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할인점이 지방상권을 죽인다”는 주변 소규모 상인과 지역언론들의 비판과 우려, 그리고 반대를 피하기 위해 할인점의 공사개시부터 개점 직전까지 브랜드를 숨기는 삼성테스코만의 출점 방식 전모를 취재했다.
남의 이름으로 건축허가 받고, 완공 후 매입
지금 전국 곳곳에서 이름이 생소하거나 아예 없는 대형할인점들이 지어지고 있다. 전주 ‘덕진마트’, 김제 ‘썬마트’, 진주 ‘sm21' 등은 이름이 있는 경우이고, 부산 외국어대 앞에 지어지고 있는 4층 건물의 경우는 아예 건축허가 표지판을 숨겨놓고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삼성테스코(주)의 할인점 삼성홈플러스 매장이 들어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삼성테스코 쪽도 입점 사실을 굳이 부인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할인점 업계 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테스코는 2009년까지 99개 매장을 확보해 업계의 압도적 1위인 이마트를 추월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위해 올해만 16개의 대형할인점 신규매장을 개점할 예정이다.
이중에는 포항시 경우처럼 부도난 업체(대백쇼핑)의 건물(d-마켓)을 인수하는 상식적인 방식의 개점도 있지만, 앞의 예들 같이 처음부터 홈플러스 매장이 들어올 건물을 짓고 있으면서 끝까지 ‘홈플러스’라는 이름을 숨긴 채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곳도 있다.
실정법 규제책 없어 모방범죄(?) 걱정
부산 동래구 온천동 sk허브스카이 지하에 들어서는 ‘부산 동래점’은 분양을 받아 입점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최근에서야 홈플러스 입점 사실을 공개했으며, 홈플러스 입점용 건물을 짓고 있는 부산 남구 감만동 외국어대 인근 건설 현장은 아예 이름이 없다.
<부산일보>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외국어대 인근 공사현장은 4층 건물 건설을 위해 땅파기 공사가 시작된 이후에도 건축허가 표지판을 숨겨놓았으며, 공사 허가를 내준 남구청도 판매 및 영업시설이 들어서는 것 외에 어떤 영업시설이 들어서는지 몰랐다 한다.
이 신축 건물에 대해 삼성테스코 쪽에 확인한 결과 “건물이 완료되면 사들이는 방식으로 2006년 추석 이전에 홈플러스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며, 매장 규모는 1천5백평 정도”라고 설명했다고 <부산일보>는 덧붙였다.
전북에서는 전주와 김제, 익산 등 3곳에서 차명 건축허가(?)가 이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언론인 새전북신문 보도에 따르면 전주 우아동 덕진마트(흥건사), 김제 건산동 썬마트, 익산 영등동 아이산업개발 등이 각각 할인점 건설을 진행했다.
전북은 3개점 차명으로 건축허가
새전북신문에 따르면 전주시 중노송동 까르푸의 경우 2003년 5월 27일 교통영향평가를 접수한 이후 5개월여만인 10월 15일 조건부 통과했고, 서신동 롯데백화점은 2001년 4월 28일 접수한 이후 4개월여만인 8월 16일 조건부 가결됐다.
반면 덕진마트와 썬마트, 아이산업개발로 위장한 삼성홈플러스는 모두 1개월 안팎의 기간에 교통영향평가를 별 무리 없이 통과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유사한 대형유통점이지만, 브랜드를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최고 5배 이상 교·평 기간을 단축했다는 지적이다.
삼성테스코는 2005년 6월 ‘덕진마트’로 등록된 토지를 모두 사들였고, 김제 검산동의 ‘썬마트’로 등록한 대형할인점 부지 역시 2004년 전량 매입했으며, 익산 매장은 아이산업개발이 2005년 5월경 교통영향평가 등 인·허가를 받은 후 10월에 삼성테스코로 명의가 변경됐다.
삼성테스코 관계자는 조만간 전주와 익산, 김제에 신규점 오픈 방침을 밝히면서, “지역상인의 반발과 지자체의 인·허가에 막혀 사업에 차질이 생기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이 같은 방법을 쓰고 있다”며 “법적으로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현행 건축법 시행규칙은 건축물을 양수할 경우 해당 관청에 신고만 하면, 별다른 절차 없이 인정해주도록 되어 있다. 이에 따라 해당지자체는 일정 면적 이상의 건축물에 대한 심의는 까다롭게 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양도·양수에 대해서는 관여할 수 없는 형편이다.
그렇다면 삼성테스코가 잘 숨겨지지도 않는 이름을 굳이 숨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역상인들의 반발과 표를 의식한 지자체의 인·허가 지연 및 방해 등으로 사업진행에 차질이 생기는 예가 빈번해지면서 선택한 궁여지책”이라는 것이 삼성테스코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현행 건축법 시행규칙은 건축물 양수시 해당 관청에 신고하면, 별다른 절차 없이 인정해주도록 되어 있다. 해당 지자체로서는 일정 면적 이상의 신규 건축물에 대한 심의를 할 수는 있지만, 지어진 건물의 양도·양수에 대해서는 관여할 수 없다.
