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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통치자금’ 빙자 황당 사기극

“투자하면 4배 불려줄게”…5000만원 받아서 ‘잠적’

조미진 기자 | 기사입력 2015/04/27 [10:28]
대통령의 지하 통치자금 관리처를 알고 있다며 50대 남성으로부터 투자명목으로 수천만원을 뜯어낸 노인 사기단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평소 번듯한 옷차림에 백악관 문양 등이 그려진 명함을 갖고 다니는 등 고위직 행세를 해 피해자를 현혹시켰으며 과거에도 유사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의심되고 있는 상황. 심지어 자신들을 조사하는 경찰들에게도 허풍을 떨며 처벌을 피하려 했으나 정작 찜질방을 전전하며 생활하는 무직자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편집자주>



‘대통령의 지하 통치자금 존재’ 풍문 들은 50대 남성
‘통치자금 관리처 아는 사람’이라며 두 사람 소개받아
투자로 유인 5천만원 챙겨 ‘잠적’…알고 보니 ‘상습범’


[주간현대=조미진 기자] 최근 대통령 지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곳을 알고 있다며 이에 대한 투자 명목으로 50대 남성을 속여 수천만원을 뜯어낸 노인 사기단이 적발됐다.


▲ 최근 대통령 지하 통치자금 관리처에 투자해 4배 이상 돈을 불려주겠다며 수천만원을 가로챈 노인 사기단이 적발됐다.     © 주간현대

“지하 통치자금처 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경기도 지역에서 새누리당 관련 정치활동을 한다는 이모(59)씨는 ‘대통령의 지하 통치자금이 있다’는 풍문을 전해 듣고 평소 알고 지내던 성모(76)씨에게 이를 이야기했다.

이씨는 평소에도 성씨 등 주변 사람들에게 “돈이 필요하다”거나 “활동 자금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씨는 이런 이씨에게 한모(67)씨와 김모(67)씨를 소개시켜줬다. 성씨는 몇 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고향 후배인 한씨를 알게 됐으며 이씨에게 “대통령의 지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곳을 아는 사람”이라고 소개를 한 것.

또 한씨와 함께 소개받은 김씨는 자신을 목사라고 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녔다. 이들은 미국 국기인 성조기와 백악관 문양이 그려져 있고 단체명까지 영어로 표기한 명함을 사람들에게 뿌리는 등 평소 대단한 지위에 있는 사람인 것처럼 과시하고 다녔다. 또한 목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씨는 30억원이 예치되어 있는 통장을 가지고 있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이들을 믿을만한 사람으로 생각한 이씨는 지난 2월 서울 중구 을지로의 한 커피숍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씨와 한씨는 이씨에게 “대통령 지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곳에 돈을 넣으면 하루만에 4배로 불릴 수 있다”고 말했고 이 말을 믿은 이씨는 결국 5000만원을 투자명목으로 맡겼다.

그러나 이후 시간이 지나도 두 사람에게서 좋은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심지어 한 달여가 지나도 아무 소식이 없자 그제서야 속았다는 생각을 한 이씨는 지난 3월 경찰에 이들을 신고했다. 수사를 맡은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지난 4월14일 한씨와 김씨 그리고 이들을 피해자에게 소개시켜준 성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결과 두 사람은 이씨로부터 투자를 해주겠다며 뜯어낸 5000만원을 자신들의 채무를 갚는 데 써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경찰 조사과정에서도 두 사람의 ‘허풍’은 계속됐다. 이들은 자신들을 조사하는 경찰관들에게도 “나는 지하경제를 양성화하려는 사람인데 잡아두면 안 된다”거나, “나중에 풀려나면 투자기법을 알려줄 테니 연락하라”, “지역 정치권과 검찰 고위층을 많이 안다” 등 말을 늘어놓아 자기들이 대단한 지위에 있으며 특별한 정보를 알고 있는 듯 과시했다. 거짓말로 속여 처벌을 피하거나 약화시키려는 의도였다.

적극적으로 피해자 이씨로부터 돈을 빼돌린 한씨와 김씨는 결국 구속됐고, 이들을 이씨에게 소개시켜 준 성씨는 불구속 기소됐다. 성씨는 경찰 조사과정에서 “두 사람을 믿을 만한 사람들로 생각했다”면서 “이렇게 될지 꿈에도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자신을 목사라고 주장하고 있는 김씨는 실제 목사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조사결과 한씨와 김씨 두 사람은 모두 법률상으로 부인과 자식이 있는 가장이지만 10여 년 전부터 함께 찜질방을 전전해오며 가족들과 연락도 끊어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김씨와 한씨는 이러한 종류의 일을 하다 보니 찜질방을 전전하게 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가족들과도 연락이 끊긴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이 갖고 있는 통장의 30억원도 실제로는 타인 소유의 예금일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두 사람의 휴대전화에서 수표 다발이나 5만원짜리 지폐를 잔뜩 쌓아놓고 찍은 사진이 발견돼, 이씨 등을 유인할 때 이를 보여준 것으로 보고 있다.

피의자들은 현재 5000만원을 변제해주겠다며 이씨가 자신들과 합의해주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고 보니 ‘상습 사기범’

두 사람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유사 수법으로 범행을 시도했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 조사결과 지난 2012년 10월 두 사람으로부터 이씨와 비슷하게 속아 2000만원을 갈취당한 피해자의 신원이 확인되기도 했다.


또한 2013년과 2014년에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 사건들이 있었으나 이들이 피해금액을 변제해주면서 검찰이 범죄는 아닌 것으로 처분 내렸다는 게 경찰 관계자의 설명. 법적 처벌을 당할 위기에 처하자 피해자에게 피해 금액을 돌려주면서 범죄 처분과 처벌을 면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을 맡은 서대문경찰서는 피의자들의 추가 범죄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동일한 수법으로 과거에도 범행을 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면서 “피의자로부터 발견된 한 물건을 통해서 추가 혐의점이 있는지 파악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까지는 추가 범죄에 대해 명확하게 밝힐 수 있을 만큼 수사가 진척된 것은 없다”면서 “또 추가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더 자세히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권 최고 권력자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것처럼 치밀하게 속여 금품을 갈취하는  범죄들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시민들도 유사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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