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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계급장조차 없는 전옥령의 '깨인 詩'

브레이크뉴스 기사제보난을 뜨겁게 달군 詩 총공개

문시림 기자 | 기사입력 2008/11/14 [15:44]
▲필자 전옥령 시인       ©브레이크뉴스

시인이란 계급장 조차 없는 무계관 시인 전옥령이 브레이크뉴스 기사제보투고난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그는 시 "사람이 그리운 날은"에서 "그리움이 온몸으로/사무쳐오는 날에는......//사람이 그리운 날은/바람 부는 언덕에 서 있자//사람이 그리운 날은/바다에 가자//사람이 그리운 날은/흐르는 강물을 바라보자//사람이 그리운 날은/소나무 숲의 향기에 빠져버리자//사람이 그리운 날은/대나무의 윙윙거리는 소리에 온몸을 맡겨버리자//사람이 그리운 날은/온몸으로 그리워 하다 이제로 돌아 오라.//그래도 그리우면/목놓아 울어버려라"고 쓰고 있다. 그가 정녕 그리워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우는 소리가 인터넷 공간에 가득하다.

그는 과연 어떤 유형의 시인인가? 시의 시 행간을 엿본 결과, 책을 좋아하는 사람 같다. 그의 시 "나는 그런 친구를 기다린다"에서는 "가진 것이 없어도/책이 많은 사람이 좋다/단 칸 단촐한 집 칸에라도 책이 그득 쌓여있다면/그를 좋아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그것이 무슨 책이어도 좋다/철학 책이 아니어도 좋다/시집이 아니어도 좋다/잘 쓰여진 명작이 아니어도 좋다/그저 책이면 된다/만화책이라도 좋다"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가진 책을 묘사하고 있다. 책을 좋아하는 그는 "책 냄새를 사랑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사랑할 테다"라고 선언하고 있다. 그는 "서점에서 하루 종일 서성일 줄 아는 사람이라면/더욱 사랑하겠다/서점의 잉크냄새를 사랑하는 사람이면 더욱 좋겠다/도서관의 곰팡내 나는 책 냄새를 사랑하는 사람이면 더욱 좋겠다/손때 묻은 책 냄새를 사랑하는 사람이면 더 사랑할 테다"라고, 시로 외치고 있다.
 
시를 안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의 시를 사소하게 취급할지 모른다. 그의 시 "사소한 것들이 가슴 저리게 한다"는 그럼 감정도 듬뿍 담아 놓았다. "언제나 가슴저리게 하는 것은/사소한 것들이다//평범한 날 지어주는 작은 미소/추운 날의 붕어빵 한 개/비 오는 날의 헤어진 우산/밥 숟가락 위에 얹어준 고기 한 점/ 우연히 발견한 수첩 속의 따뜻한 낙서/아름다운 구절위에 구불구불 그려진 밑줄/우정이 담긴 가벼운 악수/가만히 안아준 작별 포옹/ 언제나 사소한 것들은/추억 속에서 살아와 가슴 저리게 한다"라고, 시를 통해 조언하고 있다.
 
원래 시인의 생명은 상상력에 의한 창조에 있다. 그이의 상상력은 가슴이 탈 듯 뜨겁고, 가슴이 저미듯 애틋한 인간애에 기초하고 있는 듯하다. 그의 시 "살아있다는 것은"에서는 진한 인간 냄새가 묻어 난다.
 
"살아있다는 것은/아름답다는 것이다//살아있다는 것은/문득 스치는 행복 같은 것이다//살아있다는 것은/문득 떠오르는 추억 같은 것이다//살아있다는 것은/잠깐 스쳐가는 낯선 인연 같은 것이다//살아있다는 것은/힘겹게 마련한 거룩한 양식 같은 것이다//살아있다는 것은/죽는 날까지 무언가를 갈구한다는 것이다//살아있다는 것은/날마다 새롭게 사는 것이다"
 
무계관 시인 전옥령이 무슨 직업을 가졌는지 모른다. 다만 그의 시가 시로서 가치를 발하고 있다는 것만 알뿐이다. 그는 "사는 곳"이란 시에서 "붕어는/바다에서 살 수 없다//고래도/냇가에서 살 수 없다"고 말하듯 그는 "詩 속에서 사는 사람"인 것 같다.
 
