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초 양사 똑같은 7조9천억원의 매출 전망 발표를 시작으로 일년 내내 팽팽한 맞대결을 벌여온 롯데쇼핑과 신세계간 2005년 매출 경쟁이 일단 신세계의 승리로 관측되는 가운데 2006년 초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롯데의 반격이 어떻게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연중 계속된 신규 점포 개설 경쟁부터 5월의 비교광고 논란과 8월의 명동본점 자존심 대결 및 상호 비방전, 12월의 김포 스카이파크 프로젝트 유찰 논란과 상품권 매출 과장 의혹 등 국내 유통산업의 양대산맥인 두 회사가 2005년 한 해 동안 벌여온 싸움을 정리해보았다.
여름 이후에는 명동상권 중심 자존심 대결
롯데쇼핑이 백화점업계 압도적 1위인 롯데백화점과 할인점 3위인 롯데마트를 운영하는 반면, 신세계이마트는 할인점 부문에서 압도적 1위, 신세계백화점은 백화점업계 3위를 달리는 등 이들 두 맞수의 대결은 국내 유통시장의 판도를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2005년 한 해 동안 신세계이마트는 상하이 인뚜점과 아오청점 등 2개의 중국 내 점포를 포함해 13개 점포를 신규 오픈, 총 83개의 점포망을 구축했으며, 롯데마트는 7개의 신규점을 오픈, 전국 43개 점포망을 구축했다.
한편 2005년을 뒤흔들었던 할인점 개장 바람만큼은 아니어도 백화점 개장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는 2005년 5월 명동 본점 옆에 명품관을 여는 것을 비롯해 2006년 미아점, 2007년 부산 해운대점, 2008년 이후 청량리 신역사점과 부산 제2롯데월드 광복점 등을 오픈해 2010년까지 전국에 총 27개의 점포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2004년 봄 강남점을 재단장 오픈하면서 '업계 2위 탈환' 을 공언한 바 있는 신세계도 2005년 8월 명동 본점을 재오픈을 시작으로 2006년 죽전역사점, 2007년 건대 스타시티점, 2008년 부산 센텀시티점, 2010년 의정부역사점을 차례로 오픈할 예정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2010년 신세계백화점 점포 수는 현재의 7개에서 11개로 늘어나는 반면 현재 백화점 부문 2위로 전국에 13개의 갤러리아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현재는 2010년까지 추가 출점 계획이 없어 신세계의 2006년 백화점 2위 탈환은 무난할 전망이다.
롯데마트 비교 광고 ‘꼼수’ 눈살
롯데마트는 지난 4월말 경쟁사 이름을 직접 인용하면서 제품의 가격을 비교하는 전단광고를 소비자들에게 배포해 논란을 빚었다. 그것도 같은 시점이 아니라 자의적으로 택한 시기의 가격을 선별적으로 비교하는 식의 얄팍한 꼼수로 업계의 빈축을 샀다.
롯데마트는 ‘상반기 할인점 최저가 도전 총결산’이라는 신문 전단광고를 통해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할인점 (가격기획) 상품 중 가장 인기 있었던 상품만을 선정, 그 당시 가격보다 더 저렴하게 준비했다”며 “최저가 할인점은 역시 롯데마트”라고 홍보했다.
여기서 롯데마트는 자사 회원에게 적용하는 최저가격은 크게 써놓은 반면 비회원에게 적용하는 값은 조그맣게 적어 넣고, 상반기 결산이라는 이유를 들어 광고시점으로부터 6개월쯤 전인 1월 4일의 이마트 판매가격과 비교하는 내용을 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 이마트는 “비신사적인 꼼수이자 악의적 행위”라며, “시시각각 바뀌고 때로는 점포마다 다를 수 있는 것이 할인점 상품가격인데 자의적으로 선택한 시점을 기준으로 경쟁사 이름을 거명하면서 값을 비교하는 것은 신사적이지 못한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이마트는 또한 6만개에 달하는 할인점 취급 품목 가운데 일부를 골라 편의대로 시점을 맞춰 가격을 비교한 것은 표시광고 관련 법 위반 소지까지 있다고 지적하며 영업 라인을 통해 롯데마트에 강력한 유감의 뜻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는 “이번 광고는 절대 (경쟁 업체 등이 주장하는 것처럼) 이례적이거나 위법적이지 않다”며, “다만 고객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경쟁사 이름과 날짜를 구체적으로 밝혔을 뿐”이라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또한 “이런 종류의 광고는 지난해 7월경 우리 회사의 ‘dc 세일 행사’ 때 다른 할인점에서 먼저 시도한 것”이라며, “여타 경쟁사들의 경우 이보다 더한 행태도 그동안 많이 보여오지 않았느냐”고 반박했다.
