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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회장, 10월9일 사보기자들과 ‘취임 5주년’ 인터뷰 가져 화제
10월로 취임 5주년을 맞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사보기자들과 만나 취임 5주년을 맞은 소감과 함께 음식, 취미, 일상생활, 큰 딸인 정지이 전무의 결혼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털어놔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최근 심경은 물론 과고 자신의 어려움과 앞으로 비전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밝혔다. 또한 현 회장은 자신의 최근 소소한 일상까지도 담담히 전해 영락없는 재계 여장부로 거듭난 그의 모습을 엿 보게 했다. 그래서 현정은 회장의 지난 10월9일 솔직·유쾌·상쾌했던 사보기자들과의 인터뷰를 따라가 봤다.
5주년 소감, 스트레스 퇴치법, 음식, 취미, 정지이씨 결혼 등에 대해 밝혀
-‘취임 5년’의 소감은?
▲벌써 이렇게 빨리 시간이 흘렀나 싶을 정도로 뒤돌아 볼 겨를 없이 지낸 시간이었습니다. 취임 초기부터 경영권 위협의 상황에 부딪혔기 때문에 마치 전쟁터에 내 놓아진 것과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특히 북과의 경협사업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힘든 일들을 겪다보니, 아닌 게 아니라 5년이라는 시간이 참으로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습니다. 그런 탓인지 항상 마음이 바쁩니다.
하지만 우리 현대그룹이 앞으로 해야 할 일, 나아갈 길 등 많은 생각이 들다보면, 이제는 좀 더 마음을 안정시키고 여유를 가져야겠다고 다짐하곤 합니다. 지난 5년을 되돌아보면 지금 이 시점이 현대그룹이 나갈 여정의 첫 번째 고지 혹은 정거장이라 생각합니다. 즉 우리에겐 가야할 길이 아직 멀고 이를 위해다시 새로운 변화와 도약을 다짐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취임 초기에는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어금니가 다 빠지더라”
스트레스 해소법은 남편인 고 정몽헌 회장을 떠올리는 방법으로 풀어
-그룹 회장이라는 자리가 주는 중압감이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평소 회장님만의 스트레스 퇴치법이 있나요?
▲취임 초기에는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어금니가 다 빠지더군요. 딱히 끄집어내기 힘든 불안감에 저도 모르게 자다가도 깨서 이를 꽉 물었나 봅니다. 이러다간 스트레스로 몸까지 망가질 것 같아서 저녁에 시간을 내어 아이들과 학교 운동장을 걷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엔 바쁘다는 핑계로 그나마도 잘 못 하고 있습니다.
스트레스는 결국 자신의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는 좋았을 때를 떠올리며 잠시 명상의 시간을 갖으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정몽헌 회장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하고 가만히 상상해 봅니다. 자기가 가장 믿고 의지하는 누군가의 입장이 되어 조용히 생각을 정리하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긴장감도 누그러지는 것을 느낍니다.
그렇게 보면 정몽헌 회장님을 기억하는 것이 제 나름의 스트레스 해소방법인가도 싶습니다
“新 조직문화 ‘4t’를 그룹의 핵심가치로 삼아 제2의 도약을 위해 힘써주길”
-젊은 시절, ceo의 꿈을 가져본 적이 있으신지요? 그 시절 어떤 꿈을 갖고 계셨는지요?
▲대학과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전공했고, 미국 페어리디킨슨대 대학원에서도 인성개발을 계속 공부했습니다. 그 후에도 이 분야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있었는데, 이런 과정 속에서 이번에 발표한 新 조직문화 ‘4t’도 찾게 된 것입니다. ‘4t’ 결국은 인성개발에서 시작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부디, 우리 임직원 모두가 이번에 발표한 新 조직문화 ‘4t’를 그룹의 핵심가치로 삼아 제 2의 도약을 위해 힘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여튼 그 당시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면서 교수가 되었으면 하는 꿈을 꾼 적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를 하니, 선생님들께서도 저를 모범생으로 봐주셔서 모두들 당연히 교수가 될 줄 아셨는지, 졸업 후 강사를 해보라는 연락을 받은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앉아서 끈기 있게 공부하기보다. 활동적인 걸 좋아해서 교수직에는 적성이 맞지 않았습니다.
당시 직업테스트를 해 본 적이 있는데, 제일 적성에 맞는 직업이 기자, 안 맞는 직업이 비서였습니다.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는 걸 싫어한다고 설문에 대답했기 때문인가 봅니다.
제가 ceo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습니다만, 사업가이신 아버지 곁에서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경영을 접했고 몽헌 회장님 옆에서 ceo가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 자리인지도 보고 느꼈습니다. 그러한 환경과 활동적이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를 좋아하는 제 성향이 이 자리에 있게 한 힘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독서의 계절 가을을 맞아, 임직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으신지요.
▲사실 많은 분들이 좋은 책을 추천해 주시는데, 대부분 내용이 딱딱한 경영서적들로, 회사 경영에 있어서 도움이 되려니 하고 정성들여 읽으려 노력합니다. 하지만, 잠시 여유가 생겼을 때 손이 가는 책들은 사진이나 그림 종류가 담긴 내용이 부드러운 책들이고 기왕이면 글씨가 커 읽기도 편한 책인 것 같습니다.
최근 읽은 책 중에 히스이 고타로의‘3초 만에 행복해지는 명언 테라피’라는 책이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방법들을 알려주는 짤막한 이야기와 눈에 띄는 삽화를 담아 책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꿈으로써 세상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재미있고 간단하게 기술하고 있는데, 머리를 식히기도 좋고 삶의 지혜도 얻을 수 있어 배울 점도 있는 책으로 기억합니다.
