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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쓴 시입니다.
잔디
긴긴날 뜨거운 태양아래 무성하게 자란 내 몸 위로
여러 사람이 밟고 지나다녀 잔디 길이 생겼네요.
내가 당신들에 의해 무참히 짓밟히더라도
소리치거나 아파하거나 고통스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당신이 황홀한 생각에 빠져 산책을 하던
족적 모두가 고스란히 내 몸에 그대로 남아 있어서입니다.
밖으로 보이는 나의 모든 것이 으스러지더라도
끝내 뿌리만은 살아남아서
그대를 언제든 받아들일 각오로 살고 있습니다.
당신의 깊고 깊은 생각이
당신 자신과 이 세상을 바꾸는데 유용하다면
난, 끝내 참아 견디며
당신이 내 몸 위로 기꺼이 걸어주기를
내 푸릇푸릇한 몸이 지끈지끈 마모되는
순간순간에라도 다소곳이 수용할 겁니다.
유약하고 연약한 잔디의 가녀린 아우성을 들으며,
당신이 이 세상을 사는 동안의 족적이
당신 인생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가를
부디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필자/문일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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