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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프라다폰…LG는 하청업체 취급?

[심층분석] LG, 세계 100대 브랜드 탈락…왜?!!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8/10/27 [10:30]
<lg 브랜드 전략의 허와 실>
 
lg의 자사 브랜드 관리는 유난하기로 이름이 높다.
 
브랜드를 전담하는 실무조직과 임원급 협의회가 별도로 운영되고 있고, 유사 브랜드를 사용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민사소송을 불사하면서 lg 브랜드를 지켜내고 있다.

하기야 지난해 기준으로 브랜드 사용료만 1년에 1600억원 이상을 계열사들로부터 거둬들인 지주회사 ㈜lg로서는 브랜드 관리를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존재조차 미미한 영세업체들을 상대로 명의도용 소송을 거는 모습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렇게 애지중지하면서 관리해온 브랜드이건만, lg가 최근 세계 100대 브랜드 순위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당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대해 lg 관계자는 별일 아니라는 식의 반응을 보였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니 브랜드 관리 전략 자체에 문제점이 몇 가지 발견됐다.
 
lg의 브랜드 관리 전략의 허와 실에 대해 시사주간지 <사건의내막>이 파헤쳐 봤다.


▲ 지난 5월 일본 도쿄의 프라다 에피센터(prada epicenter)에서 열린 프라다폰(prada phone by lg) 출시 행사. 마케팅의 모든 과정을 프라다의 허락을 받아 진행함에 따라 lg는 마치 프라다의 하청업체처럼 취급되고 있다.       © 사진/ lg전자 보도자료
 
 
 재주는 lg가 부리고, 돈은 프라다가 번다?
 

'prada' 브랜드가치 프라다폰 출시 이후 급상승

lg전자, 프라다폰 세계 마케팅 비용 혼자서 부담

  
lg전자와 명품 브랜드 프라다(prada)가 공동으로 개발한 프라다폰(공식 명칭:the prada phone by lg)이 최근 누적판매량 100만 대를 돌파했다.

lg전자는 프라다폰이 2007년 3월 유럽에 출시된 후 18개월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대를 넘어섰다며, "명품폰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고 9월24일 밝혔다.
 
프라다폰은 한국에서만 20만 대가 판매됐으며, 유럽과 아시아, 중남미를 중심으로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프라다폰은 단순히 명품의 로고를 덧붙이는 과거의 명품폰과 달리, 제품 기획에서부터 디자인, 마케팅 전략까지 lg전자와 프라다 사이의 '긴밀한 협력 아래' 진행됐다.

lg전자 측은 프라다폰 출시에 'lg 휴대폰=프리미엄 휴대폰'이라는 이미지 확립과 '터치폰이라는 새로운 휴대폰 트렌드 제시'의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설명한다. 명품에서 느껴지는 최고의 디자인과 기술력으로 기존 휴대폰에서 느낄 수 없는 가치를 제공해 '프리미엄 lg휴대폰'의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lg전자 측은 9월24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2007년 11월 출시된 삼성전자의 아르마니폰이 30만 대 팔렸고, 2006년 출시된 모리슨폰이 절반 가격에도 불구하고 50만 대 팔렸다"며, "프라다폰의 누적판매량 100만 대 달성은 매우 빠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품별 가격 : 프라다폰 600유로, 알마니폰 700유로, 모리슨폰 350달러)
 
프라다폰, 날개 돋친 듯 팔렸지만… 

▲ 올해 1월 새롭게 출시된 실버색상 프라다폰.     © lg전자 보도자료
유럽과 아시아, 중남미를 중심으로 프라다폰이 이렇게 많이 팔렸으니 이제 lg도 프라다와 동급의 명품 브랜드로 세계인의 인정을 받게 된 것일까?
 
그러나 그런 순진한 기대를 무참하게 깨버리는 뉴스가 이미 일주일 전에 나온 상태이다.

