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총수일가 퍼주던 롯데 하도급업체엔 인색

[심층분석] 공정위, 지난주에 이어 또 롯데 제재…올 들어만 6번째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8/09/09 [13:17]

또 롯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행위 등의 불공정 하도급거래행위를 한 롯데건설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4400만원을 부과하는 등의 시정조치를 8월29일 의결했다고 9월4일 밝혔다.

지난주 <사건의내막>은 롯데계열 광고기획사인 대홍기획의 불공정 하도급행위에 대한 공정위 제재내용을 심층 보도한 바 있다. 하도급업체에게 일이 다 끝난 다음에야 계약서를 주고 tv 광고가 방송을 못 탔을 경우 견적의 50%만 지급했다는 이야기였다.

일주일만에 다시 롯데계열사의 불공정 하도급행위 제재소식을 접한 <사건의내막>이 최근 몇 년 동안의 관련 사건 내역을 검토한 결과 롯데의 불공정 하도급행위는 그룹 규모에 비해서도 많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 계열사가 공정위 제재를 받은 것은 올 들어서만 6건이었는데, 계열사간 대규모 내부거래에 대한 공시규정 위반을 제외한 나머지 5건은 모두 하도급업체 등에 연관된 불공정행위였으며, 그 중에서도 1건은 총수일가 회사에 대한 부당지원 관련 제재로 확인됐다.

롯데건설, 최저가낙찰 후 추가협상 통해 공사대금 삭감
연 매출 4.5조원 넘는 회사가 중소기업에 190만원 깎아

롯데건설이 서산읍내동아파트 신축공사 중 2005년 7월25일부터 2008년 6월30일까지 진행된 주방가구공사 등 5건의 공사를 지명경쟁입찰에 의해 건설위탁하면서, 부당하게 도급금액을 깎은 사실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제재조치를 받았다.

롯데건설은 이 5건의 공사에 각각 최저가 입찰업체 1개 업체를 선정한 후 같은 업체를 대상으로 추가로 가격협상을 통해 최저가로 입찰한 금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하도급대금을 결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경쟁입찰에 의하여 하도급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정당한 사유 없이 최저가로 입찰한 금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부당하게 하도급대금을 결정한 것으로, 하도급법 제4조제2항제7호에서 규정한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행위 금지 항목'을 위반한 것이다.

어음할인료 13만원은 왜 안줬니?

공정위는 롯데건설의 이러한 불공정하도급행위에 대해 '부당한 하도급대금결정행위'를 금지하는 시정명령을 내리는 한편, 4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롯데건설이 이런 방식으로 5개 하도급업체에게서 최소 0.5%에서 최대 3.6%씩 할인하는 식으로 업체별로 각각 19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를 깎아서 절약(?)한 금액은 총 2390만원.

특히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어음할인료 13만원과 그 지연이자 227만8000원도 지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2007년 현재 매출액 3조5296억원에 토건시공능력 4조166억원으로 평가순위 8위를 자랑하는 초대형 건설회사치고는 매우 치사한(?) 모습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공정위는 어음할인료와 그 지연이자의 경우 롯데건설이 공정위 조사 시작 이후인 지난 5월30일 이 돈을 수급사업자에게 지급 완료하는 방식으로 자진 시정함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를 내리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 공정거래위원회

이 사건과 관련해 공정위는 "일부 사업자들에게 관행화되어 있는 경쟁입찰에서 최저가 입찰업체에 대하여 추가로 가격협상을 한 후 최저가 입찰금액보다 낮게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는 행태를 개선함으로써 수급사업자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또한 "수급사업자에게 적정 이윤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저가 하도급대금 결정으로 인한 부실공사를 방지하는 효과도 기대된다"며, "앞으로 부당하게 낮은 금액으로 하도급대금을 결정한 사업자에 대해서는 엄중한 조치를 통해 수급사업자를 보호하고 공정한 하도급거래질서 확립에 기여함으로써 저가 하도급대금 결정행위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올 들어 공정위가 건설업과 관련해 제재조치를 취한 것은 총 8건인데, 이중 5건이 불공정하도급행위와 관련한 것일 정도로 건설업계의 불공정하도급행위, 다시 말해 대형건설회사의 하청업체에 대한 착취행위는 만연한 상태이다.

그 중에서도 말 그대로 대기업인 출자총액제한집단에 속한 건설회사가 적발된 것은 이번에 적발된 롯데건설을 포함해 총 3개 사로, 나머지 2개 사는 금호아시아나 계열의 대우건설과 동양화학 계열의 이테크 건설이다.

