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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현의 동양, 거듭되는 악재에 울상 왜?

[재벌X파일] 한일합섬 M&A 탈났나? 자꾸만 꼬이네 꼬여‥

김영수 기자 | 기사입력 2008/10/02 [16:15]
 
최근 동양그룹은 시끄럽다. 하나의 문제로 시끄러워도 갈피를 잡기 어려운 판국에 해결하기 어려운 일로 겹겹이 쌓여있는 형국이다. 지난달 28일 공정위는 동양그룹의 부실 계열사 부당지원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더불어 과징금을 부과했다.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이 한일합섬 인수합병(m&a)에 대한 배임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지 며칠이 지나지 않아 부당 지원 행위까지 적발된 것이다. 이어 국내 1호 생명보험 상장을 기대하던 동양생명 연내 상장도 어려워 보이고 동양메이저의 지주사 전환도 힘들 것으로 여겨진다. 동양그룹에겐 잔인한 2008년이다.
 
지난 달 29일 동양그룹의 3개 금융계열사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시정명령과 더불어 과징금 조치를 받았다. 이유인 즉 부실계열사에 부당지원을 했다는 것이다.

지난 2004년 동양메이저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동양캐피탈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었다. 계열사 간 출자제한기업군에 속한 동양그룹은 동양캐피탈을 지원하기 위한 행동을 개시하게 된다. 이에 따라 동양종합금융증권, 동양생명보험 및 동양파이낸셜(이하 동양금융계열 3개사)은 지난 1999년 투자·설립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토러스펀드를 이용하기 시작한다.

동양금융계열 3개사가 토러스펀드를 이용한 이유를 알려면 몇 가지의 내용을 보완해야 한다. 우선 동양캐피탈의 당시 상황이다. 동양캐피탈은 ‘선영아 사랑해’로 알려진 마이클럽닷컴코리아의 전환사채 47억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동양캐피탈은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환사채의 원리금을 상환 받으려고 했으나 마이클럽닷컴코리아 역시 자본 잠식 상태여서 원리금 회수가 불가능했다.

그렇다고 자본잠식상태에 있는 동양캐피탈을 그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 위기를 초래할 것은 뻔하고 특히 계열사에 연쇄적인 피해를 끼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동양 그룹의 전체 매출 중 70% 이상을 감당하는 동양금융계열사의 이미지를 동양캐피탈로 인해 떨어뜨릴 수는 없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동양캐피탈의 경영정상화를 통한 이윤 창출도 고려했을 수 있다.


이에 동양금융계열 3개사는 마이클럽닷컴코리아의 대주주로 있는 토러스펀드에 투자형식으로 동양종금이 4260만달러, 동양생명이 2000만달러, 그리고 동양파이낸셜이 1400만달러를 지원했다.

이 자금을 바탕으로 마이클럽닷컴코리아의 99%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토러스펀드는 마이클럽닷컴코리아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된다. 마이클럽닷컴코리아는 50억원에 이르는 유상증자 자금으로 전환사채 원리금 47억원을 동양캐피탈에게 조기 상환한다.

마이클럽닷컴코리아는 유상증자 후 자본이 완전 잠식되어 결국 동양온라인으로 넘어가게 되고 토러스펀드는 유상증자에 투자한 50억을 전액 손실로 처리한 후 지난 2005년 조기 청산의 길을 걷게 된다.

이 같은 일련의 동양금융계열 3사의 부당지원은 공정위에 적발돼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 받게 됐다. 동양좀금은 4억2100만원, 동양생명은 1억9500만원, 그리고 동양파이낸셜은 1억3500만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이에 대해 동양금융계열 관계자는 “공정위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금융계열 3사가 정당한 절차를 통해 펀드에 투자한 것이지 부당지원을 위해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2004년도의 일이기 때문에 정확한 정황을 파악할 수는 없다”며 목소리를 낮췄다.

어찌 됐던 부당지원으로 인한 과징금 부과로 동양그룹의 이미지 실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동양그룹의 악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공정위의 계열사 부당지원 과징금 부과 공시가 있기 전인 지난달 26일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불구속 입건되고 만다. 한일합섬 m&a 건과 관련한 배임혐의 등으로 말이다.

지난 2006년 말 동양메이저는 법정관리중인 한일합섬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한일합섬과 mou를 체결했다. 당시 동양그룹은 안정된 사업기반을 바탕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해오던 중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동양메이저를 통해 한일합섬 인수에 나섰다.

한일합섬은 기초 소재산업인 섬유를 중심으로 레저, 건설, 공조설비제조 분야에 걸쳐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으로 당시 인수가 확정되자 동양그룹은 시너지 효과를 거론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구체적인 시너지 효과에 대해 동양그룹은 한일합섬의 섬유 부문은 기존 유통망을 강화해 의류 브랜드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고 건설은 동양메이저 건설부문과 연계해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또 설비부문은 동양매직의 산업기계부문과 레저부문은 동양레저와 함께 종합레저 그룹으로 성장시켜 금융, 제조와 더불어 동양그룹의 새로운 축을 형성한다는 원대한 계획이었다.

그런데 인수 2년이 가까워진 지금 한일합섬 인수 부메랑이 돌아온 듯 보인다. 검찰이 제동을 걸고 나선 것. 쟁점은 한일합섬 인수 방식이 차입방식(lbo)으로 이뤄졌다는 것과 한일합섬 이전철 전 부사장이 제공한 인수합병과 관련 미공개 내부정보 대한 급부가 대가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더욱이 이 두 문제는 동양그룹의 오너인 현 회장 사법처리와도 직결돼 있어 쟁점 중의 쟁점이다.

