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참석자는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들과 기관투자자 그리고 각 언론의 담당기자 등으로, 이 자리에서 경영진은 실적에 대해 설명(해명?)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약속하는데, 노골적으로 이야기하면, 회사 주가를 띄우는 것이 이 행사의 본질적인 목표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ir 설명회 전후로 1주일 넘게 주가가 폭락한 기업이 있다면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지난 4월 19일 ir설명회를 가진 lg전자는 예상보다 양호한 1분기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1주일 사이에 주가가 5%나 폭락하는 기현상을 겪어야했다. 왜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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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도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남용 부회장 |
pdp사업 대책 보류에 투자자 다수 등 돌려
“결정된 것이 하나도 없네…시간이 아깝다”
애매 모호 답변으로 일관, 투자자들 실망감
지난 4월 19일 lg전자는 '2007년 1분기 실적발표회'를 가졌다.
이날 발표회는 남용 부회장이 취임이후 처음으로 주재하는 ir설명회로, 여러 언론사 기자들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큰 기대를 갖고 이 자리에 모였다.
지난 연말 남용 부회장의 취임에 대해 찬사를 쏟아냈던 증권가(남용 부회장 취임이 알려진 이후 lg전자는 수직상승세를 이어갔다)에서는 남 부회장이 갑갑해 보이는 lg전자의 미래에 획기적인, 아니면 적어도 속시원한 방향을 보여주리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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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수 lpl 사장 © 브레이크뉴스 |
권 사장은 남 부회장과 함께 지난 연말 lg그룹 전자사업의 위기를 해결해줄 구원투수로 투입된 바 있는데, 4월 10일 있었던 실적발표회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고 회사 경영 현황에 대해 설명한 것이 1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가려운 부분을 긁어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각 언론들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수 천억 원대 적자를 내고 있어 부담스러웠을 자리에 권 사장이 직접 나선 점을 높이 평가했으며, 시장에서도 lpl 주가의 지속적인, 그리고 더욱 가파른 상승세로 화답했다.
lpl의 실적발표회 다음날인 4월 11일 오전 개장 전후로 나온 증권사들의 리포트 대부분이 lpl 관련 내용이었으며, lpl 주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잠자던 전자업종 주가를 흔들어 깨웠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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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pl 주가추이 © 브레이크뉴스 |
"실망스러운 ir…시간이 아깝다"
그러나 19일 ir설명회를 가진 직후 lg전자의 주가는 1주일 사이에 고점 대비 5%이상의 폭락을 기록했고, 이러한 폭락세는 26일 3g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앞서고 있다는 초대형 호재가 발표되기 전까지 지속되었다.
왜 이러한 반응이 나왔던 것일까? 4월 19일 행사에 참석했던 <서울경제신문> 김민형 기자의 4월 20일자 칼럼 「기자의 눈 - 허탈한 lg전자 ir」을 보자.
「“결정된 것이 하나도 없네요. 이런 ir는 뭐 하러 합니까.”(a애널리스트) 지난 19일 lg전자의 1ㆍ4분기 기업설명회(ir)에 참석했던 증권사 애널리스트 대부분은 허탈한 표정으로 ir장을 빠져나왔다. 한 참석자는 “우리는 경영학 강의를 들으러 온 것이 아니라 lg전자의 전략을 듣고 싶어 왔다. 시간이 아깝다”며 냉소적인 반응까지 보였다.…」
<서울경제> 칼럼에서 김 기자는 남 부회장이 올 초 취임할 때부터 "3개월 정도 경영상황을 지켜본 후 향후 전략을 공유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날 남 부회장이 내놓을 '보따리'에 눈과 귀가 쏠렸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고 지적했다.
이날 남 부회장은 애매 모호한 말들로 질문의 요지를 피해가기에 바빴다는 것이 김민형 기자의 총평. 수천억원대 적자를 내고 있는 pdp tv 부문에 대한 질문 공세에 애매모호한 답변만 반복했다는 것이다.
김민형 기자는 특히 "일일이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이날 남 부회장은 '옵션'이라는 용어를 20여차례 사용했다"며, "오죽하면 질문에 나선 한 애널리스트가 '대답을 피해가려고 노력하시는 것 같은데 좀 명확히 말씀해달라'는 주문까지 했을까"라고 반문했다.
