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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銀, 성·출신 차별 "싫으면 딴데가라?"

서울은행 출신 직원에 하위직 전환 '권유(?)' 논란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6/06/03 [14:24]
하나은행 "자기가 선택한 것,  싫으면 딴데 알아봐"
 
하나은행이 구 서울은행 출신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fm/cl 직렬' 전환에 대한 설명회를 추진하려해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fm/cl직군은 '이원직군제'로 운영되는 하나은행만의 독특한 인사제도에서도 상대적 하위직에 해당되며, 97% 이상이 여성으로 이루져 있다.
서울지방노동청은 지난 2004년 12월 하나은행의 이원직군제가 성차별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며, 2005년 1월까지 시한으로 시정명령을 내렸고, 2005년 10월 조치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하나은행을 서울지검에 고발(기소 의견 송치)한 바 있다.
 
노동부에서 시정명령 받은 제도 여전히 고수
 
▲하나은행 본점    

하나은행은 최근 구)서울은행 출신 직원들에게 'fm/cl 직렬'로의 전환을 권유(?)하기 위해 김종열 행장이 직접 주재하는 직원 간담회를 개최하려다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간담회 개최를 잠정 유보했다.
하나은행 노조는 5월 12일 "은행이 서울 직원들을 대상으로 15일 오후 5시 간담회를 열어 fm/cl로의 직렬전환을 압박하려는 음모를 기도하고 있다"며, "구)서울은행 출신 행원그룹 약 3백50여명을 전환대상으로 선정, 전화로 참석을 통보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fm/cl'이란 영업직인 '텔러'와 본점의 일반 사무직을 통칭하는 용어로, 플로어마케팅과 클러크의 약자이며, 국내 은행권에서는 유일하게 하나은행만이 시행하고 있는 이원 직군제에 따라 생겨난 단어이다.
하나은행은 전체 행원의 80% 이상이 fm/cl직렬에 속해있고, 이중 97%가 여성으로, fm/cl직렬의 경우 신입행원 초봉이 약 2천6백만 원인데 비해 종합직은 약 3천9백만원으로 급여차이도 상당한 편이다.
이원직군제는 1991년 남녀고용평등법이 발효되면서 노동부가 은행권에 대해 기존 '여행원 제도'를 폐지할 것을 지시하기 전까지 다른 은행들에도 있었지만, 노동부 지시로 타 은행들이 제도를 폐지한 반면 하나은행은 'fm/cl'이라는 이름으로 직군제를 유지해 왔다.
시중 은행 중 유일하게 하나은행만 시행하고 있는 'fm/cl' 직군제가 안고 있는 문제를 단적으로 정리하면, 어느 직군으로 입사했는가에 따라서 임금과 승진체계 등을 다르게 적용 받는 등 노동부의 지시로 폐지된 '여행원 제도'와 사실상 다를 바가 없다는 점이다.
이는 동일한 가치의 노동을 해도 동일한 임금이 지급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고, 직군에 따라 여성행원들이 창구업무나 단순사무업무 등에 배치되는 직무경력 축적에도 불합리한 대우를 받게된다는 것이다.
 
노동부 "fm/cl 직렬제도는 성차별"
 
남들은 하지 않는 독보적인 이원직군제를 운영한 때문인지, 2003년 하나은행은 상장은행중 주당 최고의 순이익을 달성했으면서도 여직원 임금은 당시 시중 8개 은행 중 최하위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한다.
당시 조사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남녀 통틀어 직원 임금이 시중은행에서 최하위 수준으로, 직원들의 예상과 달리 남자 직원들의 임금수준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은 아니었고, 점포당 정규 직원 수도 9개 은행 중 8위로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임원들의 2004년 1분기 월 급여는 2천8백30만원으로 국민, 한미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수준의 임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러한 조사결과에 자극 받은 노조는 남녀차별적 인사제도 폐지를 요구하고 나섰고, 노동청에서 작은 승리를 거두기도 한다.
노조는 2004년 6월 노동부에 이 문제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는데, 노동부 고용평등위원회가 3개월 간의 현장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그 해 11월 16일 "하나은행의 fm/cl 제도는 성차별적인 제도"라는 결정과 함께 2005년 1월까지 이를 개선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린 것.
그러나 이 문제는 그로부터 1년 반이 넘게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변화가 되지 않은 상태로, 특히 하나은행 이사회 김승유 의장은 이 문제 때문에 지난 2005년 10월 서울지방노동청에 의해 금융권 최초로 '성차별' 혐의로 검찰에('기소'의견) 고발까지 된 상태이다.
 
