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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해결사2탄/ 만성고장차 마티즈

고속주행시 CVT 고장에 따른 사고 위험 빈발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6/02/18 [10:37]
‘리콜(recall)’이란 제조업체가 제품의 결함으로 소비자의 신체 또는 재산상의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경우 결함 사실을 소비자에게 통보해 조치를 취하는 제도로,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고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는 소비자 보호 제도이다.

그런데, 자동차회사들이 신차 발표 시기에 리콜을 하면 차의 이미지가 나빠져서 판매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때문인지 리콜 사실을 감추거나, 발표를 늦추는 것은 물론 리콜 이전에 소비자가 자비를 들여 수리한 비용을 환급해주지 않는 등의 피해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사건의 내막>에 한 통의 제보전화가 걸려온 것은 지난 2월 10일이었다.
 
수리해도 고장 또 고장…무상보증도 제한?!!
 
부산 서면에 사는 김현이(39세, 여, 직장인)씨. 김현이씨는 얼마전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죽음의 문턱을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자신의 승용차 ‘마티즈ii cvt’(2001.11 구입)를 타고, 경부고속도로를 주행하던 중 갑자기 자동차가 변속기(미션) 고장을 일으킨 것이다.

▲마티즈ii cvt 차량     © 브레이크뉴스

가까스로 갓길에 차를 세운 김현이씨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견인차를 불러 부평에 있는 인천정비사업소로 향한다. 김씨의 마티즈ii는 구입 8개월만에 첫 고장을 일으킨 이후 이번이 네 번째로, 고속도로 주행중에 고장을 일으킨 것은 처음이었다.

그런데 김현이씨의 고민은 자신의 '마티즈ii'가 자꾸 같은 고장을 일으키고, 그것 때문에 시간과 감정을 쏟아야 하며, 언제 사고가 날지 몰라 차를 타고 다니기가 무섭다는 등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올 11월이면 차를 구입한지 만 5년이 되는데, 지엠대우에서 리콜기한을 구입 5년, 주행거리 10만킬로미터로 제한하고 있어 다음에 또 고장이 나면 그때는 자비로 수리를 하던지 차를 폐차하던지 선택해야 한다는 점. 그것이 김현이씨의 마음을 다급하게 하고 있다.

다급해진 김현이씨는 지엠대우 홈페이지와 소비자보호원에 이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다가, 마티즈 리콜문제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을 거쳐 <사건의 내막> ‘사건해결사’에 이 문제를 의뢰하게 되었다고 한다.
 
전체 생산량의 15.7% 무상리콜
 
cvt(continuously variable transmission: 무단변속기)란 자동변속기의 일종으로, 전자 제어 변속 시스템을 조합, 여러 단으로 구성해 단이 없는 것처럼 만들어 연비와 가속성이 우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의 마티즈 cvt 차종에 장착되는 제품은 일본 아이치(aichi)사가 제작해 납품한 것으로, 마티즈 외에 다른 차종에 장착된 제품에서 비슷한 문제를 일으켰다는 보고는 아직 없는 상태로 알려져 있다.

마티즈 cvt가 출시된 것은 1999년 11월로, 제작사인 지엠대우는 2002년 12월 무단변속기내에 양방향의 동력을 단속하는 2way클러치 샤프트 고착으로, 주행 중 cvt 경고등이 점등되면서 가속이 되지 않는 문제에 대해 첫 무상리콜을 실시한다.

리콜 대상은 2001년 10월부터 2002년 5월까지 7개월간 생산된 1만9천7백29대였으며, ‘cvt 결함비율이 낮다’는 이유로 첫 리콜에서 제외됐던 1999년 10월부터 2001년 10월 사이 생산 1만4천64대에 대한 무상리콜이 2005년 9월 추가로 실시된다.

여기에는 2004년 8월 발생한 인명사고가 큰 역할을 했는데, 경부고속도로에서 시속 1백km로 달리던 마티즈가 속도 급감으로 뒤따라오던 15톤 트럭에 받히면서 경차에 타고 있던 일가족 5명이 모두 다친 이 사고는 그해 11월 kbs뉴스에까지 보도된다.

한편 마티즈 cvt 리콜과 관련해 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불만접수 건수는 2005년 1월 한 달간 13건에서 올해 1월 한 달간 77건으로 무려 592%나 급증했으며, 13개월간 누적 접수건수는 총 347건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82건만 피해 구제를 받은 상태이다.

처음 출시된 1999년 10월부터 단종되기 전까지 생산된 마티즈 cvt 차량은 총 18만4천7백18대로, 전량 내수용으로 판매됐으니까 전체 생산량의 15.7%가 무상리콜 대상에 포함된 것인데, 문제는 무상리콜이 무제한 리콜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소보원은 전체 피해사례 중 보증기간(현재 gm대우 5년 10만km) 경과에 따른 수리비 부담요구가 총 65건으로 대부분(79%)를 차지했으며, 이밖에 리콜 이전 수리비 요구(3건), 리콜 받았다며 수리비용 부담요구(2건), 기타(12건) 등의 순으로 접수됐다고 밝혔다.

소보원은 1999년부터 2001년 사이에 생산된 차량이 전체 민원의 86.6%에 달한다는 점과 주행거리 초과로 무상수리에서 제외되는 차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마티즈 cvt에 대한 민원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소보원 관계자는 “리콜로 교환된 부품에서 같은 고장이 다시 발생할 경우 품질보증기간에 관계없이 제작사가 수리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며 “최종 개선 제품이 출시될 때까지 같은 결함이 재발한 cvt 제품에 대해 무상수리를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조사까지 경차 무시하나”
 
마티즈 리콜 관련 자료들과 자동차시민연합 사이트에 올라온 피해사례, 마티즈 동호회의 질의응답 내용들, 관련 보도내용 등을 취합하고, 지엠대우 측에 이 문제에 대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질의했다.

지엠대우의 현재 공식적인 입장은 “구체적인 대응방안이 상부에서 나오기 전까지 기본적인 보증정책에 따른다”는 것으로, “보증수리 기간을 계속 연장하고 있고, 기간이 지난 차량에 대해서는 수리비 일부(30∼60%)를 지급하는 등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마티즈 리콜과 관련해 많은 보도가 나간 상태여서인지 전화를 받은 지엠대우 리콜 문제 공보 담당자는 비슷비슷한 문의전화들에 지쳐있는 듯했고, ‘공학적인 부분은 설명을 해도 이해 못할 것’이라는 다소 어이없는 대답을 내놓기도 했다.
여러 피해사례들에서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점은 ‘목소리가 크면 일이 된다’는 것이었고, 이는 대우차 직원들이 ‘클레임을 강하게 걸어오면 공짜로 해주고, 그렇지 않을 경우 끝까지 버텨라’는 상부의 지시를 받았다는 식의 음모론으로까지 사태를 확대시키고 있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수많은 기사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언론에서는 ‘문제가 된 마티즈가 경차라서, 제조사가 저렴한 경차를 모는 운전자를 저렴하게 보는 것이다’는 식의 보도가 나가기도 했다.

한편 마티즈 cvt 피해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경차 운전자를 무시하는 풍토의 한국사회에서 제조회사에까지 무시당하는 기분이 든다’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엠대우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중형세단인 '토스카' 출시를 기념해 2월말까지 계약한 고객에 대해 '무슨 이유로든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다른 차로 바꿔주거나 환불해주겠다'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중형세단인 토스카는 구입 한달 안에는 이유를 불문하고 바꿔주겠단다.     © 브레이크뉴스
김경탁 기자
kt@breaknews.com
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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