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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대산공장 중단한 진짜 이유는?

<油의 전쟁> 보류? 무산? 사업중단 논란 막후 '입체취재'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7/06/18 [15:27]
▲에스오일 대산공장 예정부지    

 
갈등 중재하고 사업 강력히 추진할 리더십 부재
 
에쓰오일이 그동안 충남 서산시 대산읍에 추진 중이던 제2 공장 건립 계획을 연기하겠다고 6월12일 밝혔다. 당초 사업계획 발표 당시 2006년부터 2010년까지로 되어 있던 투자기간을 '-' 공란으로 수정한 것이다.
 
에쓰오일의 사업계획 무기한 연기 방침이 알려지자,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었고, 이 지역 언론은 물론이고, 여러 중앙 언론들도 공장 건립을 위한 부지 취득 과정에 있었던 불협화음에 초점을 맞춰 기사를 쏟아냈다.
 
이와 관련 유상곤 서산시장은 에쓰오일의 사업 연기 발표 사흘 뒤인 14일 기자간담회를 소집해 "에쓰오일의 무책임한 발표로 서산시와 서산시민들의 명예가 손상됐다"며, "시와 주민들 간의 갈등을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에쓰오일측이 분명하게 해명할 것"을 촉구했다.
 
그런데 본지 확인 결과 유 시장의 기자회견 및 여러 언론의 보도내용은 이번 파문의 직접적 이해 관계자인 에쓰오일 및 지역 주민들의 입장과 사뭇 달랐다. 에쓰오일의 대산 정유공장 사업 연기 발표와 언론보도에 가려진 진짜 속내(?)는 무엇인지 추적해보았다.
 
에쓰오일 대산 제2 정유공장 사업중단
보류? 무산? 숨겨진 진짜 이유 뭐길래…
 

에쓰오일은 지난해 4월 서산시 대산 석유화학공업단지에 하루 48만 배럴의 원유를 처리할 수 있는 제2공장을 2006년부터 2010년까지 3조5740억원을 들여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부지 매입을 추진해왔다.
 
이 사업은 전체 부지 면적 220만㎡ 중 절반은 지자체 소유의 산업단지 땅을 임대하고, 절반은 에쓰오일이 직접 매입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2007년 현재 전체 부지의 70∼80% 가량을 이미 확보했고, 농지의 경우 90% 이상 매입을 완료한 상태다.
 
'에쓰오일 주민대책위원회'의 김종태 간사에 따르면 에쓰오일이 제2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대산읍 독곶리 지역에는 총 200여 가구, 수용대상으로 편입된 지역만 따져도 120가구 이상이 살고 있으며, 주민 대부분은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한다.
 
주민들 대부분은 이미 경작하던 농지를 에쓰오일에 매각한 상태. 에쓰오일의 사업 보류 방침이 전해진 12일 한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대부분 주민들이 지난해 농지를 다 팔고, 집 등 '지장물'에 대한 보상협의만 기다리던 상태여서 허탈한 한숨만 내쉬고 있다고 한다.
 
왜 이렇게 됐을까?
 
에쓰오일이 토지보상 협상 등을 위해 독곶리에 개설했던 사무실을 폐쇄한 것은 지난 5월9일. 당시 지역 언론들은 "에쓰오일이 '사업중단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하면서, 그 이유가 주민들의 과다한 보상요구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김선동 에쓰오일 전 회장

<tjb대전방송>은 5월22일 관련 보도를 내면서, "사업 백지화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제하고, "에쓰오일이 이렇게 나온 배경은 주민들의 무리한 보상요구와 서산시의 늑장행정 때문"이라고 단정했다.
 
주민들은 보상비 외에 이주대책비조로 가구당 3억원을 요구해 회사측과 갈등을 빚어왔고, 갈등을 중재해야 할 서산시도 팔짱만 끼고 있으면서, 산업단지 지정에 필요한 행정절차에 늑장을 부려 1년 이상 허송세월을 보냈다는 것.
 
<tjb대전방송>은 "이러는 사이에 당초 3조5000억원으로 추산한 사업비가 6조~7조원으로 불어나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상황으로 이어진 것"이라며, 뒤늦게 심각성을 깨달은 서산시장이 직접 에쓰오일을 방문해 설득에 나설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tjb대전방송>은 특히 "일각에서는 사업중단 결정이 주민과 서산시에 대한 압박용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면서도 "실제 사업 백지화로 이어질 경우 서산시가 제발로 찾아온 기업을 내쫓았다는 비난은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서산시장은 면피 '급급'…언론은 갈등 부채질…"꼬인다 꼬여!"

