의 개 사랑은 각별했다.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유럽 언론들과 해외 동물보호단체 등이 한국을 ‘개를 잡아먹는 야만국’이라 소개하며 보신탕 문화를 규탄했다. 일부 해외 단체들은 한국의 보신탕 문화를 비판하며 ‘보이콧’이라는 극단적인 결정을 하기도 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영국을 방문했을 때는 동물보호단체가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였으며 한국 상품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졌다.

사태를 지켜보던 이 회장은 고민 끝에 유럽 동물보호협회 회원들을 서울로 초청했다. 이 회장은 자신의 집에서 기르는 개를 직접 소개했으며 애완견 연구센터, 맹도견학교 등 한국의 애견문화 수준을 보여줬다. 이 회장의 노력 덕분에 유럽 동물보호협회의 시위와 항의는 수그러들었다.

지난 1992년 이 회장은 삼성 에버랜드에 ‘진돗개 국제화’를 목표로 ‘국제화기획실’이라는 조직을 신설했다. 삼성은 지난 1993년부터 최근까지 세계 최대 명견 경연대회인 영국 ‘크러프츠 독 쇼’를 후원하고 있다. 이 회장이 10년 이상 노력한 끝에 진돗개는 영국 애견클럽 케널클럽이 공인하는 세계 197번째 명견으로 등록돼 해외 명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이 회장은 또 수명이 다한 자신의 애견에게 장례식을 치러주고, 에버랜드에 추모비를 마련해주었는데, 이 무렵 삼성의 ‘맹인안내견’ 사업이 시작됐다. 삼성은 인명구조견, 청각 도우미견, 치료견 등 소외된 장애인이나 곤경에 처한 사람을 위한 ‘안내견 육성사업’에 현재까지도 공을 들이고 있다.

또한 삼성은 세계인명구조견협회 동북아 대표지부인 인명구조견센터도 보유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18마리의 국제공인 인명구조견을 육성해 12마리를 소방본부나 외국에 대여 또는 기증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프랑스가 원산지인 ‘스탠더드 푸들’ 종인 ‘마리’와 ‘몰리’를 반려동물로 키우고 있다. 정 부회장은 ‘푸들계의 대부’라는 닉네임을 얻을 정도로 마리와 몰리 사랑이 지극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리와 몰리는 SNS에서도 이미 유명하다. 지난 2010년 8월 정 부회장은 자신의 SNS에 “저희집 개들 모델로 나섰어요”라며 마리의 사진을 공개했으며 “마리와 몰리를 데리고 서울숲에 갔는데 알아보는 사람이 있어 놀랐다”고 게재해 화제가 됐다. 또 지난 2014년 12월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마리와 몰리를 위해 개 맥주를 주문했다. 정 부회장은 “맥주를 혼자 마신 적이 있는데 옆에 있는 마리와 몰리에게 미안했다”며 주류업계 관계자에게 개 맥주를 구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이 아니라 정 부회장은 마리와 몰리를 이마트 사료상품 모델로 기용하고 몰리 이름을 딴 애완동물 매장 몰리스펫숍을 만들기도 했다.
송하경 모나미 대표도 애견가로 유명하다. 송 대표는 로트와일러, 도베르만, 셰퍼트, 복서 등 대형견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에서도 독일 경비견을 가장 아낀다고 한다. 송 대표는 애완견 사랑이 각별한 나머지 아예 용인 사옥 옥상에 견사를 지어 개를 키우고 있다. 그래야 업무 시간에도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송 대표의 취미 중 하나는 개 훈련인데 주말마다 한국 최고의 경비견을 길러내는 훈련사와 함께 새로운 종자를 개발해 내는 브리더로 변신하며, 1년에 한 번 유럽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셰퍼트 훈련 경기대회에 자신이 기르는 셰퍼트를 참가시키기도 했다. 또 반려동물 사업에도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지난 2012년 6월 송 대표는 기존의 애견용품 쇼핑몰 ‘펫코디’를 ‘모나미펫’으로 법인명을 바꾸고 송 대표가 대표이사로 정식 취임했다. 송 대표는 “경기도 안성에 유럽 등지에서 수입한 세퍼트 등 훈련견들을 번식 훈련하는 ‘모나미랜드’와 동물병원사업인 ‘닥터펫’, 애견용품 전문 온·오프라인 쇼핑몰 ‘모나미펫’을 통합해 대한민국 애견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희상 동아원그룹 회장은 진돗개 마니아다. 지난 2012년에는 진돗개 명견화 사업단과 진돗개 전용사료 공급에 관한 업무 협약식을 진행하면서 세계에 진돗개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실제로 이 회장은 광주 농장에서 진돗개 4마리를 키우고 있다. 현재 동아원그룹의 계열사인 대산물산은 세계적인 사료 브랜드 ANF 제품의 국내 유통을 담당하고 있으며, 유기동물 지원을 위해 사단법인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를 정기후원하고 있다.

재벌 총수의 ‘새’ 사랑

애완견 이외에 ‘새’를 좋아하는 재벌 총수도 있다. 구본무 LG 회장은 ‘새박사’로 알려져 있다. 구 회장의 ‘새’ 사랑 일화는 유명하다. 지난 1996년 12월에는 독수리의 일종으로 천연 기념품 243호 흰꼬리수리가 밤섬에 나타난 것을 처음으로 발견했으며, 이듬해 여름에는 낯선 사람이 고무보트를 타고 밤섬에 들어가는 것을 발견하고 새들을 보호하기 위해 서울시 한강관리 사업소에 신고하기까지 했다. 또 지난 1999년 천연기념물 323호인 황조롱이가 LG트윈타워에 둥지를 튼 사실을 알고 빌딩 관리자에게 특별 보호를 지시해 6마리 모두를 부화시켜 무사히 자연으로 돌려보내기도 했다.

구 회장의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 30층 집무실에는 망원경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구 회장은 망원경으로 한강 밤섬에 있는 야생 조류를 관찰하는 것을 즐긴다. 특히 경영 아이디어를 찾을 때 꼭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구 회장은 단순히 새를 관찰하는 것만이 아니라 겨울철이 되면 철새 보호를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urim@hyunda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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