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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대남병원 참사를 보고

이재운 소설가 | 기사입력 2020/02/24 [03:21]

▲ 이재운     ©브레이크뉴스

경북 청도군 대남병원에서 거의 모든 환자와 의료진 111명이 집단감염되는 참사가 일어나고, 사망자가 잇따른다.

슬프다.

 

사람들은 자기 주변에 얼마나 많은 정신병원이 있는 줄 잘 모르고 산다. 내가 사는 용인에도 수백 명씩 수용돼 있는 폐쇄병동이 매우 많다. 

 

전에 경기도지사를 따라 백암에 있는 한 수용식 정신병원을 가보았는데 너무 비참해서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었다.

 

내 서재가 있던 묵리에도 규모가 큰 정신병원이 있는데, 이들이 햇빛을 쬐러 동네에 가끔 나오면, 차마 눈을 마주치기가 미안하다.

 

효자고개는 말할 것도 없고, 그밖에도 곳곳에 숨어 있다. 치매 노인들을 수용하는 요양병원, 요양원도 많지만, 조현병 등 치료 포기 상태의 환자들만 수용하는 폐쇄정신병동은 그 비참함이 영화에나 나올 법하지만, 실제로는 우리 이웃에 수두룩하다.

 

사람들아, 인간은 누구나 정신병을 갖고 산다. 뇌가 온전하지 못하다. 조금만 잘못되면 금세 종교 혹은 정치의 광신도가 되고, 미쳐 날뛰는 짐승이 된다.

 

고칠 수가 없다고 하여 문 없고 쇠창살이 넝쿨처럼 덮여 있는 병원에 갇혀 하루 종일 달마대사처럼 벽을 쳐다보며 살아야 하는 우리 이웃이 이렇게나 많다.

 

내가 연구할 과제가 있어 20년 가까이 두뇌 공부를 했는데,  정신병동에 갇혀 있는 사람과 밖에 나돌아다니며 악성댓글 다는 사람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

 

우리 인간은 아직 미숙하기 짝이 없는 동물이다.

 

서로 돕고 의지해도 모자란데 가둬놓고 내쫓고 몰아내느라 바쁘다.

 

교도소마다 갇혀 있는 그 수많은 사람들은 정녕 밖에서 악성댓글 다느라 바쁜 극우 극좌들보다 더 나쁜 사람들일까?

 

우리, 잊고 있던, 아니 잊으려 애썼던 우리 이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갖자. 폐쇄병동에 갇혀 사는 사람들, 면역력도 매우 낮고 삶의 의욕도 없다. 우울증은 기본이다. 감기만 걸려도 죽을 수 있을만큼 약하다. 우리가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아무것도 없을까.

 

빌 게이츠와 더불어 MS를 일으킨 폴 알렌은 평생 번 돈을 알렌뇌연구소 설립에 썼다. 나도 내가 번 돈을 모두 바이오코드연구소에 썼다. 전세계 유명 대학마다 뇌연구소를 세워 요즘은 해마다 좋은 치료 기술이 나온다. 

 

정신질환자들, 우리를 대신하여 아픈 것이다. 그들의 병이 다 나아야 우리도 안아프다. 우리는 어차피 호모 사피엔스라는 군체다. 

 

성내며 악쓰며 남 죽이고 싶어 날뛰어 봤자 실은 자기 자신을 죽이는 짓이다. 코로나19, 함께 맞서야 한다. 나 자신을 위해, 우리들을 위해 지혜를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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