명동본점 중심 자존심 싸움 극심
8월 10일 서울 중구 충무로에 1만4천평 규모의 본점 신관을 오픈한 신세계와 3월 롯데백화점 명동본점 옆에 명품관 애비뉴엘을 오픈하면서 타운을 형성한 롯데는 치열한 상권 경쟁을 벌이며 명동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러나 신세계가 ‘신격호 롯데 회장이 신세계본점 신관을 방문할 것’이란 루머를 흘리고, 롯데는 신세계의 본점 매출에 이의를 제기하는가 하면, 중소 여성복 브랜드 유치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상대 흠집내기 폭로전을 벌이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당시 본점 신관 개점으로 들떠있던 신세계는 “신격호 롯데 회장이 궁금해서라도 보러 오지 않겠느냐”는 추측을 내놓으면서 신관 개점에 대한 바람잡이를 하다가 롯데의 반발이 거세지자 “큰 의미 없이 한 말이라고 한발 물러서는 해프닝을 벌였다.
신세계의 해프닝성 바람잡이를 두고 롯데는 “말도 안되는 주장”이라고 일축하면서 오히려 그에 앞선 5월경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 롯데 애비뉴엘을 2차례나 방문해 쇼핑한 사실을 들먹여 똑같은 수준의 대응을 했다.
또 신세계가 본점 신관 개점 첫날인 8월 10일 업계 최고기록인 68억4천만원의 매출을 거뒀다고 발표하자, 롯데는 즉시 이 기록이 프리오픈 2일을 더한 3일치 합산이라며 하루 기준 백화점 매출 최고 기록은 2003년 2월 오픈한 롯데 대구점의 42억원이라고 반박했다.
이러한 갈등의 골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는 8월말 여성의류 브랜드 오브제가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에 신규 브랜드인 '오즈세컨'과 '루즈 & 라운지' 매장을 열기 위해 신세계측과 협의하다가 막판에 '포기'하면서 벌어졌다.
신세계는 오브제에 책임을 물어 모든 매장에서 철수를 요구했다가 오브제의 요청으로 강남점과 인천점에서만 매장을 빼도록 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는데, 오브제의 신세계 신관 입주 포기 배경에 롯데와 신세계 간 유치 경쟁에 따른 압박이 있다는 설이 제기된 것이다.
신세계는 “롯데가 오브제에 입점 저지 공작을 벌인 것”이라며 “경쟁업체나 입점업체로선 이익을 위해 그럴 수 있다지만 신사적인 행동은 아니다”라고 주장했고, 롯데는 “절대 점포를 빼겠다면서 압박을 한 사실이 없다”며 “날조된 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밖에 12월초에는 김포공항 ‘스카이파크 프로젝트’ 사업자 선정 공모와 관련해 롯데의 낙승이 예견되자 신세계가 고의로 유찰시켰다는 논란이 재기되기도 했으며, 12월 말에는 롯데쇼핑의 상품권 매출 부풀리기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치열한 경쟁이 유통업 발전 이끌기도
한편 양사의 치열한 경쟁은 고급화, 차별화, 복합쇼핑몰화 등 유통업계의 새로운 트렌드 창출을 주도하는 식의 긍정적인 내용을 담은 측면도 있었다.
특히 우수한 납품업체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으로, 롯데는 연초부터 롯데마트 협력업체 관계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05 롯데마트 컨벤션’을 여는가 하면 우수 중소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1년거치 무이자 상환의 자금지원도 실시하고 있다.
신세계의 경우 이보다 앞선 2004년 8월부터 백화점과 할인점 이마트 모두 기업은행과의 제휴로 협력회사가 납품계약서 만으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신세계 네트워크론’을 시행하고 있다.
신세계는 11월 백화점은 물론 온천수 아쿠아랜드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들어서는 ‘신세계 센텀시티 uec’마스터플랜을 발표해 준비에 들어갔고, 롯데는 노원점을 롯데시네마를 포함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시설로 새단장했다.
