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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수 전원 석방해야!” 또 다시 촛불로 가득찬 광화문 광장

"촛불의 힘으로! 양심수 없는 나라로!"

김충열 정치전문기자 | 기사입력 2017/07/10 [11:28]

광화문광장에 다시 촛불이 켜졌다. 촛불 사회자, 촛불 뮤지션, 촛불 연출팀의 초대로 5천여 명이 넘는 시민이 광화문광장에 다시 모여 “촛불의 힘으로 양심수 없는 나라로!” 촛불 문화제를 개최했다. 

 

▲ '양심수 전원 석방!' 구호를 외치는 시민들. 독일 연방 의회 잉에 회거 의원은 "한국 국민들의 촛불집회가 거둔 승리는 전 세계 민중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며 함부르크에서 진행되는 G20 정상회담 반대 시위에도 연대의 인사를 빼놓지 않았다. 특히 "감옥에 있는 모든 양심수들은 석방되어야 한다."며 "한반도에서 전쟁이 사라지고 평화가 살아나야 한다."고 호소하여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 김충열 정치전문기자

 

사전 행사로 '문을 여시오 - 1천인 우산 퍼포먼스'가 눈길을 끌었다. 무대 위에서는 죄수복을 입은 청년들이 무대에서 흥겨운 군무를 펼치고, 무대 아래 광장에서는 파랑, 노랑, 빨강 우산들이 양심수의 눈물로 상징되는 촛불로 바뀌는 멋진 광경을 연출했다.

 

노래 '거위의 꿈'을 배경으로 양심수 38명 전원의 이름을 쓴 카드가 무대 위를 가득 채웠다. 우산 촛불 곁으로 ‘양심수 전원 석방!’ 대형 현수막이 펼쳐지면서 퍼포먼스는 막을 내렸다. 1천명의 시민들은 사전에 온라인을 통해 신청을 받았다. 이날의 무지개빛 우산 퍼포먼스는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퍼포먼스로는 사실상 최대 인원의 기록을 세웠다. 

 

“촛불의 힘으로 양심수 없는 나라로!” 개막선언을 하는 촛불 사회자' 3인!

 

"촛불의 힘으로  양심수 없는 나라로!" 개막선언을 하는 촛불 사회자 3인,김덕진(천주교인권위 사무국장), 박진(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박래군(인권중심 사람 소장), 윤희숙(퇴진행동 기록위원회 사무국장) (이상 왼쪽부터)     © 김충열 정치전문기자

 

박진(다산 인권센터 상임활동가), 김덕진(천주교인권위 사무국장), 윤희숙(퇴진행동 기록위원회 사무국장), 이 세 사람은  지난 겨울동안 촛불집회 사회를 도맡다시피 했다. "무대에 동시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양심수 석방을 위해 다시 촛불을 들고 모여 준 시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가장 멀리서 온 문화제 참석자로 소개 받으며 파란 눈의 여성이 무대에 올랐다. 독일 연방 의회 잉에 회거 의원은 여성 노동자 출신 3선 국회의원이다. 회거 의원은 "한국 국민들의 촛불집회가 거둔 승리는 전 세계 민중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며 함부르크에서 진행되는 G20 정상회담 반대 시위에도 연대의 인사를 빼놓지 않았다. 특히 "감옥에 있는 모든 양심수들은 석방되어야 한다."며 "한반도에서 전쟁이 사라지고 평화가 살아나야 한다."고 호소하여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첫째 마당, 구속 수감되어 있는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과 노동자 양심수'에서는 김덕진 MC와 박병우 민주노총 대외협력실장이 무대에 올랐다.

 

박 실장은 무대 중앙에 자리 잡은 건설 노동자들을 소개하며 "이 자리에 함께 한 건설 노동자들을 비롯하여 현재 15명의 노동자가 감옥에 있다."고 전했다. 박 실장은 "국제노동기구와 인권단체가 여러 차례 정부에 촉구했다"며 "한상균 위원장을 비롯하여 모든 노동자들이 새 정부 아래에서 어서 빨리 풀려나길 기대한다."고 역설했다.

 

둘째 마당, '통합진보당 강제해산과 내란조작사건 이석기 전 의원 구속자'에서는 박진 MC와 하주희 변호사(헌재 대리인단 및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변호인단 참여)가 무대에 올랐다.


하 변호사는 진보당 강제 해산을 노린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정치공작을 제기하며 "진보당 강제 해산은 당원 10만 명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민주주의와 인권, 복지 그리고 헌법에 보장된 정당 민주주의를 부르짖던 한 축이 무너져 버린 결과를 낳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박정희, 전두한, 노태우 정권에서도 정당해산은 없었다면서, 한 사람의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감옥에 가두는 이유가 결단코 있어선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셋째 마당, '동성애자 양심수 1호 A대위'는 윤희숙 MC와 김조광수 감독이 무대에 올랐다.  김조 감독은 "동성애자들은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려면 군형법으로 처벌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나라에 동성애처벌법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상 군형법에 남아있다."며 "미군주둔 시기 미군 형법에서 따온 법인데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미국에는 사라진 조항이 우리나라엔 아직 남아있다."고 법 개정을 촉구했다.