전옥령이 브레이크뉴스 기사제보투고난에 열심히 올린 시들을 모두 한곳에 모아봤다. 다음은 언어의 반짝거림이 담겨져 있는 그의 시들이다.
 
-살아있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은
기다림이다
 
살아있다는 것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살아있다는 것은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것이다

-사소한 것들이 가슴저리게 한다-
 
언제나
가슴 저리게 하는 것은
사소한 것들이다
 
평범한 날
지어주는 작은 미소
 
추운 날의
붕어빵 한 개
 
비오는 날의
헤어진 우산
 
밥숟가락 위에
얹어준 고기 한 점
 
우연히 발견한 수첩 속의
따뜻한 낙서
 
아름다운 구절 위에
구불구불 그려진 밑줄
 
우정이 담긴
가벼운 악수
 
가만히 안아준
작별 포옹
 
언제나
사소한 것들은
추억 속에서 살아와 가슴 저리게 한다
 
- 사람이 그리운 날은-
 
그리움이 온몸으로
사무쳐오는 날에는......
 
사람이 그리운 날은
바람 부는 언덕에 서 있자
 
사람이 그리운 날은
바다에 가자
 
사람이 그리운 날은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자
 
사람이 그리운 날은
소나무 숲의 향기에 빠져버리자
 
사람이 그리운 날은
대나무의 윙윙거리는 소리에 온몸을 맡겨버리자
 
사람이 그리운 날은
온몸으로 그리워하다 이제로 돌아 오라.
 
그래도 그리우면
목놓아 울어버려라
 
-사는 곳-
 
붕어는
바다에서 살 수 없다
 
고래도
냇가에서 살 수 없다
 
메기는
육지에서 살 수 없다
 
토끼는
바다에서 살 수 없다
 
여우도
바다에서 살 수 없다
 

저마다 사는 곳이 있다
 
누군가
금붕어의 꿈은 심해에서
쫓겨다녀 보는 것이라고 한다
과연 그럴까?
 
나는
오늘 내 물에서 유영하고 싶다
아주 편안하게....

-너의 한 마디 말에-
 
너의 한 마디 말에
누군가는
울고있다.
 
너의 한 마디 말에
누군가는
죽음을 생각했다.
 
너의 한 마디 말에
누군가는
이미
죽음을 선택했다.
 
그리고
언어는
죽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새해아침에-
 
새벽을 알리는 닭의 울음처럼
새벽을 깨우는 아침햇살처럼
광야에서 말달려 올 선지자처럼
새벽의 영롱한 이슬처럼
세상을 비추는 한줄기 빛처럼
우리의 뇌리를 스쳐오는 번득이는 지혜처럼
무지함을 일깨우는 칼날같은 격언처럼
희생을 담은 어머니의 사랑처럼
사랑을 담은 장미처럼
우정을 담은 후리지아 향기처럼
장작에 잘익은 군고구마처럼
한 끼의 거룩한 양식처럼
신의 거룩한 영광처럼
 
그렇게
새해를 열게 하십시오
 
- 또 평범한 날 중의 하루가 시작되다-
 
눈을 떴다.
새벽...
어둠 속에 맡겨둔 싸늘한 몸을
오늘의 새로운 대기가 감싼다
숨을 쉰다
살아있다
또 하루가 시작된다
영혼의 비늘을 깨워
퍼득여 본다
 
오늘은 살아있는 날들 중
가장 젊고
화려한 날
 
오늘
우리는
무엇으로
살아야하는가
 
숨을 쉰다
영혼의 비늘을 퍼득인다
평범한 날이 가고 있다
 
-나는 그런 친구를 기다린다-
(부제:지적 부르주아를 꿈꾸며...)
 
