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기사들이 전하는 핵심적인 주장은 캐디의 법적 권한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 도입될 경우 늘어나는 비용을 부담스러워하는 골프장 경영자들이 '노캐디제'를 확대해 캐디들의 일자리를 축소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에 근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몇몇 골프장의 캐디단체들은 정부에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이 법의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반대 운동을 벌이는 캐디들이 정작 '캐디보호법'의 내용에 대해서는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논란의 실체를 파헤쳐봤다.
골프장경영협회 언론플레이에 놀아나는 미디어
'괴담' 수준의 잘못된 팩트 깔고 이루어진 보도
보호법 내용도 파악하지 못하고 나온 탄원서?
골프장경영협회 으름장에 바짝 엎드린 캐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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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규직화, 출퇴근 시간 제한 등 보호법과 관련해 나오는 보도들은 보호법 내용에 대한 확인 없이 나온 괴담 수준으로 나타났다. © 브레이크뉴스 |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 6월18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열린우리당 김진표 의원과 조성래 의원이 각각 발의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환노위 소속 일부 의원들이 이 법안에 대한 사회적 논란과 여파가 큰 만큼 추가 공청회를 거쳐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기했고, 결국 안건을 다음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수혜 당사자들도 반대?
정부는 지난 6월5일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대책추진위원회'를 열어 관계부처 간의 합의를 이룬 '특고 종사자 보호법'안을 마련하고, 의원입법(김진표 의원 대표발의) 형식으로 6월14일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가 '특고 종사자 보호법'에 대한 정부안을 확정한 6월 5일 이후 여러 언론에는 이 법안과 관련해 무수히 많은 반대 의견 기사가 실렸다.
이러한 기사들의 핵심적인 주장은 이 법이 통과될 경우 비용 부담 증가를 감내해야 하는 해당 사업장의 경영자들은 물론 이 법으로 혜택을 받게 되는 '특고 종사자'들마저 이 법의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는 것.
한 신문의 기사 내용을 옮겨오면 "대표적인 특고 형태인 캐디(경기보조원)는 그동안 골프장에 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시간을 쓸 수 있어 편했으나 캐디특별보호법이 시행되면 정시에 출퇴근해야 하는 등 그동안 누렸던 혜택이 없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이번 법 도입으로 인해 골프장들이 늘어난 비용을 줄이기 위해 노캐디제와 선택적 캐디제 등을 확대·시행할 경우 일자리가 줄어들어 수많은 캐디들이 골프장을 떠나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는 것이 언론들의 주장.
※ '노캐디제'는 경기보조원 없이 골프경기를 진행하는 제도이고, '캐디선택제'는 경기보조원과 함께 경기를 할 것인지를 고객이 결정하는 제도를 뜻한다.
법 시행되면 어떤 변화가
이와 관련해 여러 매체들이 보도를 쏟아냈지만, 각 기사 간에 그다지 차별성도 없고, 비슷한 상황을 전제로 한 동일한 주장을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했을 뿐이니, 여러 기사 중 우리나라 대표적 경제신문인 <매일경제신문> 기사를 중심으로 쟁점을 짚어보자.
<매일경제>는 6월25일자 「캐디들 "우리가 싫다는데 왜 고집하나요"/'특고법'에 시큰둥…일부 골프장 노캐디제 검토」 그리고 「'특고법' 시행 땐 어떻게?」라는 기사를 통해 법안에 대한 캐디들의 반응과 법이 통과될 경우 골프장 캐디들에게 생기는 변화에 대해 보도했다.
<매경>은 우선 "세금부담도 없고 출퇴근도 자유로워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캐디직을 할 생각"이라며 "정부 배려가 오히려 우리들 밥그릇을 깨는 것으로 작용할까 두렵다"고 말한 어느 5년차 캐디의 발언을 인용 보도했다.
<매경>은 "골프장도 반대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전제하고, 선택적 캐디제를 운영하는 한 골프장에서 외국인들이 캐디 교육을 받고 있다며, 조만간 국내 골프장에 `용병 캐디`가 처음으로 등장하게 된다고 전했고, 노캐디제를 운영하는 골프장의 사례도 전했다.
