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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잔치 벌인 이수건설 최악의 위기직면

검찰 기관에 통보, 영업정지 또는 건설업 등록말소 배제 못해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6/08/07 [16:24]
▲고품격 프리미엄 아파트를 표방하는 '브라운스톤'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아온 이수건설은 이번 검찰의 수사발표와 관계기관 통보로 인해 건설업을 중단할 수도 있는 위기에 봉착했다.

 
"재건축·재개발이 '아사리판'이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이 정도 일 줄이야..."
 
검찰이 2일 발표한 재개발·재건축 관련 비리 단속 수사 결과에 따르면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비롯한 정비사업은 기본계획이 세워지는 초기부터 모든 사업이 끝나 조합해산 및 청산 절차를 밟는 마지막까지 이권 관련 비리가 넘쳐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검찰청 형사부는 2일 재건축·재개발 비리사범 1백27명을 인지해 37명을 구속 기소하고, 82명을 불구속 기소, 8명을 지명수배 했다며, 특히 시공사 선정로비를 위해 금품을 살포한 이수건설에 대해 관련 행정기관에 건설업 등록말소 및 영업정지 처분을 통고했다고 밝혔다.
 
참여정부 초기부터 계속되었던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논란에 핵폭탄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내용을 정리해봤다.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는 성북구 돈암 6구역 시공사 선정과 관련하여 브로커 등에게 16억5천만원, 추진위원 및 주민들에게 약 3억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이수건설 정 아무개 상무와 이 아무개 차장을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협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 상무 등은 이 구역 재개발과 관련해 지난해 11월과 12월 시공사 선정 명목으로 홍보요원들을 동원해 재개발 추진위원 및 주민들에게 3억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j컨설팅 대표 김 아무개는 다수의 홍보요원을 고용해 이수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될 수 있도록 홍보하면서 시공사 선정 부탁 명목으로 재개발조합추진위원 및 주민들에게 3억원 상당의 금품을 교부하는 한편 j컨설팅 회사 공금 9억2천만원 상당을 빼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이수건설 정 상무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중간 브로커인 이 아무개 등과 허위의 용역계약을 체결한 뒤 수수료 명목으로 22억원 상당을 제공해 회사측에 손해를 입혔던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이수건설 주식회사 법인에 대해서도 불구속 기소하는 한편 건설산업기본법 규정에 의거해 이수건설의 위법사항을 행정기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통보 받은 행정기관은 건설업 등록말소 또는 1년 이내의 영업정지를 명할 수 있다.
 
검찰은 이수건설 외에 시공사 선정·변경 관련 비리 대표사례로 3건을 더 소개했다. 우선 한신공영 서 아무개 상무와 유 아무개 차장은 인천 서구 가좌주공1단지 재건축과 관련해, 시공사 변경 협조 사례금으로 조합장에게 5억원을 교부한 혐의로 기소됐다.
 
금광건업 김 아무개 대표는 서울 금천구 삼천리·신우연립주택 정비사업과 관련, 시공자 선정 대가로 조합장에게 5억6천만원 교부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홍보용역업체인 k기획 손 아무개 대표는 부산 남구 대연2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과 관련해,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해 달라며 조합원들에게 현금 2억원과 8억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이 공개한 피의자별 범죄사실 요지 중 일부. 

한편 검찰이 공개한 피의사실 요지에 따르면 이수건설은 소속 영업부장인 이 아무개가 서울 신공덕 5구역 재개발조합 김 아무개 조합장에게 시공사 선정대가로 2억 5천만원을 공여한 혐의도 걸려 있다.
 
이 아무개 부장은 지명수배된 8명중 한 명으로, 내사중지 상태다.
 
건축심의·협력 업체 선정 등등
 
건축심의와 관련해서는 서울 양천구 도시계획위원인 s대 김 아무개 교수가 아파트 시행회사인 w사로부터 건축심의를 잘 봐달라는 부탁과 함께 그랜저 승용차와 현금 1천만원 등 총 4천2백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것이 적발되었고, 무직인 신 아무개는 부천 중동아파트 재건축 관련, 공무원 로비대행을 부탁 받으면서 1천만원을 수수한 것이 적발되기도 했다.
 
재건축·재개발 조합의 협력업체 선정과 관련된 비리도 다수 적발되었다. 서울 잠실에서는 철거공사 및 원사 채취권을 수주할 수 있게 해달라는 청탁과 관련, 재건축조합장 이 아무개와 김 아무개, 조합의 자문역을 맡은 김 아무개 등이 브로커 윤 아무개(d기계 감사)와 s엔지니어링 사장 김 아무개 등으로부터 총 4억1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사건도 있었다.
 
이와 함께 현직 서울시의회 의원인 응암 6구역 주택재개발조합장 한 아무개는 철거업체의 청탁을 받고 철거공사비 3억5천만원을 증액해주는 대가로 1억2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 되었다.
 

