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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98년 6월 당시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은 500여 두의 소떼를 트럭에 싣고 남북분단선을 넘어 방북했다. 이후 남북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남북협력이 민·관 전반에서 봇물처럼 이어졌다. |
현대그룹에게 이런 날벼락이...최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관련한 ‘와병설’이 급속히 퍼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 북한과 대북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현대그룹이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그룹의 주축이면서 고 정주영 회장과 정몽헌 회장의 ‘유지’가 깃든 대북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현대아산으로서는 대북사업의 ‘키’를 쥐고 있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와병설’은 난감하기 짝이 없는 노릇. 특히 현대그룹은 최근 겹치는 ‘악재’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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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9일 북한의 ‘건군 60주년 행사’에 북한의 최고 권력자인 김정일 주석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와병설’로 번졌다. 현재(9월11일)까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변’과 ‘건강’에 대한 외신과 국내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김 주석의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일부 외신들은 ‘뇌졸중’, ‘사망설’까지 보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로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운신이 힘들 것이라는 잠정 결론이다.
이러다 보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와병설’은 북한 내부의 향후 ‘권력구도’와도 연계되면서, 그동안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추구했던 정책이나 전략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부분에서 수심이 쌓여만 가는 국내 기업이 있으니 바로 현대그룹이다. 이는 다른 게 아니라 현대그룹은 그동안 국내 기업들 중 독보적으로 북한과 대북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온 주인공. 그러다 보니 지금 현대그룹은 말 그대로 ‘날벼락’을 맞은 처지다.
현재 현대그룹이 걱정하는 것은 향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향력이나 거취에 따라, 자신들과 김 국방위원장이 약속하고 추진 중인 대북사업 전반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와 자칫 차질을 빚을 수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부분이다.
게다가 현재 금강산 관광사업이 중단된 상황이어서 갈수록 우려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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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키’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한 방문에서 성사된 ‘10.4회담’에 함께 방북한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환담한 자리에서, 이미 백두산 관광 사업에 대해 현대그룹에 독점권을 주는 것에 합의해 놓고, 조만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와병설’은 앞으로 현대그룹의 백두산 관광사업에 영향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갑자기 터져 나온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와병설’은 현대그룹에게는 ‘쇼크’나 다름없는 큰 ‘이슈’임에는 틀림없다. 이에 현대그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와병설’이 자신들의 대북사업에 ‘악재’로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뿐만 아니라 올해 들어 현대그룹이 대북사업에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악재’에는 지난 7월11일 금강산 관광객으로 북한군 초병에게 피살된 ‘박왕자씨 피격사건’도 한몫하고 있다.
이렇게 갑작스레 터진 ‘박왕자씨 피격사건’은 남북관계 ‘급랭’은 물론 현대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금강산 관광사업의 ‘올스톱’을 가져왔다.
이는 곧바로 현대아산의 경영에도 영향을 미치며 데미지(손실)로 작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 이는 최근 터진 ‘김정일 와병설’과 맞물리면서 현대그룹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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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현대아산의 윤만준 전 사장은 사건 발생 직후 사태 수습이 우선이라는 내부 의견에 따라 사임을 유보하고 사건진상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총지휘하며 두 차례 방북해 문제 해결에 나섰다. 사건 발생 다음날인 지난 7월12일과 고 정몽헌 회장의 기일인 지난 8월4일 금강산을 방문했다. 그러나 사태의 실마리가 풀릴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때 윤 전 사장이 접촉한 인사는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의 현지 책임자 세 명 정도에 그쳤다. 북한의 대남사업 핵심부서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나 조선로동당 통일전선부 관계자는 만나지도 못한 결과다. 이에 따라 현대 측 대북 채널도 큰 힘을 쓰지 못한 채 북측으로부터 따돌림 당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현대그룹은 이런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대북통’이자 관료출신인 조건식 전 통일부 차관을 현대아산으로 기용해 ‘국면 전환’을 모색하는 중이었다.
이 사건이 터지기 이전까지만 해도 경색돼 있는 남·북 관계 속에서도 현대그룹이나 현정은 회장은 그룹에게나 자신에게 ‘상징성’이 큰 대북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이것이 불과 몇 일 전인 8월28일 일이다. 그런 상황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와병설’이 터져 나온 것이다.
이런 ‘악재’는 이전에도 많았다. 하지만 현대그룹의 특유의 ‘뚝심 경영’으로 헤쳐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우선 1998년 6월16일 당시 현대그룹의 명예회장이었던 고 정주영 회장은 500마리가 실린 트럽과 함께 남북분단선을 넘는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이것이 실질적인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현대그룹은 1998년 11월 드디어 역사적인 금강산 관광사업을 시작했다. 2000년 8월 현대아산은 북한 아태위와 남북경협 7대사업권 계약을 맺으며 본격적인 대북사업을 알렸다.
