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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대문 앞 국민의 시위권에 대하여

이재운 소설가 | 기사입력 2019/11/25 [14:40]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19년 11월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에서 총체적 국정실패 규탄을 위한 단식 투쟁에 돌입해 자리에 앉아 있다.     ©뉴시스

 

역대 어느 대통령도 청와대 대문 앞에서 시위하는 걸 허용한 적이 없는데, 오직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의 시위권을 허용했다. 이 점은 높이 사야 한다.

 

그 좋은 시위권을 이상한 목사와 탄핵당한 정당 대표가 차지하는 게 안좋지 취지야 얼마나 좋은가.

 

자유당 정권으로부터 시작하여 그 후예 정당들은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다. 자유당은 거기서 시위하는 대학생들에게 총질한 정당이다.

 

'미스터 국가보안법'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그 자리가 바로 자유와 정의를 외치던 대학생들이 총 맞아 죽은 자리라는 걸 잊지 말기를 바란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9년 11월25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엿새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찾아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황 대표, 물론 힘들겠지. 단식은 원래 3일~5일이 가장 힘들더라. 내일부터는 조금 나아질 것이다.  내가 단식해보니 5일이 지나면서 나아지고, 도리어 편안해지는 걸 느꼈다. 열흘하니 기왕 시작한 거 보름 해볼까 싶은 생각도 들더라. 물만 잘 마시면 절대 죽지 않으니 행여 고통스럽다는 말은 하지 말기 바란다.

 

당신이 법대 도서관에서 사시 공부하느라 세상 외면할 때 최루가스 마셔가며 아스팔트 누빈 친구들 생각해 참아라. 당신이 병역면제 받아 마음 놓고 사법시험 준비할 때 친구들은 군대 가서 박박 긴 거 생각해서 참아라. 당신이 병역면제까지 받느라 애쓸 때 광주에서는 많은 시민들이 국군에게 총맞아 죽은 거 생각해서 참아라. 당신이 전두환 노태우 군부정권에서 공안검사질하며 잡아들인 그 많은 민주화 운동 인사들 생각해서 참아라. 당신이 국가보안법으로 잡아들여 교도소에서 고생한 민주화운동 인사들 생각하며 참아라.


당신이 <국가보안법 해설>까지 지어가며 미스터 국가보안법이란 별명을 얻을 때까지 그 법으로 죽거나 고통받은 분들 생각해 참아라. 당신이 외환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김대중 대통령을 비방하고, 사법연수원 교수로 도피하여 다행이라고 재잘거린 거 생각해서 참아라. 당신이 검사 승진에 떨어지고도 대형 로펌에 들어가 1년 반만에 15억 9천만원 받아먹으며 잘 먹고 잘 산 걸 생각하고, 무직으로 사는 사람들, 없는 사람들 생각하여 참아라. 당신이 재벌 봐주기 의혹을 받으면서까지 고발한 기자들을 기소하여 재판받게 한 거 생각해 참아라. 당신이 통합진보당 해체한 데 대해 아직도 감옥에 있는 사람들, 그때 뱃지 빼앗긴 사람들 생각해 참아라.


당신이 국무총리로 따뜻하게 지낼 때 주군인 박근혜 대통령이 이리 맞고 저리 얻어터지다가 끌려내려오도록 아무것도 안한 걸 생각해 참아라. 너무 많아 여기까지만 적어도 단식 100일은 하겠다마는... 힘들면 그만두기 바란다. 정신 올곧은 사람은 아무도 박수치지 않는다. 우리 비슷한 시대를 산 동년배들, 다 자기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가족들에게 미안한데, 당신 앞에만 서면 갑자기 떳떳해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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