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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인천공항 & 신라면세점 유착논란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 무슨 일이?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8/10/20 [10:36]
'호텔신라' 공항면세점 특혜 의혹
 
▲ 신라면세점 로고    
호텔신라㈜ 면세점 사업부(이하 신라면세점)는 올해 3월 인천국제공항에 면세점을 열었다.

 
입점이 결정된 것은 지난해 6월27일로, 신라면세점이 공항 면세점에 입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입찰 결과를 놓고 처음부터 뒷말이 무성했다.

우선 당시까지 인천공항에서 7년 간 면세점을 운영한 글로벌 면세점 체인 dfs가 신라면세점보다 300억원 이상 높은 가격을 써냈는데도 떨어졌다면서 강력 반발하고 나섰고, 면세점 부문 국내 1위 업체인 롯데 측도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업계의 반발과 세간의 의혹을 불러왔던 인천공항 신라면세점 입점 사건(?)은 올해 감사원 감사에서 계약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 주의조치를 받았고, 이와 관련해 인천지검 특수부가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10월13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이 문제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폭로가 몇 건 나와 더욱 눈길을 끌었다. <사건의내막>은 인천공항 신라면세점 입점에 대한 의혹과 문제점을 입체적으로 추적해 그 내막을 파헤쳐 봤다.
 
▲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조정식 의원(좌)과 김성순 의원(우).     © 브레이크뉴스
 
인천공항공사 내부규정 무시한 신라면세점 계약 파문
호텔신라, 공항면세점 운영 경험 없고 낮은 가격 제시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공사)의 '비항공수익 현황'을 보면 인천국제공항(이하 인천공항)의 수입 중에서 시설임대료로 얻는 수익이 전체의 30%대를 차지한다.

이 중에서도 공항면세점 사업권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되는데, 2007년에 있었던 인천국제공항의 2기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 몇 가지가 최근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감사원 지적 사항
“협상기준가격·추후협상 등 규정 안 지켜 최소 26억원 손실”

 
감사원이 10월10일 공개한 '인천국제공항공사 기관운영감사 - 감사결과 처분요구서(8월 확정)'에 따르면 공사가 신라면세점과 체결한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사업권(df1 : duty free 1) 임대차계약의 체결 과정에 문제점이 드러나 감사원으로부터 주의조치가 내려졌다.

공사의 '계약사무처리규정'을 위반해 사업자 선정작업이 이뤄졌고, 사업자 선정 이후에도 응당 있어야 할 추가협상을 하지 않아 공사에 최소 26억9600만원 이상의 금전적 손실을 안겼다는 것으로, 감사원은 실무를 처리한 공사 직원 5명에 대해 개인 주의조치를 권고했다.※ '개인 주의'는 '기관 주의'보다 높은 징계이다.

공사는 올해 1월31일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사업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기간은 2008년 3월1일부터 2013년 2월28일까지로, 계약 사업자는 신라면세점이 2곳, 호텔롯데 면세점사업부(이하 롯데면세점) 2곳, df&f(올 2월 ak글로벌로 사명 변경, 이하 애경면세점) 1곳이다.

면세점 입점에 대한 입찰 결과가 발표된 지난해 6월 말 당시, 업계에서는 "겉으로 보기에는 신라와 롯데가 나란히 2곳을 따 공동우승인 것 같지만 낙찰가와 사업품목, 매장면적 등을 따져보면 신라의 압승"이라고 평가했다.

이전까지 공항면세점을 운영해 본 경험 자체가 없는 신라가 롯데보다 낮은 가격에 알짜 사업권인 향수·화장품 사업권을 따낸 데다가 전체 매장의 면적대비 평당 낙찰가를 비교해 보면 신라가 롯데의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공사의 계약사무처리규정은 수입과 관련된(돈을 받는) 경쟁입찰에서 최고가격으로 입찰한 자를 낙찰자로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사업목적 달성이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2단계 경쟁 입찰 등의 방법을 준용해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최고가격 낙찰 방식 이외의 방법으로 낙찰자를 결정한 경우에는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적격자들이 적어낸 가격의 평균 이상으로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추후 협상을 진행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공사는 지난해 면세점 사업자 선정 입찰을 시작하기 전부터 사업제안서와 가격제안서의 점수 비중을 60대 40으로 결정, 최고가격 낙찰 방식을 선택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우선협상대상자와 추후 가격협상도 하지 않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공항의 주요 수익원인 면세점 사업권을 결정하면서 가격제안서보다 사업제안서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우선협상대상자와 추후 가격협상도 하지 않겠다는 공사의 방침은 신라면세점의 입점에 결정적인 호재로 작용했다.