3월에는 여직원 유니폼 착용 강요해 파문도

서울지방노동청은 지난 2005년 10월 12일 "하나은행 김승유 대표에 대해 남녀차별적 인사제도를 시정하지 않아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수사해 서울지방검찰청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오히려 이번에는 2002년 당시 합병과정에 종합직으로 분류된 채 들어와 아직까지 직렬이 나뉘어지지 않은 상태였던 서울은행 출신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fm/cl'로의 직렬전환을 압박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하나은행은 지난 2002년 9월 서울은행을 인수합병하고 그 해 12월 '통합 하나은행'을 출범시킨 바 있는데, 노조가 올해 3월에서야 통합조직을 출범시키는 등 하나은행과 서울은행의 통합 작업은 아직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3월 서울은행 출신 여직원들을 대상으로 직렬전환 수요조사를 실시한 데 이어 4월에는 서울은행 출신 여직원들에 대해 고객업무 수행 여부와 상관없이 유니폼 착용을 강제하는 복장규정을 발표해 반발을 사기도 했다.
노조는 그동안 은행측이 현 직렬제도를 고착화하기 위해 서울은행 출신 직원들을 상대로 직렬전환을 유도해왔으나, 노조의 반대로 번번이 난관에 봉착하자 이제는 절차도 무시하고 공문에 의한 정식 통보가 아니라 전화로 명단을 통보하는 무리수까지 두었다고 지적했다.
 
하나은행 "제도 자체 문제는 모두 해소"
 
이러한 지적에 대해 하나은행은 직종별 전문화 추세에 따라 수신업무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전문 텔러'를 별도로 모집하고 있으며, 텔러는 남녀 구분 없이 누구나 원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며, 남녀 차별은 없다고 해명했다.
실제 노동청의 시정명령 이전까지 '전문대졸 이상 학력 소지자로 24세 미만'으로 되어있던 하나은행의 '전담 텔러' 모집 공고는 현재 전문대졸 이상 만 28세 미만으로 바뀌어 있는 상태여서 군 제대후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남성도 텔러로 지원할 수는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fm/cl직렬제는 선진국에서도 적용하고 있는 제도로, 현재 스탭(종합직)의 경우 심각한 인사적체 문제를 안고 있는 반면, fm/cl은 30대 후반의 지점장이 나오는 등 상대적으로 많은 기회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설명회는 그러한 기회를 해당 직원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기획했던 것으로, 직렬전환을 강요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1차로 서울은행 출신자들이 참석대상이었지만 기존 하나은행 출신자들에 대한 설명회도 예정돼있었다"고 밝혔다.
서울노동청의 검찰고발과 관련해 그는 "노동부의 시정명령이 나온 이후 제도내 성차별적인 요소는 모두 해소가 되었다"며, "임금격차도 해소되어서 fm/cl직원도 고참 책임자가 되면 종합직과 거의 비슷한 임금을 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하나은행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지속 추진하는 등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이번 일은 구)서울은행 출신과 기존 하나은행 출신의 직렬을 통합하는 과정에 불거진 과도기적 문제이지 절대로 성차별이나 출신차별이 아니다"고 계속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fm/cl 제도가 하나은행에만 있는 제도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어차피 이력서를 내고 지원할 때 어떤 일에 지원하는 지 알고 선택한 것"이라며, "원하지 않으면 안오면 되는 것이고, 아니다 싶으면 다른 은행에 가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남녀고용평등법(제2조, 제30조)은 "사업주가 채용 또는 근로의 조건은 동일하게 적용하더라도 그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남성 또는 여성이 다른 한 성에 비해 현저히 적고 그로 인해 특정 '성'에 불리한 결과를 초래, 그 기준이 정당한 것이라는 점을 입증할 수 없을 때 차별로 본다"고 규정하고, 이에 대한 입증책임은 사업주가 지도록 하고 있다.

