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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계열 광고기획사, 불공정 행위 적발!

[화려한 광고업계의 겉과 속] 공정위, 대형광고대행사에 첫 과징금 부과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8/09/01 [16:28]
대기업의 하도급 업체에 대한 부당 행위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밖에서 보기에 화려하게만 느껴지는 광고업계 역시 이런 불합리·부조리한 업무관행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광고업계에는 2건의 빅 뉴스가 있었다.
 
하나는 5대 광고회사의 하나인 롯데계열의 대홍기획이 대형광고대행사 최초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받았다는 소식이고, 나머지 하나는 올해 4월 lg애드에서 이름을 바꾸고 새로운 생존의 길을 모색해왔던 hs애드의 모회사 지투알(gⅱr)이 lg그룹에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언뜻 보기에 별 관계가 없는 이 2가지 소식은 그 내막을 살펴보면 광고업계 저변에 깔려 있는 처참한(?) 업무환경과 관련해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시사주간지 <사건의내막>은 지난 2월 ‘재벌그룹의 인하우스 에이전시 실태추적’이라는 기사를 통해 국내 광고업계 판도에 대해 분석하면서 대기업과 지분 혹은 혈연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 광고회사들이 업계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현실에 대해 지적해 많은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계약서 일 끝난 후 주고, 방송 못타면 견적서 반만 결제
대형광고대행사 첫 과징금…시정명령·과징금 1000만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용역을 완료한 하도급 업체에게 서면(계약서)을 교부하는 등의 불공정 하도급 거래행위를 한 (주)대홍기획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1000만원을 부과키로 지난 8월22일 의결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홍기획은 2006년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머큐리포스트 등 17개 수급사업자에게 광고제작 관련 용역을 위탁하면서 하도급 거래에서 중요한 하도급 대금 및 지급방법 등이 기재된 서면을 작업 착수 이전에 교부하여야 함에도 용역을 완료한 후에 교부했다.
 
대홍기획은 또한 2005년 10월13일부터 2006년 11월30일까지 엘비스프로덕션 등 5개 수급사업자에게 ‘○○은행의 tv-cm 제작’을 위탁해 납품받은 후, 하도급 대금을 결정하면서 “완성된 광고제작물이 tv에 방영되지 못할 경우 정상가격의 50%를 적용하는 것이 업계관행”이라는 부당한 방법을 이용해 통상 지급되는 대가보다 현저하게 낮은 수준으로 하도급 대금을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홍기획의 광고제작 과정
 
▲대홍기획의 광고 제조위탁 과정     © 브레이크뉴스

 
공정위에 따르면 대홍기획은 광고주로부터 광고제작을 의뢰받아 자체 제작팀에서 구체적인 광고시안을 통상 4∼6개 정도 만든 뒤 이를 광고주에게 제시해 그 중 제작할 안을 광고주가 결정하면, 이를 토대로 본 제작을 할 외주제작업체를 선정해 구체적으로 광고를 어떻게 제작할 것인가를 협의하고 제작의뢰를 하는 순으로 광고제작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대홍기획으로부터 광고제작을 의뢰받은 외주제작업체는 촬영, 편집, 녹음 등 제작물을 완성해 대홍기획 및 광고주에게 시사회를 열어 심의에 합격한 다음에서야 제작에 필요한 비용들을 청구할 수 있고, 대홍기획이 이를 접수·검토한 뒤 이때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고 하도급 대금을 지급하고 있었던 것으로 이번에 드러난 것이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광고제작 위탁은 하도급 계약서를 교부한 후 광고제작을 위탁하여야 하나 대홍기획은 광고제작이 완료된 후에 견적서를 제출받아 하도급 대금을 결정하고 하도급 계약서를 지연 교부하는 행태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대홍기획의 이러한 행위를 불공정 하도급 거래행위라고 판단해 앞으로는 수급사업자에게 용역을 위탁함에 있어 정당한 사유 없이 서면을 지연교부하는 행위를 다시 하지 말도록 시정 명령하는 한편, 과징금 1000만원을 납부하도록 조치했다.
※ 적용법조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서면의 교부 및 서류의 보존)
①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에게 제조 등의 위탁을 하는 경우에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일정한 사항을 기재한 서면(전자거래기본법 제2조제1항의 규정에 의한 전자문서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을 사전(제조위탁의 경우에는 수급사업자가 물품의 납품을 위한 작업에 착수하기 전을…말한다)에 수급사업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②제1항의 서면에는 하도급 대금과 그 지급방법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기재하고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가 서명(전자서명법 제2조제3호의 규정에 의한 공인전자서명을 포함한다)또는 기명날인하여야 한다.

