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가 국제 테러조직으로 명성을 얻기 전인 1990년대 그 안에서 활동했던 이중간첩의 회고록으로 알려진 이 책은 그동안 어렴풋하게 떠돌던 음모론들의 실체와 함께 서방세계가 대 이슬람 정책에서 자꾸만 실패와 실수를 거듭하는 이유에 대해 꼬집고 있다.
알카에다 활동 이중간첩 회고록 화제
'국제 지하드' 결성 초기단계 내부정보 집대성
서방세계의 대 이슬람 정책 실패 이유 분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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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카에다 이중 첩보원 회고록 |
오마르 나시리의 신간에서 현재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미국이 알카에다와 이라크 사이에 모종의 관계가 있다고 믿게 된 것이 사실은 알카에다의 의도에 말려든 것이었다는 주장이다.
이 책에서 나시리는 (자신을 포함한 조직원들이 받은 체포 상황에 대한 훈련에서 교육받은 것처럼) "사담 후세인이 알카에다에 화학무기 제조비법을 제공했다"는 이븐 알-세이크 알-리비의 2002년 cia 심문 증언은 의도된 거짓말이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알고 있었다?
독립적 활동하며 느슨히 연대하던 이슬람 무장세력
9.11 및 '테러와 전쟁' 이후 알카에다 깃발 아래 집결
이븐 세이크 알-리비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몇 개의 캠프를 운영했던 사람으로, 2001년 체포되었으며, 2002년 cia 심문에서 이라크가 알카에다와 연관되었다는 내용의 증언으로 더 유명해진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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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이라크침공 근거로 제시했던 증거들은 모두 거짓으로 판명되었다. 사진은 지난 2002년 미국 당국이 대대적으로 발표했던 조직 연계도 |
나시리는 이븐 세이크의 증언 번복과 관련해, 그 이전부터 증언 내용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미국 당국이 알고 있었다며, 항간에는 이븐 세이크의 증언이 고문 후 자포자기 상태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또한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가 책에서 기술한 내용에 따르면 아프간 캠프에서 진행된 훈련 중에는 어떻게 거짓말을 해야 심문자를 잘못된 정보로 끌어들여 세계적인 성전에 유용하게 작용하도록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교육이 포함되어있었다.
나시리는 이 책에서 알제리 내전과 팔레스타인, 카슈미르 등 다양한 지하드를 위해 훈련받고 싸우던 느슨한 연대 그룹들이 어떤 과정으로 (빈 라덴의 영향력 아래로 결집해) 알카에다를 형성하고, 무슬림 영토 회복을 위한 전 세계에 걸친 성전을 하게 되었는지 보고했다.
알카에다와 탈리반 사이에 오늘날 이뤄지고 있는 동맹관계와는 달리 1990년대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캠프를 운영하는 아랍인들과 지역내 탈리반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이 흐르고 있었다. 탈리반에 대해 극단적인 교리에 매몰된 혁신주의자로 인식했었다는 말이다.
무자헤딘 스파이의 인생에 대해 매혹적이고 빠른 전개로 보여주는 「인사이드 더 지하드」는 9.11 이전까지 유럽의 기관들이 테러리스트의 위협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도 기술하고 있다.
이 책은 또한 서구사회가 '이슬람 정치'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논리와 동기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얼마나 많았었는지 - 나시리는 이슬람에 대한 이해 부족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하다고 주장하지만 - 잘 보여준다.
알카에다 되기와 그 이후
모로코에서 태어나 벨기에에서 교육받은 나시리는 어려서부터 아랍과 유럽 2개의 문화권으로부터 상충된 충성심을 요구받았다고 하는데, 그는 "나의 심장이 모로코를 향한다면, 나의 머리는 유럽을 향해 있다"고 이런 느낌을 정리했다.
이러한 경계선은 급진 무장 이슬람 그룹인 gia와 관계를 맺기 시작한 1990년대에는 더욱 흐려졌고, 나중에는 프랑스 대외정보기관인 dgse를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한 다음에는 프랑스대사관을 피난처로 생각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gia에서의 6년은 벨기에의 이슬람지하조직의 세포로 활동하던 나시리를 아프가니스탄 훈련캠프와 런던의 이슬람 근본주의 사원으로 이끌었고, 마침내 나시리는 아프가니스탄으로 건너가게 된다.
이곳에서 나시리는 칼단(khaldan) 캠프의 집중 병기훈련과 다룬타(darunta) 캠프의 폭발물 훈련 그리고 미군 교본을 표절한 심리 및 고문 훈련 등을 받았는데 이러한 광범위한 훈련과정에 대한 상세한 내용도 책에 나와있다.