하나은행, 비정규직 93명 정규직 전환
'필기시험 합격자 면접 탈락' 놓고 논란

 
하나은행은 5월 22일부로 비정규직 행원 93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월 98명의 정규직 전환에 이어 대규모로 실시되는 이번 2차 정규직 전환은 근속기간 1년 이상인 계약직을 대상으로 이루어졌으며 수신, 여신, 외국환 등의 능력시험과 면접과정을 거쳐 근무성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발됐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전환된 직원들은 고용안정과 동기부여를 통하여 고객서비스 수준이 향상되어 고객만족 또한 높아졌다"며 "영업력을 강화하고 우수한 계약직원을 수신영업전반의 전문인력으로 조기 발굴하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정규직 전환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또한 개인적으로 중대한 잘못이 없다면 만 59세까지 고용이 보장되는 임금피크제를 올 2월에 도입하여 평생직장의 기틀을 마련했다며, 독립할 의사를 가진 직원에게는 소사장제와 전직지원프로그램을 시행하여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도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17일 발표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두고 하나은행 주변에서는 뒷말이 무성하다.
우선 이번 정규직 전환 지원자 중에서 필기시험 합격자는 1백49명으로, 면접과 근무성적을 고려해 선발했다고 하니, 이번에 떨어진 56명은 근무성적이 안 좋다는 증거이니 앞으로 정규직 전환은 아예 포기해야 되는 것이냐는 의문이 제기된 것.
이번에 면접에서 떨어졌다는 한 직원은 "어렵게 공부해 시험에 합격했지만 면접에 떨어져 할말을 잃었다"며, "다음 면접 때까지 cs별 달기 전엔 합격은 힘들거 같고 담에 떨어지믄 시험부터 시작해서 또 첨부터 새로 시작해야되고..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cs별이란 하나은행이 매월 실시하는 고객 서비스 모니터링에서 고객 3명 이상의 추천을 받은 직원에게 주어지는 'cs명예의 별'을 말하는 것으로, 최근 4년간 cs별 20개 이상을 받은 직원에게는 'cs영웅'이라는 칭호가 주어진다.
다른 직원은 "필기 합격 인원이 많지도 않고, 다들 하나은행에서 1년 이상 일한 사람들이다. 검증시험 통과됐으면 모두 전환하는게 당연한데, 신입사원보다 더 적은 인원을 뽑는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냐"며, "이렇게 사기를 꺾는 것은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하나은행 직원은 "실적, 고과, cs가 좋으면 당연히 시험 없이 전환돼야 하고 아울러 피땀 흘려 공부한 필기시험 합격자들도 아주 중대한 문제가 없는 한 전원 전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나은행측에 직원들의 이러한 불만들에 대해 알고 있는지, 합격과 불합격을 가른 면접기준은 무엇인지 묻자 불만내용은 잘 모르겠다며, "면접기준도 밝혀야 하냐"고 반문했다.
하나은행측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비정규직 직원들에게 공채기회를 별도로 부여하는 의미라며, 앞으로 비정규직의 근로조건개선과 고용안정화 일환으로 업무능력시험 등을 통해 일정 기준에 부합하는 비정규직원을 정규직원으로 전환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김경탁 기자
kt@breaknews.com
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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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발자 2006/06/06 [21:11] 수정 | 삭제
  • 잘못된 제도는 즉시 폐지하라. 즉시 시정하라. 차별로 손해본 임금은 5년치를 즉시 일시불로 보상하라. 가시적인 조치가 없으면 은행 금고에 압류조치 하겠다. 그때가서 공탁하고 쪽팔리게 금고 돈 꺼내지 말고 즉시 시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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