 

넷째 마당, '헌법 보다 힘센 법, 국가보안법'은 세 명의 MC와 박래군 인권중심 사람 소장이 무대에 올랐다.

박 소장은 "민주주의 국가가 되기 위해 뭘 해야 하냐고 묻는다면, 주저하지 않고 '국가보안법부터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보안법은 개인의 생각을 국가가 감옥에 가두는 것이고 사상과 양심을 검열하는 것"이라며 "그런 사회는 민주주의와 인권이 뿌리 내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세 명의 MC와 박 소장은 "지금 당장 국가보안법 철폐하라"고 힘차게 구호를 외쳤다. 

 

한편, 각 마당에서는 촛불과 함께 하였던 예술인들의 노래와 시낭송이 다채롭게 이어졌다. 이한철 밴드를 비롯하여 우리나라, 꽃다지, 박준, 아카시아, 노래마을, 지보이스, 시민과 함께하는 뮤지컬배우들 등이 출연하여 노래를 선사했다. 이영광 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은 자작시 '나무는 간다'를 낭송했다. 특별히 김남주 시인의 시 '이 가을에 나는'이란 시가 김시인의 육성 녹음으로 울려 퍼질 때는 광화문광장이 숙연함을 자아냈다.

 

'문을 여시오 - 1천명 퍼포먼스' 하이라이트 장면. 하 주희 변호사는  "진보당 강제 해산은 당원 10만 명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민주주의와 인권, 복지 그리고 헌법에 보장된 정당 민주주의를 부르짖던 한 축이 무너져 버린 결과를 낳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박정희, 전두한, 노태우 정권에서도 정당해산은 없었다면서, 한 사람의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감옥에 가두는 이유가 결단코 있어선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 김충열 정치전문기자

 

“이 가을에 나는”    - 김 남 주 -

 

이 가을에 나는 푸른 옷의 수인이다.
오라에 묶여 손목이 사슬에 묶여
또 다른 곳으로 끌려가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이번에는 전주옥일까 대전옥일까 아니면 대구옥일까?

 

나를 태운 압송차가
낯익은 거리 산과 강을 끼고
들판 한가운데를 달린다.

 

아! 내리고 싶다.
여기서 차에서 내려
따가운 햇살 등에 받으며 저만큼에서
고추를 따고 있는 어머니의 밭으로 가고 싶다.

 

아! 내리고 싶다.
여기서 차에서 내려
숫돌에 낫을 갈아 벼를 베고 있는
아버지의 논으로 가고 싶다.

 

아! 내리고 싶다.
여기서 차에서 내려
염소에게 뿔싸움을 시키고 있는
아이들의 방죽가로 가고 싶다.
가서 그들과 함께 나도 일하고 놀고 싶다.

 

이 허리 이 손목에서 오라 풀고 사슬 풀고
발목이 시도록 들길 한번 나도 걷고 싶다.
하늘 향해 두 팔 벌리고
논둑길 밭둑길을 내달리고 싶다.

 

가다가 숨이 차면 아픈 다리 쉬었다 가고
가다가 목이 마르면 샘물에 갈증을 적시고
가다가가다가 배라도 고프면
하늘로 웃자란 하얀 무를 뽑아 먹고
날 저물어 지치면 귀소의 새를 따라
나도 가고 싶다 나의 집으로

 

그러나 나를 태운 압송차는 멈춰주지를 않는다.
내를 끼고 강을 건너 땅거미가 내리는 산기슭을 돈다.
저 건너 마을에서는 저녁밥을 짓고 있는 가
연기가 피어오르고

 

이 가을에 나는 푸른 옷의 수인이다.
이 가을에 나는 푸른 옷의 수인이다.

 

김남주 시인의 시구를 적으며 눈물이 맺힌다.  마지막 순서로 민가협(회장 조순덕)어머니들과 민가협 양심수 후원회, 구속노동자후원회(회장 조영건)회원들이 단체로 무대에 올랐다. 민가협 양심수 후원회 권오헌 명예회장은 "양심수의 문제는 숫자가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다"며 "단 한 명의 양심수라도 있다면 그 나라는 문명국가가 아니라 야만국가다"고 피력했다.

 

2시간을 훌쩍 넘긴 이날 행사는 "양심수를 석방하라! 지금당장 석방하라!"는 구호와 함께 '헌법제1조'를 합창하며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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