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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임원 불공정 거래 의혹' 논란

하나금융그룹 vs 금감원 진술 엇갈려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6/02/11 [06:58]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회장이 지난해 11월 15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주의적 경고’ 징계를 받은 것과 관련해, “밝혀지지 않은 주식 불공정 거래가 더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특히 이와 관련해 하나금융지주 공보담당자가 관련 팩트 자체가 없다고 전면 부인하는 반면, 금감원 관계자는 팩트 자체는 인정하면서 다만 이 사안이 법적인 문제가 아닌 윤리적인 문제라는 해석을 내리고 있어 이 사건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전혀 사실무근, 명예훼손소송 불사"
 
▲하나은행 본점     © 브레이크뉴스
지난 1월 30일 「하나銀, 불공정 주식거래 '더 있다!'」는 기사가 모 인터넷 금융전문지에 실렸다. 하나금융그룹 핵심계열사 요직에 있는 부행장급을 포함한 임직원 3명이 주식 불공정 거래로 거액의 매매차익을 취득한 사실이 드러났다는 내용이었다.

기사에 따르면 이들은 03년 7월부터 05년 4월까지 증권정보조회용 컴퓨터 등을 이용해 삼성전자 등 52개 종목, 3백37만9천주의 주식에 대해 1천9백20회에 걸쳐 9백37억1천8백만원 어치를 거래해 각각 33억8천2백만원, 6천4백만원, 5천4백만원의 매매이익을 취득했다. 

이들이 이런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공모자 중 한 사람이 자산운용 핵심부서에 근무하면서 자산운용사들의 매매과정을 모니터링해 비슷한 시점에 매매를 하는 방식이었다고 이 기사는 아주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전한다.

기사에 따르면 당시 금감원은 조사 자체가 김승유 행장 등 임직원의 자사주 단기매매건과 맞물리면서, 내부통제에 대한 책임을 포괄적으로 물어 은행장, 준법감시인 등 핵심 임원에 대한 중징계로만 결론지었다한다.

하나금융그룹 공보담당자는 10일 오후 통화에서 “그 기사는 전혀 사실무근으로, 그러한 사실 자체가 없다”며, “해당 매체에 정정 보도를 요청한 상태로, 만일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명예훼손소송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팩트 있지만 법 위반이라기보다 윤리문제"
 
그러나 지난해 김승유 회장의 불공정 거래 관련 징계 조사를 총괄했던 금감원 관계자의 답변은 하나금융그룹 공보담당자의 주장과 사뭇 달랐다.
 
9일 오전 통화한 금감원 관계자에게 기자가 사실관계를 묻기 위해 기사를 읽어가자 “그 내용은 근무시간에 사적인 증권거래를 했다는 것으로, 조사결과 증권거래법 위반 사실은 없었다”며, “윤리강령을 위반했을 수는 있으나 법을 위배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의 대답은 해당 기사에 나온 내용의 사실관계를 이미 인지하고 있고, 그에 대한 법률적 검토까지 이뤄진 상태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기사에 나온 팩트 전부가 사실무근이라는 하나금융 공보담당자의 주장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반인은 알기 어려운 자산운용사들의 매매과정을 알아내서 주식거래를 하는 것은 증권거래법에서 금지하는 ‘내부정보 이용’에 해당되지 않는지" 묻자 “증권거래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내부정보 이용 매매는 자사주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증권거래를 할 수 있는 것이고, 기관투자자의 투자패턴을 따라가는 것은 주식투자의 일반적인 행태”라며,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는 것을 감독기관에서 제재할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하나은행, 작년 9월부터 내부감독시스템 빨간불
 
한편 지난해 12월 지주회사체제를 공식출범한 하나금융그룹은 ‘하나금융지주 설립 예비인가’를 받은 그해 9월 말 소속 임직원들의 자사주 단기매매에 이어 1백90억원대 허위지급보증서 발급 사건이 연이어 불거져 나오면서 내부 감독 및 관리 시스템에 대한 지적을 받아왔다.

당시 일각에서는 임직원들의 실적 높이기 과당경쟁 지시와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현상이 수위를 넘어섰다는 지적과 함께 “김종열 행장의 ‘경영능력’ 평가에 대해서도 적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은 하나은행 직원들의 1백90억원대의 허위 지급보증서 발급 사건이 적발된 2005년 9월 30일 ‘내부 감독 체계개선’ 등 시정명령 조치를 내렸고, 당시 부동산 유동화채권(abs) 사업 최고책임자였던 김종열 행장에 대해서는 자체 경고를 권고한다.

금감원 조치 이후에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고, 허위 보증서 발급 사건에 대해 당시 경찰은 이 사건을 “abs 팀장을 중심으로 한 실무 직원들의 범행”으로 결론짓고 수사를 마무리했지만 일각에서 임원 책임론이 제기되는 등 은행 상부의 책임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충격적인 사실은 당시사건에서 김종열 행장의 직인이 도용된 허위 보증서를 통해 1백9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입금됐는데도 투자자가 신고를 할 때까지 하나은행은 사실자체를 알지 못했다는 점으로 이는 은행의 결제시스템 자체가 문제라는 증거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승유 '불공정거래' 무혐의 불구 징계

이에 앞서 내부정보를 이용한 자사 주식 불공정 거래 혐의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은 김승유 당시 하나은행 이사회 의장(현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2005년 9월 28일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는다.

당시 금감원은 김승유 의장이 하나은행과 여신거래(대출)를 하고 있는 s사가 인수하려고 하는 회사의 주식을 매매했지만, 그 매매행위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것이라는 증거는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증권거래법 위반은 무혐의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 건과 별도로 김승유는 ‘자사주를 취득한 후 6개월 안에는 처분할 수 없다’는 규정을 어기고 보유중인 하나은행 주식을 팔아 3백만원의 단기매매 차익을 올린 사실이 확인돼, 이익금에 대한 반환 조치를 받는다.

당시 금감원 관계자는 “김 의장이 증권거래법상 중요 사항을 위반하지는 않았다”는 결론과 함께 “임원으로서 윤리 강령에 어긋나는 행위를 했는지에 대한 별도조사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힌다.

이 별도조사는 무혐의 결정 확정과 관리소홀에 대한 문책 두 가지 안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다가 그해 11월 15일 열린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주의적 경고’라는 최종 결론이 내려진다.

김승유 회장이 받은 ‘주의적 경고’는 금융기관 소속 임원에 대해 내려지는 ‘위법 제재’조치 중 두 번째로 낮은 단계로, 이보다 약한 ‘주의’조치는 ‘징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가장 낮은 징계조치이다.

비록 가장 낮은 징계이기는 하지만, 증권거래법상 불공정거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은 김 의장이 징계를 받게 된 것은 “임원으로서 윤리강령을 위반하고 내부통제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함”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탁 기자
kt@breaknews.com
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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