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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올해 물에 빠져 죽는다…그런 말하는 사람은 다 사기꾼

“조언하자면, 냉정하게 자기 자신을 계산해보라고 하고 싶다”

이재운 소설가 | 기사입력 2019/12/04 [15:36]

▲ 이재운 소설가.  ©브레이크뉴스

아는 이들과 차를 한 잔 하는데, 답답한 게 있던지 누군가 자기 좀 봐달라고 한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내가 바이오코드 개발자라니까 자기 운명 좀 봐달라는 말이다. 내가 <소설 토정비결>을 쓴 소설가이고, 오래 전 일이기는 하나 거액을 들여 <사주박사>라는 소프트웨어를 만든 적이 있다 보니 그렇게 묻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인간 토정 이지함을 주인공으로 한 역사소설을 썼을 뿐이고, <사주박사>는 호기심 삼아 통계 좀 내보려고 했는데 돈 들여 겨우 만든 통계에 의미 있는 결과가 거의 보이지 않아 곧 손을 떼었다.

 

따라서 난 한 개인의 운명 따위는 봐줄 수도 없고, 그러니 봐주는 적도 없다. 그런 건 있지도 않고, 운명을 봐주고 말고 할 것도 없다. 한두 마디 어떤 사안이 있을 때 조언은 해줄 수 있어도 너 올해 물에 빠져 죽는다, 너 올해 재수 있으니 돈 좀 벌겠다, 너 올해 승진하겠다, 이런 식의 운명이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그런 말하는 사람은 다 사기꾼이라고 보면 된다.

 

연말이니 답답한 분들이 더러 있을 것이고, 그런 분에게 매정하게 할 수는 없어 조언하자면, 냉정하게 자기 자신을 계산해보라고 하고 싶다.


운(運)이란 별의 궤도를 말하는 한자다. 우리 인간은 하나하나가 별이다. 그래서 별과 별이 휩쓸려 궤도를 돌다보면 간섭, 섭동, 조우 같은 천문 현상이 일어난다. 태풍 진로처럼 기온의 전위차가 크면 바람 길이 달라지고, 풍속이 올라가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한다.

▲사진은 바이오코드 이미지. <생각을 계산한다>는 뜻이다.    ©브레이크뉴스

 

내가 서른두 살에 <소설 토정비결>을 발표할 때만 해도 더러 아는 척을 했다. 주역까지 다 마쳤을 때니 까불기 좋은 나이였다. 하지만 지금은 못한다. 정말 답답한 사람이 있으면 기껏 한다는 말이 어디 어려운 사람이나 기관을 찾아 보시를 하거나 후원을 하시라, 봉사활동이라도 해보라, 그러면 좀 나아지리라, 이 정도다.

 

다시 말하지만 자기 욕망은 하나도 버리지 못하는 채 꼭 쥐고 있으면서, 혹은 그 욕망을 잡아채기 위해 나더러 "제 운이 어떤가요?" 이렇게 묻는 건 사실 나에 대한 모욕이다.

 

욕망을 불태우며 하는 일의 끝은, 하와이로 쫓겨나 쓸쓸하게 죽은 뒤 시신으로 돌아온 이승만 전 대통령이요, 부하에게 총 맞아 죽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요, 청와대에서 끌려 내려와 감옥으로 직행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지금도 그런 사람 안 끊기고 이어지고 있잖은가. 주나라를 일으켜 준 강태공이나 명나라 건국에 능력을 발휘한 유백온, 또는 우리나라의 토정 이지함 셋이 손잡고 와도 욕망이 불타는 사람의 운은 봐줄 수 없다.

 

운이란 별과 별의 위치와 크기, 중력, 속도 등을 계산하여 얻은 궤도를 가리키는 말이다. 함부로 운을 논해서는 안된다. 알파고 서버, 이런 컴퓨터집단으로도 잘 계산이 안 된다. 글 가운데 사진은 바이오코드 이미지. 역시 <생각을 계산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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