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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수백억대 일본사채 조달한 속내는?

"日자금으로 제2롯데월드 건설" vs "미국발 금융불안 대비 유동성 확보"

박현군 기자 | 기사입력 2008/09/30 [09:44]

 
제2롯데월드 건설 가시화 속

롯데 수백억 자금 조달 속내 추적

롯데그룹은 지난 18일 경제단체장들과 재계 총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청와대에서 열린 ‘투자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제2차 민관합동회의’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제2롯데월드 인·허가에 대한 사실상의 확답을 받아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롯데가 제과·건설·쇼핑·호텔 등 한국의 주력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포착됐다. 이 같은 사채가 원화나 유로화가 아닌 엔화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시사주간지 <사건의내막>은 롯데그룹이 전 사적으로 추진 중인 수백억원대의 자금 확보의 배경과 시장의 반응을 집중 취재했다.
 

제과·호텔·쇼핑 110억, 석화 50억 건설 20억 엔 사채발행
증시전문가들, 우량계열사들 뜬금없는 자금확보에 갸우뚱


 
답보상태에 빠져 있던 잠실의 초고층 빌딩 프로젝트 제2롯데월드가 전환점을 맞게 된 것은 지난달 18일.

이날 투자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제2차 민관합동회의(이하 민관합동회의)에서 신동빈 부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켜보는 앞에서 제2롯데월드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이 대통령은 신 부회장의 요청을 흔쾌히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부회장의 청와대 회동 직후 정부는 제2롯데월드에 대한 전향적 검토를 발표했고, 롯데그룹은 우량 주력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자금 조달을 위한 사채발행에 나서는 등 발 바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량 계열사들 사채발행 줄이어
 
롯데그룹은 지난 18일 민관합동회의를 전후로 한국 롯데의 대표주자격인 제과·호텔·건설·쇼핑에서 호남석유화학까지 줄줄이 사채를 발행했다. 그런데 민관합동회의 직후 5개 주력 계열사들이 발행한 사채가 모두 엔화였다는 것. 재계·증권가·정치권에서는 롯데의 엔화 베이스 사채발행의 배경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 계열사 중 엔화 사채모집을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롯데제과. 동사는 유일하게 민관합동회의 이전인 지난 11일 110억 엔의 자금 조달을 공시했다. 이 후 호남석화가 신 부회장의 청와대 방문 다음날인 19일 50억 엔 규모의 사채를 발행했다. 22일에는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가 110억 엔의 사채 모집을 시작했으며, 29일에는 롯데건설이 20억 엔, 롯데쇼핑이 110억 엔의 사채를 발행하며 그 뒤를 이었다.
 
이로써 롯데그룹이 신 부회장의 청와대 방문을 전후로 발행한 엔화 사채의 총 액수는 400억 엔. 이를 한화로 환산할 경우 4160억3000만원(각 사 발행일자에 한국외환중계에서 공시한 원/100엔 환율을 기준으로 환산)에 달한다.

이를 근거로 주식시장에서는 “롯데그룹이 일본에서 자금을 유입해 제2롯데월드를 지으려 한다”는 풍문이 떠돌았다. 그리고 급기야 통합민주당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최재성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롯데 본사에서 자금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풍문이 증권가에 많이 돌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최 의원은 “롯데 총괄사장에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동기가 취임한 것도 석연치 않다”면서 “롯데가 (제2롯데월드와 관련 청와대의) 사전 내락을 받고 자금을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롯데그룹은 “전혀 사실이 아닌 오보”라며 일축했다. 롯데 홍보실 한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가 사실상 허락됐다고는 하지만 언제 확정될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자금을 끌어 모은다는 관측은 비상식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적·국제적 경제 및 금융 불안과 관련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제2 롯데월드 부지     ©브레이크뉴스

돈 쌓아놓고 사채로 자금조달(?)
 
그러나 롯데그룹의 이 같은 설명에 대해 증권업계의 투자자들은 “믿기 힘들다”며 고개를 가로 젓는다.

이와 관련 한 투자자는 “롯데그룹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거대 재벌기업 중에서 유동성이 가장 우량한 곳 중 하나”라며 “국내 초우량 거대 기업군에서 미국발 금융시장의 위기나 국내 경기 침체 분위기를 대비하기 위해 외국자본을 무차별 차입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0년경에는 롯데그룹이 삼성그룹보다 더 많은 현금을 쌓아놓고 있다는 소문이 증권가에 파다하게 퍼졌을 정도다. 그리고 이 같은 상황은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증권가에서 롯데그룹을 담당하는 한 애널리스트는 “롯데그룹의 유동성은 현대차·sk·금호 등 다른 대기업들에 비해 상당히 우량한 편”이라고 말했다.

설사 현 정부의 계속된 경제실정, 유가의 급등세 지속, 미국 금융시장의 붕괴 지속 등 최악의 상황이 지속된다고 가정하더라도 롯데그룹이 자금을 무차별 끌어 모아야 될 정도로 돈이 마를 일은 없다는 것.

실제로 엔화 사채를 발행한 5곳의 롯데 주력 계열사들 중 최근 수년 간 적자를 기록한 곳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경우 2007년 총 매출액이 13조6540억원에 당기 순이익 2332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물론 전년도인 2006년보다 총 매출액(2006년 매출 1조3269억1000만원) 면에서 385억원 늘었음에도 당기순이익(2006년 순익4301억8000만원) 유가와 환차손 등의 영향으로 순익은 오히려 1969억원 가량 줄어든 경향이 있는 것.
 