일부 언론 '싸움 부추기식 보도'로 '油의 전쟁' 사태 더 악화
 
<tjb대전방송>은 이튿날인 5월 23일 '해도 너무한다'는 제목으로, 에쓰오일의 대산공장 사업중단 사태는 무리한 보상요구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며, 삼성전자·현대제철과 보상협상을 했던 아산·당진 이주민들의 요구조건에는 없었거나 부풀려진 게 대부분이라고 보도했다.
 
에쓰오일의 사업 보류 방침이 전해진 12일 이후 이어진 중앙언론들의 보도도 <tjb대전방송>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중앙일보>는 13일자 신문 사회면 톱기사에 "대산 정유공장 보상 이견으로 건설 연기/에쓰오일 '가구당 3억+택지+α 요구'/주민들 '정유사, 보상협상조차 불응'"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배치하고, 이 소식을 전했다.
 
▲사미르 a 투바이옙 부회장   

특히 통신사인 <연합뉴스>는 12일 저녁 '에쓰오일 대산공장 무산‥주민 허탈'이라는 기사를 송고했고, 이 기사는 <중앙일보>를 제외한 대부분 주요 일간지에도 그대로 실렸다. 
 
14일에는 서산시가 '에쓰오일 대산공장 건설을 촉구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유상곤 시장도 직접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회사 경영상의 문제로 사업추진을 중단했음에도 지역 주민과 서산시에 원인이 있는 것처럼 비춰져 명예를 손상시켰다"며, 에쓰오일을 성토하고 나섰다.
 
사실이 그런가?
 
"부지취득 문제로 프로젝트가 지연되는 동안 건설/엔지니어링시장 경기 과열로 인해 투자 소요액이 증가함에 따라 프로젝트의 경제성이 한계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이에, 당사는 필요부지를 적정한 가격으로 확보하고 전 세계 건설 및 자재에 대한 수요 급증 상황이 해소되어 건설비용이 정상화될 때까지 동 프로젝트를 연기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에쓰오일이 6월12일 대산 제2 정유공장 설립계획 연기와 관련해 공시한 내용이다.
 
"부지취득 문제로 프로젝트가 지연되는 동안"이라는 단서가 붙기는 했지만, 여러 언론들의 보도와 달리 에쓰오일측이 밝힌 프로젝트 연기 사유는 "건설/엔지니어링 시장 경기 과열로 인한 투자 소요액 증가"였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에쓰오일 주민대책위' 김종태 간사는 "에쓰오일 측에 물어보니 주민들의 요구가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밝혔고, 에쓰오일 홍보실 관계자도 "섭섭한 점을 서로 이야기하다 보면 감정이 격해질 수 있다"며 일부 언론의 싸움 붙이기식 보도에 불만을 제기했다. 
 
서산 지역구 열린우리당 문석호 의원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지금은 재판중…중재 가능성마저 봉쇄…에쓰오일 사태 '안개속'

 
일단, '토지보상 문제 때문에 사태가 파국으로 치달았다'는 언론들의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연합뉴스>를 비롯한 여러 언론들이 단정적으로 보도한 '무산'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책위와 에쓰오일 양측은 한 목소리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태 간사는 특히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에쓰오일 공장이 완전 무산되면 어떻게 될 것 같냐'는 질문에 입지조건이 워낙 좋아 다른 공장이 들어설 수 있다는 말을 했는데, 그것을 가지고 '에쓰오일이 안 오더라도 주민들 입장에서 서운할 게 없다'고 말했다고 썼더라"며 언론의 갈등 부추기기 보도 행태를 지적했다.
 
김 간사는 오히려 언론보도에 부화뇌동해 에쓰오일 측을 성토한 유상곤 시장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유 시장이 당초 기자간담회 전에 주민들과 발언 문구 등에 대해 사전 조정하기로 했다가 갑자기 단독 기자회견을 하는 돌출행동으로 면피하기에 급급했다는 것.
 
김 간사는 "유 시장은 원래 서산시 부시장 출신으로, 부시장 재임 당시에도 이번 사업이 결정되는 과정에 시청 담당 직원들에게 에쓰오일과 주민들의 협상에 최대한 개입하지 말고 중립을 지키라는 지시를 내리는 등 방관하는 태도를 이어왔다"고 지적했다.
 
진짜 이유는 뭔가?
 