<매경>은 또한 개별사업장의 캐디 대다수가 반대하면 채택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노동3권 보장을 채택한 골프장의 캐디들은 50만원 내외를 보험료와 소득세 등으로 내야 한다며, 이 세금을 골프장 측이 부담할 리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골프장은 캐디 고용비용과 보험료 등으로 연간 8∼10억원 정도 추가 부담을 안게 된다"며, "캐디들로서는 탄력적인 출퇴근 시간이 깨지는 것도 반대 이유 중 하나다"라고 <매경>은 지적했다.
"캐디들은 자신이 맡을 팀 시간을 미리 배정 받고 이보다 약간 일찍 출근해 준비하면 그만이지만 이 법이 시행되면 그동안 누렸던 자유시간을 침해받게 되는데, 점차 주부 캐디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어서 출퇴근 시간이 고정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매경>은 전했다.
<매경> 기사는 캐디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아파트 경비원들이 (최저임금제 확대·시행과 관련해) 해고되는 부작용이 나온 것처럼 캐디들도 일자리를 잃게 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라고 기사를 마무리했다.
잘못된 전제와 어긋난 반대
정부 발표 법안의 핵심은 특고 종사자에 대해 노동 3권을 제한적으로 인정하고, 근로기준법에서 규정한 각종 보호규정을 적용하며, 사업주에게는 산업재해보상보험과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 4대 사회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것.
법안 도입을 반대한다고 하는 캐디들의 주된 반대이유를 정리해보면 정규직화에 따른 세금 납부 및 출퇴근 시간 제한 그리고 비용 증가를 부담스러워하는 골프장 사업주에 의한 고용축소 등 3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근로소득세와 4대 보험료 등을 합해 월 50만원의 추가 부담이 생긴다는 부분의 경우.
2004년에 개정된 소득세법에 따라 연봉 1000만원부터 4000만원까지 17%의 갑종근로소득세를 납부하니까, 월 소득 200만원의 경우 34만원, 333만원이면 약 56만원의 근로소득세를 내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소득세를 내면 납부세액만큼 연말정산을 통해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까 소득공제 자료를 모으기 나름이고, 납세근거가 있으면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으며, 교통사고를 당한 경우 근로능력 상실에 대해 적절한 피해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국민건강보험을 직장에서 가입하면 지역의료보험보다 훨씬 적은 보험료를 내며, 산재보험이나 고용보험은 종사자 개개인이 예기치 못한 상황에 처해 있을 때 구제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할 수 있다.
즉 매달 세금을 납부함으로써 가처분 소득이 줄어드는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에 따라 생기는 부가적인 혜택은 가처분 소득 감소를 상환하고 남을 정도로 상당히 많다는 점은 간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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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여러 언론에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캐디보호법이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오히려 캐디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는 기사들이 잇따라 실렸다. © 브레이크뉴스 |
"캐디 일자리가 줄어들까?"
노캐디제·선택적 캐디제 변수 안 돼
경영협회 "기존 캐디수의 91% 감소" 엄포
서비스연맹 "천박한 경영윤리 수준" 개탄
캐디들은 특고종사자보호법이 통과될 경우 이에 따른 비용증가를 부담스러워하는 골프장 사업주들이 '노캐디제'와 '선택적 캐디제'를 확대 시행함에 따라 캐디라는 직종 자체가 감소 내지 소멸(?)할 수도 있다는 걱정을 토로하고 있다.
여러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골프장경영협회 회원사의 88%가 "법이 제정돼 캐디를 월급제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한다면 캐디를 없애거나 최소한 인원만 남길 것"이라고 답했고, 일부 골프장은 캐디 없는 운영을 준비하기 위해 주 1회 가량 '노 캐디 데이'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보호법이 제정돼도 캐디를 월급제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하는 일은 생기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해야겠다.
