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과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9월25일 청와대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향후 미국발(發) 금융쇼크 관련 대처 방안과 경제 살리기, 남북문제 등 국정 전반에 걸쳐 초당적인 협력을 하기로 주요 국가적 핵심 현안 6개항목에 합의했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45분부터 1시간55분 동안 단독 회담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정 대표에게 “야당은 국정운영의 동반자"라며 "여야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세계를 향해 동반자적 관계로 발전하자”고 제안했고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의 동반자 제안 취지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5월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와의 회담이 졸속 회담이란 얘기가 흘러나왔던 반면 이번 회담에서는 청와대와 민주당 모두 대체로 만족감을 표했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첫 번째 만남을 통해 대화의 물꼬가 튼 만큼 핵심 현안과 관련해 대치가 심화되거나 장기화될 경우 서로 직접 만나 대화를 통한 해결책을 마련하거나 담판을 지을 수 있는 통로를 마련했다는 점은 이번 회동의 가장 큰 성과로 보인다.
|
경제 살리기·남북문제 등 초당적 협력 등 국가적 핵심현안 6개항목 합의 |
이명박 대통령과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9월25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영수회담에서 △세계 금융위기 대처·경제 살리기와 관련한 초당적 협력, △한반도 평화·남북관계 발전 초당적 대처 △정기국회의 '민생·생산적 국회 만들기 △저탄소 녹색성장 등 미래 성장동력 문제 협력 △국정 동반자로서 주요 국정현안 공동 해결 △지방 행정체제 개편의 조속한 추진 초당적 협력 등 6개 항목에 합의했다.
대학 등록금 지원 문제, 실업계 고등학교의 무상교육 추진, 농어민, 소상공인 대책 마련 등의 민생 핵심사안에도 폭넓은 대화와 공감대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합의사항과 관련해 “대학 등록금 지원문제, 농어민과 소상공인 등 서민경제에 노력하자는 것도 치면 '6+2'라고 보면 된다. 큰 틀에서 6가지, 구체적 항목에서 2개”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합의사항 중에) 녹색성장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상징색이 녹색 아닌가. 정 대표가 산자부 장관도 했고 오랫동안 일하면서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던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쇠고기 파동 이래 대치했던 야당과의 관계를 복원하는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향후 국정운영에 자신감을 갖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 대통령은 9월26일 국회 상임위원장단과 대면했으며, 10월2일에는 여야 원내대표단과 정책위의장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갖는 등 소통의 장(場)을 연이어 여는 등 개혁정책 추진을 진한 본격행보에 나섰다.
이명박·정세균 공통 이력
이명박 대통령 정 대표는 고려대 선후배 사이다. 이 대통령이 경영학과 61학번, 정 대표가 법학과 71학번이다. 상대 학생회장을 지낸 이 대통령과 총학생회장을 지낸 정 대표는 역대 고려대 학생회장 출신들의 모임인 ‘석주회’ 회원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현대건설 회장을 역임했고 정 대표는 쌍용그룹 상무를 지내는 등 기업인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한 뒤 15대 국회 때 국회 재정경제위에서 상임위 활동을 함께 펼치기도 했다. 정 대표는 당시의 이 대통령을 “야당의원이었지만 시베리아 에너지 개발 등 미래 지향적인 큰 얘기를 해 깊은 인상을 받은 일이 있다”고 회고했었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대변인은 회동 후 기자회동 당시의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공통된 이력을 결부시키면서 “원래 두 분이 한 시간 동안 독대키로 했었는데 1시간20분이 되어도 부르지 않더라. 혹시나 해서 들어가 봤더니 두 분이 계속 말씀하고 계시더라. 두 분이 15대 국회에서 같은 상임위원회에 있었고, 학연도 있고…”라고 첨언했다.
|
고려대·기업인 등 공통점 많아 화기애애…회동시간 예정보다 2배나 길어져 |
회담장 안팎 스케치
|
이명박 대통령은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만나자마자 자신과의 공통 이력을 강조하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에도 있어봤고, 장관도 지냈고, 합리적으로 잘하실 거라 믿는다. 나도 기업에도 있어봤고 정치도 해봤고. 여야 간 그런 경력을 가진 사람이 많지 않다. 그런 분이 당 대표가 돼 축하도 하지만 정부가 국정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본다”고 정 대표에게 친근감을 표했다.