이러한 식으로 홈플러스 매장이 들어서게 되는 지역에서는 삼성테스코의 행태를 두고 ‘눈가리고 아웅’ 식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들이 높지만 ‘삼성’의 이름으로 개발한 편법은 재계 표준이 되어왔던 전례를 생각하면 다른 할인점들도 이 방식을 벤치마킹(?)할까 우려된다,
위험에 처한 닭이 머리만 구석에 처박아 숨는 꼴을 연상시키기는 이러한 방식이 일견 얄팍해 보이기는 하지만, 의외로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역상인들 입점 저지방법도 진화
경남 진주에서는 한창 공사가 진행중인 ‘sm21’ 대형쇼핑몰을 놓고 삼성테스코의 홈플러스 매장이냐 아니냐를 놓고 해당 업체와 지역시민단체 사이에 진실게임이 벌어졌다.
공사 시행사인 sts개발(주)는 절대 홈플러스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시장번영회 등으로 구성된 저지대책위원회는 “설계도에 나타난 홈플러스 매장의 전형적 특징인 전면시계 등을 볼 때 홈플러스가 분명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역 언론인 <진주신문>은 2개월동안 관련 기사를 연속으로 내보낸 결과 대형할인점 입점과 관련한 진주시 측의 입장과 해명을 받아내기도 했다. 물론 대형할인점 입점을 규제할 방법이 법적으로 없다는 내용이어서 별 의미는 없는 해명이기는 했다.
경기도 부천에서는 이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소송이 하나 있었다. 삼성테스코가 매장 부지를 확보, 건축 허가를 신청했다가 인근 시장상인들의 반발에 부딪혀 건축 허가를 자진 철회하자, 토지주가 앞에서 지적한 식의 사업 진행을 도모한다.
이에 부천시는 토지주의 건축허가 신청을 반려했으나, 행정소송에서 ‘반려근거 없음’이라는 패소판결을 받았는데, “법적으로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을 도리가 없다”는 지자체 관계자들의 변명이 틀린 소리는 아니란 말이다.
법원이 법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고, 가만히 손놓고 있기에는 지역 상인들로서는 생존이 걸려 있는 문제. 광주광역시와 경북 영주시에서는 삼성테스코가 오히려 편법의 덫에 걸려 사업 추진이 좌절된 예를 만들어냈다.
삼성테스코는 2005년 3월 영주시 휴천3동에 홈플러스 영주점을 착공하기 위해 부지매입에 들어갔으나 대상부지 2천2백여평 가운데 9평을 사지 못해 사업진행을 못하고 있다. 지역 상인 10여명이 이 땅을 매입, 각자 명의로 이전했기 때문이다.
광주광역시에서는 홈플러스 주월점 건립이 추진되었으나 부지 한복판을 3줄로 가로지르는 시유지에 대해 8월 17일 박광태 시장이 인근상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임기내 시유지 매각 불허 방침’을 천명하면서 사업계획이 무산되기도 했다.
한편 영주시의 경우 삼성테스코의 홈플러스 부지매입을 대행하고 있는 컨설팅회사가 “지역 상인들의 땅 매입은 명백한 알박기”라며 최근 검찰에 부동산실명제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로 상인들을 고소하고 법원에 매매취소 가처분 신청을 내 재판이 진행중인 상태이다.
박스1
'삼성'도, '테스코'도 빌려 쓰는 이름…
2004년 상표권 사용료 약 33억원 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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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테스코 ci. |
1999년 4월 26일, 외국인투자촉진법에 의한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등록된 삼성테스코는 설립이후 수차의 증자를 거쳐 2004년 12월 31일 현재 납입자본금 5천4백72억원이며, tesco holdings b.v.의 지분이 89%이며, 삼성물산이 나머지 11%를 가지고 있다.
서울 강남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 회사는 2006년 2월 현재 전국에 총 42개의 홈플러스 매장과 19개의 수퍼익스프레스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안에 홈플러스 56개, 수퍼익스프레스 50개로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테스코는 '삼성' 상표에 대해 삼성물산과 “신규점포 개설시 최대 1백20억원을 한도로 점포당 4억원을 지급”하고, ‘tesco' 상표에 대해 영국의 tesco stores ltd.와 “하이퍼마켓 및 슈퍼마켓 매출의 일정비율을 사용료로 지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상태이다.
이 계약에 따라 삼성테스코는 지난 2004년 한해동안 ‘삼성’ 상표 사용료로 22억7천만원을 지급했으며, 'tesco' 상표에 대해서는 10억7천5백만원을 지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