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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이란 계란으로 '거짓'의 바위 깼다!

LG전자 왕따의 8년 전쟁- 다윗 앞에 골리앗이 무릎 꿇은 내막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8/03/02 [12:47]
'사내 왕따 피해' 회사 및 가해자 손배 의무 인정 첫 사법 판결

▲▲2007년 11월 대검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정국정씨     © 브레이크뉴스

 
막강한 힘과 미약한 힘 사이의 싸움을 일컬어 흔히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라는 표현을 쓴다. 하지만 다윗이 골리앗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단 한번의 대결을 했고, 그 단 한 번의 대결에서 골리앗의 약점을 다윗이 간파했기 때문이다.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것은 영화나 드라마, 소설 등의 주제로 흔히 사용되는 것이지만 현실에서는 흔치 않은 것을 누구나 잘 알기 때문에 우리 속담에는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말이 있는 것이고, 그래서 어쩌다 한 번씩 그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더욱 드라마틱하게 느껴지고, 사람들에게 감탄과 감동을 안겨주게 마련이다.
 
그런데 2008년 현재 한국에는 싸울 때마다 매번 골리앗을 이기는 다윗이 있다. 거대기업인 lg전자와 그 회사의 전·현직 임직원들을 상대로 벌써 8년째 법정투쟁을 이어오고 있는 정국정 사법피해자모임 총무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시사주간지 <사건의내막>은 2005년 다윗의 첫 승리 소식을 접한 이후 꾸준히 그의 뒤를 따라가면서 다윗이 골리앗에 맞서 싸워 이겨내는 이야기를 전해왔는데, 지난 2월15일 정씨가 lg전자에 상대로 주장해왔던 '왕따 피해'를 인정하는 첫 사법부의 판결이 마침내 나왔다.
 
2005년 '모해 위증'한 lg전자 직원 구속 이후 추적보도
2007년에는 거의 한 달에 한 번 꼴로 관련 보도 쏟아내

2008년 현재 정씨가 진행중인 소송 4건 추적보도 예정
김명호 교수 석궁테러 계기 사법피해자모임 집중 조명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82단독 재판부는 정국정씨가 엘지전자㈜와 구자홍 전 엘지전자 대표(현 ls그룹 회장) 및 1999년 당시 정씨의 팀 동료·상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집단 따돌림에 따른 정신적 피해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해 2월15일 원고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2000만원과 그 중 1000만원에 대하여 2006년 10월27일부터, 나머지 1000만원에 대하여 2008년 2월1일부터 각 2008년 2월15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에 앞서 정씨는 지난 2006년 8월8일 lg전자가 자신에 대해 '왕따 이메일'을 조작한 혐의를 제기했다가 패소한 '사문서 위조 고소 및 모해 위증' 사건과 관련해 구자홍 전 대표이사를 상대로 제기한 방조 등에 따른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일부 승소(2000만원)한 바 있다.

이 사건에 대한 항소심은 이번 판결 이틀전인 2월13일 내려졌는데, 재판부는 정씨가 처음 제기했던 3000만원 손해배상 중 1심에서 승소한 2000만원 외에 나머지 1000만원에 대한 지급 요청 항소와 피고 구자홍 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최근 판결과 관련해 정씨는 구자홍 회장과 lg전자 측이 마지막 대법원 판결까지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2006년 판결된 2000만원에 대해서는 구 회장 측이 가집행을 하지 않은 상태지만 2심 판결이 나왔으니까 일단 가집행을 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lg전자 왕따 사건과 관련해 정국정씨가 지금까지 진행했던 소송은 총 건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데, 실제 법원에서 재판이 이뤄진 경우 대부분 정씨의 승리로 결론이 내려지고 있지만 형사 소송의 경우 대부분 검찰 선에서 '무혐의'나 '불기소'로 막히고 있다.
 
정씨가 이 사건과 관련해 2008년 2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소송은 총 4건. 최근 1심 판결과 항소심 판결이 나온 2건 외에, 지난해 시작된 국가상대 손해배상소송(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검사 등 상대)과 lg전자에 대한 해고무효 확인 소송 항소심(정씨가 1심 패소)이 있다.
 
이중에서 2007년 1월 시작된 국가상대 손배소의 경우 소장 접수로부터 6개월여만에 본격적인 심리가 시작돼 1년여 만인 지난 2월19일 1심 최종변론이 종결됨에 따라 오는 3월11일 1심 선고가 있을 예정이다.
 
반면 lg전자 상대 해고무효 확인 소송의 경우 소장 접수가 2005년 2월 28일이었음에도 실제 본격적인 심리가 시작된 것은 2007년 1월부터이고, 그 해 4월 1심 선고에 따른 6월 항소심 접수 이후에도 소송 진행은 지지부진한 상태로, 6개월 이상이 지난 현재까지 본격적인 심리는 시작되지 않고 있다.
 