감사원의 지적과 징계를 받은 df1 구역은 물론 신라면세점이 df1과 함께 낙찰받은 df5도 '사업제안서' 부분에서 다른 업체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 인천공항 2기 면세점 사업권 입찰결과     © 감사원

특히 '가격제안서'에서는 df1의 경우 신라면세점이 써낸 가격이 적격자로 선정된 상위 3개 업체의 입찰가 평균금액(이하 협상기준가격)보다 낮았고, df5도 다른 낙찰자들이 협상기준가격보다 최소 107억원에서 최대 395억원 이상 많이 써낸 것에 비해 23억여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 협상기준가격 대비 낙찰가격 : df1=29억9600만원 적음,  df5=23억6800만원 많음(이상 신라면세점), df2=121억6200 많음(애경면세점), df3=395억2500만원 많음, df4=107억7400만원(이상 롯데면세점). 
 
사업제안서 평가의 공정성 논란
 
가격제안서보다 사업제안서에 더 많은 비중을 반영한 것에 대해 지난해 낙찰결과 발표 당시 공사 관계자는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가격도 중요하지만 향후 7년간 사업계획서를 더욱 중요하게 평가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사업계획이 가격보다 더 중요하다는 공사 관계자의 당시 해명과 달리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15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공항면세점의 매출을 좌우하는 것은 면세점 사업자의 사업능력보다 매장의 입지와 매장 인근 탑승구를 이용하는 항공여객의 수라고 말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의 이러한 해명이 나온 이유는 본지의 질문이 "전체 매장 면적은 신라면세점이 훨씬 넓고, 사업제안서에 대한 평가도 훨씬 높은데 왜 개점 이후 매출은 롯데면세점보다 떨어지냐"고 물어봤기 때문.

한나라당 신영수 의원이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2기 면세점 사업자별 매출 현황(2008.3∼2008.9)에서 신라가 1798억4600만원으로 전체의 31.6%를 차지했고, 롯데는 2151억3000만원으로 37.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사업제안서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매장도 훨씬 넓은 신라면세점의 매출이 오히려 롯데보다 낮다.     © 신영수의원실

그런데 감사원 발표를 보면 신라면세점의 매장 면적은 df1과 df5를 합쳐 6935㎡로, 4204㎡인 롯데면세점보다 1.64배 이상 넓다. 훨씬 높은 평가를 받은 사업제안서의 업체가 더 넓은 매장에서 영업을 했는데도 매출은 더 적었다는 말이다.

신라 측 해명은 df5의 경우 6월부터 영업을 시작했고, 매장 위치도 롯데면세점이 항공편수가 많은 대한항공 출국장 근처에 있는 반면 df1은 아시아나 출국장, df5는 외국계 항공사 출국장 근처여서 훨씬 넓은 매장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적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앞서 지적한 공사 관계자의 해명을 생각하면 "면세점의 경영능력보다 출국장 위치가 훨씬 중요하다"는 신라면세점 측의 반론은 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결국 유동인구에 따라 매출이 좌우되는 사업이라면 사업제안서의 평가 비중이 높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롯데 매장이 대한항공 출국장에 가까워서 더 유리하다는 신라면세점 측의 해명도 실제 매장 위치를 확인해 보면 납득이 가지 않는다.

신라면세점 홈페이지에서 밝히고 있는 인천공항내 매장 배치도를 보면 일부 매장이 아시아나 탑승동 구석에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탑승동 사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 인천공항 신라면세점 매장 위치 안내도 일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탑승장 가운데 대부분 매장이 위치해 있다.     ©신라면세점 홈페이지

이와 관련해 민주당 김성순 의원과 조정식 의원은 10월13일 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몇 가지 의문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입찰 과정이 신라면세점에 대한 '특혜'였다고 주장했고, 조 의원은 공사가 '자기 밥그릇도 못 챙겨 먹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정식 의원이 추가적으로 폭로한 내용은 이 문제와 관련해 결정적인 시사점 한가지를 던져준다.
 
애초에 면세점 사업자 선정 입찰 사업제안서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과연 공정했는지 자체가 의심스럽다는 지적이기 때문이다.

이날 조 의원은 "인천국제공항에 입주하는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의 평가 기준에 심사위원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많아, 입찰 업체와 심사위원 간의 유착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조정식 “면세점 사업자 선정은 심사위원 마음!?”
“심사위원 주관적 평가 요소 90%…유착 가능성 높아”

사업제안서 평가 중 10%만이 재무능력·운영실적 등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한 '사업자 평가' 부문이고, 나머지 90%는 '사업계획'에 대한 심사위원의 평가에 의존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사업계획 평가는 매장 및 상품구성계획·마케팅계획·영업 관리 및 인력운영계획·시설 및 디자인계획·상업시설 컨셉트 5개 항목으로 구성된다.
 
즉 가격제안서 40%와 사업자 평가 5%를 제외한 나머지 55%의 점수는 전적으로 심사위원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 결정되는 셈.

조정식 의원은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서 df1 사업자 선정을 위한 사업계획 평가 과정에서, 심사의 객관성을 의심할 만한 사례들이 다수 발견되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의 발표에서 관련 부문 전문을 살펴보자.
 
a 심사위원의 경우 ㄱ업체의 디자인계획에 대해서 146.0점을, ㄴ업체에 대해서는 95.0점을 산정하는 등 업체별 평가 점수의 폭이 매우 넓었다.
 