가진 것이 없어도
책이 많은 사람이 좋다
단 칸 단촐한 집 칸에라도 책이 그득 쌓여있다면
그를 좋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이 무슨 책이어도 좋다
철학 책이 아니어도 좋다
시집이 아니어도 좋다
잘 쓰여진 명작이 아니어도 좋다
그저 책이면 된다
만화책이라도 좋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
그가 바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
 
거리를 걸을때 옆구리에
루이비똥 백보다 책가방을 들고 걷기를 좋아하는
여자라면 더 사랑스럽겠다
손에 책 한 권쯤 들고 카페에 앉아 내가 오기를 기다리는 친구라면
더 사랑하고 싶다
 
지금 책이 없어도 좋다
책읽기를 즐기는 사람이면 좋다
지금,
지적이지 않아도 좋다
지적인 것을 갈구하는 사람이면 좋다
지식을 갈구하고
지성인이 되기를 꺼리지 않는 사람이라면 오랫동안 사랑 할테다
 
서점에서 하루 종일 서성일 줄 아는 사람이라면
더욱 사랑하겠다
서점의 잉크냄새를 사랑하는 사람이면 더욱 좋겠다
도서관의 곰팡내 나는 책 냄새를 사랑하는 사람이면 더욱 좋겠다
손때 묻은 책 냄새를 사랑하는 사람이면 더 사랑할 테다
 
그런 친구를 기다린다
 
-나의 부엌-
 
늘 폭발해버리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가스레인지가 있다
마치
20대의 욕망같은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쓸고, 닦고, 빨고
무던히도 바쁜
고무장갑이 있다
마치
30대 같은
 
온갖 것을 다
닦아주어야 하는
멸균되지 않은
행주가 있다
마치
40대같은
 
이제는
곱게 간직하거나
조심스레 다루어야하는
우아한
크리스탈 와인 글래스가 있다
마치
50대 같은
 
때로는
요긴한
여유가 있어 보이는
바라보기만 해도 푸근한
대소쿠리가 있다,
마치
60대같은
 
손자의 재롱을 보는
할머니의 동심 같은
방울방울 세척제가 있다, 개수통에
 
가스레인지와
고무장갑
행주
크리스탈 와인 글래스
대소쿠리

이 모든 것을 내려다보는
모딜리아니의 여인이 있다
사각의 틀 속에
 
먹을 것조차 없어
바퀴벌레도 오지 않는
부엌이 있다
고독한

-학생-쿠데타(실업유감,현실)-
 
이상(理想)의 13번째 아해가
총장실로 뛰어들었다
 
첫 번째 아해가
학생처로
뛰어들었다
두 번째 아해가
교무처로 뛰어들었다
세 번째 아해가
서무과로 뛰어들었다
네 번째 아해가
xx로 ....뛰어들었다
*************(열세명의 아해가 뛰어가다)
4.19학생의거가 있었다
광주학생운동이 일어났다
광주학살에도 학생이 있었다
마산사건에도 학생이 있었다
박종철이 ‘억’하고 죽었다
학교건물옥상에서 또 한아해가
분신자살로 뛰어내렸다
*************(다시 열 세 명의 아해가 뛰어갔다)
이것들은 다 상상일 뿐이다
지금은 청년실업에
청년의 의기도 의분도 다 던졌다
오늘 아침도 컴퓨터가
학생의 삶을
누에처럼 갉아먹었다
 
이상(理想)의 열 세 번째 아해가
총장실에서 뛰어나왔다.

-바다 앞에서, 토해내기-
(나를 만난 그 나무를 위하여...)

1
주소는
강원도 강릉시 안현동 산 1번지.
주민등록등 없음 병역 미필 나무.
신장 3미터 25
둘레 한아름 반
 
2

바닷가 나무에
바닷가 집들의 주소는
바닷가 1번지가 없을까...
 
