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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춘 우리은행장 '때 아닌 백정(?) 논란'

[재계X파일] "검투사 떠난 자리에 '백정'이 왔다?"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7/04/13 [22:44]
▲박해춘 신임 우리은행장   ©브레이크뉴스

'금융권의 검투사'로 불리던 황영기 회장이 결국 우리금융그룹을 떠났다.
 
2004년 3월 우리은행장과 우리금융지주 회장직에 선임된 이후 황 전 회장은 눈부신 성과와 함께 '토종은행론' 등 숱한 논란성 발언들로 국내 금융권의 흐름을 선도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황 전 회장의 뒤를 이어받아 우리금융그룹의 지도부에는 박병원 전 재정경제부 제1차관과 박해춘 전lg카드 사장이 자리했는데, 이 과정에서 금융기관 ceo 공모제의 실효성 자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금융회장에 오른 박병원 전 차관은 공직자 윤리법 위반 논란으로, 그리고 우리은행장에 오른 박 전 사장은 아들의 병역기피 의혹과 lg카드 사장 재임시절의 업무스타일(?)에 대한 여러 가지 뒷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인선 과정에 갈등을 겪어야 했다.
 
특히 우리은행 노조는 회장·행장 인사과정이 "밀실야합에 따른 코드인사"라며 반발, 신임 행장의 출근을 저지하면서 파업직전까지 가는 상황을 연출했고, 막판 마라톤 협상 끝에 합의에 도달했지만 협상 자체의 유효성에 대해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 측이 문제를 제기하는 등 경영진 인선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갈등의 씨를 남겨두고 있다.
 
긴급점검 / 박해춘 신임 우리은행장 경영스타일

지난 3월 28일 발표된 박해춘 신임행장과 우리은행 노조 사이의 합의사항은 ▲민영화 일정, 시기, 방법 등에 대하여 상호 의견을 존중하고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일괄 매각 방지 ▲예금보험공사와의 mou 체결시 불합리한 점 개선 ▲종업원 인적 구조조정 금지 ▲타행 대비 임금 격차 해소 ▲경영진 선임시 내부출신 중용 및 무분별한 외부인사 지양 ▲협력적 노사 문화 정착 등이다.
 
이날 노사 양측은 향후 노사협의회를 통해 ▲3월 1일 정규직 전환 직원들에 대한 보상방안 ▲보상제도 개선 tft 운영 ▲사내복지기금 출연 ▲직원 사기 진작 방안 등에 대해 추후 논의를 거쳐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노사합의안에 대해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는 "법적 권한을 벗어난 합의"라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 노사가 합의한 사항 중 일부 항목이 대주주 권한에 해당하는 사안으로 은행장이 노조에 약속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
 
예보 측은 "첫 번째 항목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일괄 매각 방지'는 '연기금 등 투자기관에 지분을 분산매각하자'는 노조측 주장을 그대로 수용한 것"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기할 경우 발생할 공적자금 손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이기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금융지주가 예금보험공사로부터 공적자금을 투입 받으면서 체결했던 mou(경영정상화 이행약정) 개선에 대한 부분의 경우, 우리금융지주와 예보 사이의 문제인 만큼 은행장이 이를 두고 어떻게 하겠다는 약속을 노조와 한 것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말이다.
 
행장 선임 반대하는 노조에 책임 못질 약속
예보 "법적 권한 벗어난 합의…불쾌해" 반응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완전자회사이며, 우리금융지주는 지분의 77.97%를 예보가 가진 준 국영금융기관으로, mou 개선에 대한 문제는 황영기 전 행장 재임시절부터 성과금 지급 등의 문제로 예보 측과 갈등을 빚었던 사항.
 
황 전 행장의 경우 우리금융지주 회장직을 겸했기 때문에 mou와 관련한 협상권을 가졌다 하겠지만 아직 취임식도 하지 못한 신임 행장 주제에 모회사와 대주주간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해보겠다는 약속을 했다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측은 이번 노사합의가 "노조와 은행간의 예민한 부분에 대해 공동의 노력을 경주하겠다는 선언적 의미"라며 "대주주의 권한을 침해하려는 어떤 의도나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노조측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이헌재 사단에서 빼주면 감사"
 
한편 황영기 전 행장 겸 회장이 '검투사'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공격적인 화법을 구사한 것에 필적할 정도, 아니 그 이상으로 박해춘 신임행장의 입도 직설적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3월 29일 취임식을 갖게된 박 신임 행장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구미를 당길만한 발언을 폭포처럼 쏟아냈다.
 
이날 박 행장이 쏟아낸 말 중에서 가장 많은 기자들을 유혹한 발언은 '앞으로는 이헌재 사단'에서 자신을 좀 빼줬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선임 과정에서 '이헌재 사단'이 밀고 있다는 구설수에 휘말렸던 것을 염두에 둔 말이었다.
 
기자회견 풍경을 전한 <머니투데이> 기사에 따르면 박 행장은 '이헌재 사단'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이헌재 사단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이렇게 생각한다"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박 행장은 "저는 연세대, 대전고를 나왔고 그 다음에는 삼성에서 쭉 있었는데 이헌재 사단은 주로 공무원이고 경기고 선후배들이지 않냐"며, "이헌재씨를 처음 만난 것은 98년 정부가 서울보증보험을 놓고 전전긍긍할 때 저를 투입했고 tv에서만 보다가 임명장을 받기 위해 처음으로 이헌재씨를 봤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서 '이헌재 사단' 연관 부인했지만
몇 일 후 <연합인포맥스> 반박성 칼럼 보도

 
박 행장은 "또 참여정부 들어 가장 심각한 문제였던 lg카드 사태 때 해결 책임자로 유지창 (당시 산업은행) 총재가 저를 추천했고 그래서 저를 투입한 사람이 이헌재씨였다"며, "lg카드 갔을 때는 사외이사를 구하지 못해 주주총회를 못열었을 정도였다. 한사람이라도 간다는 사람이 있었으면 아마 제가 안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운명적으로 험난한 길을 걷는 과정에서 이헌재씨를 만났지만 이헌재 사단의 실체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 이헌재 사단을 팔고 다니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가 아닌가 한다"며, "앞으로는 이헌재 사단에서 저를 좀 빼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하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연합인포맥스> 최기억 금융증권부장이 쓴 4월 2일자 기사 「최기억의 월요전망대 : 이헌재·황영기·박해춘씨의 '시절 인연'」을 읽어보면 박 행장의 해명이 어쩌면 사실과 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기사에서 최기억 부장은 "이헌재씨와 황영기씨, 박해춘씨 3인의 '한 시절' 인연의 선후가 어떻게 되는지는 불분명하지만 그들을 잘 아는 지인들은 3인이 시절이 좋은 한때 사흘이 멀다 하고 뭉쳐 어울렸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행장의 취임발언을 전해 들은 이헌재씨의 심사가 어떠했을지 궁금하고, 뜻하지 않게 후임자에 박해춘 행장이 임명된 사실에 대해 황 행장은 또 어떤 느낌인지도 호기심이 생긴다"고 최 부장은 덧붙였다.
 
최 부장은 "박 행장의 취임사를 들으며 한 시절 금융계를 풍미한 이들의 인연이 의리로만 뭉치기에는 우리나라 금융계의 이해관계와 변화가 너무나도 격심하기 때문에 어려웠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본다"는 말로 칼럼을 마무리했다.
skanda@jinbo.net
김경탁 기자
kt@breaknews.com
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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