이 중에서 대우건설의 경우 롯데건설처럼 지명경쟁입찰방식에 따른 최저가 낙찰 후 낙찰업체와의 추가협의를 통한 낙찰가 깎기(2월29일자 의결서)와 공공건설사업에서의 원도급금액 증액분 미반영(2월19일자 의결서) 등 2건이었다.

한편 기사 전문에서 지적했듯이 롯데 계열사들이 2008년 들어 공정위 제재를 받은 것은 총 6건인데,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롯데쇼핑이 3건으로 절반을 차지한 가운데 최근의 대홍기획 및 롯데건설 그리고 코리아세븐(편의점체인 세븐일레븐)과 롯데후레쉬델리카 사이의 대규모 내부거래 내역을 공시하지 않은 공시규정위반이 각 한 건이었다.

그룹 핵심 롯데쇼핑, pb업체·영화배급사에도 부당 행위
총수 일가 100% 지분 가진 회사에는 묻지마 퍼주기 빈축

롯데쇼핑이 제재 받은 3건 중 1건은 앞서 사례와 비슷하게 롯데마트의 pb상품 공급업체에 대한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 관련 사안이었고, 나머지 2건은 롯데쇼핑의 영화사업부인 롯데시네마와 관련된 것이다.

지난 3월4일 공정위에서 의결한 롯데쇼핑의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는 롯데마트에 pb상품을 공급하는 6개 사업자에게서 상품을 제조위탁해 수령한 이후 특별한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판매기간이 종료되었다는 이유로 상품을 반품한 것이 핵심내용이다.

여기에 더해 롯데마트는 pb상품 공급 사업자들과 납품계약을 체결하면서 일방적으로 판매장려금을 책정해 받는가 하면, 위탁상품에 대한 판매촉진행사비용도 일방적으로 책정해 받아챙긴 것으로 공정위 조사에서 드러나 4728만여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에 앞서 공정위가 2월21일 의결한 '롯데쇼핑의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 관련 제재는 롯데쇼핑의 영화사업부인 롯데시네마가 2004년 1월부터 2007년 4월까지 4년 사이에 총 26편의 영화를 배급사와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개봉 6일 이내에 조기종영한 일에 대한 사안이었다.

공정위 의결내용을 보면 이로 인해 피해를 본 영화배급업체에는 롯데엔터테인먼트를 제외한 거의 모든 배급사가 망라되어있는데, 개중에는 개봉 하루만에 종영된 영화도 있었다.

롯데시네마는 이밖에 상영계약기간 내에 있는 영화에 대해 상영기간 연장을 명분으로 배급사의 수익분배비율을 당초 계약조건보다 불리하게 변경하는가 하면, 배급사와 협의 없이 무료 초대권을 발급한 사실도 함께 밝혀졌다.

지금까지 살펴본 사례들이 모두 하도급업체에 대한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것이었던 것과 반대로 이제부터 소개할 사례는 하도급업체(?)에 대한 '부당지원행위'와 관련된 것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26일 롯데쇼핑이 비계열 특수관계회사인 (주)유원실업과 계열회사인 (주)시네마통상을 부당하게 지원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3억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의결했고, 이 건은 이의신청 절차를 거쳐 1월22일 원안대로 확정됐다.

▲유원실업과 시네마통상의 영업이익 추이     © 공정거래위원회

유원실업은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혼외 자녀인 신유미와 신유미의 모친 서미경이 각각 42.18%와 57.82% 지분을 소유한 회사이고, 시네마통상은 신 회장의 딸 신영자 롯데쇼핑 부사장과 신 회장의 동생인 신경애가 각각 28.3%와 47.15% 지분을 소유한 회사이다.

롯데쇼핑 시네마사업부는 유원실업에 수도권소재 8개, 시네마통상에게 지방소재 8개 영화관 매점을 저가로 임대해주었는데, 영화관 매점이 최고 영업이익률을 거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임대매장들의 임대수수료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임대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에 대한 임대수수료율은 유사한 임대매장들에 비해 평균 15∼37% 낮은 수준이었고, 이로 인해 유원실업(투자금 6억원)은 3년 만에 53억의 이익을, 시네마통상(투자금 2억원)은 2년 만에 62억원의 이익을 시현한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시네마는 매점을 임대로 전환한 이후 영업이익이 대폭 하락했다.     © 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는 "매점사업은 수익성이 높아 영화관 주요경쟁사들은 모두 직영하고 있다"며, "롯데쇼핑은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이 보장됨에도 불구하고 매점사업을 저가로 임대해 지원 대상 회사들의 경쟁여건을 유리하게 함으로써 공정한 거래를 저해했다"고 지적했다.

