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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아내 살해 후 ‘자살’ 가장한 의사 징역 15년

고양지원 “옥상에서 떨어뜨리고 자살로 은폐하려 해 중형”

신종철 기자 | 기사입력 2008/11/02 [10:41]
이혼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내를 살해한 뒤 자살로 가장하기 위해 자신이 근무하던 병원 옥상에서 떨어뜨린 의사에게 징역 15년이 선고됐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의사 박oo(44)씨는 1991년 4월 a(41·여)씨와 결혼해 2남 1녀를 키우며 생활했는데, 박씨는 내성적인 반면 a씨는 외향적이어서 성격차이로 부부관계가 원만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자녀교육 등의 문제로 인해 자주 다투었고, 이로 인해 각방을 쓰게 됐다.
 
그러던 중 박씨는 자신의 병원에 환자로 찾아온 b씨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고 종종 만나게 됐고, 이를 아내에게 들켜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의심을 받게 돼 부부관계가 극도로 악화됐다.
 
이에 박씨는 아내에게 수회에 걸쳐 이혼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아내가 아직 자녀가 어리다는 이유로 번번이 거절하자, 박씨의 혼인생활에서 오는 괴로움은 더욱 커져만 갔다.
 
그러다가 지난 5월21일 집에서 아내로부터 “부부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화해하자”라는 말을 들은 박씨는 이혼해 줄 것을 요구한 후 병원으로 출근했다가, 병원을 찾아온 아내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면서 수면제를 요구하는 아내를 위해 마취제를 대용으로 가지고 갔다.
 
이후 아내가 수면제를 요구하자, 박씨는 아내에 대한 증오심에 고통을 주려는 마음으로 마취제에 물이 아닌 우유를 조금 섞어 주사했다.
 
아내가 잠이 든 것을 본 박씨는 집을 나와 길을 걷던 중 잠에서 깨어난 아내로부터 “옆에 있겠다고 해 놓고 왜 옆에 있지 않느냐. 그 여자 만나러 가는 것 아니냐”라는 전화를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때 아내가 “배가 아프다”고 하자, 박씨는 119구급차를 불러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a씨가 진통제와 진정제를 맞고 병원 가족분만실에서 링거를 꽂은 채 잠이 든 것을 보자, 박씨는 다시 격렬한 미움을 느껴 링거 고무튜브에 20cc짜리 빈 주사기를 꽂고 피를 20회 가량 뽑고, 아내를 살해할지 망설이면서 손으로 아내의 코와 입을 약 12초 동안 막아 숨을 쉬지 못하게 했다.
 
이에 숨을 헐떡이며 잠에서 깬 a씨가 박씨에게 “당신이 내 목을 조르는 것 같다. 당신 무섭다. 집에 가면 간통죄로 고소하겠다. 병원에 알리겠다”고 말하자, 박씨는 “당신이 답답해하는 것 같아 흔들어 깨운 것이니 더 자라”고 거짓말을 하며 안심시켜 다시 잠들게 했다.
 
그런데 박씨는 아내가 간통으로 고소하고, 병원에 이런 사실을 알릴 경우 사회적 지위를 잃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무섭고 당황한 나머지 평소 미워하고 있던 아내의 목을 졸라 살해하고 옥상에서 떨어뜨려 자살로 위장하기로 마음먹었다.
 
결국 박씨는 범행을 저지르고 말았다. 5월22일 새벽 4시 45분께 아내를 깨워 “집으로 가자”며 병원 1층 영상의학관 강의실로 데리고 가 의자에 앉힌 후 뒤에서 비디오 잭 연결선으로 아내의 목을 감고 졸랐다.
 
이에 아내가 의식을 잃자 박씨는 아내를 등에 업고 엘리베이터를 통해 6층 옥상으로 옮긴 후 옥상난간에서 바닥으로 떨어뜨려 살해하고 말았다.
 
◈ “가족 엄청난 정신적 고통받아”
 
이로 인해 박씨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오연정 부장판사)는 최근 박씨에게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이혼요구를 거절하는 피해자에 대한 증오심에서 부부관계의 회복을 원하던 피해자에게 수면제 대용의 마취제를 비정상적으로 투약하는 등으로 상해를 가하고, 또 피해자의 목을 조른 후 완전히 의식을 잃지 않았음을 확인하고는 다시 옥상난간에서 바닥으로 떨어뜨려 범행을 은폐하려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가 어떤 비난받을 만한 행동으로 피고인의 범행을 유발했다고 보기도 어려워, 범행 동기나 수단 방법, 계획성의 면에서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범행으로 엄청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는 피해자의 가족들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비록 피고인이 초범이고 자백하고 있다 하더라도 범행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박씨는 이번 판결에 불복해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반면 검사는 “형량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며 각각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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