정 대표는 단독 면담 중에 저이산화탄소 녹색성장과 관련된 대목에서 “녹색성장은 우리 당의 대표 브랜드인데 대통령이 강조해 빼앗겼다”는 조크를 했고 이 대통령은 헤어지기 전에 “또 야당을 만나야 하니 야당의 (세법 관련) 안을 자세히 살펴보겠다”고 말한 뒤 “최재성 대변인만 나를 안 괴롭히면 된다”는 농담을 건네는 등 양자 간 회담 내내 분위기 좋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1시간55분 간의 단독 회담이 끝난 뒤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각각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과 최재성 민주당 대변인을 불러 20여 분 간 회담 결과를 구술했다.
이동관 대변인은 “오찬이 너무 길어져 오후 1시15분쯤 오찬장에 들어가 보니 문을 등지고 앉아 있던 이 대통령은 내가 들어갔는지도 모르고 계속 말씀을 하고 있었다. 이 대통령이 내게 ‘5분쯤 지나면 끝날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 후로도 20분이 더 지나서야 끝났다”고 말했다.
최재성 대변인은 “실무회담의 성격이었다. 정 대표는 충분히 할 말을 하면서 국민들의 생각을 전달하는 데 충실했다. 회담에서 의미 있는 합의가 이뤄졌는데 그 합의가 도출되기까지 회담 서두 30분 동안 세제, 부동산 문제, 경제정책 전반에 대해 두 분이 토론했다”고 밝혔다.
동반자 관계 넘어야 할 과제 많아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9·25 청와대 회동은 국정 동반자 관계 설정을 위한 단초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야당은 국정운영의 동반자다. 세계와 경쟁하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국민과 국익을 위해 여야가 발상을 전환함으로써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이날 오찬회동에서 서로를 국정 동반자로 공식 인정함으로써 향후 여야 간 실질적 상생관계가 구축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 대표도 이에 공감의 뜻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국가적 핵심 현안 6개 항목과 관련해 큰 틀의 합의를 도출했지만 정 대표는 회담 후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세제나 국가 균형발전 등과 같은 부분에선 철학적 차이가 있다는 점을 확인한 자리였다”고 말해 종부세 등을 놓고 서로의 입장 차가 매우 컸음을 시사했다.
여야가 지금까지 보여줬던 갈등과 대립 상호 비방의 정치관행에서 벗어나 대화와 화합형 구도로 전환할 수 있 수 있을 지가 관심거리다. 그러나 여야 간 대치구도가 한 순간에 바뀐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0월부터 시작되는 18대 국회 첫 국정감사와 내년 예산안과 관련한 여야의 충돌 가능성, 종합부동산세 완화, 정부의 언론정책, 검찰의 지난 10년 정권에 대한 전면적 비리 수사로 인한 계속되고 있는 공안정국 조성 등 여야 간 격돌이 불가피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민주당뿐만 아니라 자유선진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등 다른 정당들과의 관계설정에 있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것인가도 새로운 여야관계 정립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의 한 인사는 “정부·여당이 야당과 동반자로 협조하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만 서로를 파트너로 인정하는 신뢰관계 구축 노력이 진정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여야 영수회담과 관련해 “헌정 사상 대통령과 야당 대표 간의 회동에서 ‘국정의 동반자’라는 표현을 쓴 것은 처음”이라며 회담 결과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동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국정의 동반자는 경제 살리기와 생산적 정치에 뜻을 모아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해야 한다는 여야의 의지를 압축해 표현한 것이다. 더 이상 좋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 대변인은 ‘6+2’ 합의와 관련해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완벽한 견해 일치가 이뤄졌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야당은 세계와 경쟁하는 시대에 국민과 국익을 위해 발상의 전환을 통해 동반자가 돼 달라. 이번 정기국회는 경제 살리기와 선진화의 토대를 닦는 중요한 국회인 만큼 여러 법안 처리에 야당이 적극 협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국정 동반자 관계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여러 가지 방안 마련에 돌입했다. 청와대는 향후 주요 국정현안에 대해 정무수석이나 관계 장관 등으로 하여금 야당 대표에게 직접 사전브리핑을 하도록 해 야당과의 적극적인 정책소통에 나서기로 했다.