하지만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작년 당기순익의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꾸준한 수익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경영상 이유를 들어 사채를 발행하는 것과 연관 짓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또 롯데그룹의 경우 경기급랭, 환율대란, 유가폭등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올해 실적이 그런대로 선전을 거둬가고 있다는 것이 애널리스트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최재성 의원 “제2롯데월드 관련 청와대 언질 받고 자금 모으고 있다” 의혹 제기


 
롯데그룹이 엔화 사채만 발행하는 이유
 
이 때문에 롯데그룹의 강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금융권과 정치권은 롯데그룹의 최근 엔화차입 행태가 제2롯데월드 사업을 위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않다.

이와 관련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의 초고층 빌딩 허가가 정식으로 떨어지면 롯데그룹은 곧바로 공사에 착수할 수 있으며 이때부터 들어가는 공사비용은 1조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그룹 내 막대한 자금을 차입해야 할 만큼 불안한 기업도, 신규 프로젝트도 현재로서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해 최근 불거지고 있는 제2롯데월드를 제외하면 신규 사업 프로젝트가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관계자는 “최근 (롯데가) 계열사들의 잇따른 엔화 사채발행은 돈이 필요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앞날을 대비하기 위해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즉, 금융 불안 등에 따른 경제정세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는 것.

또한 최근 엔화로 사채를 발행한 계열사들은 현재 위락시설로 존재하는 현 롯데월드의 주주이거나 제2롯데월드에 참여할 계열사다.

현 잠실롯데월드는 롯데호텔과 롯데백화점이 출자하고 롯데건설이 시공해서 만들어진 곳이다. 그리고 문제의 제2롯데월드는 롯데쇼핑과 롯데백화점이 신 부회장의 지휘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롯데물산은 제2롯데월드의 하이라이트인 112층 빌딩 건설을 준비하고 있으며 송파구청에서 정식 허가가 떨어지는 대로 롯데물산은 롯데월드 주식회사 지분에 참여하는 형식으로 롯데타운 경영에 전격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롯데물산은 수 개월 전부터 터 닦기 작업만 계속되고 있는 제2롯데월드 부지 내에 가건물을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점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번 계열사들의 사채발행이 제2롯데월드 프로젝트를 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400억 엔의 사채 중 일부가 제2롯데월드 공사비의 일부라는 주장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제2롯데월드 공사가 시작된 이후 혹시나 있을 갑작스러운 유동성 위기 등을 대비하기 위한 종자돈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5개 계열사가 왜 일본자금 모집을 고집하는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 하고 있는 상황.

이와 관련 롯데 한 관계자는 “최근 전 세계적 금융 불안이 심해지고 있는 환경에서 자금을 빨리 끌어 모을 수 있다는 것과 일본의 금융시장이 초저금리라는 점이 고려된 것”이라고 말했다. 즉 가장 적은 이자로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최적지가 바로 일본의 엔화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달 중 5개 롯데 계열사가 발행한 엔화 사채들 중 이율이 일본 금융시장 기준금리에 연동한 이자를 갖고 있는 곳은 롯데건설 뿐이다. 이는 롯데건설에서 발행한 20억 엔의 사채가 2009년 상환해야 하는 초단기 자금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 외 롯데제과, 롯데호텔, 롯데쇼핑의 경우 영국 사채시장의 기준금리와 연동해 이자를 지급하고 있으며 호남석화의 경우 유로화(eu)의 기준금리에 연동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일본의 금리는 0%에 가까운 초 저금리인데 반해 eu 및 유럽 각국의 경우 1~3%의 금리로 일본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현재 롯데그룹이 엔화로만 사채를 발행하는 이유, 일본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日 관광객·사업가 위한 롯데 레저타운
 
한편 <사건의내막>은 계양산 골프장과 관련 취재(본지 485호 참조) 과정에서 롯데 신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 이후 그룹의 주요 미래 전략 사업으로 종합 관광·레저·사업을 선정하고 이를 위한 인프라 구성에 그룹의 사활을 걸어왔던 것을 확인한 바 있다.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신 부회장은 아버지 신격호 회장이 이모부에게 마련해 준 롯데관광개발과의 일전을 불사하면서까지 롯데jbt(일본의 jbt관광회사와 합작한 회사)라는 여행전문 관광회사를 설립했으며 인천 시민들의 반롯데 정서를 무릅쓰면서까지 계양산 골프장 건설을 강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인을 중심으로 하는 외국의 관광객, 바이어, 상사들이 롯데jbt를 통해 한국에 들어오면 롯데호텔에서 숙박을 하고 롯데백화점에서 쇼핑을 한 후 롯데월드와 계양산 골프장 등에서 휴식을 취하고 제2롯데월드에서 비즈니스를 진행하는 토털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복안이 깔려있다.
 
취재 / 박현군 기자  human0h@naver.com
 
   사채란?
 
회사채(會社債)라고도 한다. 균일한 금액으로 분할된 유통증권이 발행되는데, 이 증권만 가지고 있으면 누구라도 권리행사를 할 수 있도록 법적인 제도가 마련되어 있어서 주식과 더불어 증권시장에서 활발히 매매된다.

기업은 장기 투자를 위해 자금을 조달하기도 하지만 월급을 준다거나 일시적인 자금 부족을 메우려고 빌리기도 한다. 장기 투자를 할 때는 상환부담이 없는 자기자본이나 상환 기일이 먼 장기 차입금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다.

사채는 일정한 이자만 제때에 갚으면 될 뿐, 증권시세에 구애받지 않고 지배주주가 필요한 지분을 유지하고자 자금을 마련할 필요도 없다. 원금상환은 장기에 걸쳐 나누어 하거나 만기에 가서 같은 금액의 사채를 다시 발행(차환발행)하여 갚을 수도 있으므로 실제로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다만, 사채발행액이 자기자본의 일정한도를 넘지 못하도록 법정되어 있어서 부득이 주식도 발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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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dj6711 2008/09/30 [20:23] 수정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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