'엄뿔' 드라마도 봤고, 노래는 장윤정의 '꽃' 술은 집안내력으로 "잘 못한다"
-식사시간에는 주로 어떤 음식을 드시나요? 또 평소 어떤 음식을 좋아하시는 지 궁금합니다.
▲원래는 이태리 음식과 같은 양식을 좋아했었는데,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토속적인 음식이 좋아집니다. 또 회사에 앉아 보내는 시간이 늘고, 이런저런 외부 약속이 많다보니 음식 칼로리에도 신경이 쓰입니다. 그러다 보니 정갈하고 깔끔한 한식이나 일식처럼 담백한 종류가 좋습니다.
사모님들은 스테이크만 먹나요? " 드라마 사모님처럼 스테이크는 안 먹어봐"
-‘엄마가 뿔났다’(드라마)에서 보니 회장님들은 집에서도 격식 있는 양식을 먹던데….
▲드라마에 나오는 회장님이나 사모님처럼 집에서 나이프를 잡고 스테이크 써는 식사는 안 해봤습니다.
-정지이 전무의 결혼에 대해 안팎에서 관심이 많은데 회장님이 생각하시는 이상적인 사윗감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현대家는 다른 기업가 집안에 비해 연애결혼이 많습니다. 따라서 사윗감으로 특별히 원하는 조건은 없고 무엇보다 당사자인 본인들이 서로 좋은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심성이 착했으면 좋겠고, 두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이 비슷했으면 합니다. 경험에 의하면 생각이나 행동하는 방식이 비슷한 것은 여러모로 좋은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알아서 잘 고를 것이라고 믿고 기다리는 중인데, 사실 이제는 나이가 차서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평소 좋아하는 외국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가 있으신가요? 아무래도 어린 시절부터 우상으로 삼았던 외국 스타가 있으실 것 같은데?
▲어린 시절에는 집에 외국 영화잡지가 있어서 록 허드슨이나 나탈리 우드같은 외국 영화배우들을 좋아하고 등장영화를 찾아 관람했습니다. 요즘 젊은 스타들은 워낙 개성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특별히 한 사람만 정해놓고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굳이 꼽자면 메릴 스트립이 좋던데, 최근에 그 여배우가 출연한 ‘맘마미아’를 재미있게 봤습니다.
-취임 1주년 때 주량이 와인 한 잔이라고 하셨는데, 그간 주량이 좀 느셨는지요.
▲주량은 전혀 안 늘어서 여전히 와인 한 잔입니다. 술 한 두 모금만 해도 얼굴이 붉어집니다. 음식 알레르기 테스트를 해봤더니 레드와인이나 막걸리, 맥주, 샴페인 등의 술은 제게 안 맞는다고 합니다. 차라리 화이트 와인이나 위스키, 소주 등이 오히려 괜찮다고 합니다.
하지만 종류를 불문하고 술은 여전히 잘 못해서, 와인 석 잔을 마셨다가 아주 혼이 난 적이 있습니다. 그 후로는 겁이 나서 술과 더욱 친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버님(故 현영원 회장)도 술을 잘 못하셨던 것으로 봐서 집안 내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술 많이 마시는 분들도 있던데, 건강을 위해서 적게 드시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요즘 즐겨보는 tv 프로그램이 있으십니까? 혹, 개그프로그램도 보시는지요?
▲한 프로를 정해 놓고 보지는 않고, 주로 이동 중에 차에 있는 tv를 보거나 주말 휴식시간에 봅니다. 뉴스 외에도 가끔 드라마도 보는데, 얼마 전에 종영한 주말 드라마 ‘행복합니다’, ‘엄마가 뿔났다’도 가끔 보았고, 최근 방영하는 ‘베토벤 바이러스’ 등 드라마를 정해놓지는 않고 봅니다. 개그 프로그램은 저희 아이들이 재미있게 봅니다. 저도 옆에 있게 되면 함께 보기도 하는데, 어떤 표현이나 말들은 이해가 잘 안되더군요. 세대차이가 나는가 봅니다.
-예전에 당시 애창곡으로 전유나의 ‘너를 사랑하고도’, 윤도현의 ‘사랑ⅱ’을 뽑으셨었는데, 최근 가요 중에서 떠오르는 곡이 있으신가요?
▲신세대 가요는 사실 잘 몰라서, 제가 아는 가요라고 하면 아마 대부분 수 년 전에 나온 노래들일 겁니다. 그나마 알고 있는 최근 가요로 박강성의 ‘문 밖에 있는 그대’, 드라마 명성황후의 주제가였던 조수미의 ‘나 가거든’을 즐겨 듣습니다. 그런데 조수미 씨의 노래는 어려워서 그런지 노래방에서 못 본 것 같아요. (웃음) 장윤정의 ‘꽃’도 좋아합니다. 트로트는 즐겨 듣지 않는데 장윤정 씨의 노래는 듣기도 좋고 따라 부르기도 재밌네요.
-마무리 말씀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최근 회사에 여러 가지 문제들로 힘이 듭니다. 하지만 여러분과 제가 한마음으로 기원한다면 우리 모두와 회사에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회사 사정이 좀 더 좋아지면 오늘보다 밝은 얼굴로 만나서 다시 이야기 나누었으면 합니다.
정리 / 박종준 기자 119@breakenews,com
*위 인터뷰 내용은 사보기자들과 나눈 간담회 정리 자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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