법안에 그런 내용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더더군다나 언론들이 천편일률적으로 인용보도한 골프장경영협회의 설문조사는 그 문구도 보도내용과 다르다.
다음은 한국골프장경영협회가 지난 6월7일 발표한 해당 보도자료의 전문이다.
“(사)한국골프장경영협회(회장 우기정)는 최근 전국 회원사 골프장ceo를 대상으로 정부의 캐디특별보호법 입법에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답변을 보내온 108명의 골프장 ceo들은 정부가 캐디에 대한 근로자성을 인정한다면 88%인 95명이 노캐디 및 선택적 캐디제로 골프장을 운영할 것이라 답변해 정부가 추진하는 캐디특별보호법이 시행될 경우 기존의 캐디수가 91%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골프장장 캐디의 평균수는 110명으로 조사되어 현재 운영 중인 회원사 골프장 170개사의 총캐디수는 1만8천700명으로 추산되었고 회원사 골프장 외 퍼블릭골프장을 포함하면 국내에는 모두 2만5천명 이상의 캐디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노동자성 인정'이 어쩌다가 '월급제 정규직 고용'으로 와전됐을까?
수많은 언론들이 기사의 가장 기초적 팩트인 협회 발표 내용조차 확인하지 않았거나, 확인했더라도 "노동자성 인정하면 어찌어찌 하겠다"는 협회의 발표가 염치없게 느껴져서 일부러 감춰졌는지 그 사정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명백한 오보 퍼레이드라 하겠다.
<매경> 보도에 따르면 골프장경영협회 관계자는 "90년대 초 18홀당 200여 명에 달하던 캐디 수가 전면적인 카트 도입으로 100여 명 내외로 줄었다"며 "특수고용직 보호법안은 이 수마저 현저하게 줄이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내다봤다고 한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전국민간서비스노조연맹은 이미 골프장들이 전동카 도입을 통하여 1990년대 중반부터 경기보조원을 감축하여 운영한 경험이 있던 것처럼 '노캐디제'는 산업자동화에 따라 언제든지 시행 가능한 제도라고 지적한다.
경기보조원에 대한 보호방안이 논의되는 현 시점에서 골프장경영협회 차원에서 이처럼 돌발 주장을 하는 것은 공공연히 고용불안을 야기시키면서 현 상황을 반전시키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 서비스연맹의 지적.
연맹 관계자는 "골프장 경영자들이 경기보조원 노동자들에 대하여 노동기본권이 부여되면 자유롭게 노조가 설립이 되고 노조에서 요청하는 단체교섭에 응해야하는 등 노동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용자 의무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보호 법안에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비스연맹 이영화 조직2국장은 "골프장들이 보통 연간 150억∼200억원의 매출을 거두고 있고, 순이익만 100억원이 넘는 골프장도 상당수 존재한다"며, "법 통과로 발생하는 추가비용이 연간 8억∼10억원에 달한다 해도 수익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영화 국장은 특히 "1홀당 4명이 경기하는 경우 내장객 1인당 부담하는 비용은 2만원에서 2만5천원 수준"이라며 "골프장 손님들 입장에서도 이 정도 비용 때문에 캐디 이용을 꺼리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예상했다.
그는 또한 현재 일부 캐디 단체들이 현재의 근로조건이 만족스럽다며 탄원서를 제출하고 있지만, 이는 법안 내용에 대한 정확한 인지 없이 골프장 경영진이 밀어붙이기식 여론몰이에 의해 이루어지는 측면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 국장은 "요즘 들어 각 골프장별로 마스터(캐디의 업무를 분배하고 통솔하는 직책)들에 자행되었던 부조리한 행태들이 줄어들고 자유로운 근무문화가 확산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여러 골프장에 캐디노조들이 들어서면서 골프장 경영진들이 위기의식(?)을 갖게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도 행복하다"는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의 말을 인용하며, "골프장 경영진들이 지금 벌이고 있는 행태는 윤리경영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너무도 천박하고 창피한 것"이라고 개탄했다.
사건의 내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