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지 <사건의내막>은 10월14일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소장과 인터뷰(본지 542호)를 가진 바 있다. “최악의 시기에 최악의 선택, 경제시스템 파탄 경고”라는 제하의 내용으로 보도된 당시 인터뷰에서 김 소장은 ‘금산분리 폐지’가 국내 경제에 미치게 될 전망에 대해 밝힌바 있다. 지난호에 이어 이번호에서는 국내의 전반적인 경제 상황에 대한 김 소장의 견해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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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상황은 97년 imf 구제금융 요청 직전과 흡사해"
경제개혁연대를 이끌며 산업자본에 맞선 금융자본의 수호자로 자리매김한 김상조 소장은 현재의 경제상황을 “지난 1997년 imf 당시와 흡사한 상황”이라며 깊은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는 현 정부의 금융산업의 시스템과 관련 감독기능의 상실, 민간의 역량 등 현실과 상관없는 정책당국의 일방적 정책집행, 정책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정부 자체적 의사결정시스템 붕괴 등이 예상된다며 위기론을 피력했다.
특히 김 소장은 “금융산업은 자동차나 철강 등 일반 산업처럼 관과 정치권의 주도로 단기간에 눈부신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산업이 아니다. 민간의 전문성 및 자율적 역량 증대와 정부의 감독능력 확대가 관건”이라며 “정부 주도하에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짜려는 시도를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독·정책기능 통합- 건전성 침해
김 소장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것은 금융위원회 체제에 대한 위험이다.
금융위원회는 참여정부 당시 금융 감독을 책임진 금융감독위원회의 재정경제부의 금융정책실을 합친 것.
김 소장은 “전 세계적으로 금융의 감독과 정책을 동일한 부서에서 책임지는 나라는 일본을 제외하고는 아무 곳도 없다”고 말했다.
감독기능과 정책기능이 한 부서에서 관장하게 된다면 결국 정책 파트가 부서의 주도권을 쥐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감독 기능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김 소장의 설명.
그는 “결국 부서 책임자는 현 정부의 금융 정책당국자가 될 수밖에 없다”며 “정책당국자가 정책적 목표에 우선순위를 두게 되면 그로부터 발생할 수도 있는 위험을 통제해야 하는 감독 부서가 제대로 말을 못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책당국자가 추진하는 일에 대한 시스템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제도적 결합 때문에 향 후 우리나라에 어떠한 금융위기가 발생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모피아 주도 관치금융 탈피해야
김 소장은 “먼저 정부와 정치권이 주도적으로 금융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배양하겠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소장은 최근 세계 금융위기로 인해 가장 먼저 imf의 구제금융을 받은 아이슬란드를 예로 들면서 “(아이슬란드는) 정부 주도아래 외국의 금융기관 유치와 국내 정책 확대 등을 통해 유럽에서 새로운 허브를 만들겠다는 식으로 관 주도하에 정책을 펴다 구제금융 위기에 직면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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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감독 통합한 금융위시스템, 감독기능 사실상 무력화 금융사고 위험성 상존 |
그는 “사실 지난 정부의 동북아 금융허브 육성 정책이나 이번 정부의 산업은행 민영화를 통한 글로벌 ib육성 비전이나 모두가 정부 주도아래 금융산업을 한번 발전시켜 보겠다는 생각은 같다”며 “한국의 금융산업을 위해서는 관 주도로 단기간에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정부는 임기 내에 금융산업을 국제적으로 발전시키고 싶어 하지만 금융산업은 정부 주도로 단기적 성과를 낼 수 있는 산업이 아니다”고 밝혔다. 정부는 금융산업에 대한 위법성과 시스템 리스크 차단을 위한 감독을 철저히 하고 그 속에서 금융산업의 발전은 민간이 자율적으로 꾀할 수 있도록 의욕을 북돋아줘야 한다는 것.
그는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는 먼저 국내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금융기관을 만든 후 아시아 금융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키우고 나아가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30년 이상의 중장기 프로젝트를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우리나라의 산업 발전은 1950년 한국전쟁의 폐허를 딛고 정부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서 단기간에 고속 성장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국민, 경제관료 정치권 모두 이 같은 자신감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 상황.
하지만 김 소장은 “금융은 자동차산업이나 철강산업 등과는 다르다”며 “임기 5년 내에 한국 금융의 국제적 경쟁력 확보방안을 마련한다는 발상 자체가 오히려 금융산업을 저해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의 정책 의사결정과정 붕괴
그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현 금융위시스템 내에서 정책 우선순위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이 붕괴된 것 같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지금의 정부 상황을 보면 지난 1997년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기 직전과 너무나 똑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 때에도 기업들이 모두 위기에 빠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관계자들은 기아자동차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를 놓고 갑론을박만 계속하다가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했었다”며 “지금도 건설회사의 부실과 은행들의 유동성 부족문제 등의 위기상황 속에서 제대로 된 의사결정하나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또 “현재 경제위기 돌파를 위해 많은 법안과 일처리가 필요한 시점에서 감세법안과 금산분리완화 법안에 매달리는 현실도 imf 당시 재경원 관계자들은 한국은행법만 개정되면 국제 신인도가 재고될 것이라며 국회의원들 설득에만 신경을 집중해서 다른 일들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과 비슷하다”고 일침을 놨다.
취재 / 박현군 기자 human0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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