3
나무 너는 오늘부터
바닷가 1번지 나무라 부른다
 
4
너를 안으면
어린 시절 아버지의 발등에 타고
있는 듯하다
 
5
때로는
문득
엄마 등에 푹
기대어 잠이 들던 찰나의 귀울림 소리가
엄마가 동네 아낙과 도란거린 그 소리가
들린다
 
6
너는
그 바닷가
경포호에서
많은 것을 보았을 테다
 
7
길가를
따라
영동 나이트
주문진 오징어 도소매
경포 비치 마트
호수게임랜드
초고속인터넷게임방 1시간 1500원, 30분 1000원
형제오징어건어물전시장
영동건어물배오징어할인매장
호수식당
동해바다배오징어도매655-2213
울릉도배오징어전문도매
경포형우당약국
담배카메라필름
동해배오징어직매장
나주식당
영광배오징어직매장644-2142
오렌지마트
十里바위섬살아있는게요리전문점 대게왕털게바다가재 가격감동별미산대게탕(꽃게탕)....十里바위섬2층
나무 너는, 저 많은 간판들이 언제 어떻게 자리를 잡았는 지...
오래 전에 알았다
 
8
그들이 있기에 바라만 봐도 좋은
오리바위는 원래 바닷가에서 며루치 떼를 쫓아 날아온
천둥오리들의 서식지가 옛날부터 있었기에 사람들은
그 바위를 일컬어 오리바위라 부르게 되었으며
십리바위는 오리바위 때문에 생겨난 이름으로 전해 내려온다는
전설과
현재, 오리바위와 십리바위가 있었기에
이곳이 경포해수욕장을 관광명소로써 영원히 알려질 것이라는
입 간판이 세워지기
훨씬 이전부터
오리바위의 유래와
십리바위의 유래도 이미 알아버렸을 것이다
 
9
파라솔 1만원
l형 텐트 1만 2천원
샤워장 어른 1천 5백원 이린이 천원
튜브 대 1일 5천원
야영장 소형 1일 7천원, 대형 1만 2천원
민박 2인 1실 3만 5천원, 1인 초과시 5천원
방가로 2인 1실 1만 5천원, 1인 초과시 3천원
민박에서 사람값은 5천원, 방가로에서 1인은 3천원짜리다...
위의 입간판이
붙는 것도
나무 너는 보았다
 
10
오물방치....
1.담배꽁초, 껌, 휴지투기 3만원
2.쓰레기, 죽은 짐승투기 5만원
3.노상방뇨행위 5만원
4.침 뱉는 행위 3만원
5.대소변방뇨행위 5만원
6.자연훼손 5만원
7.수로유통방해 2만원
8.불안감조성 5만원
9.음주소란 등 3만원
10.인근소란 등 3만원
11.물건던지기 등 위험행위 3만원
12.공작물관리소홀 5만원
13.무단소동 5만원
14.공중통로 안전관리소홀 5만원
15.공무원원조불응 5만원
16.전당품장부허위기제 5만원
17.미신요법 2만원
18.야간통행위반 2만원
19.새치기 5만원
20.무단출입 2만원
21.뱀등 진열행위 3만원
등등...
도대체
가격이 메겨지지 않은 인간의 행위가 있는가...
이 바다 앞에선
다 벗어버려도
좋다
 
11
난 얼마의 침을 뱉었는가
5공의 광주학살에 한번
노정권의 무력함에 한번
vs의 헌철구속에 한번
pj의 삼남 구속에 한번
합이 12만원
술에 취한 바다에
오줌을 깔기고 간 술꾼들은
또 얼마를 바다에 깔기고 간 걸까...
이 바다 앞에서
나무를 안고...
어린시절로 돌아가라
푸른 소나무를 안고...
 
12
어느 날은 안개 낀 바다 앞에서
수묵화처럼 외롭게
서 있었다.
 