같은 ㄴ업체에 대해 b위원은 131.0점을 산정하여, 동일 업체에 대한 심사위원 간 점수 폭도 36점이나 차이가 났다.

마케팅계획의 평가에도 비슷한 사례가 다수 나타났다.
 
ㄱ위원으로부터 190점을 받은 ○○사에 대해 ㄹ위원은 290점을 채점하는 등 300점 만점 중 100점이나 차이가 났다.

상업시설 컨셉트 평가에서 ㄴ위원은 □□사에 100점 만점을 주었지만, ㅅ위원은 79점을 책정하는 등 심사위원의 평가 점수의 편차가 과다한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조 의원은 업체와 심사위원의 실명을 직접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소한 의혹의 중심이 신라면세점이라는 것은 명확해 보인다.
 
감사원 자료를 보면 신라면세점의 사업제안서 평가 점수가 이상할 정도로 높게 평가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라면세점은 df1 구역의 사업제안서에서 600점 만점에 545점, 가격제안서에서 400점 만점에 391점을 받아 총 1000점 만점에 936점을 받았고, df5 구역에서는 사업제안 547점, 가격제안 359점을 받았다.

신라면세점이 사업제안에서 받은 545점과 547점은 다른 낙찰업체들이 받은 489점(df2 애경), 531점(df3 롯데), 536점(df4 롯데)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점수이고, 반대로 가격제안에서 받은 391점과 359점은 다른업체들이 받은 379, 400, 380점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점수이다.

이와 관련 조정식 의원은 "점수 편차가 이렇게 크게 나타난다는 것은 평가과정의 객관성에 문제가 있으며, 따라서 평가 결과의 신뢰도 역시 현저히 낮다는 의미"라며, "심사자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큰 정성적 평가 비중이 평가 총점의 55%나 차지하고 있어 발생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 인천공항 신라면세점 매장     © 신라면세점 홈페이지

한편, df1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각 회사에 대한 재무능력과 운영실적에 대한 평가와 같은 정량적 성격의 평가는 심사위원들의 점수 산정 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 의원은 "높은 정성적 평가 비중을 이용하여, 몇몇 심사위원이 악의적으로 일부 업체의 점수를 낮게 책정하게 되면, 그 점수가 고스란히 총점과 평균 점수에 반영되어, 특정 업체의 낙찰 가능성을 현저하게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업제안서 평가의 작위성과 주관성에 대한 의혹은 사업자 선정결과가 발표되던 당시부터 논란이 되어왔던 문제이다.

당시 언론보도들을 보면 공사 측은 "총 77명의 심사위원 후보를 올린 다음 11명을 최종 선정, 하루 전날에야 당사자에게 통보하기 때문에 경쟁업체와 심사위원 사이의 유착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사 직원들이 이 문제로 감사원의 징계조치를 받은 것을 생각하면, 심사위원 선정과 통보 등 관련업무를 맡고 있는 공사의 중립성이 확보되지 않는 한 이러한 해명이 설득력을 지탱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조정식 의원은 "심사 절차상의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심사위원과 입찰 업체 간의 유착이 발생할 개연성 또한 매우 높다"며, "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 기준을 보다 구체화·정량화하여, 사업자 선정 과정의 평가과정을 투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 인천공항 신라면세점 매장     © 신라면세점 홈페이지
 
한편 공사 측은 관련 입장을 묻는 질문에 "규정의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일 뿐"이라고 반박했으며, 세부적인 사항을 묻는 질문에는 "우리가 세세하게 반박함으로써 이 문제가 더욱 크게 보도돼 일파만파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공식 답변을 거부했다.
 
특히 공사측은 질의한 측에 관련 답변을 이미 서면으로 제출했다고 밝혔지만 해당 의원실들은 공사 측으로부터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하며, 답변 제출은 1주일 기한이 있어서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공항 면세점의 매출 규모와 무관하게 매년 공사 측에 납부해야 하는 돈이 8300억원 이상"이라며, "고작 26억여원 때문에 우리가 무리한 행동을 했다는 것은 억측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감사원이 얼마나 철저하고 무서운 곳이냐"며, "문제점이 크게 발견됐다면 감사원의 직접적인 고발조치가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관련 감사실무를 맡은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에는 한계가 있어서 설령 사업자 선정 자체에 의혹이 있더라도 깊게 파헤칠 수는 없다"며, "계약 이후의 실무처리 과정에 나타난 절차적 문제점에 대해서만 지적하고 끝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지난 6월 인천지검 특수부에서 수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수사는 8월말에 이미 종결되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천지검 특수부 측에 확인한 결과 관련 수사는 아직 종결되지 않았고 여전히 수사가 진행중이라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인천지검 특수부에 관련 첩보와 함께 자료를 넘겨준 것도 감사원이었다.

취재/김경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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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탁 기자
kt@breaknews.com
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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