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수로 4년전인 2003년 하반기부터 분양을 추진해온 청계천 7가의 ‘황학동 롯데캐슬 주상복합단지’에 대한 분양이 최근 새로운 난관을 만나면서 다시 연기되었다.
황학동 ‘롯데캐슬’은 서울시 중구 황학동 2198번지 일대에 있었던 삼일아파트 및 단독주택지에 대한 재개발 사업으로, 지난 2004년 3월 착공해 한창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황학동 재개발 사업이 1984년 서울시 인가를 받은지 20년만인 2004년에서야 착공할 수 있었던 사연과 이번에 다시 분양이 연기된 내막을 취재했다.
최초의 서민아파트 ‘황학동 삼일아파트’ 재개발
인가 20년만에 착공, 분양일정 발표·번복 수차례
롯데건설은 지난해 12월 26일 황학동 ‘롯데캐슬’ 16평~45평형 총 1870가구중 491가구를 내년 2월 일반분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가, 열흘도 지나지 않은 1월초 구청에 낸 관리처분계획이 1월 5일 서류 미비를 이유로 반려되면서 분양 계획을 4월로 늦춘 소식이 전해졌다.
1997년 재개발 사업의 최초 시공사였던 동아건설 부도로 중단되었다가 1999년부터 롯데건설이 바톤을 이어받아 진행중인 이 지역 재개발 사업은 당초 오는 2월까지 조합원 분양에 이어 일반분양까지 마친다는 계획이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부분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 48조 2항으로, 이 조항은 분양신청기간 만료일 현재 1세대당 1채 이상의 주택을 소유한 경우에도 분양권은 1장만 배분하도록 규정하는 것이다.
서류를 심사한 중구청 도시관리과에 따르면 제출된 관리처분계획에는 일부 조합원이 분양신청기간 만료일인 1997년 2월 24일 이후 자신의 보유 주택을 타인에게 매도한 뒤, 주택 매입자에게도 분양권이 돌아가도록 주택 숫자만큼 분양권을 할당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재개발 분양은 조합원 분양분과 일반분양분으로 구성되어있는데, 조합원 분양분은 조합원이 재개발 조합에 기여한 지분에서 조합원 대상 아파트 공급가격의 차액을 정산하도록 되어있고, 일반분양분에서 확보된 자금은 공사비 및 시공사 수익분을 보전해주게 되어있다.
만일 이번에 제출되었던 관리처분계획대로 분양권이 배분되었을 경우 분양권의 숫자가 당초 예정됐던 것보다 늘어나게 되며, 이는 다른 조합원들의 분양권 재산가치를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분양설계를 새로 하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1996년 사업시행인가 전 지분 소유자들에 대해 1세대에 1개의 입주권만 인정된다”며, “조합에서 이후 취득 지분에 대해서도 입주권을 부여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법적으로 그 사람들은 입주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1996년 이후 지분을 취득해 분쟁의 초점이 되고 있는 조합원은 총 56명으로, 이들에 대해서는 지분을 매각한 사람과 입주권을 나누도록 하거나, 3~4명당 하나씩 추가 입주권을 배분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타협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1993년 동아건설 시공사로 첫 사업승인
황학동 롯데캐슬은 지하4층, 지상33층, 6개동 규모로 지상6층까지 대형마트와 의류상가 등이 들어설 예정으로, 청계천 조망이 가능하고, 지하철 2·6호선 환승역인 신당역과 1·2호선 환승역인 신설동역과 가까운 도심 역세권 주상복합이라는 점이 관심을 끌고 있다.
청계천 7가 남쪽의 삼일시민아파트가 들어서 있던 이 지역은 1984년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된 뒤, 1993년 12월 동아건설을 시공사로 재개발 사업계획이 승인되어 1만4000평 대지에 15∼51평 아파트 1898가구 등 35층짜리 초대형 주상복합단지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이와 관련, 1995년 4월 13일자 동아일보에는 “서울 청계천7가 남쪽 삼일아파트 12개동과 벼룩시장 일대 낡은 건물들이 철거되고 강북에서 가장 높은 30∼35층규모의 주상복합건물군이 들어서 청계천일대의 면모가 일신된다”는 기사가 실린 바 있다.
당시 기사를 보면 서울시는 1995년 4월 12일 중구 황학동 2085 일대 황학구역 주택개량재개발사업에 대한 건축심의를 마치고, 5월에 사업시행인가를 내기로 했으며, 황학재개발조합은 그해 8월부터 철거작업에 들어가 99년경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었다.
[청계천 7가가 바뀐다]는 제목의 이 기사에 따르면 삼일시민아파트는 원래 70년대 청계천변에서 바라보이는 판자촌을 ‘보이지 않게 가리는 용도’와 ‘철거민 입주용’으로 청계천7가 도로변 양편에 지어진 건물이었다.