한편 <사건의내막>이 정씨 관련 기사를 처음 보도한 것은 지난 2005년 2월로, 정씨에 대해 모해위증을 한 죄로 lg전자 직원 김○○이 법정 구속된 사건을 보도한 것이었고, 그 해 7월과 이듬해 4월에도 이 사건과 관련해 심층 보도했다.
 
<사건의내막>은 2006년 8월 정씨가 구자홍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모해위증 방조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2000만원 승소 판결을 받았다는 소식과 그 해 12월 이로인해 한국투명성기구로부터 '2006년 투명사회상'을 수상했다는 소식도 발빠르게 전했다.
 
2007년에는 정씨 관련 보도가 거의 한 달에 한 번 꼴로 이뤄졌는데, 특히 그 해 1월 김명호 교수의 이른바 '석궁 테러' 사건은 이후 정씨가 총무로 활동하고 있는 '사법피해자모임'을 집중 조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건의내막> 455호(2007년 1월 발행)에서는 '석궁 테러' 사건을 계기로 법원이나 검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사법피해자들을 찾아가 만났고, 457호(2월)에서는 국내 언론 최초로 사법피해자모임 회원들의 좌담회를 개최해 현행 사법체계(?)의 문제점에 대해 생생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459호(2월)에서는 정씨가 사건 담당 검사들을 상대로 국가상대 손배소를 제기했다는 사실을 최초 보도했으며, 469호(5월)에서는 lg전자의 '왕따'를 이용한 구조조정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정씨 사건 관련 lg전자의 법조로비 의혹도 제기했다.
 
6월에 발행된 475호와 478호에서는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있는 구자홍 ls그룹 회장의 자택 앞에서 정씨가 1인 시위를 벌일 때마다 어김없이 나타나는 lg전자 직원들에 대한 이야기와 검찰 소환을 무시하던 구자홍 회장이 돌연 도피성(?) 출국을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482호(8월)에서는 정씨가 왕따 이메일을 위조했다는 법정 증언을 했다가 모해위증죄로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살고 출소한 김○○가 금고형 이상의 전과자를 해직하도록 되어있는 회사 내규에도 불구하고 바로 복직해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488호(10월)에서는 정씨가 제기한 국가상대 손배소 관련 소식을 전했고, 496호(11월)에서는 정씨와 비슷한 처지에 놓이게 된 lg콜센터 여직원의 사연과 함께 정씨가 어느 검사 출신 변호사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왕따 피해 손배 의무 인정 판결문 요지

구자홍 대표이사와 당시 컴퓨터사업부장
"왕따 묵인·방치, 방지할 주의 의무 게을리"

정씨에 대해 대기발령도 없이 정상 근무 여건 박탈
고립시키고, 폭행하고, 벌 세우는 등 인격적 모멸감

 
1999년 당시 정국정의 직장 상사였던 홍○○, 이○○는 원고(정씨)가 명예퇴직 권고에 응할 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듭 퇴직을 종용하고, 이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갑자기 근무지를 변경했을 뿐 아니라 정식 대기발령도 없는 상태에서 원고의 책상, 개인용 컴퓨터, 사무용품, 다모아 아이디 등 근무에 필수적인 것들을 회수하여 원고가 정상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박탈했다.
 
특히 피고 홍○○는 피고 김○○에게 원고를 철저히 따돌리는 내용의 위 이메일을 다른 직원들에게 보내도록 지시, 김○○가 이를 이행함으로써 원고가 다른 직원들과 함께 정상적으로 근무할 수 없도록 고립되게 했으며, 심지어 정씨를 폭행하고, 창가에 혼자 서서 반성하라거나 책상의 위치를 의도적으로 다른 직원과 격리하여 원고로 하여금 인격적인 모멸감을 들게 했다.
 
재판부는 사건 당시 회사의 대표이사였던 구자홍과 컴퓨터사업부장이었던 박○○도 정씨의 탄원 및 조사를 통해 위와 같은 정씨에 대한 집단 따돌림 등 불법행위와 그 문제점을 알면서 이를 묵인 내지 방치하거나 최소한 이를 방지할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과실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러한 점은 1999년 11월 8일의 한○○(사건초기 후속조치에 따라 정씨가 새로 발령 받은 부서의 직속상사)의 복무관리지침에서도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피고 회사가 원고의 탄원에 대한 조사 및 인사발령을 통하여 외형상 개선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이지만 위 복무관리지침에서 원고에 대하여 '자리 이석시 반드시 조직책임자에게 선보고 후 이석할 것'이라는 과도한 지시를 한 것은 여전히 원고를 피고 회사로부터 축출하려는 빌미를 찾기 위한 조치로 보일 뿐"이라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더구나 피고 회사가 피고 이범희, 김성규를 통하여 원고를 고소하고 위증하게 한 것은 원고에 대한 집단 따돌림이 단순히 개인적이고 우발적인 차원에서 일어난 일이 아님을 짐작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러한 피고들의 행위는 원고 개인의 성향과 함께 원고에게 발생한 위 업무상 재해의 한 원인을 제공했다"며, "이에 관하여는 이미 확정된 위 요양승인처분취소 소송에서 충분히 다투어졌다"고 지적했다.
 
