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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부도덕한 보험회사들이 계약자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각종 위법행위를 일삼고 있다.
보험회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수법의 대부분은 병원진단서 서류조작과 몰래카메라 촬영. 특히 몰카의 경우 개인의 사생활이 적나라하게 들춰진다는 점에서 심각한 인권침해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a생보사의 경우 장애등급을 받은 계약자의 집 앞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소변보는 모습까지 촬영해 물의를 빚었다. 신동아화재는 계약자를 8일 동안 몰래 따라다니면서 일거수일투족을 촬영했다가 법정에서 패소했다.
이 같은 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보험회사들의 사생활 침해 횡포는 끊이지 않고 있다. <사건의 내막>은 최근 법원에서 판결난 보험회사들의 몰카 위법행위의 실태를 되짚어보았다.
신동아화재 횡포, k씨 뒷조사
후유장애 증거 자료 수집 목적 8일 동안 사진 54장 몰래 촬영
k(여,39)씨는 2000년 10월3일 원주시 영동고속도로 상행선 80㎞지점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앞서가던 차량이 차선을 급하게 변경해 들어오는 것을 발견하고 급제동했고, 이에 뒤따르던 h씨가 운전하는 승용차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k씨의 승용차에는 남편 등 가족 5명이 타고 있었는데 이 사고로 k씨 등은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고, 차량 수리비로 1백12만원이 들었다. 이후 k씨와 남편은 추가진단서를 발급 받아 4주간 입원치료를 받은 후 퇴원했고, k씨의 남편은 요부전방전위증의증 및 추간판팽윤증을 추가로 진단 받았다.
h씨 측이 가입한 신동아화재는 이 사고로 원고들이 다소 부상을 입었으나 후유 장해 없이 치료가 종결됐다는 이유로 k씨 측에게 합의금 2백만원을 제시했다. 이 같은 보험사의 대응에 k씨 측은 발끈, 신동아화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신동아화재의 횡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신동아화재 직원들이 피해를 입은 k씨 측 가족을 상대로 후유 장애 정도에 대한 증거자료를 수집할 목적으로 k씨 남편에 대한 사진 54장을 몰래 촬영한 것.
신동아화재 직원들은 2001년 9월18일 k씨의 남편이 퇴근 후 수영장으로 가는 과정에서 허리를 숙이는 장면 등이 담긴 사진을 8장 촬영했고, 다음날 아침 출근 과정에서 자신의 승용차 옆에서 담배를 물고 고개를 젖혀 자신의 아파트를 올려다보는 장면 등 8일 동안이나 몰래 뒤따라 다니며 k씨 가족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몰래 촬영했다.
이후 신동아화재는 법원에 이들 사진을 증거자료로 제출했으나 법원은 2001년 10월17일 지급액 5천만원으로 강제조정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피고인 h씨가 이의신청을 내는 바람에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법원은 신동아화재가 원고들에게 4천3백만원을 지급하라고 강제조정결정을 내렸다.
그러자 원고인 k씨 측이 신동아화재가 초상권 및 사생활을 침해했다며 위자료 청구소송을 재차 제기하면서 또 다른 문제로 법정공방이 비화했다.
k씨 측은 “보험사 직원들이 원고들의 승낙 없이 함부로 비밀리에 추적하면서 사생활에 대한 사진을 몰래 촬영해 법원에 제출함으로써 원고들의 초상권 및 사생활의 평온을 누릴 행복추구권을 침해했다며 정신적 피해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며 5천만원의 위자료 청구소송을 냈던 것.
이에 대해 피고인 h씨 측은 “사진 촬영 및 제출은 회사의 업무로 인한 행위로서 손해배상소송사건의 증거자료 수집을 위한 것이고, 촬영장소 또한 공개된 실외장소이며, 사진이 법원에 증거자료로 제출되었을 뿐인 점 등을 종합할 때,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없다”며 k씨 측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지난 5년여 간의 지루한 공방 끝에 이 사건은 k씨의 승소로 최종판결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12월15일 교통사고 환자 k씨 가족 3명이 “보험사 직원들이 몰래 사생활 사진을 찍어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신동아화재와 보험사 직원 2명을 상대로 낸 위자료 청구소송 파기환송심에서 “피고 h씨 측은 원고 가족에게 5백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들이 몇 차례에 걸쳐 원고들을 몰래 지켜보거나 차량으로 뒤따라가 촬영하고, 그 사진을 법원에 제출한 행위는 원고들이 보장받아야 할 초상권 및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한 행위이므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법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소송당사자는 먼저 자신의 법테두리 안에서 증거를 수집해하고 하고, 이를 넘어서는 증거 수집은 법적인 절차에 따라야 하며 스스로 타인의 법영역을 무단으로 침범해 증거를 수집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피고들이 원고들을 8일이라는 상당기간에 걸쳐 미행하거나, 차량으로 추적해 몰래 숨어서 사진 촬영함으로써 원고들이 원치 않는 사생활의 일면까지 침해한 것은 합리적이라고 보이지 않는다”며 피고 h씨 측이 위법성이 없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신동아화재는 이같은 재판부의 판결에도 불구, "몰래카메라가 사생활 침해라는 논란의 여지를 안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현재로선 각종 보험 사기 등에 대처키 위한 증빙 자료로 이 방법(몰카)이 유일하다"고 항변하며 "앞으로도 필요하면 이 같은 추적조사를 계속 벌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몰래 카메라 자체가 사생활 침해라는 지적은 맞지만, 사실 이번 재판에서 1심은(보험사가) 졌지만 2심에서 신동아화재가 이겼던 것처럼 보험사 측이 제출한 몰래카메라를 재판부가 인정하는 경우도 있어 우리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토로했다.