나시리는 특히 이 책에서 캠프에서의 자세한 훈련과정에 대한 설명에서 미국과 유럽당국이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이들이 생화학무기를 다루기 시작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한편 그는 자신이 어떻게 프랑스의 dgse와 영국의 mi5를 위해 일하는 것을 위장하고, 조직내에서 인정받을 수 있었는지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들 양 기관이 자신의 침투를 돕기 위해 동시에 혹은 간접적인 방식으로 도움을 제공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예를 들어 dgse는 나시리가 무기들과 셈텍스(냄새가 나지 않아 탐지가 어려운 플라스틱 재질의 특수폭탄)를 실은 차를 끌고 벨기에에서 북아프리카로 넘어가는 것을 묵인했는데, 이 무기들은 몇 개월 후 알제리 내전에서 사용되었을 가능성도 있다는 식이다.
나시리는 또한 자신을 지원하는 이븐 세이크에게서 캠프로 귀환하라는 명령을 받았을 때는 런던에서 이들 양 기관과 접속해 캠프로 돌아가기 위한 자금을 지원 받은 일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가 만난 사람들
나시리는 아프간 캠프에서의 훈련기간 동안 그리고 이후 런던의 모스크에서 훗날 알카에다의 핵심 멤버로 알려지게 되는 여러 인물들을 만났다.
이븐 알-세이크 알-리비 : 나시리가 아프가니스탄의 여러 캠프에서 훈련을 받는 과정을 지원했으며, 훗날 알카에다 핵심멤버가 되었다.
2001년 체포된 그는 미국에 이라크와 알카에다가 결탁하고 있다는 정보(나중에 번복하지만)를 제공했다. 국방정보국(dia)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알-리비의 증언은 부시행정부가 이라크 침공을 뒷받침하는데 사용되었다.
아부 카밥 알-마스리 : 화학무기 기술과 캠프에서의 훈련 교본을 설계했다. 빈 라덴 조직의 폭발물 분야 최고 전문가로서, 나시리에게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이집트 대사관을 폭파하는 임무를 맡기려 했다.
아부 주배이다 : 알카에다의 상부 조직책으로서, 조직원 모집을 담당했으며 2002년 체포되어 사형선고를 받았다.
이븐 알-세이크 알-리비와 공모해 나시리를 다룬타로 보내 폭발물 훈련을 받게 했으며 나중에 유럽에서의 잠입활동을 사주하기도 했다.
주베이다에 대해 세간에는 정신적으로 미성숙하고 피해망상에 사로잡혀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나시리가 묘사한 그는 캠프를 거쳐가는 모든 이슬람전사(무자헤딘)들에 대해 책임감을 나타내는 등 강인한 모습을 보여준다.
아부 카타 및 아부 함자 : 9.11 테러범으로 알려진 리차드 라이드와 자카리아스 무사위가 드나들던 런던의 급진주의 모스크에서 복무하던 성직자들.
나시리는 모스크에 잠입해 파키스탄에 있는 아부 주배이다의 메시지를 아부 카타다에게 전달했다.
유럽에서 카타다는 종종 알카에다의 정신적 지도자로 묘사되고는 한다. 이들 모두 지금은 런던에 수감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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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처럼 느껴지는 이라크 전쟁에서 미군 병사들 |
관련 전문가들의 서평
책을 발간한 페르세우스(persus) 출판사 측은 「인사이드 더 지하드」가 아프간 훈련 캠프 생활에 대해 기록한 최초의 책이라며, 다양한 배경과 연령, 신분의 사람들이 어째서 그리고 어떻게 모여서 알카에다를 형성하는지를 서구사회에 알렸다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즈 마크 랜들러 기자는 이 책에 담겨 있는 아프간 훈련캠프에 대한 서술에 대해 "세밀하고 오싹하다"며, "존 르 카르(유명한 첩보소설 작가)의 소설을 읽는 것 같았다"고 평가했다.
라덴 평전 「holy war」의 작가로 유명한 피터 베르겐 cnn 기자도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서평을 통해 다른 알카에다 이탈자들이 "나시리가 책에 쓴 내용은 공식적으로 접근 가능한 것 밖에 없다"고 평가하는 것을 감안한다 해도 "놀라운" 책이라고 평가했다.
cbs 이브닝뉴스에서 나시리와 인터뷰한 리차드 로쓰는 "나시리의 책은 미국의 정보기관이 알카에다 초기와 관련해 취합한 정보의 결정판으로, 미래에 대해서도 놀랄만한 혜안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 책의 초고본 감수을 맡은 마이크 슈어 전 cia 요원은 "알카에다와 관련해 가장 세밀한 묘사를 담고 있는 자료로, cia에 재직하던 시절부터 원했던 것"이라며, "비상하다 할 정도로 완벽한 스토리이며, 정보부 보고서와 비교해 손색이 없다"고 덧붙였다.
주간 [사건의내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