동법 시행령 제2조(서면기재사항)
법 제3조제2항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이라 함은 다음 사항을 말한다.
4. 하도급 대금과 그 지급방법 및 지급기일
법 제4조(부당한 하도급 대금의 결정금지)①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에게 제조 등의 위탁을 하는 경우에 부당한 방법을 이용하여 목적물 등과 동종 또는 유사한 것에 대하여 통상 지급되는 대가보다 현저하게 낮은 수준으로 하도급 대금을 결정하거나 하도급 받도록 강요하여서는 아니된다.

 
‘관행’ 맞나?
 
대홍기획 “업계 관행” 해명했지만, 공정위 “관행 아냐” 반박
공정위 “다른 회사는 70~80% 지급…너무 심해서 걸린 것”
 
공정위는 이번 조치에 대해 “용역 하도급 거래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광고대행사에 대해 과징금을 최초 부과하는 등 엄정히 조치함으로써 공정한 하도급 거래 질서확립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특히 업계 관행이라는 부당한 방법을 이용하여 광고제작비 부담을 영세한 중소 수급업체에게 전가하는 행위에 대하여 적극적인 조치를 취함으로써 부당한 하도급 대금 결정 관행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공정위는 덧붙였다.
 
몇몇 언론보도에 따르면 공정위의 이번 조치에 대해 대홍기획 측은 “거래가 끝난 뒤 계약서를 교부한 것은 하도급 업체와의 합의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홍기획은 또한 “일반적으로 광고제작물이 방송에 방영되지 못할 경우 실제 제작에 들어간 비용만 광고주로부터 받아 마진 없이 제작업체에 지급하는 것이 업계 관행으로, 이번 건 역시 하청업체에 부당하게 광고제작비 부담을 전가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제재조치를 담당한 공정위 하도급 개선과 관계자는 “대홍기획에서 업계관행이라고 해명하기에 광고업협회 등에 문의했더니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다”며, “대홍기획이 이번에 제재를 받게 된 것은 업계관행에 비해서도 좀 심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다른 대형광고회사들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견적의 70∼80%를 지급하는 것이 관행이었다”며, “다른 광고회사들이 하도급 업체와 손해를 공동 부담하는 것과 달리 대홍기획의 경우 자기들 수수료는 그대로 받아 챙겨서 손해를 전혀 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하도급 관련 불공정 행위의 경우 제재 이후 원청회사의 보복 가능성 때문에 증언을 얻기도 어렵고, 사실자체가 드러나기도 어렵지 않았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제보를 기대하기 어려운 사안이기 때문에 공정위의 직권조사를 통해 조사 및 제재가 이루어졌다”고 덧붙였다.
 
취재 / 김경탁 기자  kt@breaknews.com
▲대홍기획에서 외주제작업무를 수주한 몇몇 광고회사들은 방송에 나가지 못했다는 이유로 제작대금의 절반밖에 돈을 받지 못했다.     ©브레이크뉴스




 
재벌가, 인하우스 에이전시 ‘복고’ 바람
새 회사 설립한 sk와 팔았던 회사 도로 산 lg
 
<사건의내막>은 올 2월 ‘재벌그룹의 인하우스 에이전시 실태 추적’이라는 기사를 보도하면서, imf 국가부도 사태 당시 외국인들에게 계열 광고회사 지분을 팔아치웠던 재벌그룹들이 잇따라 자체 광고회사를 설립하면서 국내 광고업계 판도가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때 60%에 근접했던 외국계 광고회사들의 매출점유율이 최근에는 30%대로 떨어졌다는 보도였는데, 올해가 지나고 난 이후의 광고업계 판도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가 더 어려운 상황이다.
 
모그룹의 상황 변화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광고업계 판도
 
우선 당시 보도에서 독립광고회사로서 유일하게 빅5에 포함되는 것은 물론, 지난해 사상최초로 부동의 2위였던 lg애드를 제치고 2위에 등극했다고 소개했던 tbwa코리아의 경우 급격한 위상 추락이 불가피하다.