2000년 9월에는 고 정몽헌 회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금강산을 함께 시찰하며 현대그룹과의 대북사업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을 정도다. 이 대목은 곧바로 2003년 2월 역사적인 금강산 육로관광 시작으로 연결된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현대아산의 금강산관광사업의 관광객은 2005년 6월 ‘100만명 돌파’라는 ‘역사적인 기록’도 남겼다.
이후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사업은 탄력을 받으며 다른 사업으로도 진전됐다. 이 사업이 바로 백두산관광사업이다. 2005년 7월16일 현정은 회장은 북한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을 통해 백두산·개성관광 합의를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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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98년 '소떼 방북' 당시 김정일 현 국방위원장은 정주영`정몽헌 부자를 환대하며 대북사업에 대한 현대그룹의 주도권을 약속했다. |
이런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은 당시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과 맞물리면서 승승장구하는 듯이 보였다.
하지만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이 최대 위기를 겪게 되는데 이것이 지난 2003년의 ‘대북송금 사건’이다. 당시 아버지인 고 정주영 회장의 ‘유언’을 받들어 대북사업을 총지휘해오던 그룹 총수인 정몽헌 회장이 자살하는 아픔까지 겪었다.
이후인 2005년에는 북한 측의 갑작스런 ‘대북사업 중단 발표’ 현대그룹도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은 지난해 노무현 정권 말기인 2007년 10월에 다시 활짝 만개하기에 이른다. 이것이 역사적인 남북 정상 간에 열린 ‘10.4 남북정상회담’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당시 김정일 주석과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은 면담하는 기회를 갖고 대북사업 역속과 함께 ‘백두산관광사업 독점권’이라는 선물도 안겨준다.
하지만 이후 미국과 북한의 ‘핵 폐기’와 관련한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 대북사업도 경색 조짐이 감지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그룹은 올해 본격적인 백두산 관광사업에 박차를 가하며 금강산관광사업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지난 7월11일 날벼락 같은 ‘박왕자씨 피격사건’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금강산관광사업도 중단되기에 이르렀다.
이 결과 현재 현대아산은 하루 수억 원의 매출 손실을 보고 있어 금강산 관광 중단이 지속된다면1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현대아산의 매출액이 2500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경영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현대아산도 지난 8월1일부터는 일부 직원들에게 급여 50%만 주고 재택근무를 시키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현대그룹이나 현정은 회장은 경색돼 있는 남·북 관계 속에서도 그룹에게나 자신에게 ‘상징성’이 큰 대북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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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 2003년 8월 남편인 정몽헌 회장이 죽자, 남편을 이어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을 총지휘했다. ©김상문 기자 |
현대아산은 지난 1999년 창립 이후 금강산 관광지구 부두·도로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계속 적자를 내다 지난 2005년이 되어서야 57억 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 2005년을 시작으로 2006년 37억 원, 지난해 196억 원 등 3년 연속 흑자를 냈지만, 매년 흑자 규모의 70% 안팎을 금강산 관광이 차지하고 있어 관광 중단 장기화는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일부에서는 금강산광사업의 중단으로 400~5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8월 본지 기자에게 현대아산 관계자는 “지난 2005년부터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인프라가 갖춰져 원가 측면에서 큰 폭의 증가 요인이 발생하지 않아 흑자 전환했다”며 “그러나 금강산 관광 중단이 연말까지 지속된다면 다시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 9월11일 기자에게 현대아산 관계자는 “손실은 발생하고 있지만 그런 계산치은 지난해 금감원에 제출한 매출액을 기준으로 추산한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악재’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와병설’에 따른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에 대한 영향이나 입장에 대해서 이 관계자는 “우리가 뭐라 언급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아직까지 이에 대해서 무엇도 세워진 것이 없고 앞으로 상황을 지켜볼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현재까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변(건강) 이상설’에 대해서 정확하게 확인된 것이 없는 만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에서 일어난 사안도 아니고 그렇다고 현대그룹이 직접 나서서 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선 현대의 잘못도 그렇다고 누굴 원망할 수 없는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어느 누구도 의도하지 않은 갑작스런 ‘악재’여서 더욱 그렇다.
이처럼 현재 현대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대북사업인 금강산 관광사업과 백두산 관광사업이 최근 잇따른 ‘악재’들로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는 현실에서 현대그룹은 이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와병설’이 어떻게 작용하게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도 비상한 관심을 보내고 있다.
취재 / 박종준 기자 119@break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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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정몽헌 회장은 어버지인 정주영 회장이 세상을 떠나자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대북사업을 꾸준히 추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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