한편 <사건의내막>이 입수한 이번 판결문에 따르면 피고인 엘지전자 등은 정씨가 각 불법 행위를 안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해 시효가 소멸했다는 주장을 펼쳤지만 재판부는 피고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내 왕따, 잃어버린 8년 누가책임지나
'왕따 사건' 관련자 그 후…퇴사한 뒤에도 lg가 생계 책임?
납품비리 의혹 받았던 사람, 납품업체로 이직하고
왕따 문제 커지게 만든 핵심 인물들은 용역업체로
 
서울중앙지법의 이번 판결은 정국정씨가 사내 집단 따돌림으로 인해 얻게된 정신적 손해에 대해 법원이 손해배상을 명령한 첫 사례로, 정국정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판결로 받게된 돈은 2000만원에 불과하지만 20억원 이상의 명예회복 효과를 얻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정씨 스스로는 20억원 이상을 얻은 것 같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지만 이 일에 말려들면서 잃어버린 지난 세월과 젊음은 다시 되찾을 수 없는 것인데, 한 사람의 인생을 이렇게 엉클어뜨리는데 각자 조금씩 일조한 이 사건 관련자들은 이후 어떻게 되었을까?
 
<사건의내막>이 공개적으로 행적이 드러나 있는 구자홍 ls그룹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관련자들의 인사자료 등을 추적해 본 결과 정씨가 퇴직한 이후 원 소속을 유지하면서 부서에서 승진도 하는 등 승승장구했고, 현재도 대부분 lg 관련 회사에 근무하면서 자신의 분야에서 인정받는 등 잘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본지가 482호에서 보도했던 것처럼 정씨에 대한 왕따 이메일을 발송했으며, 나중에 법정에서 정씨가 이메일을 위조했다고 증언했다가 6개월 실형을 살았던 김○○는 출소 직후 lg전자 컴퓨터 사업부가 분사한 lg엔시스로 복직해 간부 사원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사건 초기 회사의 주총을 앞두고 정씨와 복직합의서를 작성했다가 "합의서에 언제까지라는 말이 없다"는 황당한 이유로 합의를 번복했던 한○○ 상무는 lg에서 여러 요직을 섭렵하다가 ls와 계열분리할 때 구자홍 회장을 따라 ls산전으로 이직해 전무로 근무하다가 2006년말 퇴사해 범lg계열에 인력을 공급하는 모 용역업체의 대표로 재직하고 있다.
 
사건 당시 컴퓨터사업부장이었던 박○○은 이후 lg전자 컴퓨터사업부가 분사해 설립된 lg엔시스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다가 지난해 또다른 lg계열사의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근무하고 있다.
 
정씨가 왕따의 길을 걷게 되는 계기(납품 비리 의혹 당사자)를 제공한 이○○은 lg전자에서 상무급 연구위원까지 승진했다가 회사를 나와 lg 계열사에 납품하는 모 부품업체에 부사장급으로 영입됐고, 정씨에 대한 사문서 위조 고소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이○○도 승진해 모 lg 계열사에서 부문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팀내 왕따 사건에 대한 회사측의 후속조치로 자신의 팀에 배속된 정씨에게 부당한 업무지침(오전 오후 각 10분 휴식, 자리 이석시 관리자에게 보고 등)을 내렸던 한○○은 lg엔시스에서 여전히 부장급으로 근무하고 있다.
 
정씨에 대한 왕따 이메일 작성을 김○○에게 지시하는가 하면 정씨를 상대로 수시로 폭행·폭언하는 등 실질적으로 왕따를 주도했던 홍○○는 1999년 면직 및 대기발령을 받은 이후 회사를 나와 lg 계열사에 청소용역을 제공하는 회사의 대표로 재직하다가 그만두고 현재는 행적이 묘연한 상태이다.
 
한편 홍○○의 행적에 대해 정국정씨는 자신도 잘 모르겠지만 홍○○의 부인이 모 공기업에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며 웃었다.
 
홍씨의 부인이 근무하고 있다는 공기업은 고액연봉과 편한 근무조건으로 유명한 회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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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탁 기자
jlist@naver.com
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근황은 이곳으로 →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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