이는 매출에 절대적 비중을 차지했던 sk 계열사들이 새 광고회사 sk마케팅&컴퍼니(sk텔레콤과 sk에너지 5:5 출자, 이하 skmc)를 설립해 6월 공식출범했기 때문.
 
tbwa코리아는 imf 직전이던 1997년 3월 sk그룹의 인하우스 에이전시인 ‘태광멀티애드’로 시작해, 이듬해 외국계 광고회사인 tbwa에 경영권이 팔리면서 1999년 1월 지금의 이름으로 바뀐 회사였는데, 10년 만에 sk와의 인연을 다하게 된 것이다.
 
이노션, 연초 ‘부동의 1위’ 제일기획 밀어내고 깜짝 1위
10위권에서 20위 밖으로 밀려난 오리콤·상암컴도 주목
 
lg애드(현 hs애드)의 경우는 tbwa와 정반대로 극적인 기사회생의 계기를 잡게 된 케이스이다. lg그룹의 인하우스 에이전시로 출범한 엘지애드는 2002년 외국계 기업인 wpp에 경영권이 팔린 이후에도 lg그룹 광고 대부분을 전담하면서 업계 부동의 2위를 차지해왔다.
 
그러나 lg그룹이 계열분리되면서, gs계열은 실버불렛이라는 광고회사를 새로 차려서 나가고, 2002년 당시 lg와 체결했던 경쟁업종 진출금지 약정이 2007년을 끝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엘지애드로서는 독자생존의 길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 닥쳐왔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대선 직전인 12월17일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구본천 lg벤처투자 사장이 광고회사 엘베스트를 설립, lg그룹 광고물량을 가져가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하게 밝히면서 엘지애드의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말 그대로 회사의 기반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게 된 엘지애드는 올해 4월 ‘hs애드’로 이름을 바꾸고, 고달픈 독자생존의 길을 해쳐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져왔는데, 7월 말 lg그룹 지주회사인 ㈜lg가 경영권을 다시 인수하기로 발표하면서 기사회생의 길을 걷게 됐다.
 
lg그룹의 hs애드 경영권 인수는 모회사인 지투알(gⅱr)에 대한 유상증자 참여(지분 33%, 418억8903만5832원) 방식으로 이루어질 예정인데, 9월10일 열리는 지투알 주주총회에서 이 안건이 처리되면 지투알 산하 11개 자회사의 경영권도 함께 넘어갈 전망이다.
 
한편 올해 1월에는 광고업계를 깜짝 놀라게 만든 뉴스가 하나 더 있었다.
 
그동안 압도적인 차이로 업계 1위 자리를 한 번도 놓친 적이 없었던 제일기획이 2위로 밀려났다는 소식이었다.
 
‘한 달 천하’로 끝나기는 했지만 제일기획을 제치고 1위에 등극한 회사는 2005년 설립된 현대·기아차그룹의 인하우스 에이전시 ‘이노션’이었다.
 
이노션은 설립 첫해 업계 9위를 기록한 데 이어, 2006년에는 곧바로 3위까지 치고올라갔지만, 지난해 정몽구 회장의 구속 등 그룹상황 악화로 5위로 밀렸었는데, 올 1월에는 신차 발표에 따라 대대적인 광고프로모션을 진행한 가운데, 삼성그룹이 특검 수사 등의 영향으로 광고물량을 줄이면서 얼떨결에 1위를 기록하게 됐다.
 
이렇듯 모그룹의 상황 변화가 광고업계 순위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어서, 상반기 방송광고 신탁 4위를 기록했던 tbwa코리아는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sk 물량이 빠지면서 7월에는 순식간에 8위로 내려앉았고, 반면 sk 물량을 가져간 skmc는 출범 한 달 만인 7월에 업계 5위를 기록했다.
 
한편 gs그룹의 인하우스 에이전시로, 지난해 업계 44위를 기록했던 실버불렛은 올 상반기 25위를 기록한 데 이어 7월에는 6위로 약진했다.
 
반면 두산 계열의 오리콤은 상반기 7위에서 7월에 24위로 주저앉았으며, 대상 계열이면서 회사 대표가 금호아시아나그룹 총수의 동생인 상암커뮤니케이션이 상반기 10위에서 7월에는 23위로 주저앉으면서 모그룹의 상황과 연계해 눈길을 끌었다.
 
▲2008년 상반기 방송광고 신탁 10대 회사     © 한국방송광고공사

▲2008년 방송광고 신탁 20대 광고회사     © 방송광고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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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탁 기자
kt@breaknews.com
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근황은 이곳으로 →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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