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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아파트 “창문이 없어요 ㅠ.ㅠ”

우림건설 광명시 소하동 재건축 논란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6/03/26 [01:54]

어떤 기업이 주문생산으로 218개의 제품을 납품했는데, 그중 불량품이 15개 발생했고, 특히 1개는 정량보다 작은 것이 나왔다며, 보통 납품을 한 기업이 고객에게 바로 사과와 함께 교환이나 환불을 해주는 것이 상식일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된 제품이 수억대의 재건축아파트라면 어떨까? 우림건설이 광명시 소하동에 지어서 지난해 12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재건축 아파트와 관련해 이런 일이 발생했는데, 우림건설의 대처방식이 가관이다. 

 
▲문제가 된 31평 e-타입 아파트     © 브레이크뉴스

 
모든 갈등은 ‘창문’에서 시작되었다. 소하동 재건축조합원들은 공사가 거의 마무리된 아파트에 방문했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전체 2백18세대 중 31평-e타입인 10호 라인 15세대의 경우 다른 집들과 달리 부엌 창문이 없었던 것이다.

우림건설에서 받은 카탈로그와 모델하우스는 물론이고 심지어 우림건설 인터넷 홈페이지 동영상에도 특별하게 설명이 되어있지 않아 이 사실을 그제서야 알게된 31-e 분양자들은 조합과 건설사에 항의했지만 처음 들은 대답은 “도면대로 지었다”는 것이었다.

우림건설의 소하동 재건축아파트는 크게 25평형과 31평형 두가지로, 31평형의 경우 a타입부터 e타입까지 5가지로 나뉜다. 배치도를 보면 e타입의 경우 깔떼기 모양의 단지에서 한 가운데 꺾이는 부분에 위치해 구조적으로 부엌창문을 낼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부엌창문 뿐이 아니었다. 부엌 옆에 붙은 다용도실 역시 동일한 이유로 창문이 없었던 것이다. 다용도실에 보통 보일러가 들어가는 점을 생각하면 가장 환기가 중요한 쪽이 가장 환기가 안되게 되어있는 것이다.

우림건설은 홈페이지에서 소하동 아파트의 특장점으로 ‘건강설계’를 들어 “몸이 가장 좋아하는 아파트를 실현”한다며, “음식물 냄새나 악취 등 실내 안의 오염된 공기를 자동으로 감지하여 밖으로 강제배출”시키는 ‘주방자동환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더욱이 31평형의 다른 타입들에는 베란다 앞뒤에 창고, 작은 방에는 붙박이 장이 있는 반면, e타입의 경우 창고와 붙박이 장이 없었다. 창문이 없다는 문제로 안그래도 억울한데 서비스되는 빌트인 제품까지 덜 들어있었던 것이다.

여기에 다른 라인의 꼭대기 층 1세대의 경우는 어찌된 일인지 작은방에 아예 베란다가 없어서 다른 31-e타입에 비해서도 1평이 작았고, 거기다가 보일러실이 이 작은 방에 설치되면서 이 방은 거의 쓸모없는 공간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31평 e 타입을 분양받은 조합원들은 넓은 평형에 들어간다는 이유로 25평형보다 훨씬 많은 돈을 지불하고도 오히려 더 나쁜 환경에서 살게되었다며, “어떻게 이런 사실을 감쪽같이 숨기고 사업을 진행할 수있나”며 불평을 터뜨렸다.

우림건설은 이 문제를 처음 보도한 한 시사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조합사무실에 재건축과 관련된 모든 것을 비치해 놓고 조합원들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해 놨다”며, “조합원들 자신의 집을 짓는데 집이 어떻게 지어지는지 확인조차 안하고 이제 와서 못 봤다고 하는가. 너무 무책임 하지 않은가”라고 주장했다.

당시 인터뷰를 한 관계자는 “사실 이곳은 처음부터 부지 형태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우리는 법적으로 아무런 책임이 없지만 15세대를 위해 환풍기 교체와 베란다 확장공사까지 해줬다”고 덧붙였다. 
 
▲단지배치도     © 브레이크뉴스

 
조합과 시공사 관계도 의문점 투성이
재건축사업의 ‘갑’은 시공사일까 조합일까?

 
실제 그럴까? 관련 제보를 한 피해자 김씨는 “전부 거짓말”이라고 말한다. 김씨는 “작은 가건물에 들어간 조합사무실에 관련 자료들이 제대로 비치되어있지 않았다”며, “자료 공개를 요구해도 안된다고 버티다가 시청에 민원을 넣고서야 볼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모델하우스에서 물어봤을때 ‘전부 같은 구조’라고 했고, 조합원들이 모여 동 추첨을 할 때도 이런 구조에 대해 설명한 적이 없다”며, “도면에 나왔다고 하지만 조합 사람들도 건물이 거의 지어지고 나서야 알았다고 하는데 우리가 어찌 알 수 있냐”고 반문했다.

김씨는 “재건축조합장이나 이 사업을 실질적으로 이끌어나간 총무나 마찬가지로, 건축에 대해서는 문외한들이었다. 이들은 뭐라고 물어보면 늘 ‘우림건설에서 그러라고 했다’는 말외에는 별로 아는 것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제보자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계기관이며 우림건설이며 이리뛰고 저리뛰고 하는데도 조합은 나몰라라 하고 있어서 조합 총무에게 ‘왜 방관하고 있냐’고 물었더니 총무는 ‘우림건설에서 조합은 빠져있으라고 했다’고 했다고 답하더라”고 말했다.