취재 / 손창섭 기자 doppazetta@yahoo.co.kr
| 2시간 독대‥무슨 얘기 오갔나? 이명박 대통령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세계 금융위기 대처와 경제 살리기에 초당적으로 협력하기로 합의하는 등 큰 틀의 국가 정책과 관련해 합의를 이뤄냈지만 종부세를 둘러싼 이견은 좁히지 못했고 민주당이 제기한 표적·보복사정 의혹, '언론장악', 인적쇄신 등의 문제에서도 입장차를 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정 대표가 “종부세 완화는 부자를 위한 감세로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빈익빈 부익부 정책이 되지 않도록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며 종부세 과세기준의 대폭 완화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자 “새 정부 정책의 주안점은 서민과 중산층의 생활안정으로 종부세 개편은 잘못된 세금체계를 바로 잡자는 것이다. 서민경제 안정이 이명박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며 종부세 개편방안을 그대로 밀고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이 “이번 정기국회는 경제 살리기, 선진화의 토대를 담는 중요한 국회이니 경제살리기법, 선진화입법이 국회에서 원만히 처리되도록 협력해 달라”며 정 대표에게 협조를 요청한 것에 대해 이 대통령은 “이번 정기국회는 경제 살리기와 선진화의 토대를 닦는 중요한 국회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국정 동반자로서 주요 국정현안을 함께 해결하자. 경제와 선진화 등과 관련된 입법이 원만하게 처리되도록 협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정 대표가 "신용보증기금, 기술신용보증기금을 활성화해서 보증배수를 제한하고 있는 업무지침을 풀어달라"고 요청하자 "필요할 경우 내년 예산에 반영해서 출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정세균 대표가 남북 관계에 있어서 민주당의 대북 네트워크와 대북 정책에 있어서의 축적된 노하우를 활용할 것을 제안했고 인도적인 대북 식량·비료지원을 요청하자 이 대통령은 “여러 차례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할 용의가 있음을 밝힌 바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100년 전 농경문화 시대에 짜여진 지방행정 체제의 틀을 시대 변화와 발전에 맞춰, 국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정부도 안을 만들어 제출할 테니 여·야가 협의해서 진행하자”고 제의했으며 이에 대해 정 대표는 “지방행정 체제를 개편하기 위해서는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며 화답했다. 정 대표는 ‘5+2 광역경제권 계획’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서 균형이라는 말을 빼고 지역발전법으로 대체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 정책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정 대표가 촛불집회 참석자에 대한 보복성 수사 중단 등을 요청하면서 언제까지 그 문제를 안고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자 “공정하게 처리할테니 내게 맡겨달라”며 원칙적인 답변을 함으로서 수사에 대한 의지를 바꿀 수 없음을 시사했다. 정 대표는 구여권 인사들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 등 표적.기획 사정 논란에 대해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어청수 경찰청장 경질 요구와 관련해서도 구체적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중소기업 자금난 지원과 키코 사태로 인한 중소기업 피해 구제 등 중소기업 살리기를 위한 초당적 대처를 주문했고 이 대통령은 "키코 사태로 흑자도산하는 기업이 없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이 주창해온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과 관련해서 정 대표는 “큰 틀에서 그 방향에 공감한다. 산자부 장관의 경험을 살려서 저탄소 녹색성장, 에너지 문제 해결에 초당적 협력을 해서 산업의 미래경쟁력을 살리자”고 제안했다. 정 대표는 정부의 언론방송 정책과 관련해 야당 대표로서의 입장을 전달했지만 이 대통령으로부터 의미있는 답변을 듣진 못했다. 이 대통령은 종교 편향 논란과 관련해서는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국민이 납득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