영국의 브랜드 컨설팅 회사 인터브랜드와 미국의 주간경제지 <비즈니스위크>가 지난 9월18일 발표한 '2008년 세계 100대 브랜드(best global brands 2008)'에서 lg가 순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이다.

브랜드 가치란 "상표의 지명도만으로 현재 또는 미래에 거둘 수 있는 이익을 금액으로 환산한 것"으로, lg는 2005년 인터브랜드의 세계 100대 브랜드에 97위로 이름을 올린 후 2006년 94위, 2007년 97위로 꾸준히 100위권 내에 들었었다.

같은 기간 프라다의 브랜드 가치 순위 추이를 보면, 100대 브랜드 선정이 시작된 2001년에 100위권 밖에 있다가 2002년 86위로 첫 진입한 이후, 87위, 95위, 93위, 96위로 전반적인 하락 추세를 보여왔으나 프라다폰이 출시된 2007년부터 상승세로 반전됐다.

이러한 추세는 프라다 브랜드 가치의 전년대비 상승률을 보면 더욱 두드러진다.
 
베스트셀러로 알려진 소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발간된 2003년에 전년대비 2% 증가했던 프라다의 브랜드 가치는 2004년 1%, 2005년 7% 등 한 자릿수 증가에 그쳤고,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가 전 세계에 개봉한 2006년에도 4% 증가에 그쳤던 것이다.

반면 이렇게 지지부진하던 프라다의 브랜드 가치는 프라다폰이 발매된 2007년에는 무려 14%나 증가해 94위를 기록했고, 2008년에도 9%가 증가한 91위로 나타났다.

프라다폰이 출시되기 전해인 2006년 lg의 브랜드 가치가 전년대비 14% 증가한 반면, 제품이 출시된 2007년에 3% 증가에 그쳤던 것을 보면 프라다폰 출시를 통한 후광 효과는커녕 양사가 브랜드 가치 증가율을 서로 맞바꾼 꼴이 되어버렸다.
 
기대했던 '명품' 후광 역효과?
 
이러한 측면은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세계 100대 브랜드 보고서를 통해서도 나타난다.
 
"lg와 공동으로 개발한 프라다폰이 시장에서 잘 받아들여져 브랜드가 새로운 소비자층에 접근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직접 언급이 된 것이다.

보고서는 프라다에 대해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중에서 마케팅과 광고에 가장 많은 돈을 쓰는 업체"라고 소개하면서, "2010년까지 중국 시장의 비중이 10%로 증가할 것이 예상됨에 따라 이 지역이 브랜드의 성장에 있어 핵심적인 변수"라고 설명했다.

한편 세계 100대 브랜드에서 탈락한 것에 대해 lg그룹 측은 9월24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별일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브랜드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다양하고, 브랜드의 가치는 서서히 커지면서 확산되는 것이라는 설명이 따라붙었다.

하지만 lg가 그동안 브랜드 가치를 키우기 위해 벌여왔던 노력을 생각하면 이런 반응은 괜한 허세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브랜드 가치 평가에 있어 인터브랜드의 지위는 세계에서 독보적인 것으로 인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브랜드는 매년 전 세계에 나가 있는 직원들이 추천한 1200개 기업의 리스트를 작성한 후 500개 업체를 선정해 각 기업의 재무제표와 분석가들의 보고서를 근거로 미래 수익 잠재력을 추산해 브랜드 상품이 산출하는 수익력을 계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는 해당 상표명으로 팔리는 전체 제품 매출액과 영업이익에 대한 자본투입비율 등이 고려되는데, 이익은 지난 3년 동안 거둔 평균치를 취하고 금리는 브랜드 이익에서 공제하며 광고비는 브랜드 매출이 증가하면 공제하지 않지만 감소하면 손실로 보고 이익에서 뺀다.

