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여권을 강타한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재차 입을 열었다. 한데 타이밍이 사뭇 공교롭다. 하필 4·29재보선 하루 전이다. 문재인 새 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당장 ‘대통령의 선거중립위반’을 직시했다.
문제는 ‘사과’가 아닌 ‘사과성 유감’ 표명에 있다. 야당은 이도 문제 삼았다. ‘성완종 파문’을 바라보는 양쪽 ‘방향’이 다른 탓이다. 박 대통령 입장에선 ‘사과’를 할 경우 아직 실체가 모호한 상태에서 ‘팩트’를 인정하는 꼴이 된다.
반면 야당은 대통령 측근 친朴인사들이 연루된 데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불명예 퇴진한 상황에서 ‘사과’해야 한다는 상반된 입장이다. 관련자들에 대한 의혹 및 진실규명이란 절차가 아직 진행 중이지만 이처럼 양쪽 ‘인식’이 다른 것이다.
‘성완종 파문’으로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 중인 위기국면이고, 재보선이 코앞인 상황에서 여당비박, 친李계는 대통령의 ‘사과’를 대놓고 요구했다. 이번 재보선이 내년 20대 총선구도에도 후폭풍이 미칠 수 있다는 위기감의 발로다.
어쨌든 박 대통령은 여야요구에 부응하는 ‘명분’도 챙기는 동시에 이미 내건 ‘정치개혁’에 따른 정면 돌파의지를 재차 각인시키고 나선 셈이다. 더불어 지난 노무현 정권 당시 ‘사면권’ 행사도 함께 ‘성완종 논란’에 포함시켰다.
‘성완종 파문’에 대한 물 타기이자 검찰에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야당 쪽 주장도 뒤따른다. 하지만 야당이 왠지 청와대와의 ‘수(數)’ 싸움에 밀리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리고 일반적 ‘정석의 대응’에 머물고 있다는 느낌이다. 사안의 심각성에 비해 대응스탠스가 너무 점잖다.
현 야당의 대응국면에서 ‘절실함’이 느껴지지 않는 건 섣부른 조바심이자 지나친 선입관일까. 여권이 집권 초부터 잇따른 위기국면을 자초했음에도 불구 야당지지율이 여당을 앞지른 적 없는 것 역시 의외다. 현 정부 들어 야당이 보이지 않는다는 일부 국민적 시각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면 두 가지가 필연이다. 바로 절실함과 진정성이다. 이는 여야와 청와대 모두 포함된다. 정치의 동력원은 국민의 지지다. 보수와 진보란 정치공학 구도와는 별개다. 국민들이 정치를 외면하는 오랜 불신의 저변엔 정치권의 진정성 결여가 있다.
권력과 돈의 오랜 상관함수도 한 몫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정권이 이래저래 바뀌어도 도무지 ‘금권정치’의 부조리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채 고질적 병폐로 자리하고 있다. 정치권이 스스로 정화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심판해 퇴출시킬 수밖에 없다.
국민들이 선거혁명을 통해 직접 오염된 정치판을 청소해야한다. 정치권의 네거티브 전략 산물인 지역대립구도와 진영논리부터 몰아내는 게 그 첫 걸음이다. 비싼 혈세가 들어가는 제대로 된 ‘하인’을 쓸려면 주인인 국민들이 잘 골라내는 ‘안목’이 필요하다. 당장 4·29재보선은 물론 내년 20대 총선, 2017대선 등부터 시작돼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