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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째 꽉 막힌 대북루트…뚫을 수 있을까?

우향우!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 방향전환 내막

손창섭 기자 | 기사입력 2008/10/07 [19:01]
▲ 이명박 정부가 그동안 금지돼왔던 남북한 민간교류가 물꼬를 틀 조짐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은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 뒷산에 올라 서울시내를 굽어보는 모습.

이명박 정부가 남북 정책에 있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동안 금지돼왔던 남북한 민간교류가 물꼬를 틀 조짐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정부는 방북단의 신변 안전을 전제로 민간단체의 대규모 방북을 사실상 허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정부는 민간단체의 방북과 관련 “인도적 차원의 방북은 다른 문제와 연계하지 않는다”며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지하던 남북한 민간교류 물꼬 트고…김정일 건강이상설에는 말 아껴
식량지원 검토 등 경색국면을 타개방안 모색…대화재개 매개체로 활용


통일부는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전교조,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민노당의 대규모 방북신청을 허가하지 않았다.

이같은 정부의 변화된 입장은 당국 간 대화가 단절된 상태에서 남북관계 개선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것과 방북을 불허하면 예민한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의 선택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 남북관계 개선 모색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 상황과 관련) 여러 첩보를 들은 바 있고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지만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밝힐 사항은 없다”고 말해 정부의 입장 노출은 신중하게 이뤄질 것임을 밝혔다.

정부는 최근 불거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신중하게 대응하면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듯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가 남북 간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은 지난 2월 말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7개월째 경색 상태에 있는 남북관계 개선의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는 또한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한 대북 식량지원 검토 등 남북관계 경색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대북 지원을 통해 본격적인 대화 재개를 위한 매개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대북 지원 등 변화된 정책 기조가 어떤 방향으로 지속될 것인지 주목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인도적 대북 지원을 위한 민간단체의 대규모 방북은 신변안전이 보장된다면 허용할 방침이다. 대북 식량지원 문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10월 말까지 예정대로 북핵 6자회담 합의사항인 대북 에너지 설비·자재를 북측에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용접강관 1500t 등 1차분은 오는 9월25일쯤 해로로 운송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남북 양측은 9월19일 판문점에서 북핵 6자회담 경제·에너지 지원과 관련한 실무협의를 가졌다고 외교통상부가 밝혔다.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 정부의 입장을 밝히는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변화가 일고 있지만 지방자치단체들의 남북교류 사업은 완전히 묶인 상태다. 남북협력기금을 조성한 10개 지자체 중 6곳은 올해 기금을 한 푼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 남북문제 전문가들은 지자체들의 남북교류 사업이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만큼 교류 활성화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2004년부터 200억원의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조성했으나 지난해 8월 이후 1년 넘게 기금 사용이 중단됐다. 부산·광주시와 전북·전남·제주도도 올 들어 남북협력기금 집행이 전혀 없었다. 지자체의 남북교류 사업도 중단됐다.

2003년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에 북한 선수단 및 응원단을 초청했던 대구시는 그동안 소형 풍력발전기와 북한 육아원에 생필품 등을 지원해왔으나 지난해부터 지원을 끊었다. 충북 제천시는 2004년부터 북한 금강산 삼일포에 제천사과 과수원을 조성, 매년 현지에서 사과축제를 열어 왔으나 올해는 행사를 무기 연기했고 인천시도 민간과 함께 평양에 치과병원건립사업을 추진, 올해 준공할 예정이지만 행사 참석이 어려워 준공날짜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감사원은 올 초부터 남북교류협력기금 사용 내역에 대한 감사를 벌였으며, 통일부는 지난 7월 민간단체는 물론 김태호 경남도지사의 방북을 불허했다. 통일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발간한 ‘한반도 평화·번영을 위한 로컬 거버넌스 활성화 방안’에서 “대부분의 지자체가 준비 없이 경쟁적으로 남북교류 사업을 추진하는 바람에 구체성을 결여한 경우가 많았다”며 “또 지속적 사업보다는 전시성·일회성 사업이 주를 이루었다”고 평가했다. 지자체의 남북교류는 대부분 문화·지원 사업이기 때문에 북한사회의 폐쇄성과 경직성을 이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남측 민간단체, 대규모 민간방북 추진

관건은 북한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다. 북한은 일단 남측 민간단체의 대규모 방북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 다음달까지 7~8개 단체가 잇따라 방북을 계획함에 따라 북측이 실무 능력 등을 고려해 선별적으로 방북을 수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방북이 성사될 경우 북한의 징후 파악은 물론 남북 관계의 향배를 관측하는 데 주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북한은 대내적으로 만성적인 식량난으로 조금 힘든 상황인데다가, 대외적으로도 핵 불능화 조치를 중단하는 등 미국 등과 각을 세워놓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달 말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63차 유엔 총회에서 또다시 10·4 남북정상선언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승수 국무총리가 기조발언에서 북핵과 남북관계 문제를 언급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북한이 지난 7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처럼 10·4 선언 계승·이행을 주장하면서 남북간 간접 공방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취재 / 손창섭 기자  doppazetta@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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