프라다의 경우에 적용해서 보면 lg전자가 판매하는 프라다폰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프라다 본사의 매출에는 반영되지 않지만 브랜드 가치에 반영되면서 덩달아 브랜드 가치가 급성장을 거둘 수 있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매출 및 영업이익 증대가 브랜드 가치로 이어졌다는 해석을 lg에는 그대로 적용할 수가 없다.
 
lg그룹 전체의 실적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는 ㈜lg의 실적보고서를 보면 지난해와 올 상반기에 상당히 눈부신 실적 성장을 거둔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lg 브랜드 관리를 맡고 있는 lg그룹 지주회사 ㈜lg는 올 상반기 8346억4900만원의 영업수익을 거뒀는데, 이는 전년 동기 3665억2000만원의 2.27배에 달하는 것이다.
 
전년도 실적을 보더라도 2007년에 기록한 연 1조602억6500만원의 영업수익은 그 전년도인 2006년의 5245억9200만원의 2배에 달한다.

재무제표에서 lg 브랜드 가치의 (상대적?) 하락 이유와 관련해 연결이 가능해 보이는 유일한 지표는 반기보고서의 대차대조표 상에 나타나는 무형자산으로서의 '상표권'에 대한 보고이다.

2008년 상반기말 현재 lg 상표권의 가치는 18억3700만원으로 등재되어있는데, 이는 2007년 말의 18억8400만원이나 2006년 말의 25억1200만원에서 지속적으로 감소되어온 것이다.

즉 그룹이 성장함에 따라 lg 상표권을 행사해서 벌어들이는 수익도 함께 매년 성장을 거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산으로서 lg 브랜드의 가치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평가절하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상표권을 등록하는 데 들어간 비용을 상표권 가치로 상정하고 이를 10년 기한을 두고 '감가상각'을 하도록 하고있는 현행 기업회계기준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lg 브랜드의 실질 가치와는 무관한 지표이다.

㈜lg의 lg 상표권 사용에 따른 수익은 올 상반기에만 896억8600만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동기의 773억9000만원보다 15.88% 증가한 것이고, 특히 평가액을 전년대비 38% 이상 삭감시킨 2007년의 상표권 수익은 1641억5200만원으로 전년도 1393억2500만원보다 오히려 17.8% 이상 증가했다.

실제 ㈜lg의 상표권 수익은 lg 브랜드를 사용하는 계열사 매출의 0.2%를 일괄적으로 징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표권 수익이 (㈜lg를 제외한) 그룹 계열사 전체의 매출 증가추이를 반영한다는 말이다.

만약 lg의 상표권 수익 증가추이대로 브랜드 가치가 상승했다고 가정할 경우 2008년 상반기말 현재 브랜드 가치는 전년도의 31억 달러에서 15.88% 증가한 35억6500만 달러에 달하게 되면서 올해 93위를 기록한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 페라리의 35억2700만달러를 능가하게 된다.

앞에서 브랜드 가치를 평가할 때 "같은 브랜드로 판매되는 제품 전체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지난 3년 평균)에 대한 자본투입비율"을 고려해 산정하며, "광고비는 브랜드 매출이 증가하면 공제하지 않지만 감소하면 손실로 보고 이익에서 뺀다"는 설명이 있었다.

즉 lg가 눈부신 실적 향상에도 불구하고 인터브랜드의 세계 100대 브랜드에서 빠졌다는 말은 영업이익에 대한 자본투입비율이 현저하게 감소했거나, 브랜드 매출이 증가하지 않아서 광고비 지출이 손실로 반영됐든지 아니면 분석가들이 바라본 lg의 미래 수익 잠재력이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 lg와 프라다가 프라다폰 공동개발을 협의하던 2006년 lg는 프라다의 브랜드 가치를 뛰어넘었지만 프라다폰 출시를 기점으로 이 추세는 다시 역전된다.     © 인터브랜드 2006 100대 브랜드 순위 캡쳐

프라다와 보도자료 문구까지 허가받는 굴욕계약 맺은 lg

유사 상표 쓰는 영세 업체들에는 ‘명의도용’ 끝장 소송…


lg는 프라다 하청업체?
 