아파트에 기본으로 설치되는 전자제품의 공동 구매와 관련한 업체 선정 대가 금품 수수 사례도 적발되었는데, 서울 동작구 본동에서는 재개발조합의 조합장을 비롯한 간부 5명이 조합 감사인 권 아무개로부터 사례비 2천만원을 수수해 나눠가졌다.
 
이 과정에서 조합의 회계를 감시해야할 권 아무개 감사는 납품업체 직원 및 시행사 대표 등과 공모해 실제 납품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계약서를 작성해 5천7백만원 상당의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림산업 동부사업소장으로 재직했던 정 아무개는 잠실주공3단지 재건축 아파트 공사현장을 총괄하고 있음을 기화로 현장 함바식당 운영 및 철거공사 업체 선정 등 수주 청탁 명목으로 총 3억원 상당 금품 및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구속되었다.
 
경남기업 윤 아무개 부장, 노 아무개 과장, 김 아무개 과장 등은 회사 비자금 6억원을 조성, 횡령하여 서원 재건축조합 아파트 사업편의 제공 명목으로 조합장 이 아무개에게 3억5천4백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윤 부장과 이 조합장은 구속되었다.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에서는 재개발조합 조합 간부들과 고문변호사 등이 시가 6백억원 상당의 조합상가를 2백70억원에 매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조합 분쟁을 해결해 주는 등의 명목으로 시행업체로부터 총 1백10억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한편 적발된 재건축·재개발 비리관련, 대형건설 업체로는 이수건설 외에 경남기업, 한신공영 등이 포함되어있는데, 검찰은 이들 외에도 비슷한 비리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다른 대형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구조적 수사과정에 드러난 비리의 특성 및 문제점
 
검찰은 재개발·재건축을 비롯한 정비사업이 아파트 가격 상승을 초래하는 부패형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러한 부패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정비사업 전문관리업자 제도 또한 유명무실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정비사업은 단계별로 시공사 외에 철거·설계 등 다수의 협력업체가 관여함에 따라 이권 관련 각종 로비가 이루어지고, 이해당사자간에 서로 이익을 공유하는 반면 내부 비리가 잘 드러나지 않으며, 홍보비, 로비자금 등은 원가에 반영해 결과적으로 분양가 상승을 초래한다.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이 시행된 이후 시공사와 조합간의 유착고리를 끊기 위하여 사업시행인가 이후에 시공사를 선정하도록 했다.(2005. 3. 법개정으로 재개발은 제외)
 
하지만 대규모 사업에 따르는 막대한 이익을 노린 시공사들은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 시공사 선정의 우위적 지위를 점유하기 위해 조합설립추진(준비)위원회 활동 단계에서부터 홍보요원들을 동원하여 추진위원 등에게 막대한 금품을 살포한다고 검찰은 지적했다.
 
또한 시공사로 선정된 이후에도 사업 편의를 위하여 조합장에게 뇌물을 제공하거나 협력업체로부터 수주 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등 시공사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은 조합 임직원이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수수한 경우 형법상 공무원으로 의제되어 뇌물죄로 중하게 처벌하고 있지만 조합 임원은 업자선정, 분양가 결정, 설계변경, 공사감독, 부대시설의 분양 등 모든 면에서 갖고 있는 막대한 재량권으로 각종 비리를 자행하고 있다고 검찰은 지적했다.
 
검찰에 따르면 대부분의 조합에서는 협력업체 선정시 통상 경쟁입찰의 방식을 띠고 있고 조합총회 등에서 형식적으로나마 추인 받고 있지만, 브로커의 활동 또는 해당 업체의 사전 로비로 미리 협력업체를 결정한 후 형식적으로만 공개입찰 절차를 거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계약 체결 대가로 리베이트를 받으려는 조합 집행부와 공사를 수주하려는 협력업체, 이들 사이에 개입해 수수료를 챙기려는 브로커 등 각자의 이해가 일치해 불법적인 업체선정이 계속 이뤄지고 있지만 부실한 감독으로 인해 조합의 자정기능은 매우 취약하다.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제도는 조합과 시공사 간의 유착이 결국 각종 비리의 온상이 되고 분양가를 인상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전제하에 그 유착의 고리를 끊고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고 효율적인 사업추진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새롭게 도입된 제도이다.
 
조합과의 관계에서만 제도적 의의가 있을 뿐 시공사와는 결코 유착이 있어서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자금력이 취약한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가 시공사로부터 금품을 지원 받고 조합의 시공사 선정 사전 작업을 함으로써 제도의 취지를 몰각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검찰은 상당수의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가 법정 자본금조차 마련하지 못해 가장납입, 자격증 임대 등의 방법으로 법인을 설립한 후, 무자격자 등을 고용하여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등 오히려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사주간신문: 사건의 내막]
김경탁 기자
kt@breaknews.com
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근황은 이곳으로 →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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