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는 금융정책의 일대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7일 미국 역사상 사상 최대 규모인 200억 달러의 구제금융조치가 이루어졌다.
'국가'는 소위 경제적 효율성을 위해 윤리적으로 '시장'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설파했던 신자유주의의 종주국인 미국이 취한 조치이다. 국가의 개입을 공식화하는 것을 통해 경제안정에 대한 확실한 시그널을 시장에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말을 거치며 금융위기가 현실화됐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번 사태를 신자유주의 종말을 알리는 서곡으로 보고 있다.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신청과 세계적 보험사인 aig의 구제금융 요청 등 미국의 금융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메릴린치 매각에 대해서는 한국정부가 반드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내년 2월에 시행되는 자본시장통합법의 모델이 바로 메릴린치이다. 자통법이 시행되면 공격적 투자방식인 미국식 금융체제로 가게 된다. 메릴린치가 매각을 발표했다는 것은 한 금융기업의 몰락이 아니라 미국식 경제정책의 파산 선고에 가깝다.
이는 또한 이명박 노믹스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이다. 우리나라도 미국식 금융붕괴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경보음이다. 당장 이들 기업에 투자한 손실분에 대한 파악과 대책도 중요하지만 이명박 노믹스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자통법과 금융지주사법 등에 대한 개정도 재고돼야 한다.
자통법 시행으로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통합해 대규모 금융투자회사로 만들고, 묻지마 방식의 공격적인 투자가 결국 실패로 귀결된다면 이에 따른 후폭풍은 일개 기업의 단순한 도산이 아니라 국가의 도산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금산분리 완화를 통해 산업자본의 은행소유를 허용하는 것은 미국에도 없는 정책이다. 올해 초 베어스턴스 파산 이후 미 금융감독기구가 자본과 리스크 관리 요건을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연속해서 굴지의 금융투자회사들이 파산하고 있는 현실을 우리 정부는 냉정하게 직시해야 할 것이다. 금융 최선진국인 미국조차 이 모양인데 자통법의 시행은 그야말로 위험천만한 도박이다.
미국식 규모의 경제가 붕괴되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일고의 교훈도 얻지 못한다면 한국경제의 대재앙으로 연결될 것이다. 금융감독기관의 독립성 강화를 통해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시장에 떠도는 나쁜 뉴스라도 제대로 알려서 문제의 확신을 막는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의 금융정책과 자본시장 규제완화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대책마련을 그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08년 9월 16일 오후 2시 30분 국회 정론관
민주노동당 대변인 박승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