-박사, 밥사, 밥쏴-
 
문일석국장의 친구
김수민은
하와이대의 북한학 '박사'다
 
브렉크늬우스의 국장,
"어이!, 오늘 시간있나,
밥이나 먹으러 가지!"
문일석국장은 '밥사'다
늘 밥사기를 즐긴다
 
내 별명은 '밥쏴-'
어이! 친구 늦동이 낳았다며, 밥쏴-
선배 승진했다고, 밥쏴-
새집 장만했다고, 밥쏴-
주변 지인들이
날마다 좋은 일만 생기고
밥을 쐈으면 좋겠다
" 여보게! 밥쏴-!"
 
-살아있다는 것-
 
살아있다는 것은
진실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진실을 들을 권리가 있다
 
인간은
누구나 진실을 말할 의무가 있다
 
살아있다는 것은
진실로 살아야한다는 것이다
 
-너의 한 마디 말에-
 
너의 한 마디 말에
누군가는
울고있다
 
너의 한 마디 말에
누군가는
죽음을 생각했다
 
너의 한 마디 말에
누군가는
이미
죽음을 선택했다
 
그리고
언어는
죽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건어물 장수-
(부제: 신용거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골목길 입구에 있는 이동가게
일주일에 2~3일 정도
차로 다니며 장사하는
건어물 장수를 만났다
 
그와 만난 것은
단 세 번 뿐,
 
한번은
한치포를 샀었고,
한번은
곶감을 샀었다
 
오늘은 기웃거리다보니
생김(돌김)이 보인다
 
김을 사야하는데
지갑에 신용카드만 두 장...
현금이 없다
 
"다음에 주세요!"
김 백 장을 외상으로 들고 왔다
 
건어물 장수는
내 이름도
전화번호도
사는 곳도 모른다
 
김 백 장, 오천원.
오천원의 신용을
안고 돌아왔다
"신용거래잖아요, 담에 주세요"
이런 사회를 그리워했다
 
내일은 눈이 많이 온다고
눈길조심하라는 당부까지
행복을 귓가에 묻혀왔다
 
김을 씹으며
한동안
웃을 수 있을 것 같다
한동안
행복해질 것 같다
 
사랑은 그저
각박한 오늘
믿어주는 것만으로도
온다

-너무해-
(부제:현실유감)
 
4년을 속았다
잘못한게 없다고 한다
너무해
 
갑자기
연속직이 필요하다고 한다
너무해
 
같이 일했던 사람도
욕을 했다
너무해
 
답답한 현실은

타인의 책임이란다
너무해
 
진정 사과하고
잘못을 인정하길 기다렸는데
너무해
 
조용히
일에 임했으면 하는데
말만 무성하다
너무해
 
공허한 말들만 돌아다니며
상처를 준다
너무해
 
- 문 득-
 
문득
그리운 사람이 있다
 
문득
보고싶은 사람이 있다
 
문득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문득
맛깔나는 음식이 생각난다
 
문득
보고싶은 것이 있다
 
문득
듣고 싶은 것이 있다
 
문득
가고 싶은 곳이 있다
 
문득
미친 사랑이 하고 싶다
 
나는 살아있다
가자!
욕망이 이끄는 그 곳으로...
 
-백남준을 그리며-
 
넥타이를 자르는 남자가 있었다
여인을 발가벗겨서 활로 켜며 연주를 했던 남자가 있었다
피아노를 부셔서 먹어치우는 남자가 있었다
차이나타운의 거리에서 한국의 굿, 푸닥거리를 하는 남자가 있었다
내가 취재현장에서 만난 가장 이상한 사람....
그는 아픈 몸을 이끌고도 예술을 했다
"예술은 사기다"라고 용기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의 예술, 그의 사기는 한 시대를 우롱하고 가기에 충분했다
그의 위트는 그의 죽음 앞에 모인 많은 사람들을 웃게 만들었다
 
첫 만남의 96년,
늦가을 케네디 공항의 바람은 매서웠다
 
소호의 머서가(mercer st.)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경...
백남준 선생님은
아프지 않은 오른손으로
비디오 작품을 검색하고 있었다

