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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 채권 못 막아 지난해 8월 법정관리 결정
‘사직서’이어 ‘눈물의 호소문’까지 직원결의 보여
[주간현대=범찬희 기자] 법정관리 중인 팬택의 매각 시도가 또 불발됐다. 지난해 11월 1차와 올해 3월 2차에 이은 3번째 시도였다. 업체 3곳이 인수의사를 밝혔으나 법원은 이들 업체를 검토한 결과 인수의사가 없는 걸로 판단했으며 4차 매각 역시 추진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팬택 직원들은 ‘눈물의 호소문’을 발표하는 등 회사를 살리기 위해 결의하고 있으나 가시권에 들어온 청산 절차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지난해 8월 팬택이 법정관리에 들어간지 8개월여 만의 일이다.
법정관리 신청
팬택은 지난해 8월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팬택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경영정상화 도모를 위해 회생절차 신청을 결정했고, 이통3사와 대리점 등에 ‘기업회생 절차 안내문’을 발송해 법정관리 신청 결정에 대한 양해를 구했다.
팬택 이준우 대표는 안내문을 통해 “지난 7월24일 이통사들이 채권 1539억원의 2년 상환유예 요청에 대해 최종 동의하였고 채권단 또한 출자전환을 포함한 정상화 방안이 가결돼 본격적인 워크아웃 개시로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면서도 “그러나 현재까지 공급재개 협의에 대한 진전이 없고 추가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 더 이상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 금일 최종적으로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업회생 절차를 진행함에 있어 어려운 환경에 처한다고 하더라도 모든 역량을 모아 분골쇄신의 자세로 하루라도 빨리 경영정상화를 이루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면서 “기업회생 과정에서도 최우선으로 팬택 제품을 사용하시는 고객 분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3월 워크아웃에 돌입하며 재기 가능성이 엿보였던 팬택이 법정관리행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지난해 8월11일 만기가 돌아온 200억원의 채권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팬택의 정상화를 위해 약 4800억원 규모 지분의 출자전환을 추진했다. 이는 채권단이 3000억원, 나머지 1800억원은 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출자전환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통3사는 이 같은 채권단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채권단은 결정 기한을 연장하면서 출자전환을 요청했으나 이통3사는 요지부동이었다. 이에 팬택과 채권단은 이통3사에 출자전환 대신 채무 상환 유예를 요청했고, 지난해 7월24일 채권 1530억원의 2년 상황 유예에 최종 동의했다. 워크아웃을 통한 재기의 발판이 마련되는 순간이었다.
이통3사의 채권 상환이 유예됐기에 팬택 앞에 놓인 당면과제는 지난해 8월11일 만기가 돌아오는 전자채권 200억원가량을 막는 것이었다. 팬택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같은 해 8월 초부터 이통3사에 스마트폰 추가 구매를 요청했다. 이미 자금원이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팬택이 요청한 물량은 약 15만 대. 만기 채권을 막기 위한 최소 물량이었다.
문제는 이 같은 요청을 이통3사들이 거부했다는 것. 현재 남아 있는 팬택 제품의 재고가 쌓여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통3사의 추가 물량 거부로 팬택은 200억원 전자채권의 만기일이 도래했지만 자금 동원력이 없어 회생절차 신청의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었다.
3차 매각 무산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부탁을 드리고자 합니다. 팬택 임직원은 고용보장을 회사와 인수자에게 일임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습니다. 모든 임직원은 회사 정상화를 위한 희망의 끈을 마지막 순간까지 놓지 않겠습니다.” 지난 4월22일 팬택이 기자들에게 발표한 결의문의 일부다. 지난 4월20일 팬택의 3차 매각이 무산돼 청산이 유력한 상황에서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임직원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지난 4월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국내외 업체 3곳이 제출한 인수의향서를 검토한 결과 이 업체들이 실질적 인수 의사나 인수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 후속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수의향서를 검토한 법원은 이 업체들의 인수의향서 기재사항이 부실하고 자금여력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월 이뤄진 2차 매각에서는 교포들로 구성된 ‘월밸류에셋’이 인수대금을 내지 못하면서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이처럼 팬택의 청산이 가시화되면서 우리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에 대한 우려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드문 연간 조 단위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 IT업체가 사라지게 되기 때문이다. 1500명에 달하는 팬택 임직원의 운명도 법원 결정에 달렸다. 또한 500여 개에 이르는 협력업체의 줄도산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앞서 지난 3월25일 팬택의 팀장급 이상 직원들은 “회사가 생존하고 남은 구성원들을 보호할 수만 있다면 회사 위기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며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에서 출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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