유원실업과 시네마통상은 이렇게 발생된 이익으로 2005년과 2006년 기간중 각각 19억원(투자금 대비 316%) 및 29억원(투자금 대비 1372%)을 배당했고, 이 돈을 바탕으로 2007년 9월 신유미는 계열회사인 롯데후레쉬델리카 지분 9.3%와 코리아세븐 지분 1.3%를 취득했고 신영자는 롯데후레쉬델리카 지분 6.7%를 인수해 부당하게 경제력을 집중시켰다.

▲신유미와 신영자의 출자 및 계열사 주식매입 현황     © 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 결정에 대해 롯데쇼핑은 업종 전문화와 식품위생 문제 등 운영상 야기되는 위험 회피 목적, 동일층 유사업종(식음료업)을 비교대상으로 감정평가법인이 산정한 수수료율, 비계열회사 지원의 '부당지원행위'를 규제하는 법 적용 여부 등을 근거로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영화관 매점사업은 특별한 기술력이나 대규모 투자비용이 요구되지 아니하므로 업종전문화와 무관하고 매점의 식품위생문제를 우려하면서도 식품위생 관련 전문성과 경험이 없는 회사에 임대한 것은 피심인의 주장과 모순된다"고 반박했다.

공정위는 또한 감정평가법인의 수수료율 산정과정에 대해서도 "영화관 매점은 평당 매출액이 최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오락실 등과 같이 평당 매출액이 현저히 낮은 타 업종의 매장들도 비교대상에 포함한 점" 등을 들어 롯데쇼핑의 이의제기를 일축했다.

공정위는 마지막으로 "법상 지원객체는 계열회사에 한정되지 않고 비계열회사에 대한 부당지원행위도 성립할 수 있다"며, 유원실업의 주요주주가 롯데 일가와 친족관계에 있고, 유원실업이 실제로 상당한 이익이 시현된 시점이 현 주주들이 주식을 100% 인수한 2004년 12월 이후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유원실업에 대한 지원의도가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롯데 하청 받고 싶어서 뇌물 바쳐?
롯데물산 이사·자문변호사 하청 미끼 수뢰 혐의
▲롯데그룹은 14년 전부터 서울 잠실에 112층 짜리 제2롯데월드 건립을 추진 중이었지만, 군 당국이 성남 서울공항의 항공기 이·착륙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반대하면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롯데그룹 계열사의 하청 일을 하게 되면 이렇게 고달프고 치사한(?) 일을 당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롯데에 하청 일을 받고싶어서 뇌물을 준 회사도 있었다고 한다.

롯데물산의 자문변호사와 임원이 모 건설회사에게 제2롯데월드 신축공사에 하청을 따주겠다며, 고도제한에 따른 인허가문제로 사업추진 일정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는 제2롯데월드 사업 허가에 필요한 로비자금 명목으로 수억원을 받은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는 것.

롯데그룹은 14년 전부터 서울 잠실에 112층짜리 제2롯데월드 건립을 추진 중이었지만 군 당국이 성남 서울공항의 항공기 이·착륙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반대하면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제2롯데월드 하청 빌미 2개 건설회사에서
사업 허가 로비자금 명목으로 6억원 받아

서울지방경찰청은 제2롯데월드 공사 하청을 빌미로 건설업체로부터 수억원을 받아 챙긴 롯데물산 김모 이사와 강모 자문변호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5월과 6월 건설업체 2곳의 임원을 각각 만나 "국회의원과 공무원 등에게 로비해 고도제한 심의가 유리하게 끝나면 흙막이 공사 등 하도급을 주겠다"며 로비자금 명목으로 각각 3억원씩 모두 6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돈을 받을 당시 제2롯데월드 시행사인 롯데건설에 근무 중이던 김 이사가 하청업체 관계자들을 만나 하도급을 약속했고, 하청업체가 건넨 6억원은 강 변호사가 받아 챙겼다고 9월1일 밝혔다.

관련보도에 따르면 강 변호사는 하청업체로부터 현금과 수표로 6억원을 받은 사실은 시인했지만 정·관계에 로비한 사실은 없으며 받은 돈은 모두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강 변호사가 받은 돈 중 일부가 당시 모 국회의원의 계좌로 입금된 사실을 확인해 수사를 확대 중이며, 계좌추적 등을 통해 정·관계 로비 여부에 대해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김경탁 기자
kt@breaknews.com
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근황은 이곳으로 → 블로그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