이와 함께 전체 백화점 매출의 60∼70%에 이르는 패션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마련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신세계는 이마트에 패션디자인실이 신설하고, 정기 인사에서 이마트를 포함한 종합 패션전략을 수립하는 사장 직속의 ‘패션연구소’가 신설했으며, 롯데는 신동빈 부회장이 직접 선보인 일본의 대중 캐주얼 의류 ‘유니클로’를 백화점에 이어 롯데마트에도 입점시켰다.
이밖에 할인점부문에서는 자사상표를 부착해 판매하는 pb(private brand·자사상표)상품에 대한 고급화 및 투자 육성도 눈에 띄는 트렌드였다.
신세계 이마트의 경우 pb상품 매출액은 전년대비 17% 늘어난 1조원으로 전체 이마트 매출액의 12%를 상회하는 수치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롯데마트 역시 올해 pb 매출액이 지난해 대비 84% 신장한 3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6년 2월에서 3월이면 롯데쇼핑이 상장으로 막대한 투자재원을 마련하게 될 롯데와 이마트의 중국 성공적인 진출 및 백화점 고급화 안착으로 잔뜩 고무되어있는 신세계. 이들 양대 유통명가의 자존심을 건 싸움에 제 2막이 기대된다.
*****이마트 매출, 롯데백화점 추월했다
백화·할인 합친 규모는 롯데가 월등
월마트나 까르푸와 같은 세계적인 할인마트 체인들을 이기고 토종 브랜드 이마트로 국내 할인점업계 선두를 지키고 있는 신세계. 신세계 이마트의 2005년 매출이 롯데백화점을 추월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는 지난 12월 28일 “29일자로 전국 79개 점포의 매출이 8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며, “남은 며칠동안 매출까지 포함시켜 연간 누계를 추산하면 8조1천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의 정확한 매출을 공개하지 않은 채, 연간 누계로 당초 목표했던 7조9천억원의 매출액 달성을 예상한다며, “이마트 매출은 우리가 파악한 바로 7조4천억원 가량이어서 아직 추월한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롯데쇼핑은 “물론 이마트 점포 확장 등을 고려할 때 2006년에는 이마트가 롯데백화점 매출을 추월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롯데마트 등 유통업 전체의 볼륨은 롯데가 신세계를 계속 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4년에 롯데백화점은 7조1천억원을 상회하는 매출을 기록, 6조5천억원대를 보인 이마트를 크게 앞섰으나 2005년 내내 전국에 불어 닥친 신규 할인점 개장 바람 속에 이마트의 증식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통명가인 신세계의 롯데의 피 튀기는 경쟁이 한 몫을 한 덕분인지 국내 백화점업계 전체 매출은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면서 2005년 3분기까지 전년 동기대비 3.8%, 대형 할인점은 6.7% 증가
*****롯데·신세계의 시장전망 편차 이유는?
자사 선점 시장에 대한 ‘성장전망’ 낮춰
유통업계 맞수인 롯데와 신세계가 내년 유통시장을 보는 시각차가 라이벌 의식만큼이나 큰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와 신세계는 소매시장 전체 규모와 유통업태별 총매출 크기 등 여러 부문에서 상이한 숫자를 내놓았다.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는 2005년 소매시장 전체규모를 148조원으로 추산하고 2006년에는 이보다 3.4% 증가한 153조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롯데경제연구소는 2005년 소매시장 규모를 134조8천억원으로, 2006년은 전년대비 5.9% 늘어난 142조8천원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차이는 부문별 추산이 서로 다른 데서 비롯되었다.
대표적으로 백화점의 경우 신세계는 올해보다 3.6% 늘어난 17조7천억원의 매출을 예상했으나 롯데는 17조5천억원으로 이보다 다소 낮게 추정했으며, 할인점은 이와 반대로 롯데가 26조5천억원으로 다소 높게 잡은 반면 신세계는 26조3천억원으로 추산했다.
슈퍼마켓 분야는 롯데가 무려 11조2천억원의 매출을 예측했으나 신세계는 8조2천억원으로 낮춰 잡았고 편의점 분야의 경우 롯데는 5조7천억원, 신세계는 5조3천억원의 매출을 예상했다.
한편 양측은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 증가와 증시 활황 등에 힘입어 내년 시장 전망이 다소 밝을 것이라는 총론에는 공감했으며, 업태별 소매시장 점유율에서 백화점은 하향 추세를 지속하는 반면 할인점은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진단에도 합의를 이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