‘우림건설에서 그러라고 했다…’, ‘조합은 빠져있으라고 했다…’ 재건축조합과 건설회사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의문점이 생기는 부분이다.

제보자는 “우림건설 사보를 보니 우리 아파트를 지은 것이 광명시 발전에 기여했다는 점이 인정되어서 ‘광명시장상’을 받았다고 나온 것을 보고, 어이가 없어서 시청에 따졌더니 재건축조합에서 우리건설을 추천했다고 하더라”고 양자의 관계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우림건설 관계자는 일련의 문제들이 조합과 조합원들 사이의 문제라며, “재건축사업에서 조합은 일반 건설사업의 시행사와 같은 개념으로, 시공사는 운영비 등의 요청이 있을 경우 지원을 할 뿐, 조합의 구성과 운영에 개입할 여지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통상적인 도급계약서를 기준으로 보면 시행사인 조합이 ‘갑’의 위치이고, 시공사인 건설회사는 ‘을’의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며 “지금의 문제들은 조합이 재건축 사업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와 과정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우림건설이 ‘을’이란다. 그럴 수도 있겠다. 2003년 최초 계약당시 포함되어있지 않았던 도급금액이 2005년 11월에 재작성된 계약서에 포함되면서 조합원들이 같은 지역 동급 재건축 아파트에 비해 취득세를 1백만원 가까이 추가 부담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우림건설은 “조합원들이 사업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되도록 해주기 위해 0으로 맞추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다시말해 재건축조합의 탈세를 방조·공모했다는 소리다. 우림건설이 ‘을’이라서 그럴 수도 있겠다.
 
우림건설은 진짜 ‘을’이었을까?
 
그런데 과연 우림건설은 진짜로 ‘을’일까? 지난해 11월 이 문제와 관련해 피해자들과 건설사 사이에 협상이 한창 진행되고 거의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지는 듯하다 협상이 무산된 일이 있는데, 당시 우림건설이 제시했다는 합의문 문구를 보자.

“(앞부분 생략)…재건축 주택조합사업과 관련하여 우림건설 주식회사(이하 “갑”이라고 함)와 광명시 소하동 우림필유 재건축조합 조합장 이○○(이하 “을1”이라고 함), 민원인 31평형 3bay 15세대 조합원(이하 “을2”이라고 함) 간에…(뒷부분 생략)”

우림건설이 ‘갑’이다. 이 계약서에는 재미있는 구절이 많이 있다.

제2조(합의사항) “…이에 대하여 ‘갑’에게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설계변경 등 기타의 민원에 대한 모든 책임은 ‘을1’, ‘을2’에게 있다. 단, 상기 시설의 미설치 세대에 대해서도 별도의 요구를 할 수 없다.”

제3조(합의내용의 전보범위) “…향후 발생 할 수 있는 모든 분쟁에 있어 ‘갑’의 손해배상의무를 전보(즉, 특별손해금, 위로금 포함)하는 것으로 하고, 추후 ‘을1’, ‘을2’는 ‘갑’에게 제2조의 합의사항 이외의 금원을 어떠한 명목으로 청구하지 않기로 한다.”

제4조(부제소특약) “본 합의와 관련하여 ‘갑’이 제1조의 합의를 한 후에는 추후 ‘갑’을 상대로 소제기등 어떠한 명목으로든 소송상, 소송외적 청구를 하지 않기로 한다. (즉, 민사상 및 형사상 소송, 행정상 소송, 민원제기등의 모든 소송과 이의제기)”

제5조(비밀누설 금지) “‘을’은 본 합의서에 대해 타조합원에게 누설하여서는 아니되며, 누설로 인하여 발생하는 ‘갑’의 정신적, 금전적 피해에 대해서는 ‘을1’과 ‘을2’가 전적으로 모든 책임을 진다.”

제6조(손해배상) “‘을’이 본 약정을 위배한 경우 ‘을’은 ‘갑’에게 발생한 일반손해, 특별손해등,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그러니까 정리하면, “합의대로 해줄테니 이와 관련해 추가로 문제가 발생하거나 불만이 있더라도 더 이상 뭘 요구할 생각을 하지말고, 혹시라도 다른 사람한테 이 합의와 관련된 내용을 발설할 경우 다칠 줄 알아라”는 내용.
 
다시한번 덧붙이지만 우림건설이 ‘갑’이다.

제보자에 따르면 우림건설은 “이 합의서에 관련자 전원이 서명을 해야 이행을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지만, 합의서 내용자체가 조합원들이 요구하고, 합의된 것으로 알던 내용에 한참 미흡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결국 무산되었다.

한편 제보자에 따르면 현재 분쟁은 이 합의가 무산된 뒤 우림건설이 조합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한명씩 회유, 31-e타입 15세대중 3세대와 1평이 작다는 1세대만이 남았었는데, 최근 한 사람이 시세보다 5천만원 정도 낮은 가격에 집을 팔아버리고 나가서 이제는 2세대만이 버티고 있는 중이다.

베란다가 없는 작은방에 보일러실까지 설치되어 쓸모없는 공간이 되었다는  꼭대기층 주인은 조합과 조합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나 주소불명으로 나와 재판 진행이 안되고 있다.

제보자는 광명시청에 이 문제와 관련해 준공심사를 철저히 하라는 민원과 함께 불법개조 문제를 제보했다가, 제보한지 3시간도 안돼 관련 인테리어 업자로부터 협박전화를 받고 검찰에 인테리어업자와 시청 담당직원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이다.

▲광명시 소하동 우림필우 아파트 조감도     ©브레이크뉴스
김경탁 기자
kt@breaknews.com
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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