'피카소 이후 20세기 작가 중에서도
유일하고도 진정한 새로운 구상형식의 창시자'
'커뮤니케이션 매체로 특징지어지는 현대사회에서
하나의 독특하고도 보편적인 의미를 이뤄낸 작가'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는 장에서
예술을 검증한 작가'
길고도 화려한 수식어들이
그를 따라다니고 있었다
 
그가 투병중인 그 때에도
덴마크에서는 백남준 열풍이 불고 있었다
그는 누가 뭐래도 피카소에 견줄만한
금세기 최고의 비디오아티스트였다
 
그리워하는 것은
모든 상식과 틀을 거부한 그의 열정인가
마지막까지 잃지 않았던 청년 정신인가
 
트레이드마크처럼 되어버린 헐렁한 멜빵바지에
왼쪽 가슴에 시계를 달고
두툼한 뉴욕타임스를 끼고
늦은 아침식사를 하러 나오던
모습은 소호의 모퉁이에서
이제 만날 수 없다
 
벌써 가신지 1주기
그의 푸짐한 웃음이 그립다
그의 지칠 줄 모르던 청년 정신이 그립다
젊은이들에 대한 배려가 더욱 그립다
다시 볼 수 없다니....
 
그의 작품만이 남아서
우리를 미소짓게 한다
 
* 머서가-뉴욕의 맨하탄 소호에 있는 거리 이름...백남준 선생님께서 계셨던 곳이다.

-말 1-
 
태어나서
얻은 것 중
가장
고귀한 것
 
어머니께서
가르쳐주신
가장
소중한 것
 
나는
모국어를
사랑한다,
죽는 날까지
미친 듯이...
 
-말 2-
 
말은
살아있다
 
살아서
꿈틀댄다
 
살아서
요동친다
 
살아서
소용돌이친다
 
살아서
휘몰아친다
 
말은
살아서 많은 말을 한다

-마지막 한번은...-
 
마지막 한 번은
안 만났어야 했다
 
마지막 한 잔은
안 마셨어야 했다
 
마지막 한 숟가락은
안 먹었어야 했다
 
마지막 한 통화는
걸지 말았어야 했다
 
마지막 한 걸음은
딛지 말았어야 했다
 
마지막 한 마디는
하지 말았어야 했다
 
지금은
이 시의 완성을 위해
마지막 한 줄 써야 한다

반드시
 
-절대로....-
 
'절대로'라는 말은
절대로 쓰지 말아야 한다
앗! 절대로를 썼다
 
절대로 안된다,
이런 일은
 
-인권은 어디에-
 
살아있다고 다 산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인가
숨만 쉰다고 살아있는 것인가
출입국법을 어겼다고 불에 타 죽어야하는가
밥만 해결됐다고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아이들이 음란 카페를 운영한다고,
80여 개가 넘는다고 한다.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과연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악플러가 사람을 죽이는 나라
인터넷 망국이다.
 
'아이들은 아이답게
어른들은 어른답게'
 
오늘

생각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
 
- 살다보면-
 
살다보면
죽고싶은 날도 있다
 
살다보면
'죽어야지' 생각할 때도 있다
 
살다보면
죽음으로 도피하고 싶을 때도 있다
 
그래도
죽어서는 안 된다
 
목숨은
신이
우리에게 주신
가장 고귀하고
가장 존엄한
단 하나뿐인 것이니까...
 
목숨은 평등하다
 
살다보면
행복한 날도 있다
 
살다보면
웃을 날도 있다
 
살다보면
숨쉬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때가 있다
 
살다보면
삶에 감사할 날도 있다
 
우리에게
죽을 자유는 없다
단지 살아있어야 할,
열심히 살아야할 의무만 있다
 
오늘
또 고뇌한다.
내일은 또 어떤 날이 올지...
 
**추고/공개질문? 이 정도 시를 쓰면 좋은 시인? 브레이크뉴스가 시인 계급장을 드리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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