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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지지율·리더십 두마리토끼 잡을까

[FOCUS] '밑바닥 지지율' 끌어올릴 묘책 어디없소?

설원민 기자 | 기사입력 2008/10/21 [19:19]
취임 1백일 넘긴 정세균 대표
 
리더십 과제 엿보니‥
 
지난달까지만 해도 '한편 정당', '한나라당 2중대'는 민주당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그것도 다름 아닌 민주당 의원들의 입에서 나온 말들이다. 그만큼 국정현안에 대한 주도권을 여당에 넘겨줬다는 반증이다. 민주당 내 일각에서는 원인을 정세균 대표의 '야성 부족'에서 찾는다. 모 의원은 "(정 대표가) 제1야당 수장이라고 하기에는 '무색무취'하다"고 말하기까지 한다. 반론 또한 만만치 않다. 총선과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을 정상궤도에 올린 게 정 대표 체제라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정 대표에게는 여전히 지지율과 리더십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한다는 사실이다. 취임 100일을 넘긴 그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13일은 민주당 정세균 대표의 취임 100일째 되는 날이었다. 정 대표는 당일 '경제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 정부의 경제 실책에 대한 문제점과 이에 대한 당 차원의 몇 가지 대응방안을 설명했다.

그러나 사진기자들에게 "물 마시는 장면은 찍지 말아 달라"고 부탁할 만큼 간담회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었다. 공교롭게도 당일 중앙일보의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두 자릿수를 간신히 유지한 10.2%에 그쳤기 때문이다. 보수신문의 여론조사이긴 하나 추락한 지지율은 당 대표로서 적지 않은 고민일 것이다.

그 때문일까 취임 100일 기념이자 금융위기로 악화된 경제상황의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으로부터 지지율 하락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됐다. "현 정부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은 올라가지 않는데 앞으로 민주당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정 대표는 "어느 누구보다 내가 제일 그 점에 관심이 많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서두르거나 덤빈다고 되는 것 같지는 않다"며 "결국은 국민 신뢰와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하면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절반 성공' vs '야성 부족'

정 대표에 대한 당내 평가는 비교적 다양하다. 정 대표는 4선 의원인 만큼 정치권에서 손에 꼽히는 화려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대중적 인지도가 낮았다. 게다가 '강한 리더쉽'을 강조하는 야당 대표의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은 ‘관리형’으로 알려진 것도 핸디캡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지난 7.6 전당대회에서 정대철 민주당 상임고문과 연대한 추미애 의원을 압도하며 당 대표로 선출돼 '통합의 리더쉽'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대선과 총선에서 연거푸 패배해 정체성과 지지기반이 흔들린 민주당을 정상궤도로 빠르게 진입시킨 것만 해도 절반의 성공은 거뒀다는 것이다. 이는 원혜영 원대 대표 등과 신속하고 잡음 없이 당 체제 정비를 마무리한 결과이기도 하다.
 
지난달에는 4년6개월 만에 여의도 당사 시대를 열며 ‘뉴민주당 비전위원회’와 ‘2010년 인재양성위원회’를 발족하기도 했다. 또 공룡여당인 한나라당에 맞서 국회개원 협상, 가출법 개정안 및 추경예산안 처리 등 개원 초반부터 크게 밀리지 않았다는 평가다. 그도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에 성공했고, 추가경정예산안도 우리 의지를 반영했다”며 “이런 ‘스몰딜’이 자꾸 쌓이면 빅딜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하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바 있다. 물론 자중지란으로 자충수가 많았던 한나라당이 도와준 점도 없지 만은 않다.

한편 정 대표가 내세운 "싸울 것은 싸우고, 도울 것은 돕는다"는 합리적 리더십에 대한 비판도 일고 있다. 핵심은 야당다운 투쟁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이다. 특히 지난달 이명박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경제위기 등에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약속한 후부터 정 대표의 '리더쉽'이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영수회담 결과에 대해 “지금도 2중대 소리를 듣는데 여기서 뭘 더 협력을 한다는 말이냐”며 “민주당은 지금 야당의 역할을 더 잘할 때”라고 비판했다. 이종걸 의원 또한 "대통령의 들러리만 서 준 기형적 회동"으로 혹평했다. 이로 이해 무엇보다 통합을 강조해 몸을 낮추고 있던 당내 계파들이 서서히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대선·총선 패배 후 탈선한 민주당 궤도안착…절반 성공
민주연대, "정 대표 '합리적 리더십' 야성 부족" 질타


지난달 말 김근태계와 천정배계, 정동영계 등 개혁진영 인사들이 비주류연합체 성격의 '민주연대' 발족하면서 정 대표와 신주류로 부상한 386그룹을 견제하기 시작했다. 이들 개혁진영 인사들은 정 대표의 제1야당인 민주당이 선명성을 찾아하며 '야당성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주장한다. 당원들 또한 지금 민주당은 너무 유약하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정 대표를 대체한 카드가 없다는 것이 당 내 여론이다. 영수회담 직후 최문순·이종걸 의원 등이 지도부의 '야성 부족'을 질타했다가 이내 잠잠해졌고, 유력한 대권주자지만 당내 기반이 부족한 추미애 최고위원도 마찬가지였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일각에서는 "야당으로서 맞는 첫 정기국회인 만큼 (정세균 체제를) 흔들어서 좋을 게 없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고 전한다.
 
지지율·리더십 높여야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 대표로서는 당장 '야성 회복'을 위한 이미지 변신을 꾀해야 겠지만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차기 대권주자로서 조심스럽게 나서고 있는 만큼 '합리적 리더십'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10% 대에서 정체된 당 지지율을 끌어올릴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 민주개혁세력의 새 리더 이미지를 구축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뿐 아니라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는다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에 정 대표는 내년 1월을 목표로 추진 중인 '뉴민주당 선언'을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재창당이란 기치를 내걸 만큼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최근 당 싱크탱크이자 책임기관인 민주정책연구원의 위상과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태스크포스(tf)를 설치, 각계 전문가들로 조언그룹도 구성했다. 시대정신의 변화를 담아낼 민주당의 색깔과 정체성을 찾고 장기적 비전과 집권전략을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위해서다. 특히 논객들에게 민주당에 대한 쓴 소리를 해달라며 자청해서 듣고 있다. 지난달 17일 첫번째 논객으로 나선 김호기 연세대 교수를 시작으로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에 이어 보수논객인 소설가 복거일 씨의 쓴 소리까지 경청했다.

한편 국정감사에서 국정혼란 3인방에 대한 사퇴를 받아내겠다는 계획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공세로 집중하는 모습이다. 대국민 약속인 만큼 금융위기로 인해 입지가 좁아진 강 장관과 mb노믹스에 대한 공세를 강화해 성과를 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경제관련 기자간담회로 대신한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당일 정 대표는 '경제 각료의 전면 교체와 부총리제 신설'과 '부자 감세안 철회' 등 위기극복의 5가지 방안으로 제시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정 대표는 현재 정쟁중단 선언을 위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의 여야대표회담을 제의도 거부할 만큼 자신감에 차있다. 금융위기와 쌀 직불금 비리 등 정국이 야권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기회를 잡은 정 대표가 어떠한 리더쉽을 발휘해 두 마리 토끼를 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취재 / 설원민 기자  sinclair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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