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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진 회장, 계열사 지분 매입권 편취"

홈쇼핑업체들은 지분 보관료(?)도 못받아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6/09/23 [10:28]
일명 '장하성펀드'로 알려진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kcgf)'의 태광에 대한 본격적인 공격이 시작됐다. 태광산업이 계열사 지분을 매매하는 과정에 사주 일가에게 이익을 몰아주기 위한 편취행위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참여연대와 함께 재벌개혁운동을 벌여온 고려대 장하성 교수가 경영자문을 맡은 kcgf는 첫 타깃으로 태광그룹 계열의 대한화섬을 지목, 연초부터 지분매입을 시작해 8월 말 5% 지분 취득을 공시한 바 있다.
 
태광 vs 장하성펀드 전면전 시작
천안방송 지분 매매 과정 비상식 지적
 
장하성펀드는 지난 19일 “태광산업이 계열사 ㈜티브로드천안방송의 지분을 이호진 회장 부자 소유의 ㈜티브로드전주방송에 넘겨주면서 1천79억원의 태광산업 가치를 가로챈 것으로 판단된다”며 “마땅히 태광산업 주주들의 몫이므로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광산업은 2001년 8월 16일 100% 자회사였던 ㈜티브로드천안방송 지분 가운데 67%를 지에스홈쇼핑과 씨제이홈쇼핑, 우리홈쇼핑 등에 주당 2만원씩을 받고 팔았는데, 이 지분은 4년 뒤인 2005년 11월 17일 ㈜티브로드전주방송이 전량 재매입했다.

일련의 지분 매매는 대기업의 종합유선방송(so) 소유지분에 대한 정부 규제의 변화에 따른 것으로, 매매과정에서 드러난 의문점은 크게 2가지이다.

우선 ㈜티브로드천안방송의 주식 가치. 2001년 8월 3개 홈쇼핑에 매각될 때 주당 2만원이었던 천안방송 주식은 4년이 지난 2005년 11월 이들로부터 전주방송이 되사들일 때도 똑같은 2만원이었다.

kcgf에 따르면 최근 국내 종합유선방송사들이 합병할 당시 적용된 평균 가입자당 가치 62만원에 천안방송의 가입자수 47만명을 감안하면 천안방송 주식은 최소 주당 50만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가장 이상한 부분은 홈쇼핑업체들이 손해보는 거래를 왜 했을까 하는 부분이다.
3개 홈쇼핑중 코스닥에 상장되어있는 씨제이홈쇼핑과 지에스홈쇼핑의 공시자료를 뒤져보면, 2001년 천안유선방송(현 티브로드천안방송) 지분 매입에 대해서는 공시했지만, 지분 매각 사실에 대해서는 제대로 공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홈쇼핑 m&a와 관련해 발생했던 방송중단 사태에서 보듯이 아무리 so의 입김이 세다고 해도 상장기업이 4년 이상이나 타법인 주식을 보관(?)면서 최소한의 보관료도 받지 못했다는 것을 차마 공시할 수 없었던 것인지 아니면 숨겨진 무엇이 있는지 의문이다.

어쨌든 천안방송 지분은 지난 2005년 11월 전주방송으로 넘어왔는데, 원래 주식 소유자였던 태광산업이 지분매입에 나서지 않은 것은 물론, 같은 해 12월 천안방송의 유상증자에는 참여해 기존 33%의 지분율을 유지하기 위해 99억원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kcgf측은 가입자 1인당 가치를 50만원으로 계산해 천안방송의 총주식가치를 1천7백1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전주방송이 획득한 지분 67%의 가치는 1천1백45억원이므로 인수액 66억원을 제외한 1천79억원을 이 회장 부자가 가로챈 셈이라고 밝혔다.

kcgf의 문제제기에 대해 태광산업 쪽은 “아무런 법적 하자가 없는 계약이었으며, 무책임한 폭로성 공세에 대응할 가치를 못느낀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kcgf는 그러나 “천안방송 외에도 회사의 사업기회와 자산을 최대주주가 부당하게 편취한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여, 앞으로 태광그룹과 관련한 추가 폭로가 계속 이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한편 kcgf가 태광과의 전면전 시작을 선포한 이날 태광산업 주가는 14.81%나 급등했고, 대한화섬도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kcgf는 이날 태광산업 주식도 매입했지만, 5% 미만이어서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는 않겠다고 전했다.

kcgf는 “지난 7월 태광산업 경영진을 만난 뒤, 8월에는 이사회에 지배구조개선과 기업가치제고를 위한 요청사항을 전달했지만 아무런 답신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김경탁 기자
kt@breaknews.com
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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