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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뛰는 환율속‥중소기업 ‘흑자부도’ 왜?!

재계일각, 환 변동 위험에 대비하는 금융상품이 화근 분석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8/09/19 [13:27]

환헤지 피해기업 공대위, 은행 상대 손배소 추진
중소기업인 "현 정부의 고환율 정책 책임이 크다"

 
코스닥 상장사로, 연 매출 6000억원이 훨씬 넘는 우량기업인 태산lcd가 9월16일 서울중앙지법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환율 변동에 대비하는 통화옵션 상품에 가입했던 것이 오히려 화근이 됐다.
 
지난해 매출 6343억원을 올렸고, 올해 상반기에만 3441억원 매출에 11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태산lcd는 환율급등에 따른 통화옵션상품의 거래 및 평가손실이 올 상반기에만 자기자본의 129.1%에 달하는 806억원을 기록했다.
 
태산lcd가 가입한 통화옵션 상품은 키코(kiko:knock-in, knock out option trading)라는  상품으로 환율이 일정범위 내에 있을 경우 시장환율보다 높은 지정환율(행사환율)로 외화를 팔 수 있지만 올들어 환율이 미친 듯이 널뛰기를 반복하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졌다.
 
키코 등 통화옵션 상품들은 특히 중도해지도 불가능해 피해를 더욱 확대시키고 있는데, 환 헤지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들은 '환헤지 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위험 가능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상품을 판매한 은행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는 7월25일 이 상품의 약관을 약관법상 불공정한 계약으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움직이면 기업 입장에서 시장환율보다 높은 지정환율로 외화를 팔 수 있어 유리하고 일정 범위를 벗어날 경우 손실을 볼 수 있는 구조로, 유?불리를 판단하기 곤란하다"는 것이었다.
 
외환시장이 '정상적으로' 굴러갈 경우 그렇다는 이야기인데, 결국 키코로 인한 피해의 근본적인 원인은 외환시장의 혼란을 유도한 것이나 다름없는 정부 당국이 최종적인 책임을 져야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명박정부 집권 초기부터 '환율 주권론' 등의 외환시장 개입주의 발언을 쏟아내면서 환율 상승을 유도했고, 물가불안이 극심해진 이후에는 섣부른 외환시장 개입으로 환투기 세력을 불러들여 환율의 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편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행하는 <중소기업뉴스>는 8월8일자 '키코 중기 피해 근본대책 마련해야'란 기사에서 현 상태로 가면 중소기업계 전체적으로 최대 1조4781억원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소기업뉴스>는 이 기사에서 "이번 사태는 현 정부의 고환율 정책에 대한 책임이 크다. 과거 몇 년간 환율 하락세였고 대부분의 경제연구소들도 하락세로 전망했기 때문에 환헤지 상품에 가입한 업체에 대한 피해에 대해서는 간과했던 것"이라는 한 중소기업인의 발언을 전했다.
 
한편 9월17일 여야가 경제살리기를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 합의했지만, 민주당이 추진했던 키코 피해 중소기업 지원금은 반영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환헤지 피해 중소기업들의 한숨은 더욱 커지고 있다.
 
취재 / 김경탁 기자  kt@brea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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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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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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