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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 숨통 조여오는 손아귀?

장하성펀드, 대한화섬에 주주명부열람 가처분 소송 제기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6/09/29 [21:11]
태광그룹 관련 파문이 점점 재미있는 양상으로 번져고 있다. 
 
그룹 모회사인 태광산업 보유 계열사(티브로드천안방송) 지분을 매각했다가  재매입하는 과정에 이호진 회장의 개인 소유 회사(티브로드전주방송)가 매입 권리를 가로챈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이번에는 회사의 알짜사업인 시스템통합부문을  분리해 이 회장의 또 다른 개인 회사(태광시스템즈)로 만들었던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특히 태광시스템즈는 장하성펀드가 태광그룹을 첫 타겟으로 지목한 사실이  공개되면서부터 불거졌던 증권거래법상 '미공개정보 이용행위의 금지' 규정 위반 논란의 주인공이며, 이호진 회장에 이은 2대 주주가 이 회장의 중학생 아들이라는 것이 화제가 되고 있다.
 
"끝까지 거부하면 경영진의 법적 책임 물을 것"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kcgf, 일명 장하성펀드)가 9월 28일 대한화섬주식회사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을 신청했다.
 
지난 8월 대한화섬 주식의 5% 취득 사실을 공시한 바 있는 kcgf는 9월 4일부터 27일까지 일곱 차례에 걸쳐 대한화섬에 주주명부열람  허용을 요청했으나 대한화섬이 펀드에  아무런 통보를 하지 않고 결국은 주주명부열람을 거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kcgf는 "소액주주 보호를 위해 더 이상의 주주명부열람을 거부하는 대한화섬의 행위를 묵과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소송을 법원에 신청하여 법적 절차를 개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kcgf는 특히 "대한화섬과 협력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회사가 주주의  당연한 권리인 주주명부열람을 자발적으로 허용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법적으로  요구되지 않는 회사의 요구까지도 수용하면서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왔다"고 밝혔다.
 
kcgf에 따르면 대한화섬은 이에 앞서  9월 25일 "존 리(john lee)씨가  귀사를 대리 또는 대표할 수 있는 적법한 권한이 있는지"를 소명하라는 요구와 함께 추후에  이사회에서 결정할 것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주주명부열람을 거부했다.
 
kcgf는 8월 23일 금감원 공시를  통해 펀드가 대한화섬의 주주이며  펀드의 의사결정권이 존 리에 위임되어 있음을 밝혔고, 주주명부열람의 법적 요건은 아니지만 대한화섬의 요청을 존중해 9월 8일 펀드의 실질주주증명서와 열람사유를 대한화섬에 제시한 바 있다.
 
kcgf는 "상법상 주주명부는 회사에 상시적으로 비치해야  하며, 주주가 이를 열람하는 것은 특별한 절차가 필요 없는 최소한의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이  무엇이 두려워서 주주명부열람을 계속 거부하는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kcgf는 이날 "더 이상 대한화섬의  불필요한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한화섬 경영진이 법으로 요구되지 않는 불필요한 절차를 내세워 주주의 기본적인 권리행사를  지연시키고 묵살하는 행위를 계속해서 더 이상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명부열람 거부는 상장폐지 때문?
 
kcgf는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가처분 소송은 가처분사건으로서  법원이 수주내로 신속하게 그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kcgf는 특히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7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특수관계인이 지분을 매집하고 있어, 주식분포요건 미달에 의한 상장폐지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주주명부열람청구를 거부하는 것은 모든 소액주주의 지위를 불안케 하고, 위협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적대적 m&a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대한화섬의 경영진이 주주의 가장 기초적이고 무조건적 권리인 주주명부열람청구를 정당한 사유 없이 계속 거부하는 것은 회사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경영진 스스로가 훼손하여 기업가치를 저하시키고,  상장회사로서 소액주주에 대한 책임의 기본을 망각한 행위로 판단된다고 kcgf는 덧붙였다.
 
한편 kcgf는 "비록 대한화섬 경영진의 주주권 행사 방해로 인해 불가피하게 주주명부열람을 위한 법적 조치를 취하였지만 가처분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대한화섬의 자발적인  주주명부열람허용과 지배구조개선을 위한 건설적인 대화를 기대한다"며, 법원의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주주명부열람을 거부하는 경우 대한화섬의 경영진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법 제635조 1항4절에서는 "정당한 사유  없이 서류의 열람 또는  등사, 등본 또는 초본의 교부를 거부한 때" 5백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대한화섬이 과태료 5백만원을 내고나서도 공개를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밖에 새로운 사실들…
국세청 세무조사 진행에 갖가지 추측 떠올라
이호진 회장 재산증식(?) 관련 의혹도 잇따라

한편 태광산업과 kcgf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공방은 점점  재미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계열사 지분거래와 관련해 갖가지 의혹이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시작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국세청 세무조사와 관련해 태광그룹 측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세무조사는  8월 1일부터 시작되어, 10월 초순쯤이면 끝날 예정으로, (일각에서 추측하는  것과 달리) 장하성 펀드와는 무관한 정기 세무조사일 뿐"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태광산업의 바람과는 달리 국세청 정기 세무조사 소식을 대하는 세간의 관심은 그동안 제기된 편법증여 의혹과 특수관계자간 거래, 주식 변동 등에  대해서도 고강도 조사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우선 2001년 정부의 소유지분규제에 따라 지에스·씨제이·우리 등 3개 홈쇼핑 업체에 주당 2만원씩 받고 넘겼던 천안유선방송(현 티브로드천안방송)의 태광산업 소유 지분을 티브로드전주방송이 2만원에 다시 매입한 문제의 경우를 보자.
 
알짜 회사인 천안방송의 주식가치에 4년 동안 전혀 변동이 없었다는 것 자체가 문제될 가능성이 있으며, 설사 명의신탁일 뿐이었다고 본다 해도 원소유자의 권한을 이 회장 개인이 소유한 회사에서 가져갔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태광시스템즈가 다시 논란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태광시스템즈는 kcgf의 대한화섬 지분 5% 매입이 공시되기 직전 이 회사  주식을 대량 매입해 증권거래법상의 '미공개정보이용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회사이다.
 
이호진 회장이 51%, 이 회장의 아들로 현재  중학생인 이현준이 49% 지분을 갖고 있는 이 회사는 2004년 태광시스템즈의 사내 si부문이 분사해  설립된 회사로, 계열사들의 시스템통합 용역을 도맡아 하면서 첫해 32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1년만에 2백89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밖에 갖가지 논란들과는 별개로 재미있는 소식도 하나 전해지는데, kcgf의 공격으로 그룹 전체가 정신없는 가운데 이호진 회장 가족 중에 대박을 맞은 사람이 있다는 소식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이 회장의 누나인  이경훈(52)씨. 이씨는 '장하성 펀드' 효과에 따른  주가 급등기를 이용해 태광산업 보유주식을 전량 처분하면서 47억원 상당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공시에 따르면 이씨는 보유중이던 태광산업 주식 0.48%(5천3백69주)를 8월 28일부터 31일까지 나흘간 장내거래를 통해 전량 처분했고, 이로 인해  태광산업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종전 72.20%에서 71.12%로 낮아졌다.
김경탁 기자
kt@breaknews.com
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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