이번 취재과정에서 lg전자 관계자는 "프라다 측과의 마케팅 약정에 따라 사전 협의 없이는 보도자료 문구 외에 언론에 추가적인 내용을 밝힐 수 없다"면서 프라다폰 관련 단순한 내용을 묻는 기자의 질문 몇 가지에도 즉각 답변할 수 없다는 점을 곤혹스러워했다.

이렇듯 lg가 프라다폰 출시와 관련해 프라다 측과 상당히 굴욕적인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제품의 광고와 마케팅은 물론 매장 내 디스플레이 방식 하나하나와 보도자료 문구 하나하나까지 프라다의 승인을 얻어서 집행하도록 합의해 마치 lg가 프라다의 하청업체인 것처럼 취급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과거 세계 시장에서 '저가 가전제품 제조업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lg와의 협력이 프라다의 명품 이미지에 해가 되지 않도록 한다는 명분이었다고 하며, 기사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제품의 공식명칭 역시 '엘지 프라다폰'이 아닌 'the prada phone by lg'로 정해졌다.
 
그런데 lg가 프라다와 프라다폰 공동개발을 논의한 것은 2006년 말이었다.
 
그해는 lg가 처음으로 프라다폰의 브랜드 가치를 넘어섰던 때이다.
 
하지만 lg는 프라다와 굴욕적인 마케팅 협약을 체결했고, 그 결과 lg의 돈으로 프라다의 브랜드 가치만 높여주는 마케팅을 한 셈이됐다.

lg 관계자에 따르면 프라다폰의 마케팅 방식은 프라다와의 '협의'를 통해 이루어지지만, 제품의 생산과 유통, 광고 등에 들어가는 제반 비용은 모두 lg가 알아서 집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브랜드 홈페이지에서는 정확한 브랜드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사업결정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강조하면서 대표적인 사례의 하나로 삼성이 부품제조업체라는 이미지를 벗고 세계 최고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탈바꿈하게 된 것을 소개하고 있다.

손자병법은 "나를 알고 상대를 알면 위태로움이 없다"고 지적했다.
 
lg가 프라다 측과 프라다폰의 공동개발을 협의하는 과정에 자신과 상대의 정확한 브랜드 가치에 대해 평가하는 작업을 제대로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lg는 ㈜lg와 13개 자회사의 임원급으로 구성된 브랜드협의회 및 부장급 실무책임자 모임인 브랜드 실무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초에는 브랜드 업무를 홍보팀 산하로 편입시키고 브랜드 관리 전담직원 3명을 추가로 전진 배치하는 등 브랜드 관리체계를 강화했다.

이렇게 강화된 브랜드 관리 체계가 내놓은 대표적인 브랜드 관리 전략이 '상표 도용에 대한 제재'였고, 5월부터 8월 사이에만 관련 보도자료 3건을 냈다.
 
5월에는 lg 브랜드를 사용하는 4개 업체에 대해 민사소송을 제기했다는 것이었고, 7월은 중국의 짝퉁 lg 에어컨 적발, 8월에는 lgt·lgd·lgb 등 유사 상표를 사용하는 업체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는 것이었다.

▲ 올해 브랜드 관리 체계를 강화한 lg는 짝퉁 유사 브랜드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월 중국에서 적발된 짝퉁 제품들.     ©lg전자 보도자료
 
그러나 lg가 민사소송을 제기한 국내업체들은 모두 영세한 업체로 lg의 사업영역과 겹치지 않는 업체가 상당수여서 세간의 빈축을 사고 있다.

앞에서 인터브랜드의 세계 100대 브랜드 탈락에 대해 대수롭지 않다는 듯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던 ㈜lg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을 상대로 한 민사소송의 합의 및 고소취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열정적으로 대답했다. "절대로 고소취하는 없다"는 것이었다.

부디 lg가 바다 저 멀리에서 쓰나미가 몰려오는데 한가롭게 조개를 줍고 앉아 있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취재 / 김경탁 기자 
kt@brea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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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탁 기자
kt@breaknews.com
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근황은 이곳으로 →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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