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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회에는 도둑, 사기꾼도 필요악으로서 존재합니다!

"우리 몸의 유해균을 싹 없애면 몸이 건강해질 것같지만 그 반대입니다"

이재운 소설가 | 기사입력 2019/03/24 [14:56]

▲ 이재운 소설가.    ©브레이크뉴스

필자의 페이스 북 친구 중에 평생 외교관으로 일하다 은퇴하신 분이 있다. 독일과 유럽에 대한 해박한 외교 경험과 지식이 있어, 이쪽 관련 뉴스는 신문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면서 항상 철학 사상적 군형을 이루고 있다.

 

나는, 지식인으로서 공인으로서 치열한 삶을 살아온 어른들이 이 분처럼 후배들을 가르쳐 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린애들 싸우는데 끼어들어 함께 욕하고 분노를 함부로 내보이는 건 어른답지 못한 것이다. 또 그 반대로 입 다물고 모른 척하는 건 매우 비겁한 '또다른 종질'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비판하는 유신헌법, 찬성율이 91.5%였다. 대체 그 사람들, 지금도 멀쩡히 살아 있다. 전두환도 대통령 선거에서 90.2%를 얻었다. 김용옥이 국립묘지에서 파내라고 악쓰는 이승만, 91.8%로 당선되었다. 이런 것을 역사라고 한다. 이런 사실까지 바꿀 수는 없다. 우리는 해석과 해설을 할 수 있을 뿐이다..

 

바른 것을 칭찬하고 바르지 않은 것을 비판하는 것은, 지식인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같은 작가라지만 아이들 무등에 올라타기를 좋아하는 이외수 씨나 김용옥 씨, 썩었는지 상했는지 보지는 않고 오직 보수만 바라보는 A소설가는 내 모델이 아니다.

 

오늘 1894년에 일어난 동학농민운동까지 뒤지는 문재인 정권의 지나친 친일파 몰이에 우려를 표하는 글이 있어 댓글을 달았다.

 

그걸 여기 다시 옮긴다.

 

"조선일보가 요즘 민주당 정권을 무너뜨리기로 결심한 듯 비판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민주당 정권 역시 선악 이분법으로 접근하는 초보적인 실수를 연거푸 하고 있습니다. 이러면, 김용옥 같은 이가 이승만을 국립묘지에서 파내자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주장이 통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는 나경원의 주장이 통하게 됩니다. 동학까지 끌어들여 역사를 치유하자는 졸렬한 사람들이 있는데, 이미 과거입니다. 역사는 역사로서 봐야지 현실 문제로 끌어들여, 조선시대 동인 서인, 노론 소론 집안끼리 다시 다투면 안됩니다. 경상도 일부 지식인 중에는 아직도 남인의 사고를 가진 위험한 사람이 있는데, 큰일날 짓입니다. 저도 굳이 따지자면 사상적 철학적 계보를 갖고 있는 집안의 후손이지만, 그냥 참고사항일 뿐 오늘의 현실과 견주지 않습니다.

 

이승만의 공과는 역사가 다룰 일입니다. 박정희도 마찬가지입니다. 허물이 크다 보니 이승만이 국외추방되고, 박정희가 총 맞아 죽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공까지 무효가 되는 건 아닙니다. 이승만은 봉건시대 토지 개념을 혁신하여 토지공개념을 실천하고, 토지개혁의 부산물이긴 하나 기업가 시대를 연 공덕이 있습니다. 그가 비록 친일 검찰과 법원, 경찰, 공무원, 군인을 써서 오늘날 친일파로 매도되지만 그분만큼 독립운동에 헌신하신 분도 드뭅니다. 그이가 친일 인사들을 할 수 없이 쓴 면이 있듯이, 지금 문재인 정부가 흠이 많은 인사들을 억지로 기용하는 것과 하나도 다르지 않습니다. 박정희도 비록 일본군 출신이지만 그가 노력한 경제개혁은, 비록 북한과 싸워 이기기 위한 책략 중의 하나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국민을 잘 살게 해야 한다는 것은 진심이었습니다. 그 토대로 오늘의 대한민국 경제가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미 쿠데타 혐의가 인정되어 사형선고되고, 무기징역 확정되고, 이어 사면된 바 있는 전두환 씨를 다시 잡아들여 사형시키자는 일부 극렬한 국민의 주장은 말이 안되는 궤변입니다. 법치국가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조비오 신부와의 망자명예훼손 사건을 침소봉대하여 마치 전두환은 단 한 번도 역사의 법정에 선 적이 없었던 것처럼, 처벌받은 것이 없었던 것처럼 국민을 속이는 정치인들이 악마들입니다. 전두환 노태우는 1조원 가량의 벌금을 제외한 나머지 혐의는 이미 1997년에 다 사면되었습니다. 저 사람들이 그 사실을 몰라서 우기는 게 아니라 국민들을 속여보자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자유한국당을 완전히 없애려고 그런다면 이해나 해줄 수 있지만, 저들은 여차하면 다시 자유한국당과 손잡고 정의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을 죽이려 들 것입니다. 민주당이 저러는 건, 자유당과 적대적 공생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일시적인 적대행위에 불과합니다.

 

세상에는 선과 악이 존재합니다. 선은 좋고 악은 나쁘지만, 악이 완전히 사라진 세상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선은 선의 가치가 있고, 악은 악의 가치가 있습니다.


1차대전과 2차대전을 일으킨 독일 덕분에 식민지 문화가 사라지고, 강대국 미국은 식민지를 두고 관리해서 얻는 이익보다 더 큰 이익을 무역으로 얻습니다. 6천만 명을 희생시킨 악마 아돌프 히틀러도 역사 교훈을 만들어 후손들에게 기여한 부분이 있는 것입니다. 페스트가 유럽을 휩쓸어 수천만 명을 죽인 이래 다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이제는 히틀러나 히로히토 같은 한 개인이 세상을 멸망시키려 드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일본은 일제 36년간 조선에서 본 이익보다 더 큰 규모로 수십 년째 무역흑자를 기록 중입니다. 지금도 일본 자동차, 반도체 장비 등 한국경제를 뒷받침하는 기술과 부품이 부산항으로 인천항으로 밀려들어옵니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교수, 판검사들이 쓰는 말의 절반이 사실은 일본어입니다.


그런 일본이 없었다면 우리는 나태하게 굴다가 남미 같이 변했을지도 모릅니다. 일본 덕에, 북한 덕에 이 악물고 일하여 우린 이 정도로 살아남았습니다. 적과 원수를 이겨야 한다, 물리쳐야 한다는 단단한 각오가 우리를 강하게 했습니다. 적과 원수에게도 분노와 욕망을 일으켜주는 공덕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 몸의 유해균을 싹 없애면 몸이 건강해질 것같지만 그 반대입니다. 면역세포가 약해져 작은 바이러스 침입에 속절없이 죽어버립니다.


이 사회에는 도둑, 사기꾼도 필요악으로서 존재합니다. 아메리카 인디언처럼 수천 년 평화와 행복이 보장되는 천국에서 살다보면 작은 외부 충격에도 단박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


대사께서 올리는 글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균형 시각을 보여줄 수 있어 대단히 고맙게 생각합니다. 지식인은 현대사의 효소가 돼야 합니다. 극단으로 치우치는 세력들에게 중도의 가치를 확실히 알려줄 수 있어야 합니다.<이 글은 이재운 소설가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옮겨놓은 글이다.>"

 

*필자/이재운. 소설가. 소설 '토정비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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