▲열린우리당 문석호 의원    © 브레이크뉴스

에쓰오일이 대산 정유공장 프로젝트를 무기한 연기한 진짜 이유와 관련해서는 에쓰오일의 12일자 공시보다 앞서 보도된 <이데일리> 기사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데일리>는 6월6일 's-oil, 대산2공장 투자 연기 가능성', 7일 's-오일 대산2공장 표류하는 진짜 이유는?'이라는 기사를 통해 총사업비의 1%에 불과한 토지보상비 문제보다 에쓰오일 대주주인 '아람코'의 중국 시장전략 변화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는 처음부터 대산공장 건설 목적을 "중국 수요를 겨냥한 것"이라고 못박았는데, 외국 자본의 자국 정유시장 진출을 막았던 중국 정부가 지난 5월 후진타오 주석의 사우디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합작회사 설립에 합의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에쓰오일측은 아람코가 에쓰오일의 대주주일 뿐 사업결정은 에쓰오일이 한다며, 이러한 추측을 일축했다.
 
하지만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지난 5월 자사주 매각대금 2조1580억원 가운데 1조원을 은행권의 정기예금으로 예치했고, 자금 가운데 상당수가 만기 1년짜리 정기예금이라서, 회사의 자금집행 계획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데일리>는 "일반적으로 정유회사들은 은행권에 자금을 맡길 경우, 3개월 미만의 단기자금 형태로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며, "향후 투자계획이 확정되면 자금을 집행할 예정"이라는 에쓰오일 관계자의 발언을 전했다.
 
결론적으로, 이 말은 기사 서두에서 지적했듯이 경작하던 농지를 팔아 생계수단이 막막한 지역 주민들이 앞으로 1년 이상 이 프로젝트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기다려야 할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skanda@member.jinbo.net
▲대산 화학단지    

아람코 독주체제 에쓰오일…어디로 가나?

▲지난 4월 방한해 한국외대로부터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알달라 s. 쥬마 '사우디 아람코' 총재.

에쓰오일과 대산읍 독곶리 주민들 사이의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길어진 이유에 대해 중간에서 협상을 중재할 리더십이 부재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서산 지역구인 문석호 열리우리당 의원은 지난 2월20일 에쓰오일 임직원 500여 명으로부터 정치 후원금 546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징역 8월 선고유예, 추징금 5560만원의 판결을 받았고, 함께 기소된 김선동 에쓰오일 회장도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가 "공장부지를 찾지 못하는 에쓰오일에게 지역구인 서산을 공장부지로 추천한 뒤 서산시장과의 간담회를 주선한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행위이며 그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흔적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고 인정했지만 문 의원으로서는 선고유예 판결만으로도 이 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설 입지가 좁아진 것은 사실이다.
 
김선동 회장 정치자금법 위반 퇴진…대주주 한진도 영향력 행사 못해
 
제2 정유공장 사업을 비롯해 그동안 에쓰오일을 선봉에서 이끌었던 '오일맨' 김선동 회장 역시 기존 증권거래법 위반 등으로 징역 3년의 실형을 받은 상태에서 다시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결국 지난 5월2일 회사의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 회장의 퇴진에 따라 에쓰오일은 최대주주 아람코측 인사인 사미르 a 투바이옙 부회장의 단일 대표체제로 꾸려지게 되었고, 이러한 구도는 결국 아람코의 입김을 견제할 세력이 부재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김선동 회장은 대표이사직을 사임하면서도 에쓰오일의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했다. 하지만 에쓰오일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사업 보류 결정에 있어서 김 회장의 의사는 반영되지 못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또한 얼마 전 에쓰오일 주요 주주로 참여한 한진그룹측도 이번 사업보류 결정에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고 밝혀, 현재로써는 에쓰오일 경영에 아람코 측의 입김이 절대적인 영향을 차지하고 있다는 관측을 가능하게 한다.

 


김경탁 기자
kt@breaknews.com
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근황은 이곳으로 →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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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탁 2007/06/19 [13:44] 수정 | 삭제
  •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입니다.

    이 기사의 논지는.
    기존 언론들의 보도내용이 사실관계와 다른 사안을 전제로 깔고 보도하고 있는 것이 사태의 본질을 가리고 문제를 더욱 미궁속으로 빠뜨린다는 것이 핵심 요지입니다.

    그에 더해 왜 이렇게까지 됐는지를 관련사안(선거법 재판 등)이 터진 시기와 맞추어 따지다보니, 김선동 회장 퇴임이후 에쓰오일 경영권이 아람코에 의해 견제없이 휘둘러지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한 것이죠.

    기사를 작성할때 타 언론의 보도를 인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남의 기사를 자기것인양 인용표시 없이 몰래 가져다쓰는 것보다는 훨씬 기자의 양심에 맞는 행동이라고 확신합니다.

  • 삼지창 2007/06/19 [09:33] 수정 | 삭제
  • 진짜이유가 뭡네까.
    TJB대전방셩, 중앙일봉, 연합뉴슝, 이데일류....
    여기가면 알수 있을라나
    여기저기따붙이는거이제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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