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의 책임을 면책해주는 조항 때문에 ‘파밍’ 등 보이스 피싱 관련 금융사기 소송에서 금융소비자가 100% 패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금융사의 배상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파밍(Pharming)은 인터넷 상에서 진짜 사이트로 오인하여 접속하도록 유도한 뒤에 개인정보를 훔치는 범죄 수법이다.
![]() ▲ 이힉영 의원은 “판결문에 따르면 금융정보를 빼내 공인인증서를 재발급 받아 범죄에 이용해도 금융기관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면서, “소비자 불편을 가중시키면서도 금융사의 면책에만 도움을 주고 있는 공인인증서를 폐기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사진, 이학영 의원 블로그에서 캡춰) © 김충열 정치전문기자 |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이학영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군포 을·정무위 간사)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2017년 확정 판결이 난 전자금융사고 45건을 분석한 결과, 피해자 444명이 제기한 45건의 소송에서 원고가 모두 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피해액은 총 88억7,900만원”이라고 밝혔다.
이들 피해자 92명이 집단소송을 낸 기록에는, 한 사건 피해자 1명이 1억 6천억 원의 피해를 당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무과실책임주의 도입했지만…면책조항 탓 백전백패!
앞서 정부는 2013년 전자금융거래법을 개정하면서 보이스 피싱이나 파밍 등 전자금융사기 피해에 대한 배상책임을 소비자가 금융회사에 물을 수 있게 만들었다. 소비자의 고의나 중과실이 없다면 금융사가 배상책임을 지도록 하는 '무과실 책임주의'를 포함한 것이다.
하지만 실제소송에서는 시행령 면책조항 때문에 관련 소송에서 금융소비자가 전부 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행령에서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나 보안카드 번호 등 접근매체를 누설·노출·방치하는 경우를 고의나 중과실로 간주해, 소비자가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금융기관에 파밍 등 보이스 피싱 책임에 대한 면죄부를 주고 있는 조항이 된 것이다.
반면, 미국이나 EU 등 해외 사례를 보면 접근매체가 분실·도난·부당 이용된 경우에도 이용자가 일정기간 내에 통보하면 피해부담을 면제해주거나 상한선을 두고 부담토록 하고 있다. 금융사 배상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법을 개정했지만, 면책 조항 때문에 법안이 제정 취지대로 운영되지 못한 국내와 뚜렷이 대비된다.
이에 이학영 의원은 "금융 소비자 보호 등을 위해서 금융사 배상책임이 강화돼야 한다"며, “금융사 배상책임 확대가 국정과제에 포함된 만큼 소비자 피해금액 상한이나 피해분담 등의 제도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범죄에 매번 이용되는 공인인증서를 폐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판결문에 따르면 금융정보를 빼내 공인인증서를 재발급 받아 범죄에 이용해도 금융기관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면서, “소비자 불편을 가중시키면서도 금융사의 면책에만 도움을 주고 있는 공인인증서를 폐기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