보험사 “멀쩡한데 장애인이라고…”
신동아화재와 보험계약자 k씨 간의 법정다툼 사례와 유사한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지난 12월19일 대구에서도 있었다.
a생보사가 1급 장애판정을 받은 l씨에게 보험금을 타려고 일부러 장애인이 됐다고 주장을 하는 바람에 무려 5년여를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여야만 했다.
당시 식당을 운영하던 l씨는 식당에 찾아온 수많은 보험설계사들의 권유로 총 9개의 생명보험에 가입했다.
지난 2001년 6월 l씨는 교통사고로 하반신마비(1급 장애)판정을 받았고, 계약서대로라면 a생보사 측으로부터 보험금 약 7억 원을 받게 돼 있었다. 하지만 보험회사 측은 보상금액의 절반도 안 되는 1억8천만 원 정도의 합의금을 건넸다.
교통사고로 하반신마비판정, 계약서대로라면
보험사 보험금 7억 중 1억8천 합의금만 제시
하체마비판정을 받아 다리를 전혀 못 쓰는 장애인한테 1억 정도 들고 와서 합의하자고 하는 보험회사의 행동에 l씨는 강하게 반발했다. 상식적으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던 조건이었던 셈.
a생보사 외에 다른 보험회사들도 계약서대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보험금이 정상적으로 지급됐다면 총 약 60억원에 해당하는 보험금이 l씨에게 지급됐어야 했다. l씨와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보험회사 5군데가 연합해 l씨를 보험사기 혐의고 고소했다.
당시 보험회사 측은 고소장에서 “l씨는 보험회사 직원의 권유에 의해 보험을 가입한 것이 아니며 사고 직전에 자진해서 여러 보험을 가입했다. l씨는 이전에 자신의 증세를 알고 있었고 충격에 하반신마비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간파하고 이를 이용해 사전에 치밀한 계획에 의해 이루어 졌을 것”이라며 치밀한 보험사기극으로 간주했다.
보험사 측은 또 “l씨와 그 일행은 휴일 새벽에 차량의 통행과 인적이 드물고 위장 교통사고를 내기에 적합한 위치를 물색하고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장소에서 승합차를 운전하여 개울에 승합차를 고의로 추락시켜 위장교통사고를 야기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고 발생 당시 l씨를 진료한 담당 의사가 mri검사 등 제반 검사를 한 결과 척수손상 사실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게 보험사 측의 설명이다.
이러한 내용들을 근거로 보험회사 측은 l씨가 거주하고 있는 서울 마포구 xx동에 위치한 아파트를 건너편 아파트옥상에서 l씨의 사생활을 몰래 촬영하는 부도덕한 행동을 일삼았다.
심지어 보험회사들은 불법으로 압수한 몰카 비디오테이프 자료를 검찰에 제출하는 대담함까지 보였다. 검찰은 또 불법 압수 자료를 증거로 채택하고 l씨를 9개월간 수감 수사했다.
보험회사들이 검찰에 제출한 테이프의 내용을 보면 l씨가 소변을 보는 모습 등이 적나라하게 촬영됐다. 보험회사들은 이 같은 테이프 내용을 바탕으로 l씨가 하반신을 움직이는 모습을 담았다며 l씨를 보험 사기꾼으로 몰아 세웠다.
이에 당시 l씨는 비디오테이프가 편집되거나 조작됐을 것이라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법원은 이 같은 l씨의 주장을 인정했고, 결국 거대 보험회사 연합군과 l씨간 법정공방은 보험회사들의 참패로 끝났다.
대구지방법원은 지난 12월19일 판결문에서 “이 사건 교통사고 이전에 자신이 후종인대골화증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볼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이병을 이용하여 현재의 하반신마비 상태를 야기하기 위하여 고의로 이 사건 교통사고를 일으켰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l씨가) 2000년 하반신 운동신경 및 감각의 불완전 마비, 배뇨배변장애 등의 증상을 계속 호소하여 가야기독병원과 대구가톨릭병원에서 여러 차례 검사 및 진료를 받았고, 수감기간 중 보행장애를 호소하여 휠체어를 사용하기도 한 사실이 있다. 하지만 (l씨가)교통사고를 고의로 일으키고, l씨 교통사고로 인하여 하반신 마비가 된 것이 아님에도 기왕의 경미한 하체마비 증상을 과장하고 있는 것이지 여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와 같은 사실들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수 있을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보험회사 직원이 l씨의 집안 내 생활모습을 몰래 촬영한 비디오테이프에 의하더라도 l씨의 발목과 발가락을 다소 움직이고 바지를 스스로 벗는 모습 정도가 발견될 뿐 이 사건 교통사고 이후 현재까지 하반신마비 상태가 아니라는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무죄를 선고한다.”라고 판결했다.
이 두 사례에서 보 듯 보험회사들의 횡포는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한 피해자들을 두 번 죽인 꼴이 되고 있다. 보험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5년여 동안 법정공방 과정에서 (보험 계약자의) 정신적·육체적 고통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고통이었을 것이다. 특히 사생활까지 침해하는 보험회사들의 행동은 엄연한 인권침해”라며 보험사들의 개인사생활 침해 방지를 위한 법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kt@break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