재개발 사업은 97년 imf체제와 함께 시공사였던 동아건설이 부도가 나면서 어그러지기 시작해 당초 완공 예정이던 1999년을 넘어, 2001년 1월 롯데건설이 새로운 시공사로 선정되기 전까지 철거하다만 흉한 모습을 드러낸 채 아무 대책 없이 방치되고 있었다.
채산성 문제로 지지부진하던 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된 데에는 2002년 월드컵을 맞은 서울시가 도심 한 가운데 거대한 흉물이 방치되어 있는데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당시 사업승인을 낼 때는 2002년중에 철거를 끝내고 착공해 2005년까지 완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계획도 난관을 맞는데, 거주자 이주대책 문제로 철거작업이 지연된 것이다.
극빈층에는 이주대책도 무용지물
철거 대상 11개동 630가구 가운데 318가구가 세입자로 이중 임대아파트 입주권을 받은 가구가 77개에 불가했는데, 임대보증금 1천2백만원에 월세 15만원이 버거운 27가구는 임대아파트를 포기하고 5백17만원(4인가족 기준)의 주거대책비를 손에 쥐고 이곳을 떠났다.
문제는 ‘자격미달’로 임대아파트도 주거대책비도 받지 못한 비대책 세입자 214가구 800여명이 문제였다. 서울시 도시재개발 사업조례에 따라 사업계획 발표로부터 3개월 전인 93년 9월14일 이전부터 살고 있는 세입자가 아니면 아무런 보상을 받을 수 없었던 것이다.
철거작업이 재개된 것은 2003년 8월로, 그해 7월 중구청은 황학동 삼일시민아파트 14∼24동 총 11개동을 재난관리법에 의한 ‘재난위험에 따른 경계구역’으로 지정 공고하고, 이 시점으로부터 3개월 이전부터 거주한 가구에 이주대책을 마련한다.
황학동재개발조합도 그해 8월부터 사람이 살지 않는 23동과 24동을 중심으로 철거에 들어간 뒤 나머지 동에 대해서도 상가부분인 1∼2층만 남기고 주거부분인 3∼7층을 차례로 철거를 실시하기로 했고, 롯데건설도 하반기중 롯데캐슬 분양계획을 처음으로 발표한다.
2004년 3월 서울시는 “이주대책 문제 등으로 아직까지 철거되지 않은 재개발구역 내 삼일시민아파트 잔여 세입자들(7개동 375가구)이 가구당 1천만원 등을 받는 조건으로 다음달 말까지 자진 철거하기로 조합 및 철거업체와 합의했다”고 밝힌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따라 청계천 복개와 함께 들어섰던 주상복합건물인 삼일시민아파트는 오는 6월말까지 주거부문(3∼7층)이 완전 철거돼 재개발사업이 본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주대책 마련은 당초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아 철거작업은 다시 교착상태에 빠졌고, 주민들은 이듬해인 2004년 5월 초 건물을 헐기 위해 몰려온 철거반을 쫓아낸 뒤, 7월말까지 두 달이 넘게 서울시와 종로구를 상대로 싸움을 벌인다.
철거작업은 2004년 7월 서울시가 “2003년 5월에 만들어진 관련 규칙(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조례 시행규칙)에 ‘남는 임대주택이 있으면 시장이 처분방법을 정한다’는 조항을 적극 해석해 주민들에게 집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다시 급진전되는 듯한다.
그러나 2004년 12월까지 30여 가구가 보증금을 마련할 길이 없다는 이유로 이주를 거부했고, 그해 말에는 이 지역에서 연쇄방화 사건이 발생하는가 하면, 2005년 4월부터는 노숙자들이 무단입주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끊이지 않는다.
박스1
롯데 “지금까지 금융비용만 2천억원”
4월 분양도 불확실해 분양가 인상 불가피
이번에 관리처분계획이 반려됨에 따라 계획을 재수립하고 총회를 개최해 공람과정을 거치는 절차를 다시 거쳐 다시 인가를 신청하는 과정을 감안할 때 롯데건설이 당초 계획했던 2월 분양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롯데건설은 분양 지연으로 인해 금융비용 등 각종 부대비용의 증가로 공사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분양가도 당초 예상보다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건설에 따르면 현재까지 황학동 롯데캐슬과 관련해 2천억원에 달하는 돈이 금융비용으로 들어갔는데, 다시 분양이 지연되면서 추가 금융비용이 발생하게 됨에 따라 2003년까지 평당 1천2백만원 안팎으로 예상됐던 분양가가 최고 1천8백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서류를 준비했던 황학구역주택재개발조합(조합장 유상열)은 반려된 관리처분계획을 보완하는 과정이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4월에는 분양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건설에 따르면 사내에서 황학동 롯데캐슬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담당자들도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하기 위해 서류가 반려된 직후부터 중구청이나, 재개발조합 등으로 하루종일 뛰어다니느라 거의 사무실에 들어올 틈이 없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