검찰에 따르면 현 회장은 이미 구속 기소돼 있는 동양메이저 추연우 대표와 공모하고 내부정보제공 대가로 이 전 부사장에게 19억원을 주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일합섬의 이 전 부사장은 회사 내부에 동양메이저를 인수기업으로 추천했으며 이로써 동양메이저는 제3자 배정방식에 의해 한일합섬의 대주주가 됐다. 대주주가 된 이후 나머지 주식을 추가 매입하기 위해 이 전 부사장에게 관련 정보 제공을 요구했고 이 전 부사장은 대가성 사례금을 받고 정보제공을 했다는 것이다.

또 차입인수 방식도 문제가 되고 있다. 추 대표가 지난 해 2월 법정관리 상태에 있던 한일합섬을 인수한 뒤 지난 5월 한일합섬을 동양메이저에 합병시키고 그 즉시 한일합섬의 현금성 자산 1800억원으로 동양메이저의 대출금을 상환했다. 검찰은 이것을 불법이라고 규정하고 있고 대출금 상환 과정에서 현 회장이 개입한 혐의를 찾아냈다.

지난 26일 검찰은 동양그룹 수사 결과 발표에서 한일합섬 재무구조가 견실했기 때문에 한일합섬의 자금으로 대출금 상환이 가능하다고 보고 현 회장을 비롯한 동양메이저 수뇌부에 의해 합병이 계획됐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은 찾아낸 증거를 바탕으로 현 회장이 한일합섬 인수합병 단계마다 상당히 구체적인 보고를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결국 한일합섬 인수로 2명이 구속 기소되고 4명이 불구속 기소되면서 수사는 마무리 됐다. 남은 것은 공판 결과뿐이다.

이와 관련 해 동양그룹 관계는 “한일합섬의 자산으로 인수했다고 하지만 그것은 아니다. 동양메이저의 자금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현 회장의 기소에 대해서도 “정보제공 대가가 사례금이 아닌 경영자문료 성격이고 현 회장의 개입 또한 사실이 아니다”라며 항변했다.

공판 결과가 남았지만 동양그룹 측은 현 회장의 사법처리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만약에 사태를 대비한 현 회장 대행체제 또한 아직은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밝혔다.

한일합섬 인수 문제와 동양그룹 금융계열사 부당지원이라는 두 개의 커다란 산을 지나고 있는 동양그룹의 악재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동양생명 상장 연기가 그것이다. 연내 상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동양그룹은 ‘생명보험사 1호 상장’을 자신해 왔다. 불구속 기소된 현 회장도 ‘하반기 ipo시장이 부정적이긴 하지만 동양생명 상장 일정에는 차질없이 진행토록 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었다. 지난 8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고 더욱 신바람을 내왔지만 미국발(發)금융위기 벽에 막혔다.

증시 불안정이 가장 큰 이유다. 상장예비심사 통과 후 2만원 중반대를 넘어섰던 동양생명의 주가는 9월 말 2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앞으로의 경제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연내 상장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생보사 1호 상장은 자신한다”며 “경제 상황만 나아진다면 당장이라도 할 수 있는데 본의 아니게 제동이 걸리고 있다”고 탄식했다.

동양그룹 측의 탄식은 동양그룹 지주사 전환과도 연결돼 있다. 동양그룹은 현재 지주회사가 없다. 그러나 실질적인 지주회사 노릇을 동양메이저가 하고 있었다. 한일합섬 인수 회사가 동양메이저인 것만 봐도 동양그룹에서 동양메이저의 역할을 짐작 할 수 있다.

원래 동양그룹 계획은 8월∼9월 동양생명 상장을 거쳐 합병, 주식교환 등으로 동양메이저를 주축으로 지주회사 전환을 계획했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 자산가치의 증가와 더불어 유동성 확보를 통해 다각적인 사업 확정에도 나설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동양메이저의 지주사 전환 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으니 그것은 동양생명의 상장이다. 동양생명 상장을 통해 자금이 확보돼야 동양그룹의 순환출자 구도가 해결되기 때문이다. 순환출자가 순차적으로 해소돼야 동양메이저의 지주사 전환도 가능해 진다.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동양생명의 상장이 지연되면 동양메이저의 지주사 전환도 늦춰질 수밖에 없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 동양그룹이 계획했던 사업마저 차질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총체적인 악재에 동양그룹 관계자도 “힘든 하반기를 보내고 있다”며 어려운 사정을 드러냈다. 이 난국 타개를 위해서는 현 회장의 리더십이 필요하지만 당장 배임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라 공판이 끝나야 그룹 안팎을 챙길 수 있을 것이다. 또 동양생명의 상장도 미국 경제나 우리 경제 상황과 직결되기 때문에 특별한 대응 방안이 있을 수 없다. 또 동양생명 상장이 해결되지 않는 한 동양메이저의 지주사 전환도 있을 수 없다.

결국 동양그룹에겐 시간이 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양그룹을 둘러싼 악재 중 그 어느 것 하나 개인의 힘으로 풀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잔인한 2008년을 보내는 동양그룹.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 낼지 업계의 관심이 쏠려있다.
 
취재 / 김영수 기자  minikys@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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