김 기자가 지적한 또 한가지 문제는 lg전자 측이 이날 기자들의 질문을 제한했다는 점. lg전자 측에서 '따로 기자간담회를 열겠으니 ir 현장에서는 질문을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김 기자는 홍보팀 관계자가 "오늘은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말씀하시니까 기자들의 질문을 제한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며, 이 '해명'이 충격적이라고 지적한다.
이는 lg전자 사령탑은 물론 일반 임직원까지 ir를 오직 애널리스트를 위한 행사로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lg전자 임직원에게는 이날 행사에 오지 못한 수많은 lg전자 주주와 투자자들은 ir 대상이 아닌 것"이라고 김 기자는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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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 주가추이 © 브레이크뉴스 |
김민형 기자는 "취임 3개월 후 향후 전략을 공유하겠다고 한 사람은 남 부회장 본인"이라며, "누구도 3개월만에 해답을 내놓으라고 윽박지르지 않았다. 다만 준비가 됐을 때 잔칫상을 차려주길 바랄 뿐이다.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칫집에 가기에는 현대인의 일상이 너무 바쁘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4월 19일 열린 lg전자 ir설명회에서 남용 부회장은 예상보다 호전된 1분기 실적을 발표한 후 별도로 'lg전자의 향후 전략 방향'이라는 제하의 프리젠테이션을 가졌다.
남 부회장은 1.단순한 성장이 아닌 roic(투하자본수익률) 제고에 집중 - 2010년까지 20% 달성 2.포트폴리오 최적화 3.시장 양극화에 대응 4.기술 혁신과 디자인 차별화 5.브랜드 투자 강화 6.글로벌 역량 강화 등 6개 과제를 제시하고, 바로 이어 'display 사업 전략과제'라는 별도의 장에서 최대 관심사였던 pdp 사업에 대한 처리 방향을 설명했다.
회사측에서 공개한 발표자료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디스플레이 사업 전략과제'는 크게 4가지로 정리되는데, △시장수요와 수익성을 고려한 제품별 우선순위 재정립 △원가 감축 △r&d 강화 △pdp 사업구조 개선 위한 다양한 방안 검토 등이 바로 그것이었다.
“pdp 50″부문 우위도 장담 못해”
<이데일리>는 4월 19일자 「lg전자 ir데뷔 남용 부회장 'b학점'」이라는 기사를 통해 이날 ir에 대해 "대체로 원만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는 남 부회장이 pdp사업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 결정을 올 하반기로 보류했다며, 이에 대해 애널리스트들과 투자자들의 반응은 속시원한 답을 기대했지만, 이에 못 미쳤다는 반응들이라고 전했다.
<이데일리>는 남 부회장의 취임 초 "3개월 정도 경영상황을 지켜본 후 향후 전략을 공유하겠다"는 말에 기대감을 가져왔다고 전제하고, 일부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은 lg전자가 pdp사업 구조조정 방안을 너무 늦게 결정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데일리>는 특히 pdp사업 부진이 단기간 해소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장 큰 요인중 하나가 lcd와의 경쟁인데, 이날 남 부회장은 "향후 평판tv 시장에서 50인치 이상은 pdp로, 40인치 이상은 lcd로 강화"라는 '원론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이미 40인치대 평판tv 시장은 lcd가 장악해, pdp는 50인치대 시장으로 밖에 갈 수 없는 상황에서 남 부회장이 내놓은 방안은 하나마나한 이야기라는 지적이다.
lg전자 “투자자들, 부회장 말 한 마디에 입장 바꿨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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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용 lg전자 부회장 © 브레이크뉴스 |
한편 lg전자 홍보실 관계자는 실적발표회에서 남 부회장의 애매모호한 답변이 주가하락을 부른 것 아니냐 세간의 평과 관련해 "투자자들이 단순히 남 부회장의 말 한마디 때문에 입장을 바꿨겠느냐"며 "삼성전자는 더 떨어졌다"는 생뚱 맞은 답변을 내놓았다.
시장 전반의 분위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했다는 해명인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우리나라 양대 전자업체라지만 두 회사의 매출구조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선상에 놓고 볼 수는 없다는 지적이 많고 같은 시기 lpl 주가를 보면 더욱 할 말이 없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